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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화 오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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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후퇴 때의 일이다. 어느 국민학교 교정에 피난민, 군인, 지방의 청년 등 여러 부류의 사람들이 모여 있었었는데, 거기에는 UN군 소속 흑인병사 몇까지 섞여 있어서 이채로웠었다. 총을 멘 지방 청년들이 모여든 사람들의 몸수색을 하고 있었는데, 거기서 난 천만 뜻밖에도 무서운 오인을 받았던 것이다.
총 멘 청년 중 하나가 나에게 다가와 멱살을 잡고 끌며, 원수를 외나무다리에서 만났다고 악을 쓰는 것이었다. 사연은 내가 인민군이 남하할 때에 자기 마을에 나타났던 악질 공산당 두목이라는 것이었다.
하도 어이가 없어서 아니라고 펄쩍거렸지만, 사복차림인 나에겐 내 신분을 증명할 만한 아무것도 없었던 것이다. 그 청년은 당장 총살하겠다고 덤비는데, 내게는 내놓을 것이라곤 없었다. 정말 당황스러웠었다.
속절없는 불안감에 사로잡혀 이젠 죽었구나 했는데, 그 순간 뜻밖에도 흑인병사 둘이 나서며 그 청년을 제지하고 날 끌고 교문을 나와 자기들 트럭에다 싣고 남쪽으로 달리기 시작했다. 물론 영문을 몰랐다.
지금도 하나님의 섭리로밖에는 해석이 안 된다. 죽음 일보 직전에 생명을 건진 그 순간을 지금도 잊을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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