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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십자가에 달리신 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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십자가는 로마의 사형 기구였습니다. 가장 극악한 죄를 지은 사람들이 매달려 죽었습니다. 십자가형을 받은 사람은 그 형틀을 자기 등에 메고 가서 미리 파놓은 구덩이에 자기 십자가를 세웁니다. 그리고 거기 못 박혀 피를 흘리다가 죽어갑니다. 십자가에서 겪는 육체적인 고통은 이루 말로 다 할 수 없는 것이었습니다. 쉽게 죽을 수도 없습니다. 오랜 시간을 폭염 속에 시달리다가 서서히 죽어가는 잔인한 사형 제도였습니다. 예수님께서 바로 그 형틀에 매달려 죽으셨습니다.

예수님이 십자가를 지고 가실 때는 이미 고통을 많이 받으셔서 너무 힘들어하셨습니다. 쓰러지고 넘어지는 예수님을 백부장이 그냥 보고만 있을 수는 없어서 구레네에서 온 시몬이라는 사람에게 대신 지게 하였습니다. 골고다에 이르자 그 십자가는 구덩이에 세워졌습니다. 예수님의 손과 발이 십자가에 못 박히셨습니다. 예수님의 머리 위에는 한 명패가 써서 붙여졌습니다. 죄패에는 “유대인의 왕”이라 쓰여졌습니다. 빌라도는 예수님을 조롱하는 뜻으로 그렇게 썼습니다. 대제사장들은 거기에 “자칭”이라는 말을 덧붙이라고 더욱 조롱하였습니다. 빌라도는 “나는 쓸 것을 다 썼다. 더 이상 말하지 말라”며 그대로 정하였습니다. 그리고 죄패에 ‘유대인의 왕’이라는 글을 로마의 라틴어, 헬라어, 히브리어로 쓰게 했습니다.

라틴어와 헬라어, 히브리어는 당시의 세계어입니다. 히브리어는 종교를 대표하는 세계적인 언어요, 라틴어는 당시 온 세계를 통치하던 정치의 세계어요, 헬라어는 당대의 문명을 대표하는 문화적인 세계어였습니다. 빌라도는 한 나라 말로만 써도 되는 것을 세계적인 언어 모두를 가지고 표기하였습니다. 빌라도의 의도는 로마에 대한 반역을 경계하는 것이었을 것입니다. 스스로 왕을 참칭하며 로마에 반역하는 자는 이렇게 처참하게 죽게 된다는 것을 만방에 알리려 했을 것입니다. 그러나 여기에는 하나님의 뜻이 담겨 있습니다. 십자가에 달려 죽으신 그 예수님이 참으로 세계를 다스릴 왕이라는 것입니다. 쓰기는 빌라도의 손을 빌려 쓰여졌지만 예수님을 왕 중의 왕으로 고백하게 하신 이는 하나님이셨습니다. 십자가에 달려 고통 당하고 돌아가신 예수님이 온 세계의 왕이십니다. 모든 나라의 왕이십니다. 정치, 문화, 종교 등 온 세계 모든 영역을 다스리시는 왕 중의 왕이십니다. 빌라도가 쓴 대로 예수님은 십자가에 매달려 죽으심으로 천지만물과 인류의 역사를 친히 다스리시는 최고의 통치자, 왕이 되셨습니다. 그러므로 오늘도 인류는 십자가에 달려 죽으심으로 왕이 되신 예수 그리스도를 기억하면서 세계사의 연대를 B.C.와 A.D.로 가르고 있습니다.

세상 사람들은 누군가를 십자가에 못 박아 죽일 권세를 지닌 자가 왕이라고 생각합니다. 머리에 금 면류관을 쓰고 남들 위에 군림하는 자를 왕이라고 생각합니다. 남의 것을 빼앗아 호의호식하며 큰 소리로 호령하는 것이 왕이라고 봅니다. 구중 궁궐에서 영광을 받는 것이 왕이라고 여깁니다. 그러나 하나님의 생각은 다릅니다. 아무런 저항도 없이 순순히 끌려가시는 예수님이 왕이십니다. 가장 비참하고 약한 모습으로 수난을 당하시는 예수님이 왕이십니다. 조롱을 당하면서 가시면류관을 쓰신 예수님이 왕이십니다. 모든 것을 나누어주고 스스로 가난해지시며 모든 이들의 아픔과 고통과 저주를 담당하신 예수님이 왕이십니다. 세상의 모든 왕들은 남을 짓밟고, 빼앗고, 죄인으로 만들어 죽임으로서 왕이 되지만, 예수님은 짓밟히고, 빼앗기고, 스스로 죄인이 되시고, 고통을 받고 죽임을 당하심으로 왕이 되십니다. 예수님이 짓밟히심으로 사람들은 세움을 받았고, 예수님이 빼앗김으로 사람들은 얻었습니다. 예수님이 죄인이 되심으로 우리는 의롭게 되었고, 예수님이 죽임을 당함으로 우리는 생명을 얻었습니다. 가시면류관을 쓰시고 십자가에 매어 달려 하늘로 들려 올리신 예수님이 곧 하나님이 세우시는 왕입니다.

오늘 우리는 누구를 왕으로 고백하고 있습니까? 십자가에 매단 로마의 황제 시저입니까? 십자가에 달리신 예수님입니까? 우리는 십자가에 달려 죽으신 예수님을 우리의 왕이요, 주시오, 하나님으로 고백합니다. 그리고 그 고백은 오늘 우리의 삶을 더욱 낮은 자리로 내려가도록 감동합니다. 누구나 다 높아지려 하고, 다스리려 하고, 군림하려는 이 세상 속에서 더욱 겸손해지고, 더욱 섬기며, 자기를 부인하며 사는 것, 이것이 십자가에 달리신 예수 그리스도를 나의 왕으로 고백하는 그리스도인의 진정한 응답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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