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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교 [송구영신] 그루터기 (사 6:9-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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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설교 : 김흥규 목사

<아시아인에게 너무도 잔인했던 2004년의 歲末>
2004년도는 아시아 사람들에게 너무 잔인하게 막을 내렸습니다. 쓰나미(津波)라는 지진 해일 때문에 동남 아시아 여러 나라에서 10만명 이상이 목숨을 잃었습니다. 이번에 참사를 당한 분들 가운데에는 특히 외국인 여행객들이 많았다고 하는데, 우리나라를 비롯해서 무려 40개국 사람들이 참변을 당했습니다.

태국의 푸켓 등지(等地)는 유명한 관광 지대이기 때문에 특히 신혼 여행이나 효도 관광을 온 분들, 그리고 어린이들이 많이 희생됐다고 합니다. 우리는 이번 쓰나미 대재앙으로 세상을 떠난 분들과 그 유족들을 위해서 기도해야 하겠고 조금이라도 도움을 줄 수 있는 길을 찾아봐야 할 것입니다.

묶은 해를 보내고 새해를 맞을 때마다 우리는 감회와 각오가 남다릅니다. 2004년도가 유난히 힘들었던 분들은 빨리 새해가 오기를 소원했을 것입니다. 물론 새해가 되어도 뾰족한 수는 없겠지만 그래도 기분은 그렇지 않습니다. 2005년도는 2004년도와는 뭔가 달라도 다를 것이라는 막연한 기대와 희망이 있기 때문입니다.

새해를 맞는 여러분 모두도 이와 같은 소원을 가지고 이 자리에 오신 줄로 믿습니다. 예수님께서 믿는 그대로 된다고 말씀하셨듯이 오늘 여러분들이 가슴에 품고 있는 소망들이 새해에는 꼭 이루어지길 주님의 이름으로 기원합니다.

한국 갤럽이 작년 이맘 때 새해에 제일 가는 소망이 무엇인가에 대해서 여론 조사를 한 적이 있습니다. 그 때 전체 응답자의 29%가 '건강'이라고 대답해서 건강에 가장 큰 비중을 두었고, 27%가 '소득'이라고 말해서 2위를 차지했습니다. 돈이 아무리 많아도 건강치 못하면 아무 소용이 없지 않느냐 하는 생각이 여전히 팽배했음을 보여줍니다.

그런데 2005년도에 거는 가장 큰 소망이 무엇이냐에 대한 설문 조사에서는 '소득'이 38%로서 1위, '건강'이 26%로서 2위를 각각 차지했다고 합니다. '소득'이 '건강'을 크게 앞서 순위가 뒤집혔다는 것이지요. 건강보다 돈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더 많아졌다는 것인데 2004년도가 얼마나 힘들었는지를 보여주는 세태(世態)이기도 합니다. 신문을 보아서 다들 아시겠지만 국민 10 사람 중 1 사람이 극빈자로 전락하고 있다는 통계도 있기 때문에 이런 여론 조사가 틀린 조사인 것만 같지 않습니다.

새해에는 여러분과 여러분 가정의 모든 식구들이 건강하시기를 축원합니다! 그리고 무엇을 하시든지 하나님의 은혜로 좋은 열매를 거두고 생활 수준도 다 나아지시기를 바랍니다!

<그루터기의 끈질긴 생명력>
저는 오늘 하나님께 드리는 새해 첫 시간 첫 예배에 '그루터기'에 대해서 말씀을 드리고자 합니다. 여러분 중에 그루터기를 모르는 분들은 없을 것입니다. 사전에 보면 '그루터기'는 "풀이나 나무 또는 곡식 따위를 베고 남은 밑동"을 일컫는 말로 풀이되어 있습니다. '뿌리 그루'라고도 말하지요.

여러분이 산이나 들판의 벌목 현장에 가보시면 그루터기를 흔히 볼 수 있을 것입니다. 그런데 이 그루터기에 있어서 중요한 것은 생명이 있다는 사실입니다. 뿌리가 여전히 살아있기 때문에 시간이 지나면 싹이 나고 가지가 나고 잎이 나와서 또 다른 나무가 됩니다.

