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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교 [가정예배 365-5월 11일] 사랑할 수 있음이 곧 은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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찬송 : ‘나는 갈 길 모르니’ 375장(통 421)

신앙고백 : 사도신경

본문 : 욥기 2장 7∼10절

말씀 : 오늘 본문은 동방 사람들 중에서 가장 훌륭한 자(욥 1:3)였던 욥이 비참하게 되는 과정에서 일어난 것입니다. 그 중심에 욥과 아내의 대화가 있습니다.

욥기 전체에서 여기 단 두 구절에만 그의 아내가 등장합니다. 그녀는 남편에게 “당신이 그래도 자기의 온전함을 굳게 지키느냐”고 했습니다. 하나님께서 욥을 향해 “그가 여전히 자기의 온전함을 굳게 지켰느니라”고 하셨던 말씀의 메아리로 들립니다. 그녀는 이어서 말했습니다. “하나님을 욕하고 죽으라.”

무슨 이유로 이렇게 말했을까요. 남편이 아파하는 것을 더 이상 두고 볼 수 없기에 조금이라도 덜 고통당하고 죽기를 바라는 애정 어린 충고일까요. 몸이 병든 것 빼고는 자기도 똑같은 불행을 당했기에 자기연민을 표현한 것일까요. 아니면 이런 상황에서조차 하나님만 바라보는 그를 조롱하려는 것일까요. 우리는 그녀의 심정을 정확하게 알지 못합니다. 다만 그녀의 처지를 곰곰이 들여다보면 우리는 그녀를 매도하기보다는 이해할 수 있습니다.

죽임을 당한 종들은 그녀의 종들이었고, 사라져버린 재물도 그녀가 가꾸던 재산이었으며, 갑자기 죽임당한 자식들은 그녀가 해산의 고통을 겪으며 낳은 자식들이었습니다. 이 모든 게 욥에게 속한 것일 뿐 아니라 동시에 그녀의 것이기도 했습니다. 지금 갑작스러운 질환에 걸려 괴로워하는 사람은 그녀와 ‘한 몸’(창 2:24)이 된 남편이었습니다. 욥이 겪은 고통을 그녀도 같이 느꼈으며, 어쩌면 더 가슴 저리게 아파했을지 모릅니다. 성경에 표현된 것보다 훨씬 더 비참한 현실을 그녀는 몸으로 막아내며 감당해야 했습니다. 남편 욥이 처했던 상황을 이해할 수 없었고, 어떤 위로나 도움의 말도 건넬 수 없을 만큼 그녀 자신이 거대한 불행의 물결 앞에 속수무책이었습니다.

욥은 그런 아내에게 거칠게 반응했습니다. 이 부분에서만큼은 욥도 옹근 사람이 아니었습니다. 욥은 그녀에게 “당신은 이런 자 곧 어리석은 여인”(10절 직역)이라고 말했습니다. 성경에서 어리석다는 말은 미련하다는 뜻일 뿐 아니라 믿음이 부족해 하나님의 목적을 믿지 못하는 것을 가리킵니다.

욥기 2장 9∼10절은 이 책 전체에서 가장 아쉬운 대목입니다. 만일 욥의 아내가 이렇게 말했더라면 얼마나 좋았을까요. “여보, 나는 많은 것을 잃었어도 육신만은 멀쩡한데 당신은 몸마저 그러니 얼마나 힘드세요.” 또 욥이 그 아내에게 이렇게 말했더라면 얼마나 좋았을까요. “여보, 당신은 그 많은 것을 잃고 특히 아들딸을 잃어 가슴이 미어질 텐데 병든 나까지 돌봐야 하니 얼마나 힘드세요.” 재난을 겪는 사람에게 이런 것을 기대하는 건 지나친 요구일까요. 이런 뜻에서 욥과 그 아내는 풍파 많은 세상에 사는 우리에게 커다란 도전입니다. 어떤 경우에도 사랑하는 마음을 잃지 않는 것이야말로 성도가 받아 간직할 가장 큰 은혜요 능력입니다.

기도 : 하나님, 세상 풍파를 겪으며 살다 보니 저도 모르는 사이에 정서가 메마르고 배려심도 이해심도 흐려졌습니다. 성령 하나님께서 우리 안에 정직한 영을 새롭게 하소서. 예수님 이름으로 기도드립니다. 아멘.

주기도문

정현진 목사(서울 수도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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