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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역경의 열매] 최일도 <26> 청량리 ‘밥퍼’ 어르신들이 낸 100원으로 세운 필다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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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리핀 다일공동체(필다일)는 청량리 밥퍼에서 식사하는 노숙인들과 무의탁 어르신들이 식사하며 ‘자존심 유지비’로 낸 동전 100원짜리 수백만 개가 모여 세워진 해외 분원이다.

아시아 최대 빈민촌인 마닐라 바세코톤도에서 시작돼 카비테와 세부에서 사역 중이다. 쓰레기더미 옆에서 비참한 삶을 이어가는 어린이들과 주민들에게 밥을 먹이고, 의료·보건 교육을 하고 있다. 특별히 입술과 입천장이 갈라진 채 사람들에게 외면당하고 살아가는, 구순구개열을 앓고 있는 어린이들을 위해 수술을 해주는 ‘뷰티풀 체인지 프로젝트’가 이곳에서 시작돼 다른 아시아 지역과 아프리카까지 확대됐다.

이 프로젝트는 특히 필리핀 사람들이 한국을 좋아하게 만드는 데 큰 영향을 미쳤다고 역대 한국 외교부 장차관들과 각 나라 대사들이 이야기할 정도다. 다일 천사병원에 와서 수술받고 간 아시아 빈민촌 아이들만 120명이 넘는다. 각 나라 현지에서 수술받은 이들은 너무 많아 그 숫자를 다 기억할 수 없다.

아시아의 많은 나라들이 도시정비라는 미명하에 부랑자, 빈민 등을 강제로 집단 이주시켰는데 필리핀도 예외가 아니다. 이주민들의 마을 카비테에 다일비전센터를 세웠다. 서울우유의 지원을 받아 다일유치원부터 시작해 밥퍼를 통해 빈민촌 아이들에게 매일 양식을 제공하고 주민을 대상으로 위생교육을 했다.

지난 8년간의 사역을 통해 마을 전체가 변화됐다. 그곳 아이들은 희망을 갖게 됐다. 지난해 유치원과 밥퍼의 전반적인 운영을 필리핀인 스태프와 자발적으로 구성된 마을봉사단에 인계했다. 그리고 세부의 카만시 마을에 또 하나의 분원을 설립했다. 세부는 관광지로 유명하지만 빈민이 가장 많은 섬이기도 하다.

조금만 충격을 줘도 무너져 내릴 듯한 수상가옥들 사이에 카만시 다일커뮤니티 센터가 세워졌다. 이곳은 빈민들의 교회이자 원주민들의 부족회관이며, 배고픈 이들을 위해 밥을 퍼주는 곳인 동시에 꿈을 잃은 아이들을 위한 학교로 사용된다. 마을공동체 구성원들이 우리와 힘을 모았다. 매일 아이들을 위해 빵을 나눠 주고 그 빵을 부족공동체 구성원들과 직접 굽는다. 이를 통해 가난에서 벗어날 수 있는 자생력을 키우는 방향을 모색하고 있다.

카만시의 다일은 마을 주민들과 매일 와서 빵을 먹는 아이들의 자원봉사로 사역이 유지되도록 하고 있다. 실제 거의 모든 활동이 빈민촌 주민과 아이들의 봉사활동으로 이뤄진다.

열악한 빈민촌을 찾아다니며 조사하던 가운데 수상 빈민촌인 카만시 마을이 가장 먼저 눈에 들어왔다. 말 그대로 너무도 열악한 주거환경 때문이다. 마약과 도박에 빠져 지내는 빈민들과 그 속에서 희망 없이 살아가는 어린이들을 발견했다.

가난 중에 가난을 경험하며 필리핀 사람들 사이에서도 소외당하고 있는 필리핀 원주민 루마드 부족. 그들과 힘을 합쳐 사람답게 살아갈 수 있도록 새로운 공동체 마을을 형성했다. 덕분에 카만시 다일의 류주형 원장은 원주민 부족장과 부족원들에게 인정받아 한국인 최초로 부족의 일원으로 받아들여졌다.

김혜경 이명현 한성희 원장에 이어 류주형·박설희 부부가 현지 스태프 5명과 함께 필리핀의 다일을 섬기고 있다. 현장에 갈 때마다 할 일은 너무 많은데 정작 일꾼이 부족함을 통감한다.

정리=이사야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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