일본의 최남단인 가고시마(鹿兒島) 현에 가면 야쿠시마(屋久島)라는 천연 섬이 있습니다. 이 섬에는 '니다이스기'(二代杉),' 즉 '이대 삼나무'로 불리는 아주 희귀한 삼나무가 하나 있습니다. 이 나무의 수령(樹齡)이 2천 년이 되었을 때 그 나무를 베었습니다. 그랬더니 베어낸 그루터기 자리 위에 자기 씨앗이 또 내려앉아 또 다시 생명을 이어가게 되었습니다. 이대에 걸쳐서 수천 년을 살아남았다고 해서 이름도 '이대 삼나무'라고 부르게 된 것이지요. 야쿠시마 섬에 있는 이 '이대 삼나무'는, 그래서, 밑동은 2천년, 윗 줄기는 250년이 되었다고 합니다. 그루터기는 이와 같이 죽은 것처럼 보이지만 죽지 않고 줄기차게 생명을 이어가는 힘이 있습니다.

<이스라엘의 거룩한 씨, 그루터기>
오늘 봉독한 본문 말씀에서 이사야 선지자는 오랜 시련과 박해를 잘 견디어 내고 승리한 사람들이 그루터기가 될 것이라고 예언합니다. 유다 민족은 바벨론 제국의 침략을 받아서 나라 전체가 잿더미가 되고 말았습니다. 예루살렘 성은 초토화되고 예루살렘 성전도 맥없이 무너졌습니다. 수많은 사람들이 죽임을 당했습니다. 왕족들과 귀족들과 지체 높은 사람들은 바벨론에 포로로 잡혀갔습니다. 그야말로 일찍이 볼 수 없었던 국가적 재앙을 당했던 것입니다. 그런데 이와 같이 절망적인 상황 속에서도 하나님은 유다 민족을 살릴 '그루터기'를 남겨두신다고 약속하십니다.   

유다 민족에 대한 하나님의 심판은 준엄한 것이었습니다. 그러나 유다 민족은 이와 같이 임박한 심판에 대해서 아주 둔감했습니다. 전혀 귀를 기울이지 않았습니다. 본문 9-10절 말씀을 보면 이사야가 아무리 하나님의 말씀을 가지고 유다 민족에게 알려주어도 도무지 듣지도 못하고 깨닫지도 못하게 될 것이라는 것입니다! 유다 백성들은 눈앞에 더 이상 견딜 수 없는 재앙이 펼쳐져야지 만 그 때서야 정신을 차리고 주님께 돌아올 것이라는 말씀입니다.

본문 11-12절은 유다 민족이 귀를 열고 눈을 열어 하나님의 말씀에 귀를 기울이게 될 시점을 이렇게 말씀합니다. 표준 새번역으로 읽습니다. "성읍들이 황폐하여 주민이 없어질 때까지, 사람이 없어서 집마다 빈집이 될 때까지, 밭마다 모두 황무지가 될 때까지, 나 주가 사람들을 먼 나라로 흩어서 이 곳 땅이 온통 버려질 때까지 그렇게 하겠다."

바벨론 제국의 침략으로 나라 온 도성이 황폐해지고 수많은 사람들이 노예로 잡혀갈 때가 되어서야 비로소 유다 백성들은 하나님의 심판을 깨닫게 될 것이라는 것입니다!

그런데 본문 말씀에서 가장 중요한 구절이 바로 13절입니다. 우리 다함께 읽어봅시다. "그 중에 십분의 일이 오히려 남아 있을지라도 이것도 삼키운 바 될 것이나 밤나무, 상수리나무가 베임을 당하여도 그 그루터기는 남아 있는 것같이 거룩한 씨가 이 땅의 그루터기니라."

여러분, 이게 무슨 말입니까? 유다 민족에게 닥친 재앙이 얼마나 무서운 지 유다 민족의 10분의 9가 죽거나 잡혀갔고, 겨우 10분의 1만 남았습니다. 그러나 그 남은 10분의 1도 다 불에 타죽을 것이라는 말씀입니다. 유다 민족이 거의 전멸될 위기에 놓일 것이라는 말씀이지요! 그러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하나님은 유다 민족이 살아날 한 가지 희망을 남겨놓으셨는데, 그것이 바로 그루터기라는 것입니다!

