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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캐롤은 누구를 위하여 울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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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캐롤은 누구를 위하여 울리나] - 박응규 교수(아세아연합신학대학교 역사신학)

금년은 여러모로 다사다난했던 한 해였다. 크리스마스의 캐롤이 어쩐지 예전보다 쓸쓸하게 들리는 이유는 무얼까? 여러 백화점마다 매상을 올리기 위해 크리스마스 장식을 예년보다 일찍 마치고, 흥겨운 캐롤을 거리로 흘려보내도 인파는 좀처럼 기대만큼 몰리지 않는다고 울상이다.

크리스마스는 왜 우리에게 주어졌고, 크리스마스 캐롤은 누구를 위하여 울려야 하는가?

원래 “크리스마스”(Christmas)라는 말은 “그리스도 미사(예배)”라는 의미의 “Christes Masse”로 불려오다가 중세 영국에서 두 낱말이 하나로 합쳐서 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그리고 크리스마스의 정확한 날짜에 대해서 가장 신빙성 있는 것은 당시 고대 로마에서 지켜졌던 “동지날”(12월 24일에서 그 다음해 1월 6일까지)이라는 이교도들의 명절을 로마 주교가 그리스도의 탄생일로 채택하면서 비롯되었다는 견해이다. 이런 결정의 배후에는 기독교가 이교도 신앙을 정복했다는 의미에서 이교도의 축제를 그리스도의 탄생을 축하하는 절기로 만들었다는 설이 제법 유력해 보인다.

그러다가 12월 25일을 크리스마스로 지키기 시작한 것은 4세기에 이르러서였다. 그 전에는 1월 6일이 크리스마스였는데, 동방교회에서는 이 날을 예수의 탄생과 세례를 기념하는 이중 명절로 지켰고, 예루살렘에서는 같은 날을 예수의 탄생일로만 경축하였다. 크리스마스의 유래와 정확한 날짜에 대해서는 이런저런 의견들로 설명될 수 있고, 역사적 고증이 필요한 작업이기도 하다.

그러나 우리의 관심을 집중해야 할 사실이 있다. 그것은 바로 크리스마스는 우리에게 어떤 의미를 지니고 있으며, 새해와는 어떤 연관성이 있는지 지금 이 시기에 재고해 보는 것은 여러모로 유익할 것이다.

그리스도께서 이 땅에 오신 날을 축하하는 크리스마스는 죄와 멸망으로 치닫던 인류의 역사 속에 생명과 소망의 계기를 마련한 가장 중요한 구속사적 사건이자 역사적 전환점이었다. 하나님의 독생자이신 그리스도께서 인간의 몸을 입으시고 우리의 죄를 구속하시고 하나님과의 바른 관계를 회복하게 하는 구원의 길을 열어 놓으셨다.

그리스도는 우리 인간을 하나님께 인도하는 은혜의 사닥다리를 십자가를 통해 마련하신 우리의 구세주이신 것이다. 성육신(Incarnation) 사건이야말로 혼잡한 인간 문화와 역사의 교차로에서 생명의 길로 나아갈 수 있는 방향을 제시하고, 그 길로 전진할 수 있는 능력을 제공하는 원천이다. 그런 면에서 그리스도는 역사의 주인일 뿐만 아니라, 크리스마스의 주인공이기도 하다.

그런데 지금 우리의 교회와 사회는 “그리스도 없는”(Christless) 크리스마스에 점점 익숙해져 가고 있다.

크리스마스는 우리의 구주이신 그리스도를 만나는 “날”이어야 하고, 성탄절의 교회는 그리스도를 모르는 이들을 그리스도에게로 인도하는 “길”이어야 한다. 마치 동방박사들이 아기 예수 그리스도를 만나고 경배한 후, 그 오심의 의미를 알고는 “다른 길”로 고국에 돌아갔듯이(마 2:12), 그리스도를 만나는 크리스마스는 우리에게 “다른 날”을 맞이하고, 또한 “다른 길”로 살아가게 하는 전환점이 되어야 한다. 그리스도를 만나고 믿은 후의 우리의 날은 더욱 새로워져야 하고, 우리의 길은 예전과는 사뭇 달라져야 한다. 그리스도를 만나기 전과 후는 확연히 달라야 한다.

그래야 크리스마스와 새해의 의미가 더욱 밝게 우리에게 다가올 것이며, 크리스마스 캐롤은 더 이상 상업용 광고송이 아닌, 우리의 영혼을 깨우는 자명종이 되어 소망의 새해를 맞이하게 할 것이다. 이번 크리스마스를 계기로 새롭게 변화되어 “다른 길”로 나아가는 한국교회와 성도의 발걸음을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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