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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교 하나님께 드려 모두가 즐겁게 (신 16:9-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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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문안교회 2004. 6. 6 주일예배
설교 이수영 목사

우리는 앞서 이스라엘 백성이 그들의 3대 명절 중 하나인 유월절을 왜 지켜야 하며 어떻게 지켜야 하는지를 살펴본 바 있습니다. 오늘 본문은 그 3대 명절 중 다른 두 명절 즉 칠칠절과 초막절을 지키는 일에 관하여 언급하고 있습니다.

먼저 칠칠절에 관하여 보면 본문 9-10절에 있는 대로 하나님께서는 이스라엘 백성이 곡식에 낫을 대는 첫 날부터 일곱 주를 세어 칠칠절을 지킬 것을 명하셨습니다. 이 일곱 주간은 아빕월에 보리수확을 시작으로 해서 가장 늦게 밀수확을 마치기까지의 기간을 가리킵니다. 이 칠칠절은 유월절이나 무교절처럼 직접 출애굽사건과 관련된 것은 아닙니다. 이것은 온갖 곡식을 내는 자연의 주인이 하나님이심을 인정하며 모든 곡식의 수확에 대하여 그것을 허락하신 하나님께 감사를 드리는 명절입니다. 10절에서 "네 하나님 여호와 앞에 칠칠절을 지키되 네 하나님 여호와께서 네게 복을 주신 대로" 한 것은 땅의 모든 소출이 다 하나님께로부터 온 것이므로 그 수확의 복을 주신 하나님께 마땅히 감사의 예물을 드려야 함을 확인시켜 주는 말씀입니다.

10절에는 하나님께 감사의 예물을 드리되 어떻게 드려야 할 것인지가 나타나 있습니다. 칠칠절을 지키되 하나님께서 복을 주신 대로 힘을 헤아려 자원하는 예물을 드리라고 한 것입니다. 다시 말하면 "하나님으로부터 복을 받았다고 여기는 만큼", "힘닿는 데까지", "자원해서" 예물을 드리라는 것입니다. 하나님께서는 넘치게 복을 주셨는데 하나님께 드리기를 인색하게 한다든가, 더 드릴 힘이 있는데도 성의를 다하지 않는다든가, 기뻐하며 선뜻 드리지 않고 마지못해 드리는 것은 하나님의 뜻에 어긋나는 것이라는 말씀입니다.

11절에는 그렇게 예물을 드리라고 명령하신 목적이 드러나 있습니다. 첫째는 이스라엘 백성이 하나님 앞에서 즐거워하게 하기 위해서입니다. 이스라엘 백성의 즐거움의 이유는 하나님과 그의 은혜입니다. 하나님 때문에 즐거워하며 모든 것을 하나님의 은혜로 여길 줄 아는 것은 하나님의 백성의 일차적이고 본질적인 특징입니다. 그리스도인들이 항상 기뻐하고 쉬지 않고 기도하며 범사에 감사해야 하는 것도 이스라엘이 하나님 앞에서 즐거워해야 하는 이유와 상통하는 것입니다.

하나님께서 이스라엘 백성에게 곡물수확으로 인한 예물을 기꺼이 힘껏 드리라고 명령하신 두 번째 목적은 하나님 앞에서 즐거워하되 예물을 드리는 사람 혼자만 아니라 모든 사람이 즐거워할 수 있기 위해서입니다. 특히 자체 소득이 없는 레위인과 나그네, 고아, 과부 등 사회적으로 약하고 궁핍한 이들이 한 해의 수확과 그 즐거움을 함께 나눌 수 있기 위해서입니다. 12절에서 "너는 애굽에서 종 되었던 것을 기억하고 이 규례를 지켜 행할지니라" 하신 것은 바로 이스라엘 백성 모두가 한 때 애굽에서 약하고 궁핍한 처지에 있었지만 하나님의 은혜를 누렸음을 상기시킴으로써 같은 처지의 약하고 궁핍한 사람들에게 관심을 갖게 하고 그들이 거저 누린 그 하나님의 은혜를 어려운 이웃에게 나누어줄 수 있어야 함을 가르치시기 위한 것입니다. 하나님께서 예물을 드리라 하신 것은 하나님 자신을 위한 것이 아닙니다. 하나님 앞에서 모든 사람이 즐거워하게 하시기 위해서입니다.

11절에 보면 또 "네 하나님 여호와께서 자기의 이름을 두시려고 택하신 곳에서" 예물을 드리고 모든 사람과 더불어 즐거워하라 했습니다. 각자가 뿔뿔이 하나님께 예물을 드릴 것이 아니라 온 백성이 한 곳에서 드리라는 것입니다. 이것 또한 이스라엘 백성의 땅에 거하는 모든 사람이 다 함께 그 땅에서의 모든 소출의 혜택을 나눌 수 있어야 함을 가리키는 것입니다. 예배공동체는 또한 경제공동체, 행복공동체로 나아가야 함을 뜻하는 것입니다. 한 예배공동체 안에서 경제적 소외자, 즐거움의 소외자, 행복의 소외자가 생기지 않도록 힘쓰라는 하나님의 명령으로 받아들여야 할 것입니다.