밤나무나 상수리나무가 베일지라도 그 그루터기는 남듯이, 유다 민족이 비록 멸절될 위기에 놓일지언정 민족의 그루터기가 될 거룩한 씨앗들, 즉 남은 자들 때문에 유다 민족은 살 수 있다는 것입니다! 바벨론 제국의 탄압과 고초를 이겨내고 묵묵히 하나님 신앙을 지킨 사람들, 이들이 그루터기가 되어서 유다 민족을 살릴 것이라는 약속입니다! 바벨론 포로 생활을 마치고 예루살렘에 귀환하게 될 것이라는 말씀입니다!

여러분, 하나님은 그루터기로 위대한 일을 해내시는 분이심을 믿으시기 바랍니다. 새해에 거룩한 결단과 큰 소망을 품고 이 자리에 나오신 여러분들의 그루터기가 무엇입니까? 여러분이 모든 것을 다 잃어버리고 모든 것에 실패했다고 할지라도 마지막 남은 그루터기 하나만 붙들면 다시 일어설 수 있습니다. 그루터기 사람 하나만 있으면 죽어가던 단체도 살 수 있습니다. 그루터기 신자들만 있으면 쇠퇴하던 교회도 얼마든지 일어설 수 있습니다. 오늘 여러분이 속한 공동체에 소중한 그루터기들이 다 되시기를 주님의 이름으로 기원합니다!

<그루터기에게 배우는 네 가지 교훈>
그루터기에게서 배울 것이 몇 가지 있습니다.

첫째로, 그루터기는 반드시 베임을 당해야지 만 생깁니다.
칼이나 톱으로 나무를 잘라낼 때 그루터기가 만들어집니다. 그루터기는 이렇게 아픔과 상처를 통하여 생겨나는 것입니다. 우리 믿음의 그루터기도 마찬가지입니다. 온실 안의 화초처럼, 순풍에 돛을 단 배처럼 아무 시련이나 실패 없이 거저 만들어지지 않습니다. 뼈를 깎는 아픔과 상처와 슬픔을 겪고 나서야 그루터기가 생겨납니다.

새해에 여러분의 삶에 여러 가지 예기치 못한 아픔과 시련과 좌절이 있을 지도 모릅니다. 그 때마다 여러분은 하나님께 기도하십시오. 이 아픔과 시련과 좌절을 잘 이겨내고 거룩한 그루터기가 되게 해달라고! 

둘째로, 그루터기는 모진 아픔을 잘 견디어 내는 인내심이 있을 때 또 다른 생명을 꽃피울 수 있습니다.
살을 베는 아픔을 당한 다음에 그루터기가 만들어집니다. 그러나 그루터기라고 해서 다 저절로 사는 것은 아닙니다. 어떤 나무의 그루터기는 나무를 베자마자 그루터기의 형체만 남기고 썩어 버려서 죽습니다. 본문 말씀에 나오는 밤나무와 상수리나무와 같이 인내심이 강한 나무들의 그루터기들만이 살아남습니다.

마찬가지로 여러분이 생명력 있는 그루터기가 되시기를 원한다면 강인한 믿음과 인내심을 가져야만 합니다. 어려움 속에서도 굴하지 않고 그 고난을 뚫고 일어서는 용기와 인내가 필요한 것입니다. 새해에도 여러분의 가정이나 직장, 사업에 많은 어려움이 생길 것입니다. 그 때마다 모든 어려움을 믿음으로 잘 이겨내시길 바랍니다. 잘 참아내시길 바랍니다! 

셋째로, 그루터기는 언젠가 싹을 내고 나무를 내서 생명을 만들어 낼 것이라는 소망이 있습니다.
그루터기는 당장에는 버림받은 것처럼 보입니다. 그러나 완전히 버림받은 것은 아닙니다. 언젠가 일어설 잠재력과 가능성을 품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루터기는 지금 죽은 것처럼 보입니다. 그러나 그루터기 안에는 생명이 숨쉬고 있습니다. 비록 죽은 것 같으나 그 속에 생명을 감추고 있는 것입니다.

여러분, 여러분이 그루터기 신앙을 가지고 계신다면 새해에 어떤 시련이 닥쳐와도 소망이 있습니다. 때로 버림을 받은 것처럼 보이고, 때로 실패한 것처럼 보이고, 때로 죽은 것처럼 보인다고 할지라도 다시 일어날 수 있습니다! 여러분 안에 거룩한 믿음의 씨앗이 심겨져 있기 때문입니다.

