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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역경의 열매] 이말테 <10·끝> 하나님 인도하심으로 27년째 한국 생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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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년 루터대가 주관하는 종교개혁지 탐방을 인도한 적이 있다. 탐방에 참여한 이들의 직분과 소속 교단, 나이가 다양했다. 평가회에서 그들은 한국교회가 16세기 로마가톨릭교회와 부정적인 차원에서 공통점이 많다는 말을 했다. 그런 이야기를 들으면서 한국교회는 개혁이 필요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한국교회가 가장 먼저 극복해야 할 요소는 절대적인 위계질서라고 생각한다. 한국에서 나보다 나이가 더 많은 목사님의 설교를 듣고 다른 생각을 말한 적이 있다. 그러자 그 목사님은 “어떻게 나에게 그렇게 함부로 말할 수 있습니까” 하며 화를 냈다. 진리를 더 깊게 이해하려면 서로에 대한 관심이 필요하다.

언젠가 한 목회자 콘퍼런스에서 젊은 개척교회 목사들과 나이 든 중대형교회 목사들 사이의 대화를 들은 적이 있다. 어느 젊은 목사가 재미있는 제안을 하며 자신의 의견을 말했다. 그런데 문제는 그 목사가 한국교회의 전통적인 목회를 비판했던 것이다. 그래서 나이가 더 많은 목사의 기분이 상했던 것 같다. 그는 젊은 목사에게 질문했다. “목사님께서 목회하는 교회에 교인이 몇 명이 있는지요” 그 목사는 자랑스럽게 답했다. “이미 80명 정도 모이고 있습니다.” 그러자 그 나이 든 목사는 “제 교회 교인 수는 3000명입니다”라고 대답했다.

그 말이 나오면서 토론은 끝났다. 그 이유는 기복 사상이었다고 생각한다. 그 나이 든 목사는 하나님께서 당신이 더 좋아하시는 목사에게 사람을 더 많이 보내시는 것으로 본 것이다. 그래서 자기 교회가 교인 수가 더 많기 때문에 자신의 목회와 신학사상이 더 나은 것이라고 생각했을 것이다. 이것은 양적 진리 이해이다. 교인 수가 더 많은 목회자가 옳다는 양적 진리 개념으로 큰 교회 목사가 작은 교회 목사의 말을 들을 필요가 없다고 생각했던 것 같다. 그래서 한국의 목회자들은 비슷한 사상을 가지고 있는 사람끼리만 모이는 것이다. 이러한 잘못된 양적 진리 개념은 반드시 극복돼야 한다.

진리를 더 깊게 이해하려면 다르게 생각하는 사람들과 대화해야 한다. 장로교인들이 감리교인들과 그리고 루터교인들이 순복음 교인들과 대화할 필요가 있다. 경건파가 정치파와 대화해야 성서가 말하는 진리를 더 깊이 이해하게 된다. 경건파가 사회를 변혁하는 것을 배워야 하고 정치파가 기도와 성령의 역사하심을 발견해야 한다. 각자의 위치에서 중심에 위치하는 진리를 향해 함께 나아가야 한다. 이렇게 교회가 질적으로 성장해야 양적 성장도 가능할 것이다.

나는 25살 때까지만 해도 독일 바이에른주에서 살 것이라고 생각했다. 한국에 가서 살게 될 것은 상상도 못했다. 그리고 1992년 한국에 와서 이렇게 오래 살 거라고는 꿈에도 예측하지 않았다. 한국에 오자마자 어느 캐나다 선교사의 30주년 축하예배가 있었다. 나는 그 예배를 드리면서 ‘어떻게 외국 사람이 30년이나 한국에 살 수가 있지’ 하고 생각했다. 그런데 내가 지금 27년째 한국에서 살고 있는 것이다.

인간의 생애든 인류의 역사든 끝을 봐야 그 삶의 특징과 의미가 나타난다. 내가 한 일들은 처음부터 계획이 있었던 것이 아니라 하나씩 내게 다가오고 있었다. 하지만 뒤돌아보면 하나님의 인도하심이었다고 고백할 수밖에 없다. 내가 전혀 알지 못했을 때에도 하나님께서 나를 이미 인도하신 모양이다.

정리=이현우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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