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그인

  • 목록
  • 아래로
  • 위로
  • 쓰기
  • 검색

설교 엠마오에서 예루살렘으로 (눅 24:13-35)

  • 잡초 잡초
  • 245
  • 0

첨부 1


- 설교 : 백봉태 목사

  기독교는 부활의 종교입니다. 그래서 우리는 해마다 부활주일을 아주 중요한 교회의 절기로서 지키고 있습니다만, 기독교 신앙에 있어서 부활이라는 것은 일년에 한번 부활절에만 기념하고 마는 사건이 아닙니다. 부활은 우리가 매 주일마다 기념해야 하는 사건이며, 더 나아가서는 우리 그리스도인들의 날마다의 삶의 기초가 되어야 하는 사건입니다. 오늘날의 교회들은 일년에 한번 부활 주일을 지키고 있습니다만, 이처럼 공식적인 교회 절기로서 부활주일을 지키게 된 것은 기독교가 로마 제국에 의해서 공인된 후 주후 325년의 니케아 종교회의에서의 결정이 있고 나서의 일입니다. 그 이전의 초대 교회 성도들은 매 주일을 부활절로 지켰습니다. 사도행전이나 그밖에 신약 성경들을 살펴보면 초대 교회 교인들이 처음에는 유대교의 관습을 따라 안식일, 즉 토요일에 모여 예배를 드리다가 그 후에 차츰 안식 후 첫날, 즉 일요일이 모이는 날로 바뀌어 진 것을 볼 수 있습니다. 그리고 요한 계시록 1장에 보면 이 안식 후 첫날을 ‘주의 날’이라고 표현한 것을 볼 수 있습니다. 초대 교회 성도들이 이처럼 일요일을 ‘주의 날’(주일)이라고 부르며 그 날에 함께 모여 공적 예배를 드렸다는 것은 초대 교회 성도들은 예수님이 부활하신 날을 기독교의 새로운 예배의 날로 정하고 이 날에 부활 승리하신 예수님을 기념하고 찬양하는 것이 초대 교회의 신앙적 특성이었다는 것을 말해 줍니다. 그랬던 것이 기독교가 로마 정부로부터 공인을 받고 나서 부활절이 하나의 교회 절기로서 정해지고 지켜지면서부터는 매 주일이 부활 기념일이라는 인식이 희박해지게 되었습니다. 그러나 오늘날의 기독교가 다시금 초대 교회의 순수성과 역동적인 생명력을 회복하려면 일년에 한번만 부활절을 지키는 것이 아니라, 사실상 모든 주일이 다 부활절이라는 인식을 다시금 갖는 것이 필요할 것 같습니다.

  우리는 부활 신앙을 과거, 미래, 현재의 세 측면에서 생각할 수 있습니다. 부활 신앙이란 먼저 과거 시공간의 역사 속에서 일어난 실제적 사건으로 믿는 것을 뜻합니다. 즉 예수님께서 육체적으로 완전히 죽으셨다가 다시 살아났음을 믿는 것, 그것이 부활 신앙의 기초입니다. 다음으로 우리는 우리 자신도 미래에 예수님처럼 영광스럽게 부활할 것을 믿고 소망하는 것이 부활 신앙에 있어서 또 하나의 필수적인 내용입니다. 그러나 우리의 부활 신앙은 이처럼 과거에 일어난 역사적 실제적 사건으로 예수님의 부활을 믿고, 또 우리 자신도 미래에 부활할 것을 믿고 고백하는 것으로만 그쳐서는 안 됩니다. 우리의 부활 신앙이 진정한 부활 신앙이 되려면 현재의 우리의 삶이 이 부활에 대한 믿음에 의해서 이끌려져야만 합니다. 다시 말해서 오늘 부활을 믿는 우리 그리스도인들의 삶의 모습이 부활을 믿지 않는 사람들과 무언가 확연히 달라야만 합니다. 그럴 때 우리는 진정한 부활 신앙을 가진 사람이라고 할 수 있을 것입니다. 그러면 그처럼 우리의 삶에서 구체적으로 나타나야 할 부활 신앙이란 어떤 것이겠습니까?

  누가복음 24장의 본문에 보면 예수님이 부활하신 바로 그 날에 예루살렘을 등지고 엠마오로 걸어가고 있던 두 제자의 이야기가 나옵니다. 그들이 엠마오로 향해 가고 있었던 그 길은 한마디로 실망과 좌절의 길이었으며, 소명을 저버린 불신앙의 길이었습니다. 엠마오로 걸어가고 있던 이 두 제자들은 예수님의 부활에 대해서 전혀 모르고 있었던 것이 아닙니다. 그들은 예수님을 따라다녔던 사람들로서 이미 예수님이 몇 차례나 예루살렘에서 고난을 받으시고 죽으셨다가 다시 살아나시리라고 말씀하신 것을 들은 바가 있었습니다. 또 그들은 예수님이 이스라엘을 구속하실 메시야라는 사실도 알고 있었으며, 예수님이 십자가에서 죽으실 때 그 현장에도 있었던 사람들입니다. 더구나 그들은 예수님이 죽으신 지 사흘째가 되는 바로 그 날 아침에 예수님이 다시 살아나셨고 무덤이 비어 있더라고 하는 소식을 예수님을 따르던 여인들이 전해 들어서 알고 있었습니다. 그러나 그들은 예수님이 참으로 부활하셨다는 사실을 마음으로 믿지를 못했습니다. 그래서 실망과 좌절 가운데 고향으로 돌아가기 위해서 엠마오로 걸어가고 있었던 것입니다. 이처럼 부활의 당일에 엠마오로 가고 있는 두 제자의 모습은 부활을 믿는다고 하면서도 실생활 속에서는 부활의 기쁨과 감격도 없이 세상 사람들에게 부활을 증거 하지 못하는 절름발이 부활 신앙을 가진 많은 기독교인들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그러면 이들은 왜 그처럼 부활의 소식을 듣고도 그 부활을 마음으로 믿지 못하고 고향을 향해 패배의 길을 걸어가고 있었겠습니까? 그것은 먼저 그들이 애초에 예수님을 따라온 동기가 잘못되었기 때문입니다. 그들이 애초에 고향 땅인 갈릴리를 떠나 예수님을 따라서 예루살렘으로 올라올 때에는 그처럼 예수님을 따라오면 무언가 세상 적으로 성공하고 영광 받는 일이 있을 것이라고 그들은 기대했던 것입니다. 그러나 예수님이 그들을 보고 따라오라고 하신 것은 영광의 면류관과 축제의 잔을 주시겠다고 한 것이 아니라 예수님을 따라 고난과 희생의 길을 걸으며 십자가를 지고 뒤따라오라고 하신 것이었습니다. 그러나 그들은 그런 예수님의 부르심을 이해하지 못하고, 예수님을 좇아가면 무언가 세상 적으로도 형통함의 축복을 받고 세상적인 성공도 할 수 있으리라는  막연히 낙관적인 기대만을 갖고 예수님을 따라 왔다가 이제 예수님이 십자가에 죽으시니 실망하고 낙담하여, 예수님의 부활마저 믿을 수 없게 된 것이었습니다.

