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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교 너의 선 곳은 거룩한 땅이니 / 출 3: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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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ame  백봉태 목사 (연희교회)
Subject  너의 선 곳은 거룩한 땅이니 / 출 3:1-5


오늘 본문은 모세가 하나님을 처음으로 만나서 이스라엘을 구원하는 민족의 지도자로 부르심을 받는 이야기입니다. 모세는 이스라엘 민족이 애굽 땅에서 애굽의 왕인 바로의 지배를 받으면서 노예 생활을 하던 시대에 태어난 사람으로, 그는 하나님의 섭리로 아주 특별한 성장 과정을 거쳐서 자라나게 된 사람입니다.

그래서 그는 애굽 왕궁에서 바로의 공주의 양아들이 되어서 40년 동안 그 당시 세계에서 가장 문화가 발달된 애굽의 많은 학문과 경험을 쌓았습니다. 그러다가 40세가 되었을 때 그는 자기 민족을 구원하고자 하는 생각을 하게 되고,  그것을 위해서 인간적인 시도를 하다가 실패를 하고 바로에게 반역자로 낙인찍혀서 잡혀 죽게 되자 미디안 광야로 피신을 갑니다. 그리고 거기서 망명객의 삶을 살면서 양을 치는 목동의 생활을 하게 됩니다만, 그 광야 40년의 세월은 모세에게 참으로 고독하고 비참한 나날들이었습니다. 그는 그 40년의 세월 속에서 완전히 자아가 깨어지고 인간의 무능력을 철저히 체험하게 됩니다. 그러다가 80세가 되었을 때 모세는 하나님과 인격적으로 만나는 체험을 하게 되고 거기서 새로운 인생을 시작하게 되는 것입니다.

  오늘 본문에 보면 바로 그처럼 모세가 하나님을 만난 이야기가 나옵니다만, 그 장소가 호렙 산이라고 했는데 이곳은 모세가 그 이전에도 자기 양떼를 이끌고 자주 오던 곳이었습니다. 그런데 그날 모세는 한 떨기나무에 불이 붙어서 계속 타오르는데도 그 떨기나무가 불타서 없어지지 않는 신기한 모습을 보고 이상하게 여겨 다가갔습니다. 그때 여호와 하나님께서는 그 불타는 떨기나무 가운데서 그를 부르신 것입니다.

오늘 본문에 나오는 이 사건으로 모세는 완전히 새 사람이 되고 새로운 인생을 출발하게 됩니다. 그런데 그런 모세의 소명 과정에서 하나님께서 하신 말씀이 무엇입니까?  예. 5절에 나오는 말씀으로서"너의 선 곳은 거룩한 땅이니 네 발에서 신을 벗으라"고 하신 말씀입니다. 여기서 하나님은 어디가 거룩하냐고 하시는가 하면 모세가 서 있는 그곳을 가리켜 거룩한 땅이라고 하십니다. 그곳은 별로 특별한 곳이 아니었습니다. 그저 황량한 광야의 일부로서 여기저기 풀이 듬성듬성 나 있는 메마른 광야로서 어쩌면 모세와 같은 목동들이 끌고 왔던 양떼들이 배설한 배설물들이 널려 있었는지도 모릅니다. 그런데 하나님께서는 왜 그 곳을 가리켜 거룩한 땅이라고 하신 것입니까? 그것은 그곳이 하나님이 임재하신 곳이었으며 그리고 그곳은 모세가 하나님 앞에 서 있는 곳이기 때문입니다.

우리는 구약 성경 시대에 예루살렘에 솔로몬이 건축한 성전이 있었던 것을 압니다. 그 건물이 거룩한 성전으로 불린 이유는 거기에 하나님이 임재하여 계시며 사람들이 하나님을 만나는 장소였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구약 역사를 보면 이스라엘 민족이 하나님께 불순종하며 우상 숭배하는 생활을 하자 하나님은 그 성전에서 떠나시고 맙니다. 그때부터 더 이상 그 건물은 더 이상 거룩한 성전이 아니게 된 것입니다만, 그러나 이스라엘 민족은 그래도 그 건물을 거룩한 줄로 알고 그 성전을 우상시 하다가 멸망을 당하고 맙니다.

  이것은 오늘날에도 마찬가지입니다. 많은 사람들이 교회당 건물을 가리켜 성전이라고 표현합니다만, 그러나 아무리 종교적인 장식을 많이 하고 엄숙한 분위기를 자아낸다 할지라도 그곳에 하나님이 임재하시지 않으면 그 건물은 거룩한 곳이 아닙니다. 그러나 반면에 우리가 그 어떤 곳에서든지 하나님의 임재를 느끼며 내가 하나님 앞에 서 있다고 자각하면 그곳이 바로 거룩한 곳이 되는 것입니다.

그런 의미에서 오늘 우리의 가정이 거룩한 곳이 될 수 있으며, 또 우리의 직장이 거룩한 곳이 될 수가 있는 것입니다. 오늘 한국 교인들의 가장 큰 문제 중 하나는 신앙의 이원화입니다. 즉 교회당에 나가서는 그 건물을 성전이라고 부르면서 거룩한 종교적 흉내는 내면서도 일상생활에서는 하나님의 임재 앞에서 살아가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그럴 때, 그처럼 생활 속에서는 하나님의 입재를 전혀 의식하지 않고 살다가 소위 '성전'에 나가서 비로소 느끼는 거룩한 느낌은 사실은 진정한 거룩의 체험이 아니라 타락한 인간의 종교적인 감정에 불과한 것입니다.