13-15절에서는 초막절에 관하여 언급하고 있습니다. 칠칠절이 여러 가지 곡식의 수확에 대하여 지키는 명절이라면, 초막절은 포도주 등 기타 모든 농사의 수확을 다 마친 후 지키는 명절입니다. 이 초막절의 정신도 칠칠절의 정신과 같습니다. 14절에서는 "절기를 지킬 때에는 너와 네 자녀와 노비와 네 성중에 거주하는 레위인과 객과 고아와 과부가 함께 즐거워하라" 했고, 15절에서는 "네 하나님 여호와께서 택하신 곳에서 너는 이레 동안 네 하나님 여호와 앞에서 절기를 지키고 네 하나님 여호와께서 네 모든 소출과 네 손으로 행한 모든 일에 복 주실 것이니 너는 온전히 즐거워할지니라" 했습니다. 다시 말하면 모든 소출과 행한 모든 일에 하나님께서 복 주신 것을 감사하고 즐거워하며, 하나님께서 택하신 곳에서 명절로 지키며, 모든 사람과 더불어 즐거워하라는 것입니다.

16-17절에서도 세 명절에 있어서 공통된 정신이 무엇인지를 다시 한번 확인시켜줍니다: "너의 가운데 모든 남자는 일 년에 세 번 곧 무교절과 칠칠절과 초막절에 네 하나님 여호와께서 택하신 곳에서 여호와를 뵈옵되 빈손으로 여호와를 뵈옵지 말고 각 사람이 네 하나님 여호와께서 주신 복을 따라 그 힘대로 드릴지니라." 무교절은 하나님께서 이스라엘을 애굽에서의 압박과 고난에서 해방시키신 일로 인하여 지키는 명절입니다. 즉 하나님을 역사의 주인으로 기억하고 고백하며 지키는 명절입니다. 칠칠절과 초막절은 하나님께서 땅의 소출을 허락하셔서 이스라엘 백성을 궁핍으로부터 해방시켜주신 일로 인하여 지키는 명절입니다. 즉 하나님을 자연의 주인으로 인정하고 고백하며 지키는 명절입니다. 그러므로 이 세 명절은 모두 자연과 역사의 주인이신 하나님께서 이스라엘 백성에게 베푸신 구원의 은혜에 감사하며 예물을 드리는 데에 그 공통된 정신이 있습니다.

둘째로는 이 세 명절은 하나님께서 택하신 곳에서 온 백성이 모여 지켜야 하는 데에 그 공통점이 있습니다.

셋째로는 이 세 명절에 하나님께 나아오되 빈손으로가 아니라 "각 사람이 하나님께서 주신 복을 따라 그 힘대로" 예물을 가지고 나아와야 한다는 것입니다.

이것은 결국 모든 백성이 한 마음으로 하나님을 섬기며, 각자가 힘껏 하나님을 섬기되, 하나님을 힘껏 섬기는 그 마음이 그 백성의 땅에 거하는 모든 사람들이 골고루 즐거워하며 행복하게 하는 일로 나타나야 한다는 것입니다. 정성껏 하나님께 드림으로써 모두가 즐겁게 되는 것, 그것이 하나님이 그의 백성에게서 원하시는 바라는 것입니다.

이 하나님의 명령은 옛날 이스라엘 백성에게만 주어진 것이 아닙니다. 무교절과 칠칠절과 초막절은 유대인의 명절이지만 그 세 명절의 정신은 오늘날 우리 그리스도인들에게도 꼭 같이 요구되는 것입니다. 우리는 예수 그리스도를 통하여 우리를 죄의 노예상태로부터 구원해주신 만유의 주 하나님의 그 놀라운 은혜를 늘 기억하며 감사해야 할 것입니다. 또한 우리의 일상의 삶 속에서 무엇을 먹을까 무엇을 마실까 무엇을 입을까 염려하지 않게 해주신 우리의 아버지 하나님께 모든 일로 인하여 감사와 찬송과 영광을 돌려야 합니다. 이렇게 크고 놀라운 은혜의 하나님을 우리는 우리의 가진 모든 것을 바쳐 섬겨야 할 것입니다. 마음을 다하고 목숨을 다하고 힘을 다하고 뜻을 다하여 하나님을 섬겨야 할 것입니다. 그리고 같은 마음으로 우리의 형제와 이웃을 사랑해야 하는 것입니다. 그것이 주님의 가르침이며, 하나님의 가장 큰 계명입니다. 그리스도인의 믿음이 하나님을 예배하는 것으로 그치면 그 믿음도 예배도 참 믿음, 참 예배가 될 수 없습니다. 우리에게 하나님의 은혜를 생각하며 하나님 앞에 나아와 예배하기를 명하시는 하나님께서는 우리가 빈손으로 나오지 말고 은혜 받은 대로 힘껏 예물을 들고 나옴으로써 모든 사람이 다같이 즐거워하며 행복하게 되기를 원하시는 것입니다. 이 땅의 그리스도인들과 교회는 개인적인 자기만족에 빠져서는 안 된다는 것입니다. 우리의 믿음과 예배와 삶이 개인주의에 사로잡히고 집단이기주의와 결탁해서는 절대로 안 됩니다. 그것은 우리를 부르시는 하나님의 뜻을 정면으로 거스르는 일입니다. 우리 새문안교회는 결코 그런 교회가 되지 말아야 합니다. 우리가 행하는 모든 것은 사랑에서 출발하고 그 위에 사랑이 더해질 때에 그 진정한 의미를 갖게 되는 것입니다. 그 사랑이 그저 우리끼리의 사랑에 그쳐서는 안 되며 우리의 사랑을 필요로 하는 모든 이들과 더불어 나눌 수 있는 것이어야 합니다.

