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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단점 뒤집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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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종순 목사(충신교회)

가이드 포스트 2005년 4월호 뒤표지에 실린 「단점을 뒤집으면」이라는 짤막한 글이 있다.

우유부단하다/부드럽다, 고집이 세다/소신이 있다, 소심하다/신중하다-사려 깊다, 덜렁거린다/밝고 명랑하다, 까다롭다/ 꼼꼼하다-치밀하다, 우울하다/차분하다, 직선적이다/솔직하다-결단력이 있다, 변덕쟁이다/감성이 풍부하다, 잘난 척한다/아는 게 많다, 뻔뻔하다/배짱이 두둑하다.

관점과 생각을 따라 정황이해는 얼마든지 변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 글은 한 사람의 단점들이 이해의 각도를 따라 화려한 장점이 될 수 있다는 표현이 놀랍다.

털면 먼지 안 나는 사람 없다는 말을 곧잘 쓴다. 금방 세탁기에서 꺼낸 손수건도 털면 먼지가 나고, 샤워를 끝내고 나와 머리를 털어도 먼지가 날린다. 이유는 온통 세상이 먼지로 조직되어 있기 때문이다. 문제는 터는 강도와 횟수이다.

적당히 털면 옷에 묻은 먼지나 실오라기가 떨어져 나가지만 하루종일 털면 새 양복이 헌 양복이 되고 만다. 오물통을 뒤집으면 오만가지 잡탕이 떠오르지만 기다리노라면 오물은 가라앉고 맑은 물은 위로 떠오른다. 이것은 침전의 법칙이다.

언젠가 대학원 진학을 앞둔 젊은이와 상담을 나눈 적이 있었다. 대학에서 무용을 전공한 후 교사 자격증까지 받은 젊은이였는데 대학원에서 무엇을 전공할 것인가가 상담의 내용이었다. 젊은이는 무용비평을 전공하고 싶다고 했고, 필자는 비평보다는 다른 것을 전공해 보라고 권했던 일이 있다.

물론 학문으로서의 비평이 문제가 있다는 뜻은 결코 아니다. 그러나 삶의 목표나 구성을 비난, 비평, 비꼬기, 비틀기로 일관하는 사람들이 있다. 건전한 비평은 천만번 유익하다. 그러나 상대를 모략, 중상하는 언어와 활자, 대중매체와 정보의 폭력은 이미 위험수위를 넘어 파괴적 공세를 퍼붓고 있다.

놀라운 것은 대부분 남을 비난하고, 비판하는 사람이나 집단 치고 그 뒷 그늘이 맑은 사람들이 별로 없다는 점이다. 우리는 무고 고발에 있어 세계 1위라는 부끄러운 기록을 보유하고 있다. 물론 비난받고, 비평받는 일은 안 하는 게 좋다. 그런 일은 없을수록 좋다. 그러나 남을 헐뜯고 비난하는 일을 직업인양 일삼는 사람이라면 그 삶의 종국이 어떤 양상으로 마무리될 것인가를 한번쯤 생각해 보아야 한다.

그리고 비판이 개혁의 수단이나 목적이 되어서는 안 된다. 공산주의 세계의 자아비판이 바람직한 사회형성을 일궈냈다고 말하는 사람은 없지 않은가. 성경은 “비판을 받지 아니하려거든 비판하지 말라 형제를 헤아리는 그 헤아림으로 네가 헤아림을 받게 될 것이라”라는 그리스도의 교훈을 웅변하고 있다.

단점을 뒤집으면 장점이 되고, 약점을 구슬 꿰듯 엮으면 강점이 된다. 하나는 약하지만 백을 모으면 백이 되고, 천을 모으면 천이 된다.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서로 헐뜯고 깎아내리는 상쟁이 아니라 감싸고 껴안는 넓은 가슴이다. 단점을 뒤집어 장점을 만드는 조련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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