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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비난없는 품격 사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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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찬수 목사(분당우리교회)

현역 시절보다 퇴임 후에 더 존경받는 사람 중 지미 카터 전 미국 대통령이 있다. 정치가로서의 자질이나 능력보다 그가 가진 인격적 중후함이 더 돋보이기 때문일 것이다. 그런데 그가 요즘 여론의 비난을 받고 있다고 한다. 이유는 그가 최근에 한 신문과의 인터뷰에서 부시 대통령을 원색적으로 비난했기 때문이란다.

“부시 대통령과 리처드 닉슨 전 대통령 중 누가 더 나쁘다고 생각하느냐”는 질문을 받은 카터는 “부시 정부는 사상 최악의 부정적 충격을 세계 국가에 미쳤다고 생각한다”고 대답했다. 그리고 이 대답이 가장 성공한 전직 대통령이라 평가받던 카터를 궁지로 몰고 갔다.

우리나라였다면 아무 문제될 것도 없을 이 대답이 왜 그렇게 큰 파장을 몰고 왔을까. 이것이 미국과 한국의 정치적 정서의 차이다. 미국에서는 전현직 대통령이 다른 대통령을 비난하는 것을 금하도록 하는 불문율이 있다고 한다. 그런데 카터가 이를 어긴 것이다. 우리가 알다시피 지금 부시는 미국 국민들 사이에서 인기 있는 대통령은 아니다. 그럼에도 여론은 카터가 더 절제되고 예의를 갖춘 표현을 사용했어야 한다고 비난한다. 이런 아름다운 불문율을 가진 미국 사회의 정치 풍토가 부럽다.

전현직 대통령 간에 막말에 가까운 표현을 써가며 비난하는 모습을 자주 보게 되는 것이 우리의 현실이다. 뿐만 아니라 야당과 여당 간에도 듣기 민망한 독설로 가득한 비난 전쟁이 날마다 벌어진다.

마음 아픈 것은 이런 현상이 정치계에만 국한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사회 곳곳에서 서로를 향한 원색적인 비난과 책임 전가가 넘쳐난다. 그리고 더욱 마음 아픈 것은 하나님께서 세워주신 교회 공동체도 이 점에서 예외가 아니라는 점이다. 교회 안에 실체 없는 비난과 비판이 얼마나 난무하는가. 신앙 생활하는 사람이라면 이 사실을 시인하지 않을 사람이 아무도 없을 것이다.

이런 잘못된 풍토를 당연시 여기는 오래된 관행을 깨뜨려야 한다. 왜냐하면 하나님께서는 다른 사람을 함부로 판단하고 비판할 자격이 우리에게 주어지지 않았다고 단호하게 말씀하시기 때문이다(롬 14:4).

지금이라도 미국 전현직 대통령 사이에서 보여지는 아름다운 불문율을 우리 안에도 만들면 좋겠다. 교회가 앞장서서 캠페인을 벌이자. 품격 높은 사회를 만들기 위해 비난 대신에 서로를 세워주고 높여주는 분위기를 만들어가자.

- 출처 : 국민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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