바벨론 제국의 침략으로 온 나라가 잿더미가 되고 수많은 사람들이 죽어 넘어지고 노예로 잡혀가는 상황 속에서 유다 백성들은 당연히 절망했을 것입니다. 모든 것이 끝났다고 체념했을 것입니다. 그러나 하나님은 그루터기가 될 사람들을 남겨두셔서 그들이 예루살렘으로 돌아가 유다 나라를 회복시킬 것이라고 약속하십니다! 그루터기 신앙만 있으면 처절한 실패와 좌절 속에서도 반드시 재기의 희망이 있음을 믿으시기 바랍니다!

새해에는 여러분 모두 그루터기의 소망을 품으시기 바랍니다. 다 잃어버린 것 같고, 다 실패한 것 같고, 사면으로 포위된 것 같은 그런 상황이 찾아온다고 할지라도 그루터기가 될만한 것만 있다면 그것이 여러분에게 큰 소망과 위로를 줄 것입니다! 

넷째로, 패배하고 버림받은 것 같은 그루터기의 마침은 승리입니다. 
산이나 벌판에서 함부로 베어진 그루터기를 볼 때마다 여러분은 어떤 느낌을 가지십니까? "버림받았다," "끝났다" 하는 느낌이 아닙니까? 그러나 그루터기는 패배하지 않습니다. 다시 일어서 생명의 나무를 만들고 승리합니다.

새해에 여러분은 모두 성공하기를 원하실 것입니다. 그러나 여러분의 기대와는 달리 실패할 수도 있습니다. 만사형통(萬事亨通)하기를 바라지만 때로 불통(不通)할 때도 있을 것입니다. 그러나 그 때에도 낙심하지 마십시오! 그루터기의 마침은 승리이기 때문입니다.

예수 믿는 성도도 실패할 수 있고, 넘어질 수 있고, 극심한 슬럼프에 빠질 수도 있지만 믿음 안에서 그 모든 시련을 다 이겨낼 수 있습니다. 그러므로 성도도 실패할 수 있지만 궁극적으로 승리할 수 있다는 믿음을 버리지 마십시오! 그루터기가 마침내 싹을 피우고 또 하나의 생명 나무를 만들어 내듯이 그루터기 신앙인의 마침은 패배가 아닌 승리인 것입니다!

<그루터기 신앙을 붙잡고>
여러분은 9년 전에 무너졌던 삼풍백화점을 기억하실 것입니다. 그 때 3사람의 젊은이들이 아무 것도 먹지 못한 채 10일 이상을 갇혀 있으면서 희망을 버리지 않았고 결국 생존했습니다. 어떤 신문에서 3 사람의 근황에 대해서 특집기사를 실었습니다.

그 당시 가냘픈 소녀로 기억되던 유지환씨는 이제 28세의 가정 주부가 되었는데 이런 말을 했습니다. "사고 때 저도 몰랐던 강한 생존의욕을 느꼈습니다. 매몰된 현장 주변에는 부엌용 칼과 깨진 유리컵 같은 주방용품밖에 없었는데, 정말 그걸 씹어 먹으면서라도 살고 싶었거든요. 그런 제가 생활이 힘들다고 절망하고 포기하며 대충 살 수 있겠어요?" 살기 힘든 한 해를 어떻게 지냈느냐에 대해서 답변한 내용입니다.

그렇습니다. "하늘이 무너져도 솟아날 구멍이 있다"는 속담처럼 우리는 무슨 일이든 해낼 수 있을 것입니다. 어떤 상황 속에서도 용기를 잃어서는 안될 것입니다. 희망을 버려서는 안될 것입니다.

여러분, 그루터기 신앙을 가지십시오. 여러분의 꿈과 희망이 세파의 칼날에 무참히 베임을 당한다고 할지라도 그루터기 신앙만 있으면 얼마든지 다시 일어설 수 있습니다. 승리할 수 있습니다. 어떤 상황에 있든지 믿음의 그루터기가 되십시오! 하나님께서 도와주실 것입니다.

새해에 여러분의 가정과 일터에 하나님의 놀라운 은총과 축복이 두루 충만하시길 주 예수님의 이름으로 축원합니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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