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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화 어떻게 될까

  • 김용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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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떻게 될까

들일을 마치고 집으로 돌아가던 농부가 바위 틈새로 삐쭉 나와 있는
호랑이 꼬리를 발견했다.
그는 집으로 줄행랑을 치고 싶었으나 결국 그 꼬리를 움켜쥐고 말았다.
일단 호랑이를 움직이지 못하게 해야 했기 때문이다.

바로 그 순간부터 바위틈을 사이에 두고 호랑이와 농부사이엔
필사의 힘 겨루기가 시작됐다.
이런 상태가 얼마간 계속 되었을 때 마침 그곳을 지나는 중이 있었다.
농부로서는 여간 다행한 일이 아닐 수 없었다.
농부는 중을 향하여 소리쳤다.

"스님, 저기 있는 저 낫으로 이 호랑이를 찍어 죽여주십시오.
제가 이 꼬리를 붙들고 있는 한 스님에게는 절대로 위험이 없습니다."

이 말을 들은 중은 근엄하고 온화한 자세를 흩뜨리지 않고
"농부여, 불교의 계율에는 살아 있는 동물을 죽이지 말라는 계율이 있소이다.
당신의 처지가 딱하기 는 하나 내 어찌 평생을 지켜온 불살생의
계율을 범할 수 있으리오."하고는 아미타불을 연발한 뒤 자기 길을 갈려고 했다.

희망이 사라져 버린 농부는 이제 지칠 대로 지쳐 하는 수 없이 쥐고 있던
꼬리를 놓을 수밖에 없었다.

농부는 중을 향하여
"스님 저는 지금 너무 지쳐서 이 꼬리를 놓을 수밖에 없습니다.
그렇게 되면 호랑이는 저나 스님 중 하나를 잡아먹을 것이 분명하지 않습니까?
그런 경우 보시다시피 뼈와 가죽만 남은 저보다는 살이 퉁퉁한
스님을 잡아먹을 것이 분명합니다.
스님이 정말 계율 때문에 호랑이를 죽일 수 없다면 제 가 잠깐
기력을 회복할 수 있도록 스님께서 이 호랑이 꼬리를
잠시 동안만 함께 잡아주십시오."

이에 한참을 생각하던 중은
"그래 계율에 호랑이 꼬리를 잡지 말라는 것은 없으니 내 잠시
함께 잡아주지"하면서 크나큰 자비를 베푸는 양 한껏 뻐기며
호랑이 꼬리를 잡았다.
농부는 중이 호랑이 꼬리를 확실하게 잡았다는 사실을 확인하는 순간
잽싸게 꼬리에서 손을 떼고 말았다.
이에 당황한 중은 순간적으로 소리쳤다.

"여보게 제방 부탁이니 저기 저 낫으로 이 호랑이를 찍어 죽여주게"라고
말하는 것이 아닌가.

농부는 빙그레 웃으면서
"스님 저희 집안도 사실은 대대로 불교를 믿어온 집안인데 이제 와서
불살생의 계율을 어길 수 없사 온지라 혹 이곳에 살생을 예사로
여기는 망나니가 지나가거든 그때 부탁을 해 보시지요."하고는
농부는 휘파람을 불면서 집으로 돌아가고 말았다.
이 이야기는 동남아 일대에 전해져 오는 것으로 계율에 얽매여 사는
소승적인 종교인들의 위선을 풍자한 이야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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