  그러면 오늘 우리에게 있어서 진정으로 거룩한 곳은 어디입니까? 오늘 본문에서 하나님께서 모세에게 하신 말씀을 토대로 말씀드린다면, 우리가 하나님 앞에 서 있을 때, 그리고 하나님과 함께 있을 때 그 어디나 다 거룩한 곳이 되는 줄로 믿습니다. 오늘 이 주일날이 지자면 우리는 또 세상에 나가 세상 속에서 직장 생활을 합니다만, 우리의 일터에서도 하나님의 임재를 믿으며 하나님의 앞에 내가 서 있다는 의식을 가지고 우리의 직장 생활이 이루어진다면 우리의 직장은 거룩한 곳이 되며 또 우리의 직업 수행이 거룩한 일이 될 수 있다는 것입니다.

또 오늘 본문에서 하나님께서는 모세에게 "네가 선 곳은 거룩한 땅"이라고 하신 후에 "네 발에서 신을 벗으라"고 하십니다만, 여기서 발에서 신을 벗는다는 것은 종의 신분을 고백하는 것을 의미합니다. 모세는 이제까지도 나름대로 하나님을 믿는 자였습니다. 어려서부터 신앙을 가진 부모로부터 이스라엘의 역사와 하나님의 말씀에 대해서 들어온 지식이 있었습니다. 그러나 그에게는 자기가 하나님의 종이라는 의식이 없었습니다. 모세가 자기의 민족을 구하고자 했을 때에도 그는 자기의 능력과 자기의 힘을 의지해서 영웅적인 행동을 하려고 했다가 실패하고 만 것이었습니다. 그러나 이제 하나님께서는 그에게 말씀하시는 것입니다. "모세야, 이제부터 너는 나의 앞에서 하나님의 종으로 살아라. 나의 명령에 순종하며, 내가 주는 능력만을 의지해서 살아라"고 명령하신 것입니다. 그리고 이제부터 모세가 그런 소명 의식 속에서 살아가면 그가 서 있는 곳은 어디든지 거룩한 곳이 되리라고 하는 말씀이었습니다.


사랑하는 성도 여러분,
  이것은 오늘 우리들에게 있어서도 마찬가지입니다. 우리가 어떤 직장에서 무슨 일을 하든 내가 하나님의 종이라는 의식을 가지고 '하나님 앞에서' 그 일을 하면 그 직장이 곧 거룩한 곳이 되며 우리의 하는 일들이 거룩한 일, 즉 성직이 되는 줄로 믿습니다. 비록 우리가 하는 일들이 세상 사람들이 하는 일과 똑같을지라도 우리가 바로 이런 인식, 즉 하나님 앞에 서 있다는 의식과 내가 하나님의 종이라고 신분 의식을 갖고 그 일을 행할 때 우리는 거룩한 일을 하는 거룩한 사람이 될 수 있다는 것입니다.

우리 장로교 신앙은 종교개혁의 정신을 유산으로 물려받은 신앙입니다만, 종교 개혁자들의 가장 위대한 사상중 하나는 "모든 직업이 다 거룩하다'고 하는 사상이었습니다. 물론 그 일이 비윤리적인 일이거나 반사회적인 성경의 직업(가령, 도둑질, 도박이나 윤락 등의 일)이 되어서는 안되겠지만, 그러나 그 외의 모든 정상적인 일들은 다 거룩한 일이 될 수 있다고 하는 것이 종교 개혁자들의 사상이었습니다. 종교개혁 이전 중세 천주교는 철저히 이원론에 입각해서 모든 직업을 성직과 세속직으로 양분하여 종교적인 일을 하는 사람만을 가리켜 성직자라고 불렀습니다.

오늘날 개신교에서도 목사나 교역자를 가리켜 성직자라고 부르고 그 밖의 성도들을 평신도라고 부를 때가 많은데, 이런 용어의 사용도 사실은 천주교의 이원론적인 개념에서 유래된 것임을 알아야 합니다. 그러나 종교 개혁자들이 기독교 신앙을 성경적 신앙으로 회복시키면서 이루어 낸 위대한 개혁적 사상의 하나는 우리가 세상에 나가서 행하는 모든 일들도 '하나님의 앞에서' '하나님의 종이라는 자세로' '주님을 섬기듯' 하면 다 거룩한 일, 즉 성직이 될 수 있다는 것이었습니다. 그래서 영어에서는 직업이라는 말을 '보케이션(vacation)'이라고 하는데 이 말은 라틴어의 '보카레'(vocare)('부르다'라는 뜻)에서 유래된 것으로서, 모든 직업이 다 하나님의 소명(召命)일 수 있다는 개혁자들의 사상을 반영하고 있는 단어입니다. 흔히 목사가 되고자 하는 사람들을 보고 언제 소명을 받았냐 하고 묻습니다만, 그러나 사실은 우리 모든 성도들이 하는 일들이 다 하나님이 부르신 소명이라는 인식을 가지고 하나님 앞에서 하나님의 종의 자세로서 우리는 살아가야 할 것입니다. 그럴 때 우리가 일하는 그곳이 거룩한 땅이 되며 또 우리는 거룩한 주부, 거룩한 장사꾼, 거룩한 교사, 거룩한 공무원 등이 됨으로써 이 세상에 하나님 나라의 지경을 넓혀갈 수 있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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