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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교 형님 먼저 아우 먼저 / 롬 12:4-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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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ame  백봉태 목사

Subject  형님 먼저 아우 먼저 / 롬 12:4-11


저는 하나님 나라는 어떤 곳과 같으냐고 혹 누가 물으면 “형님 먼저, 아우 먼저” 하는 곳이 하나님 나라라고 말하고 싶습니다. 여러 해 전에 방영된 TV 광고 중에서 어떤 회사의 라면 선전에 두 명의 코미디언이 나와서 라면 한 그릇을 앞에 두고 서로 “형님 먼저, 아니 아우 먼저” 하고 주거니 받거니 하다가 나중에 아우가 “그럼 내가 먼저” 하고 먹는다는 그런 구성의 광고였습니다만, 그러나 이 “형님 먼저 아우 먼저”의 원전은 제가 초등학교 시절에 공부했던 국어 책에 나오는 우애 깊은 형제의 이야기가 아닌가 싶습니다.

어떤 마을에 아주 사이가 좋은 형제가 살고 있었는데, 가을걷이가 다 끝나고 나서 형님과 아우는 서로 마음속으로 걱정이 됩니다. 형님은 형님대로 이번에 새 장가를 든 아우가 새로 살림을 꾸미는 데 아무래도 여러 가지로 필요한 것이 많을 텐데, 아우의 논에서 거둔 곡식만으로는 부족할 것 같아 마음이 편치 않습니다. 그리고 아우는 아우대로 형님 댁에는 자녀들도 많고 부모님도 모시고 있기 때문에 형님 살림이 걱정이 됩니다. 그래서 형제들은 어느 날 밤에 저마다 자기 논에서 수확해서 쌓아 놓은 볏가리에서 볏단을 덜어서 아우는 형님의 볏가리에다 져다 놓고, 형님은 아우의 볏가리에다 자기의 볏단을 져다 놓았습니다. 그리고 아침이 되자 형제들은 자기 볏가리가 조금도 축이 나지 않은 것을 의아히 여기면서 그 날 밤에 또다시 볏단을 져서 나르는 도중에 마침 보름날이라 밝은 달빛 아래 형제는 들판에서 만나고 맙니다. 그리고 그 환한 달빛 아래서 형제는 부둥켜안고 서로의 마음 씀씀이에 대해 고마워 하며 눈물을 흘립니다. 아마도 그 순간에 이 형제들은 세상의 그 어떤 부자들도 소유하지 못한 행복을 맛보았을 것입니다.


  저는 교회가 바로 이런 곳이 되어야 한다고 믿습니다. 교회는 우리 믿는 자들이 하나님을 한 아버지로 모시고 서로 ‘형제’, ‘자매’라고 부르며 살아가는 새로운 가정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오히려 우리의 혼인과 자연적 출생으로 맺어진 가족 관계는 우리가 이 세상을 떠날 때 다 끝나고 말지만, 교회 안에서 맺어진 형제 자매의 관계는 저 천국에 가서도 지속이 되는 영원한 관계이기 때문에 오히려 교회야말로 우리 성도들에게 있어서는 더 본질적이고 더 중요한 원(元) 가정이라고도 할 수가 있습니다. 그리고 교회는 이 땅에 이루어진 하나님 나라라고도 할 수 있습니다. 하나님 나라란 무엇입니까? 우리는 하나님 나라를 우리가 죽으면 가게 되는 곳이라고 생각하기가 쉽지만, 성경에 보면 하나님 나라는 이미 이 땅에서부터 시작되는 것이라고 말씀하고 있습니다. 즉 우리가 하나님을 믿고 하나님의 통치를 받게 되면 그곳이 다 천국이 된다고 성경은 말합니다. 그런 의미에서 볼 때 교회는 이 땅에 실현된 천국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교회는 이 세상 사람들에게 천국이 어떠한 곳인지를 보여주는 하나님의 전시 도구(展示 道具)라고도 할 수 있을 것입니다.


