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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기독교 문화에 대한 과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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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독교 문화에 대한 과신 

그리스도인은 기독교 문화에 대해 과신하고 있다. 기독교 문화라고 하면 무조건 옳다고 옹호하려고 하거나 무조건 세상을 향한 지배력을 가지고 있다고 믿는 것이다. 원칙상 기독교 문화는 올바른 것이어야 하고 세상 문화를 다스릴 수 있는 우위성을 갖고 있어야 한다. 그러나 그것이 현실은 아니다. 기독교 문화라고 해서 현실적으로 다 맞는다고 볼 수 없고 세상 문화보다 항상 우위를 점하는 것도 아니다. 이런 말이 그리스도인에게는 불편할 수 있지만 그것이 현실이다.

과거의 역사를 돌이켜 보면 기독교 문화가 생명력을 가지고 세상 문화를 선도하며 살림의 역사를 일으킨 적도 많다. 로마 제국이 군사력과 법으로 세계를 지배하던 힘을 잃었을 때 기독교는 로마 전체를 하나로 통합하여 세계 지배를 연장할 수 있는 문화적 활력을 주었다. 야만적인 유럽 지역이 기독교를 통해 유럽을 형성하고 문화적으로 독자성을 확보해 갈 수 있었던 것은 기독교의 문화적 역량 덕분이었다. 근대 세계를 열게 해 주었던 르네상스나 종교개혁에서도 기독교의 역할이 있었다. 자유와 민주주의를 꽃피우게 하는 데 기독교의 자리는 분명한 것이었다.

기독교가 문화 창조와 유지에 중요한 기여를 한 반면에, 기독교가 문화를 쇠퇴하게 만들고 억압한 주체였던 것도 사실이다. 기독교 신앙의 본질보다는 기독교 문화가 강요되어 갈등과 분열을 야기시키는 일도 적지 않았다. 기독교의 이름으로 비기독교 세계를 억압하고 살육했는가 하면, 왜곡된 기독교적 가치를 절대화함으로써 하나님의 이름이 모독을 받게 하였다. 기독교가 권력의 자리에 오르자 핍박받는 자에서 핍박하는 자로 변신하였고, 거룩한 예루살렘을 탈환한다는 명목으로 무고한 사람들의 생명과 재산을 약탈하였다. 스스로 완전주의에 빠져 하나님의 자리에 올라 사람들을 심판하여 사형에 처하기도 하였다.

오늘날의 세계에서도 기독교는 여전히 이중적 역할을 하는 모순을 안고 있다. 한편으로는 살림의 문화를 일으키는 생명력이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죽임의 문화를 조장하는 장본인인 것이다. 이런 모순은 죄가 들어온 역사 현실 속에서 힘들지만 인정하지 않을 수 없는 실제 세계이다. 중요한 것은 그런 모순 속에 사는 것 자체가 아니라 그런 모순을 직시하는 안목과 하나님 나라에 맞는 적합한 문화를 지향하려는 의지이다.

그런 면에서 오늘을 사는 그리스도인으로서 문화적 행동을 할 때 자기 원칙을 세워야 한다. 우선 기독교 문화라고 이름하는 것들에 대해 무조건 과신하는 것은 금물이다. 하나님 나라에 적합한 문화가 주된 흐름이 되지 못하는 시대에는 조심할 것에 대한 경계심을 가져야 하기 때문이다. 기독교 이름으로 이루어지는 모든 문화적 담론 내지 행동에 대해 진리성을 따져 보고 지지와 반대의 입장을 취해야 하는 것이다.

- 박양식 교수  기자  (기독신문 내용 발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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