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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교 생기를 불어 넣으면 (겔 37:9~14, 고전 2:12~16, 요 14:23~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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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저는 밤에 등불이 환하게 켜져 있는 우리 교회 앞을 지날 때면 참 마음이 기쁩니다. 밝게 빛나는 등불 아래 몇 마리 나비들도 날아와서 춤을 추는 듯 합니다. 빛 속에서 나비가 춤추는 듯 아름답기만 합니다.

  제가 여기서 등불과 나비에 관한 이야기를 드리려고 합니다. 1964년 동계올림픽이 오스트리아의 인스부르크에서 치러졌습니다. 시내를 흐르는 ‘인’이라는 강과 주변의 산이 인스부르크라는 아름다운 동네를 형성하고 있었습니다. 이 도시는 동계올림픽을 치루면서 밤을 밝히기 위해서 하얀색 수은등으로 거리의 밤을 완전히 수놓았습니다. 모든 사람들이 눈 쌓인 산과 수은등으로 빛나는 시내를 아름답다고 여겼습니다.

  그런데 예상치 못했던 사고가 생겼습니다. 아침이 되어서 보니 수천 마리의 나비가 죽은 채로 길가에 흩어져 있었던 것입니다. 생물학자들이 와서 그 이유를 살펴보았더니, 하얀색 수은등에서 나비를 유혹하는 자외선이 나오고 있었습니다. 나비들이 수은등의 자외선에 취해서 밤새도록 놀다가 새벽녘이 되자 기력이 소진해서 죽어버린 것입니다. 흰색 수은등에서 방출된 자외선이 나비의 생기를 빼버리고 죽음으로 이끌어 버렸습니다. 그래서 인스부르크에서는 자외선을 차단한 노란색 수은등으로 바꾸었다고 합니다. 자외선은 생기를 불어넣을 수도 있지만 죽음으로도 이끌 수 있는 존재였습니다.

  우리가 돈을 벌기 위해서 눈코 뜰 새 없이 뛰다가 건강을 잃었다고 생각해봅시다. 상한 건강을 회복하기 위해서 번 돈을 다 쓰고도 빚까지 져서 좌절에 허덕입니다. 돈은 삶을 풍부하게 해 주는 동시에 우리에게 가장 중요한 건강을 파괴할 수도 있습니다. 이번에는 권모술수를 쓰면서 높은 지위에 올랐다고 생각해봅시다. 그랬더니 마비된 양심에 대한 비난을 받게 됩니다. 권력과 출세를 다 포기하고도 잃어버린 명예를 회복하지 못해서 좌절에 허덕입니다. 이런 삶들은 우리 주변에서 쉽게 볼 수 있습니다.

  우리를 유혹하는 것들이, 생명을 창조해내는 참된 기운이 될 수 있겠습니까? 진정으로 축복된 기는 어제도 오늘도 내일도 우리를 살릴 수 있어야 합니다. 그 기는 바로 하나님이 천지창조 때 인간에게 부어주셨던 생기이며 에스겔서에서 죽은 뼈들을 살리셨던 생기입니다. 우리는 이런 기를 받아야합니다. 그렇다면 이 생기가 무엇입니까? 그것은 성령입니다. 성령을 받으면 죽은 것도 살고 병든 것도 낫고 슬픔도 기쁨으로 변합니다.

  그런데 이런 생기는 사람에게 보이지 않습니다. 사람들이 보이지 않는 생기를 보고 싶어하고 만지고 싶어하자, 하나님께서 결단을 내리셨습니다. 기를 보여주어야겠다. 눈으로 보이게 해주고, 손으로 만질 수 있게 해 주고, 대화할 수 있게 만들어 주어야겠다. 그것이 무엇입니까. 바로 우리가 믿는 예수 그리스도입니다. 천지창조 때 우리에게 부어주셨던 그 기가 육의 몸을 입어서 역사화 되었습니다.

  예수께서 우리에게 주시는 마음이 오늘날 우리를 살리는 영원한 생명의 기입니다. 이 생기를 받은 사람은 죽음을 이기고 살아나서 부활의 영광을 차지할 수 있습니다. 생기를 원하시는 분은 다른데서 찾지 마시고 인간화, 역사화, 실존화 된 생기인 예수 그리스도를 바라보십시오. 그 분의 말씀입니다. 나는 기를 가지고 생명을 나누어 주다가 십자가에 못박혀죽고 다시 부활했다. 이제는 나를 대신하여 성령을 그대들에게 주노라. 성령은 부활하신 그리스도의 대행자입니다. 성령이 우리에게 충만하면 마른 뼈들이 다시 살아날 수 있고 우리의 좌절된 인간상이 다시 회복될 수 있습니다.

