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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이혼율 증가와 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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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동수 편집위원(국민일보)

한국 사회의 이혼율이 가파르게 상승하면서 그 여파가 교회에도 미치고 있다. 교회가 이혼자들을 어떻게 대할 것인가 하는 문제가 대두되고 있는 것이다. 몇 년 전 남편의 외도로 이혼한 아픔을 안고 있는 한 여집사는 재혼하기 위해 자신이 다니던 교회 예배당을 빌리려다 발길을 돌렸다. 이혼한 경력이 있는 사람에겐 예배당을 결혼식장으로 빌려줄 수 없다는 교회의 지침 때문이었다. 이 집사는 “교회가 이혼에 대해 부정적인 것은 충분히 이해할 수 있지만 평소 십일조를 내고 20년째 교인인 내가 왜 예배당에서 결혼할 수 없는지 이해하기 어렵다”며 서운해 했다.

많은 교회들은 이처럼 이혼자에게 교회를 결혼식장으로 빌려주는 데 엄격하다. 이들 교회는 예배당 대여 조건으로 △결혼은 모두 초혼이어야 한다. △이혼자에겐 빌려주지 않는다. △동거 중인 자는 예배당에서 결혼할 수 없다 등의 내부 지침을 정해놓고 있다. 이에더해 △주례자는 반드시 본 교회 목사라야 한다. △세례 교인이어야 한다는 더 까다로운 조건을 내거는 곳도 있다.

이런 교회의 엄격한 입장엔 양론이 제기된다. 찬성 쪽 목회자들은 성경은 이혼이나 동거를 권장하지 않는 데다 교회라는 공간적 특수성을 고려하면 이 같은 제재는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다. 반면 비판 쪽 목회자들은 이혼자들을 차별하는 것은 이혼이 급증하는 사회적 추세를 볼 때 무리가 있다고 지적한다. 더욱이 외도 등 상대방의 잘못으로 불가피하게 이혼한 사람들은 교회가 따뜻하게 보살펴줄 책임이 있다는 것이다.

양쪽 의견 모두 쉽게 배척하기 어렵다. 성경이 이혼에 부정적인 것은 명백한 사실이다. 하지만 이혼의 고통을 겪는 사람을 보호하고 돕는 일도 교회가 감당해야 할 귀한 사역인 것은 분명하다. 이 지점에서 갈등이 생긴다. 결국 어떤 절충점이 필요할 것 같다. 현재 추세로선 한국 사회의 이혼률 증가세가 수그러들 것 같지 않다.

크리스천 공동체도 예외는 아니다. 이미 많은 교회에선 성도의 상당수가 이혼자들로 채워져 있다. 이런 현실 속에 교회가 마냥 엄격한 잣대로 이혼자를 대하기는 점점 어려워질 것으로 전망된다. 한 목회자는 “교회에 이혼성도가 늘면서 이혼에 관한 설교를 하기가 꺼려지는 것이 사실”이라고 토로하며 “하지만 이혼자들도 하나님의 알곡이기에 이들의 아픔을 배려하지 않을 수 없다”고 말한다. 사회의 급격한 변화는 앞으로도 예기치 못한 난제들을 교회에 던져줄 것이다. 성경말씀과 시대 현실 사이에 지혜로운 접점을 찾으려는 노력이 가일층 요청된다.

- 출처 : 국민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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