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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연도에서 - 정태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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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래 : 외연도에서
아티스트 : 정태춘
앨범 : 사람들 2019'
앨범 발매 : 2019.04.30

뱃사람들처럼 나도 뒷짐을 지고
새벽 물 빠지는 작은 포구를 바라보았다 교장이,
오늘은 파도가 너무도 잔잔하군요라고 말하기도 전
그들은 벌써 그들의 바다로 나갔다
남은 것은 그저 서너척 폐선들만이 아니요
섬 꼭대기의 뿔난 흑염소들만은 아니다
뽀얀 안개는 산 억덕을 쓸어내리고
술깬 서울민박의 고주사가 아침 밥상을 차린다

뾰족한 뱃머리 출렁거리는 나무 난간을 딛고
사람들이 내리고 또 오른 뒤 훼리는 바로 떠났다
이 동네는 그래두 고소득이여유, 되풀이하던 젊은 이장은
아직 그의 주낙을 모두 물에 내리지는 못했을 것이다
어둔 동백 숲 그늘의 당집은 보이지 않고
늙은 팽나무들만 습한 바람을 마신다
평화수퍼 중년 부부가 나란히 팔짱을 끼고
합장하는 허문도씨, 초파일 테레비를 본다

방파제 위로 올망 졸망 섬 애들이 뛰어가고
그들 뒤로 찢어진 부표 깃발들이 나부낀다
외연 훼리는 저들의 깊고 푸른 바다를 가르며
대천항으로, 대천항으로 내달렸다
꼬질꼬질한 저들의 태극기를 휘날리며
아침 바다를, 바다를 내달렸다

1999.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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