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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사설] 아프간 참가자와 반대자에게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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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아프간 참가자와 반대자에게 바란다

한국교계는 물론 한국사회, 아니 전세계적으로 큰 관심을 받았던 아프간 평화행진이 취소됐다. 한국정부의 압력과 테러집단의 위협 등으로 인해 아프간 정부가 결국 행사를 취소하면서 주최측은 허탈함에, 정부측은 안도감에 한숨을 쉬고 있다. 소외된 무슬림 사회를 찾아가서 섬김과 헌신을 몸소 실천하면서 복음의 길을 닦겠다는 이들의 선한 의도는 여러가지 상황들에 의해 좌절을 겪어야 했다.

먼저는 국내 선교계의 반대다. 대규모 대회의 선교적 효과에 대한 회의 때문이었다. 현지 상황을 잘 알지 못하는 사람들이 단기간 방문해서 행사를 벌이는 것이 선교적 효과가 크지 않을 것이라는 주장이다. 현지 선교계도 반대했다. 대규모로 한국인이 입국해 선교 목적의 사역을 하고 떠난 후, 이슬람에 의한 현지 교회의 박해, 선교상황 악화 등에 대한 우려 때문이었다. 정부측의 반발이 무엇보다 거셌다. 외교부는 한국인 1천여명이 불필요한 테러의 대상이 된다는 점에서 반대했다.

참가자들은 이 모든 우려에 대해 논리적으로 하나하나 반박하며 최악의 경우 순교하더라도 행사를 강행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그러나 이들의 생각은 지나친 감이 있다. 행사는 행사 자체가 목적이 아니다. 구원이라는 목적을 위한 도구일 뿐이다. 구원을 위해서는 목숨을 버릴 수 있겠지만 행사를 위해서 목숨을 버릴 필요는 없다는 말이다. 물론 참가자들의 결연한 의지는 존경할 만하다. 그러나 좀더 큰 틀에서 판단하고 결단하는 넓은 생각의 폭을 기대하는 것이다.

아프간 행사 반대자들의 입장도 충분히 이해가 간다. 이슬람 국가에서 생명의 위협을 느끼며 복음을 전하는 선교사들 입장에서는 한국인들이 대규모 입국해 ‘크리스천’이라는 이름으로 섬기고 간다면 반가운 일이겠다. 그러나 이들이 떠나고 나면 이슬람 근본주의 세력의 반작용을 고스란히 짊어져야 하는 건 현지 선교사들의 몫이다. 이들의 입에서 “여기 와서 며칠동안 거창한 행사 몇번 하지 말고 차라리 진짜 순교각오로 몇년동안 함께 선교하자”는 불만이 터져 나오는 것도 이해가 된다.

현지 선교계와 조율이 없는 일방적 행사 강행도 문제였다. 조금만 더 대화했다면 1천여명이 입국해서 떠들썩하게 행사하고 시끄럽게 찬양하는 것보다 더 조용하지만 더 효과적인 복음전파와 섬김이 가능했을 것이다. 현지 이슬람들의 반발을 사지 않으면서 현지 선교사들이 뿌려 놓은 씨앗에 좋은 거름이 될 수 있었다는 뜻이다. 그러나 갑자기 몰려 와서 잘 알지도 못하는 토양에 씨를 뿌리려는 사람들을 보면서 이슬람들이 갖게 될 “기독교는 외세의 첨병”이라는 오해는 더할 뿐이다.

일부에서는 한국정부를 고소한다고 하는데 이것이야말로 그들이 내세웠던 ‘섬김’이라는 기치를 짓밟고 안티 기독교 세력에게 비난의 빌미를 내주는 행동이다.

그렇다고 아프간 참가자들의 아름다운 의도와 열정을 무시하는 행동도 옳지 않다. 행사 전에는 아무 말도 하지 않다가 행사가 결렬되자 보란 듯이 비판의 칼을 대선 안된다. 앞뒤 없는 묻지마 비판은 서로에게 상처만 될 뿐이다. 선한 계획을 갖고 아프간까지 갔다가 허탈한 마음으로 돌아온 우리 형제들의 지친 손을 붙잡아 주고 격려해 주고 더 좋은 대화와 선교 전략을 만들어 내는 것이 우리가 그리스도 안의 한 지체로서 해야 할 마땅한 일이다.

- 출처 : 크리스천투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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