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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언어의 실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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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동수(편집위원)

한국은 언어에서 철저히 실패하고 있는 나라다. 나라 안엔 영일 없이 악담과 험담 욕설 비방 저주의 말들이 횡행한다. 최근 청와대와 일부 신문 사이에 벌어진 설전이 보여주듯 지도층에서도 막말과 독설이 여과 없이 쏟아진다.사회 전체적으로 고삐 풀린 언어의 폐해는 이루 말할 수 없을 정도다.

기성 세대의 잘못된 언어 행태는 후대에 그대로 전수된다. 초·중·고교생들의 문자 메시지나 인터넷 대화를 들여다 보라. 섬뜩할 정도로 험악한 말이 많다. 솔직히 이처럼 욕설과 독설을 많이,또 다양하게 구사하는 나라가 지구 상에 또 있을까 싶다. 사이버 공간의 언어 폭력은 급기야 인터넷 실명제를 도입하는 상황까지 초래했다.

왜 이렇게까지 한국인의 심성이 거칠어졌는가. 기성 세대의 막말과 독설,인터넷에 오르는 청소년들의 험악한 댓글을 볼 때마다 절망감 같은 것을 느낀다. 저런 말들이 누군가의 가슴에 꽂히고,사회에 유통된다는 것을 생각하면 끔찍하다.

우리 사회의 거친 언어문화엔 여러 원인이 있을 것이다. 지도층의 낮은 자질과 정쟁,과도한 생존경쟁,빈약한 윤리도덕교육,미디어의 선정주의 등등. 여기서 영화의 부정적 영향도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근래 나온 한국 영화들을 보면 욕설 장면이 너무 많이 노출된다. 조폭을 다룬 영화들은 물론 ‘태극기 휘날리며’ ‘왕의 남자’ 같은 대작에서도 막말과 욕설 장면이 빈번하다. 최근 모든 흥행 기록을 갈아치우고 있다는 영화 ‘괴물’에도 욕설이 필요 이상으로 쓰인 감이 있다. 영화 관객의 상당수를 차지하는 청소년층에 영화의 욕설들이 어떤 영향을 미칠지 우려스러운 것이 사실이다. 물론 사회사·민속사적으로 의미를 인정받는 욕설도 적지 않다. 하지만 지금처럼 온 사회에 세대를 막론하고 막말과 욕설이 유통되는 현실은 분명 잘못된 것이다.

말은 인격의 표현이다. 그 사람의 심성을 그대로 담고 있다. 말을 보면 그 사람의 정신 세계가 고스란히 드러난다. 그래서 언어의 실패는 인격의 실패라고 말할 수 있다. 사회도 다르지 않다. 한 사회에 통용되는 언어는 그 사회의 수준을 말해준다. 우리 사회는 언어의 중요성을 망각하고 있다. 위나 아래나 언어를 너무 가볍게 다룬다.

성경은 말의 무거움과 소중함을 누누이 강조한다. 말에는 권세가 따르기 때문이다. 말은 육체에 영향을 미치고 마음과 생각을 변화시킨다. 행동을 지배하고 환경과 운명을 창조한다. 불행한 언어는 불행을 낳고 행복한 언어는 행복을 낳는다. 말의 권세를 절절히 깨닫는 사회가 되었으면 한다.

- 출처 : 국민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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