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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교 하늘에서 ‘뚝’떨어지지 않은 신약성서

  • 허태수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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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에서 ‘뚝’떨어지지 않은 신약성서
고후11:33


신약 성경은 모두 27권이죠. 이렇게 정한 것은 AD393년 북아프리카의 히포 공의회에서였습니다. 그리고 4년이 지난 뒤인 AD397년 카르타고 공의회에서 그것을 공표합니다. 그러니까 신약성서는 예수님이 탄생하고 400년이 지난 뒤에야 완성이 된 것입니다. 그러나 이것도 서방교회의 이야기이고 동방교회는 10세기가 지난 다음에야 신약이 만들어졌습니다.

신약 성서의 각 문서들(완성된 27권이 아닌, 각각의 기록이나 편지)이 기록된 시기는 1세기 전반에서 2세기 전반까지입니다. 그때는 겨우 22권이 통용이 되었고, 옛날 계약(구약)에 대한 발전된 개념으로 신약(새로운 계약)이라는 언어가 형성됩니다. 그러니 성서가 지금과 같은 윤곽이 잡힌 것은 2세기 말, 그러니까 예수 사후 200년이 지날 무렵입니다. 그렇다고 2세기 말에 기독교가 확립이 되었다는 것은 아닙니다. 기독교가 하나의 종교가 된 것은 서기 313년 콘스탄티누스 황제가 기독교를 공인한 그 때 부터입니다. 4~5세기가 로마의 카톨릭이 확립된 시기이고, 이 즈음에야 성서의 27권이 확정이 된 것이죠.


신약 성서는 다양한 형식, 내용을 담고 있습니다. 지금의 성서는 단번에, 오직 한 번 기록된 게 아니라 이토록 오랜 세월동안 개별 문헌들이 편집되고, 옮겨지고 하면서 지금의 형태가 된 것입니다. 가장 먼저는 바울의 편지들을 모으고, 그다음에는 복음서들을 모으고, 그 다음에는  이른바 카톨릭 문서들(야고보, 베드로 전.후서, 요한, 유다서)을 모았습니다. 이러한 정경화 작업이 주로 2세기에 이루어졌는데, 그때 이단으로 여겨지던 영지주의자들이 먼저 다수의 복음서들과 사도들의 서신들을 집필한 것에 자극을 받아 정경화 작업을 서두른 것입니다. 그래서 150~300년 사이에 정경의 형태를 갖추고 4세기에 이르러 정경이 확정이 된 겁니다. 신약성서가 이렇게 오랜 기간 동안, 복잡한 과정을 거쳤다는 이야기를 들려 드리는 이유를 짐작하시길 바랍니다.


여러분이 아시는 대로 신약성서는 예수의 삶과 복음과 부활을 기록한 네 개의 복음서, 예수 사후에 사도들의 행적을 기록한 사도행전, 바울이 자신과 관계있는 교회와 개인에게 쓴 편지들, 그 밖의 1세기 말의 교회 성장과 발전 과정에서 형성된 다양한 편지와 묵시록으로 이루어져 있죠. 


마태, 마가, 누가, 요한복음이 4복음서라는 거 아시지요. ‘복음’이라는 말은 그리스어 ‘유앙겔리온’이라는 말에서 연유되었는데, 아시는 대로 ‘기쁜 소식’이라는 듯입니다. 그런데 신약 성서가 기록되던 1세기 로마 세계에서 기쁜 소식이란 전쟁에 승리 했다는 소식, 새로운 황제가 등극했다는 소식이 ‘기쁜 소식’이었어요. 황제의 탄생과 그의 통치가 당시 로마에서 통용되던 ‘기쁜 소식’입니다. 그걸 기독교가 예수의 탄생과 부활이 기쁜 소식이라는 의미로 가져다 쓴 겁니다. 그러니 ‘복음’이라는 단어는 기독교만의 독창적인 단어가 아닌 거죠. 그런 단어가 2세기가 되었을 때 기독교인들에 의해 ‘예수의 복음과 부활에서 하나님의 통치가 시작되었다’는 의미로 정착이 된 겁니다. 그래서 예수의 삶과 죽음과 부활의 이야기가 기록된 4권의 책이 [복음서]가 된 것입니다.


자주 말씀을 드렸지만 4권의 복음서 중에서 3권, 마태, 마가, 누가는 연관성이 있다고 해서 공관복음서라고 하고, 요한복음은 이들 세 권의 책과는 달라서 공관복음서라고 하지 않습니다. 앞의 세 권의 책들은 그들만의 독창적인 기록이 아닙니다. 이들은 아직 알 수 없는 다른 자료(Q)를 사용해서 썼을 거라고 학자들은 말하고 있습니다. 위 그림은 4명의 복음서 저자들을 그린 것인데, 누가 썼는지, 왜 썼는지 하는 것들에 대한 정보는 들어 있지 않습니다. 반면 요한복음은 예수의 죽음과 부활을 다루고는 있지만 문학적 양태나 신학적인 특성 면에서 세 복음서와는 다르기 때문에 여러 차례에 걸쳐 다뤘습니다. 그리고 가급적 요한복음의 개혁적 신앙이 우리의 근간을 이룬다고도 말을 했었지요.