오늘이 우리 총회가 환경주일로 정한 주일이지만 우리의 환경이 오염되고 파괴되는 것이 무엇 때문입니까? 사람의 이기심 때문입니다. 남을 배려할 줄 모르고 길게 우리의 자손들의 행복을 생각할 줄 모르는 탐욕에 눈먼 사람들이 저지르는 행위가 다함께 오래 오래 누려야 할 복된 환경을 더럽히고 망가뜨리는 것 아닙니까? 환경을 지키는 것은 곧 환경을 창조하시고 우리에게 선물로 주신 하나님께로 나아가는 것입니다. 우리의 사고와 행동을 언제 어디서 무슨 일을 하던 하나님 앞에 세우는 일입니다. 이렇게 "하나님 앞에 섬"이 없는 믿음과 예배와 삶은 모두 거짓된 것이고 잘못된 것입니다. 환경을 지키는 것은 모든 사람이 두고두고 다 즐거워하며 행복하기 위한 일입니다. 이것은 하나님께서 당신의 은혜를 입은 백성을 예배에로 부르시며 원하시는 바입니다. 예배와 환경운동은 서로 아무 상관없는 일이 아니라 이렇게 밀접히 연결되는 것입니다. 즉 하나님께서 모든 사람의 지속적인 유익과 행복을 위하여 창조하신 이 세계를 하나님의 뜻대로 지키고 관리하는 일은 곧 우리의 믿음을 참 믿음 되게 하고, 우리가 드리는 예배를 진정한 예배 되게 하며, 우리의 삶을 신실한 삶 되게 하는 것이라는 말입니다.

이제 우리가 참된 신앙인 되고 진정한 예배자 되며 바른 사람 되는 길이 무엇인지 분명해집니다. 하나님을 우주만물과 역사의 주인으로 믿는 것입니다. 창조주이시고 섭리주이시며 예수 그리스도 안에서 우리의 아버지 되신 구원의 하나님으로 믿는 것입니다. 우리 삶의 모든 좋은 것이 다 하나님의 은혜의 손길로부터 온 것임을 믿는 것입니다. 그 은혜에 우리의 가진 모든 것,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주신 모든 것으로 응답하며 힘껏 그를 섬기는 것입니다. 예수님께서 가르치신 대로 마음을 다하며 목숨을 다하며 힘을 다하며 뜻을 다하여 주 하나님을 사랑하고 또한 우리 이웃을 우리 자신 같이 사랑하는 것(눅10:27)입니다. 이 가르침을 충실하게 따르는 우리 새문안교회가 되기를 바랍니다. 새문안공동체가 믿음의 공동체일 뿐 아니라 사랑의 공동체가 되어야 하겠습니다. 우리 안에 굶주리는 이, 외로운 이, 병들거나 장애를 지닌 채 내버려진 이가 없어야 하겠습니다. 우리나라에서 부당하게 핍박 받고 노동력과 인권을 유린당하는 외국근로자가 없어지도록 기도하며 힘껏 노력하는 교회가 되어야 하겠습니다. 이스라엘 백성에게 유월절, 칠칠절, 초막절이라는 명절들이 있듯이 우리 교회에도 부활절, 감사절, 성탄절 같은 절기가 있습니다. 우리의 절기들도 우리끼리만 즐기는 절기가 아니라 우리 주변의 소외된 이들을 찾아 함께 즐거움을 나누는 절기가 되게 해야 할 것입니다. 그러기 위하여 먼저 이기심을 버리는 우리가 되기를 원합니다. 매사에 남을 배려할 줄 아는 우리가 되기를 소원합니다. 나와 같지 못한 이들의 형편과 심정을 먼저 헤아릴 줄 아는 우리 모두가 되기를 소망합니다. 언제 어디서나 무슨 일에나 나의 기쁨과 즐거움보다 하나님의 기쁨, 남의 즐거움, 모두의 행복을 늘 앞서 생각할 줄 아는 우리가 되기를 기원합니다. 하나님께 드리기를 힘씀으로써 모두가 즐거워하는 공동체, 모두가 행복한 사회를 만들어가는 새문안의 지체들이 되시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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