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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가정의 달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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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정의 달에

- 임대식 목사 (평화교회) -


어느 날 시집을 들추다가 최 영미라는 시인이 쓴 ‘선운사에서’라는 제목의 시를 읽게 되었습니다. 그 내용은 다음과 같습니다.

꽃이 피는 건 힘들어도
지는 건 잠깐이더군
골고루 쳐다볼 틈 없이
님 한번 생각할 틈 없이
아주 잠깐이더군

그대가 처음
내 속에 피어날 때처럼
잊는 것 또한 그렇게 순간이면 좋겠네

멀리서 웃는 그대여
산 넘어 가는 그대여

꽃이 지는 건 쉬워도
잊는 건 한참이더군
영영 한참이더군

선운사는 전라북도 고창에 있는 옛 절입니다. 특히 동백꽃이 유명한 사찰입니다. 아마도 시인은 동백꽃이 뚝뚝 떨어지는 모습을 보며 시상이 떠올라 시 한편을 읊은 것 같습니다. 무슨 말을 하려 한 것일까, 시에 대한 해석은 독자의 몫이지만, 저는 이 시가 사별에 대한 고통을 노래한 시라고 단정 지었습니다.

사랑하는 이를 먼저 저 세상으로 보내고, 그 사람 또 그 사람과 나눈 사랑이 쉽게 잊혀지지 않아 애타는 안타까운 마음을 잘 표현한 시라고 여겨집니다. 한 편의 좋은 시는 그 시에 담겨 있는 진한 감정을 많은 이들과 함께 나눌 수 있어 귀합니다.

5월입니다. 5월은 가정의 달입니다. 우리는 하나님이 함께 하시는 가정, 그래서 사랑이 더욱 깊어지며 행복이 더욱 넓어지는 가정을 아름답게 세워 나가기에 힘써야 합니다. 나아가서 연약한 가정, 아픔과 고통이 있는 우리 주위의 가정도 돌아보며 함께 위로를 나눌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우리 이웃에는 사랑하는 이를 먼저 하늘나라로 보내고 그 외로움과 허전함을 달랠 길 없어 애타는 이들이 있습니다. 제가 존경하는 목사님께서는 얼마 전 사랑하시던 사모님을 남겨두고 하늘나라로 가셨습니다. 사모님은 눈물을 많이 흘렸습니다. 주위에서는 사모님이 믿음이 참 없다, 목사님은 하늘나라로 가셨는데 기뻐해야지 뭐 저렇게 슬퍼하나, 천국의 소망을 가지지 못하셨나, 은근히 그 믿음을 나무랐습니다. 분명 사모님은 훌륭한 믿음의 소유자이십니다. 하지만 나도 모르게 흘러나오는 눈물은 주체할 수 없었습니다.

우리는 남을 판단하는 자가 아니라, 위로자가 되어야 할 일입니다. 사별의 가정, 불가피한 이혼의 가정, 부모님을 잃은 결손 자녀의 가정, 자녀를 잃은 가정 등등 우리가 깊이 생각해 주고 사랑을 나누어야 할 가정들이 이 세상에는 너무나 많습니다. 특히 북한 용천에서는 어이없는 참사가 나 많은 가정이 큰 슬픔에 잠겨 있습니다. 주님은 우리에게 그들과 함께 웃고 함께 울라고 오늘 우리 건강한 가정을 허락하셨음을 생각하며 더불어 살기에 힘쓰는 우리가 되어야 하지 않을까 생각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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