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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거룩한 멈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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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요한 목사(남서울비전교회 담임)

기도는 거룩한 멈춤이다. 여기서 멈춤이란 중지나 퇴보가 아니라 성숙과 발전을 의미한다. 세상의 것을 내려놓고 하늘의 것을 취하는 시간이 기도기 때문에, 우리는 기도를 통해 그리스도의 인격과 능력을 얻는다. 그런 점에서 기도는 거룩한 멈춤이라고 할 수 있다. 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사이클 경주대회는 장장 22일 동안 3,630킬로미터를 달리며 펼치는 뚜르 드 프랑스 대회(Tour de France: 프랑스 일주 국제 사이클 대회)다. 이 대회를 더욱 유명하게 만든 것은 생존율 50퍼센트의 고환암을 이기고, 1999년부터 2005년까지 무려 7번 연속 우승을 차지한 미국의 랜스 암스트롱이다.

그런데 랜스 암스트롱에 못지않은 유명한 선수가 있다. 독일의 얀 울리히라는 선수다. 그가 2003년 7월 22일 피레네 산맥을 넘고 있을 때 벌어졌던 일이다. 암스트롱이 대회 5연패를 노리며 제 15구간까지 줄곧 1위를 달리고 있던 중, 응원하던 어린이의 가방을 피하다 그만 넘어지고 말았다. 겨우 15초 차이로 뒤쫓아 오던 암스트롱의 라이벌인 울리히에게는 만년 2위를 벗어날 수 있는 절호의 기회였다. 하지만 그는 달리던 사이클을 멈추고 암스트롱이 다시 일어서서 달릴 때까지 기다려 주었다. 경기 후 인터뷰에서 그는 “행운이 아닌 정정당당한 우승을 원한다”고 말했다. 그러므로 그의 멈춤은 훌륭한 인격의 표현이었다. 그리스도인 역시 1등이 목표가 아니라 좋은 인격이 목표다. 기도는 그리스도의 인격을 닮게 한다. 종말의 시대를 살고 있는 우리에게 정말 필요한 것은 그리스도를 닮은 인격이다. 사람들이 감동하는 것은 실력이나 교회생활이 아니다. 고귀한 인격을 볼 때 감동한다. 그래서 기도는 요즘 사람들이 생각하듯 쓸모없는 독백이나 시간 낭비가 아니다.

사도행전 1:4절을 보면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멈춤이 나온다. 본래 예수님의 제자들은 권력욕에 눈이 어두워 서로 높아지려고 다투곤 했다(마20:24). 그런 제자들에게 진정으로 필요한 것은 ‘거룩한 멈춤’의 시간이었다. 그런 것을 잘 알고 계셨던 예수님은 승천하시면서 제자들에게 “예루살렘을 떠나지 말고 아버지의 약속하신 것을 기다리라”고 부탁하셨다. 그래서 제자들은 거룩한 멈춤인 기도를 통해 좋은 인격을 갖추고, 하늘의 능력을 공급받을 수 있었다.

물질만능주의 시대다 보니, 많은 사람들이 기능적 사고를 한다. 기능적인 사고라는 것은 쉽게 말해 돈이 될 수 있는 것만이 중요하다는 생각이다. 경제적인 관점에 충실한 사람들이 볼 때, 기도는 정말 시간 낭비라고 할 수 있다. 세계 최고의 부자인 빌 게이츠는 한 인터뷰에서, 자기가 교회에 나가지 않는 이유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교회 나가서 예배드리는 그 시간에 내가 일을 하는 것이 훨씬 생산적이다. 그래서 종교는 경제적인 발전에서는 대단히 비효율적인 행위다.” 이것은 빌 게이츠만의 생각이 아니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가지고 있는 생각이다. 그들이 볼 때 기도보다 더 낭비적인 행위는 없다. 세상의 일을 중지하고 1시간, 2시간씩 기도하고, 때론 밤에도 잠을 자지 않고, 거기다 금식까지 하는 것은 정상적인 사람이 할 일이 아니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기도의 위대성을 아는 사람들은 그렇지 않다. 종교 개혁자인 마르틴 루터 같은 경우는 바쁠수록 기도를 더 많이 했다. 평소 1시간씩 기도하다가도, 바쁠 때는 2시간, 3시간씩 기도했다. 그래서 제자들이 바쁜데 왜 기도를 더 하냐고 물으면 일이 너무 많기 때문에 전능하신 주님과 함께 해야만 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렇다. 부족하고 연약한 인간이기에, 자신을 돌아보고 위로부터 능력을 공급받는 기도의 시간은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예수님도 종종 사역을 멈추고 산에 가서 기도하셨다는 것을 기억하라.

- 출처 : 크리스천투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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