바울의 편지들은 복음서들이 기록되기 이전에 이미 기록되었고, 복음서가 기록될 즈음에는 이미 바울의 이 편지들을 바탕으로 신앙 활동은 성과를 맺고 있었습니다. 바울은 특히 그의 후계자들이 바울을 이어받아 유산을 이어가고 있었습니다. 물론 베드로 일행은 그 후계자가 정해지 않은 채 서기 70년 예루살렘 멸망으로 대가 끊어지고 말았지요. 바울이 내세우는 것은 율법을 넘어서는 구원이었습니다. 이런 선교 덕분에 초기에는 소수종파였던 것이 차차 퍼져서 서기 70년 무렵에는 급속도로 넓어지기 시작했습니다. 할례를 받지 않아도 구원을 받는다는 선언은 혁명적이었습니다.


바울은 교회를 세우고는 다시 다른 장소로 이동을 하곤 했습니다. 이미 세워진 교회는 대리자들이 교회 일을 보고, 바울은 그들에게 편지를 보내곤 했습니다. 바울의 편지들은 대부분 50~60 년 상간에 기록이 됩니다. 바울의 편지는 로마 세계의 전통대로 기록이 되었습니다. 서두-감사-마무리 인사와 축원과 같은 순서 말이죠. 지난주에도 말씀을 드렸지만 바울이 쓴 편지 13개 중에서 7개의 편지(고린도 전.후, 로마서, 데살로니가전서, 갈라디아서, 빌립보서, 빌레몬서)는 바울 본인이 쓴 편지고, 나머지 6개(디모데전.후서, 디도서, 에베소서, 골로새서, 데살로니가후서)는 그의 후계자들이 목회 현장의 필요를 따라 쓴 것입니다. 아래 사진이 바울의 고린도후서 필사본입니다.


이제 우리가 두 부류의 성서들에 대해서 살펴보았지요? 한 종류의 서신들이 더 있는데, 그것은 서기 90년대에 기록된 서신들입니다. 이때 로마의 황제는 도미티아누스입니다. 이 황제가 말년에 기독교인들을 가장 혹독하게 박해를 가합니다. 특히 소아시아 지역(오늘날 터키)에서 더욱 심했습니다. 이 위기에서 살아남기 위해 에베소를 비롯한 소아시아 여러 도시의 기독교인들에게 죽음을 무릅쓰고 신앙에 충실하도록 독려하는 서책이 바로 여러분이 잘 아시는 [요한묵시록/요한계시록]입니다. 계4:11에 ‘주이신 하나님’이라는 단어가 나오는데 여기 ‘주’라는 언어는 도미티안 황제가 자신에게 요구했던 칭호입니다. 그걸 의도적으로 하나님에게 사용한 것입니다. 계시록은 앞으로 닥쳐올 환난과 로마제국의 멸망, 천국의 도래를 희망하는 강렬한 종말 의식이 분출되어 있습니다.


이때 계시록 외에 베드로 전서도 기록이 되는데, 터키지역에 살고 있는 그리스도인들을 고난에 대응하게 하는 글이었습니다. 박해시대의 문서에는 야고보서도 포함이 됩니다. 서기 80년 무렵 시리아에서 기록된 것입니다. 세속적인 권익에 몰두하는 기독교인들과, 바울의 ‘믿음으로 의로’워 진다는 말을 아전인수 격으로 사용하는 이들을 지적하고 있습니다(약2:14~). 히브리서도 요한계시록과 같은 시대(80-90)에 기록되었습니다. 이탈리아나 로마의 기독교들이 박해의 유혹을 견뎌내지 못할까봐 쓴 기록입니다. 그러니까 복음서(마태, 마가, 누가, 요한)/바울서신(친서-고린도전.후, 로마서, 데살로니가전서, 갈라디아서, 빌립보서, 빌레몬서)/위서-(디모데전.후서, 디도서, 에베소서, 골로새서, 데살로니가후서)/도미티안 박해시대-(계시록, 베드로전서, 야고보서, 히브리서)와 같이 세 구분으로 기록되어 한 권의 성서가 된 것입니다.


이렇게 성서 안에는 바울이 쓴 편지들과 바울 후계자들의 편지 말고도 편지 형식의 문서가 많습니다. 이렇게 신약 성서 안에 복음서 말고도 편지 형식의 글이 주류를 이루게 된 것은, 신약 성서가 어느 천재적인 저자가 책상 앞에 앉아서 신앙과 교리의 이러저러한 문제들을 정리하고 체계화한 책이 아니라는 겁니다. 성서는 예수님 사후 100 여 년에 걸친 초대 기독교인들의 역동적인 삶 속에서 탄생한 문서입니다. 그래서 그 안에는 서로 모순되고 때로는 합리적으로 받아들이기 어려운 내용도 포함되어 있는 것입니다. 그러나 그 모순과 역설은 박해와 고난 가운데서 삶의 희망을 이루어 간 초대 기독교인들의 삶 자체에 담긴 모순과 역설이기도 한 것이죠. 오히려 이렇게 삶의 바닥에 뿌리내린 진실 된 경험을 반영하기 때문에 신약 성서가 오늘에 이르기까지 많은 성도들의 삶 속에서 늘 새로운 의미로 다가올 수 있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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