로핑크라는 신학자는 교회를 가리켜 대조 사회(對照 社會; Contrast Society)라는 말로 표현을 했는데, 그것은 교회는 이 세상과 확실히 다른 그 어떤 삶의 모습을 보여주는 새로운 사회가 되어야 한다는 뜻입니다. 즉 하나님을 믿지 않는 사람들이 살아가는 이 세상을 특징짓는 삶의 방식이 자기의 유익과  권리를 더욱 많이 쟁취하고자 하는 만인 대 만인(萬人 對 萬人)의 투쟁의 정신에 기초해 있다면 교회는 하나님이 통치를 받는 하나님의 백성들이 이룬 새로운 사회로서, 이 세상과는 대조적인 새로운 삶의 모습을 보여줄 수 있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즉 서로가 자기의 유익과 권익을 먼저 챙기려고 하는 것이 아니라, 앞서 말씀드린 것처럼 “형님 먼저, 아우 먼저”의 정신이 구현되는 삶의 모습을 보여줄 수 있을 때 비로소 그 교회는 교회다운 교회요, 하나님이 계획하신 바에 충실한 교회라고 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오늘 우리가 살펴볼 말씀은 교회 안에서 우리 성도들 상호간의 관계에 대한 교훈입니다. 로마서는 그 구조상 두 부분으로 나눌 수가 있습니다. 즉 1장부터 11장까지는 교리에 대한 부분으로서 여기서는 이신득의(以信得義)의 교리, 즉 우리가 구원을 받는 것은 오직 하나님을 믿는 믿음으로만 얻는다는 중요한 교리를 중심적으로 다루고 있습니다. 그리고 12장부터는 실천적 교훈들이 나옵니다. 즉 하나님의 은혜로 구원을 받은 우리 성도들이 구원을 받은 자로서 어떻게 살아야 할 것인가를 사도 바울은 여러 가지로 교훈해 주고 있습니다. 그런 가운데 사도 바울은 우리 기독교인들이 살아 내야 할 구체적인 실천 사항으로 제일 먼저 교회 안에서 우리 성도들이 서로에 대해서 행해야 할 실천의 원리들에 대해서 교훈을 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그 내용을 간단히 요약을 한다면 우리 그리스도인들은 서로에 대해서 지체 의식(肢體 意識)을 가져야 한다는 것입니다. 지체(肢體)라는 말이 요즘에는 일상적으로는 잘 사용이 되지 않는 단어입니다만, 지체라는 말은 쉽게 말해서 우리 몸의 여러 부분들을 말합니다. 그런데 우리 몸에 있는 지체들 중에서는 하나도 불필요한 부분이 없습니다. 무언가 다 나름대로 필요가 있기에 하나님께서는 우리 몸에 그런 다양한 지체들을 만들어 주셨습니다. 그런데 오늘 우리가 속한 이 교회가 그런 몸과 같다는 것입니다. 즉 이 교회에 속한 성도들 한 사람 한사람은 우리 몸을 구성하는 각 지체와 같은 존재들로서, 그들 중에는 이 교회에 없어도 될 만한 그런 사람은 하나도 없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각 사람은 모두가 다 중요한 존재인 것입니다. 누구는 더 중요하고 누구는 덜 중요한 것이 아닙니다. 모두가 다 하나님이 주신 은사를 가지고 나름대로 이 교회를 섬기도록 하나님은 우리들을 이 교회에 한 지체로 부르셨다는 사실을 사도 바울은 강조하고 있습니다.


  그러면서 우리의 몸과 같은 이 교회가 건강한 몸과 같은 교회가 되기 위해서는 모든 성도들이 다 이런 지체 의식을 가지고 서로 힘껏 사랑해야 할 것을 사도 바울은 우리에게 교훈하고 있습니다. 그런 가운데서 본문 중에 10절을 보면 “형제를 사랑하여 서로 우애하고 존경하기를 서로 먼저 하라”고 권고하고 있습니다. 즉 우리가 형제를 사랑하여 서로 우애하기에 힘써야 하는데 그런 형제 사랑과 우애의 표현으로써 존경하기를 서로 먼저 하라고 권하고 있는 것입니다. 그렇습니다. 사랑이란 내가 먼저 다른 사람을 존경해 주는 것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나의 유익보다도 다른 지체의 유익을 먼저 보살펴 주는 것이 사랑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오늘 우리 교회에서 우리 모든 성도들이 이런 ‘형님 먼저, 아우 먼저’의 정신을 가지고 실천한다면 우리 교회는 곧바로 이 땅에 이루어진 천국의 모습을 세상 사람들에게 보여줄 수 있을 줄로 믿습니다. 라면 한 그릇일지라도 ‘형님 먼저, 아우 먼저’의 마음으로 서로를 배려하며 서로의 유익을 더 먼저 살펴 줄 때 그 식탁에는 라면 한 그릇과는 비교할 수 없는 행복이 넘쳐 나게 됩니다. 그러나 아무리 좋은 음식을 갖춘 식탁일지라도 ‘내가 먼저’의 정신들을 가진 사람들 사이에서는 다툼과 불평만이 생겨 날 뿐입니다. “여간 채소를 먹으며 서로 사랑하는 것이 살진 소를 먹으며 서로 미워하는 것보다 나으니라”.(잠15:17) 저는 우리 연희 교회가 성도들간에 서로 존경하기를 먼저 하며 서로 먼저 세워 주는 사랑스러운 교회가 되기를 바랍니다. 교회 내의 각 부서들간에도 내 부서의 일만 중요하다고 생각할 것이 아니라 서로를 축복하는 마음으로 서로를 먼저 배려하고 양보해 주는 역사가 있기를 바랍니다. 또 장로님들과 성도들간에도 “형님 먼저, 아우 먼저”의 정신으로 서로 존경하기를 먼저 하며 서로가 먼저 섬기는 역사가 있기를 바랍니다. 그리고 교역자들과 성도들 사이에서도 초대 교회들이 가난한  가운데서도 가졌던 훈훈한 사랑으로 서로를 위해 주고 서로를 진심으로 아끼며 축복하는 가운데, 우리 안에 이루어지는 하나님의 사랑으로 말미암은 감격과 눈물이 있는 교회가 될 수 있기를 예수님의 이름으로 축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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