이것은 오늘도 마찬가지입니다. 오늘 한국 교회에 수많은 기독교인들이 있습니다만, 그들은 어쩌면 낭만적이고 낙관적인 기대를 갖고 예수님을 좇아 예루살렘까지 따라온 무리들과 다름이 없는지도 모릅니다. 우리가 예수님을 믿고 따른다는 것은 곧 십자가를 지고 뒤따르는 것이라는 사실을 알지 못하고, 세상적인 영광과 축복만을 기대하고 예수님을 믿노라고 하는 사람들은 어려운 일이 생기면 낙담하며 불신앙에 빠질 수밖에 없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오늘 우리가 진정한 부활 신앙을 회복하려면 우리는 먼저 예수님을 믿는다는 것은 곧 십자가를 지고 예수님을 따라가는 것이라고 하는 것을 먼저 인식하여야만 할 것입니다.

  그러나 이처럼 불신앙과 낙담의 길을 걸어가던 두 제자는 부활하신 예수님을 만났습니다. 그리고 그들은 예수님을 알아보지 못하는 가운데 예수님께서 그들에게 성경 말씀을 풀어 주실 때 마음이 뜨겁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저녁 식사를 하는 자리에서 비로소 자기들과 함께 동행하신 그 분이 부활하신 예수님이시라는 사실을 깨닫게 되었습니다. 그러자 그들은 그 즉시로 고난이 무서워서 떠나왔던 예루살렘으로 되돌아갔습니다. 그리고 거기서 부활의 증인들이 되었습니다.

  사랑하는 여러분, 이러한 변화의 역사가 오늘 우리들에게도 일어나야만 합니다. 오늘 우리 성도들은 세상의 조류를 따라서 이리저리 흔들리며 살아가는 사람들이 아니라 주님이 우리를 부르신 사명을 깨닫고 그 사명의 부르심을 향하여 달려가는 사람들이 되어야 합니다. 그렇게 되기 위해서는 부활하신 주님을 우리가 만나야만 합니다. 그리고 우리들의 마음이 뜨겁게 되는 역사가 일어나야만 합니다. 그런데 부활하신 예수님은 오늘도 성령으로 말미암아 우리 곁에 오셔서 동행하고 계십니다. 그러나 마치 엠마오로 가던 두 제자가 자기들과 동행하는 그 분이 예수님이라는 사실을 알아보지 못한 것처럼 많은 교인들이 그 사실을 깨닫지 못하고 있습니다. 그런 가운데 우리가 오늘도 부활하신 예수님을 만나는 체험을 하는 것은 말씀을 듣고 배우며 깨닫게 될 때만이 가능합니다. 오늘도 성령님은 말씀을 통하여 역사하십니다. 그리고 우리가 말씀에 귀 기울여 듣고자 할 때 성령님은 우리로 하여금 어둔 마음에 빛을 비추어 주심으로 말씀을 깨닫게 하시며, 우리의 마음을 뜨겁게 하시며, 부활하신 예수님을 체험하도록 도와주십니다. 그리고 우리로 하여금 부르심 받은 하나님 백성으로서의 삶을 살도록 능력도 주시는 줄로 믿습니다. 그리고 바로 이런 변화가 오늘 우리에게 일어날 부활의 사건이라고 할 수가 있을 것입니다.

  오늘 우리가 우리 사회를 바라볼 때 엠마오로 내려가는 제자들의 모습을 연상케 됩니다. 이런 가운데 이제 이 나라와 사회의 소망은 예수 그리스도의 부활을 확실히 체험한 그리스도인들과 교회로부터 나와야 하리라고 믿습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우리 그리스도인들이 다시 예수 그리스도의 부활의 능력을 체험하고 부활의 생명과 확신을 가지고 세상 속으로 나아갈 때 우리 사회에는 다시 새롭게 희망과 꿈의 새벽이 깨어나는 역사가 있으리라고 믿습니다.

이런 글도 찾아보세요!

공유

facebooktwitterpinterestbandkakao story
퍼머링크

댓글 0

권한이 없습니다. 로그인

신고

"님의 댓글"

이 댓글을 신고 하시겠습니까?

삭제

"님의 댓글"

이 댓글을 삭제하시겠습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