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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바다이야기 어쩌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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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추태화 교수

온 나라가 낭만적 상호로 떠들썩하다. 다름 아닌 ‘바다이야기’다. 바다이야기를 횟집으로 착각할 정도로 이 상호는 처음에 별 거부감 없이 다가왔다. 매연과 소음으로 스트레스 지수를 높여가는 도시 구석구석에 자리잡은 바다이야기는 행인들에게 바다 내음이라도 냈는지 일말의 향수를 불러일으켰나 보다. 그래서 바다이야기는 순식간에 그 많은 대중을 사로잡는 괴력을 나타냈다. 그러나 실상은 그게 아니었다.

바다이야기는 성인오락실이었다. 더 정확하게 호명하자면 성인도박장이었다. 도박은 마약처럼 법적으로 금지되어 있다. 그런데 그런 불법 공간이 어떻게 우후죽순격으로 우리 사회 곳곳에 자리잡을 수 있었을까. 그동안 정부와 공권력은 무엇을 하고 있었는지 의아스러울 뿐이다. 미디어는 특종 경쟁이라도 벌이듯 대서특필하고 배후 세력 커넥션에 궁금증을 증폭시킨다. 권력도,매스컴도 그동안 방관했던 죄과를 반성해야 한다.

더구나 안타까운 것은 바다이야기가 거의 예정된 수순이었다는 것이다. 그동안 우리나라에 복권이나 로또가 얼마나 많이 등장했는가. 또한 경마 경륜 경정 등이 레저산업이라는 미명 아래 도박산업으로 변질되고,디지털 대국이라는 명성의 뒤안길에서는 인터넷 도박이 성행하고 있다. 그리하여 일부 건강한 사회인들마저 사행심리에 빠져들다 한탕주의에 중독되고 인생역전이라는 허황된 꿈에서 깨어나지 못하게 된 것이다.

바다이야기는 이미 여러 면에서 희생자를 만들어내고 있다. 영업을 더이상 하지 못하게 된 이들이 빚더미 속에서 자살하는가 하면,상품권의 현금 교환이 사회적 대란을 불러올지도 모른다는 불안감이 가중되고 있다. 그러나 무엇보다 심각한 것은 불로소득에 맛을 들인 이들의 왜곡된 노동관,물질관을 어찌 치유할 것인가 하는 점이다. 도박에 빠져드는 이들의 상처난 심령과 가정이 빨리 회복되게 해야 한다. 도박을 부가가치 생산의 기회로 여기는 이들의 그릇된 세계관을 바로잡아야 한다.

바다이야기는 우리 사회가 얼마나 심각한 중병에 걸려있는지 진단하게 하는 시금석이 되었다. 이제부터라도 우리 사회는 바다처럼 건강하고 바다처럼 싱그러운 삶의 철학으로 회귀해야 한다. 사회적 경제적 소외감 때문에 자꾸 바다로 가려는 이들을 도와야 한다. 그들이 건강한 노동의 축복을 맛보게 해야 한다. “너희는 위로하라 내 백성을 위로하라”(사 40:1).

- 출처 : 국민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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