  기원전 586년, 이스라엘은 바벨론에게 침략을 당해서 나라가 망했으며 희망이 사라졌습니다. 게다가 하나님을 잃은 이스라엘 백성은 살아있으나 마른 뼈와 같았습니다. 생기를 입기 전에는 장수를 잃은 졸병들이나 사령관을 잃은 군대들처럼 좌절해 있었습니다. 그런데 하나님께서 다시 오셔서 입김을 불어넣었더니 그들이 살아났습니다. 생기를 불어넣자 뼈가 부딪히는 소리가 나면서 완전히 살아났는데, 마치 엄청난 군대 같았습니다.

  우리 민족도 이스라엘 민족과 비슷한 과거의 경험을 가지고 있습니다. 불안과 좌절 속에서 앙상한 뼈와 같았던 시절이 있었습니다. 지나간 역사를 얘기하려고 하면 항상 가슴이 아픕니다. 특히 5월이 되면 5.16, 5.17, 5.18처럼 다시 꺼내기도 싫은 이야기들이 우리의 역사로 남아 있습니다. 그러나 과거를 배우지 않으면 미래가 창조되지 않습니다. 지나간 아픔의 역사를 배우지 못하면 미래에도 똑같은 과오를 범할 수가 있습니다. 우리는 한 가지를 결단해야 합니다. 하나님, 아픈 우리의 역사 속에 하나님의 생기를 불어넣어 주옵소서. 그래서 다시는 우리가 비극적인 역사를 반복하지 않고 아름다운 미래를 창출할 수 있도록 하옵소서. 위대한 나라를 건설하는 민족이 될 수 있도록 생기를 주옵소서. 우리는 이렇게 기도해야 하겠습니다. 그것이 역사를 살아가는 우리가 가져야 할 태도라고 생각합니다.

  또한 우리 모두가 결단해야 할 다른 한 가지가 있습니다. 그것은 예수께서 십자가를 지시고 다시 사셨으니 우리도 십자가에서 주시는 기를 받겠다는 결단입니다. 사람들은 부활의 영광을 바라면서도 십자가는 피하고 싶어합니다. 그래서 이렇게 기도하곤 합니다. 주님, 부활의 생기를 주옵소서. 그러나 십자가를 져야 한다면, 당신의 십자가로 대신하면 안되겠습니까.

  예수님께서 말씀하십니다. 내가 진 십자가로 그대를 구원해줄 수는 있다. 그러나 영원한 부활의 생기를 가지고 싶다면 그대들에게 작은 십자가를 줄 테니 모두 예외 없이 이 십자가를 지고 나를 따르라. 예수님의 생기를 받는 길에서는 인간의 꾀가 통하지 않습니다. 예수님의 십자가로 여러분의 모든 것을 대신하려고 하지 마십시오. 여러분에게 준 십자가를 감사함으로 지고 따라가십시오.

  사람들은 이런 식으로 기도하기도 합니다. 주님, 주님의 말씀에 따라서 정직하고 진실되게 살겠습니다. 그런데 예외 하나만 만들어 주시면 안될까요. 제가 장사할 때만은 정직을 버려도 되도록 해 주십시오. 이렇게 신앙에 있어서 예외를 만들고 싶어합니다. 그러나 예수님께서는 그럴 수 없다고 말씀하십니다. 예수님께서는 강도에게 당한 사람이 안식일이라는 이유 때문에 도움을 받지 못하고 누워있으면, 사마리아 사람을 통하여 도움을 받도록 하시는 분입니다. 또한 밀 이삭을 잘라먹은 사도들이 비난을 받을 때에 이렇게 말씀하신 분입니다. 안식일이라고 하더라도 생명은 중요합니다. 안식일이 사람을 위해서 있는 것이지 사람이 안식일을 위해서 있는 것이 아닙니다. 예외를 만들지 마십시오. 변명을 만들지 마십시오.

  또한 사람들은 이렇게 기도하기도 합니다. 예수님, 원수를 사랑하라고 하셨으니 원수를 사랑하겠습니다. 단, 원수가 저한테 항복을 선언하면 그 때 용서하고 살아가겠습니다. 그러나 예수님께서는 조건부의 사랑도 원하지 않으십니다. 예수께서 말씀하십니다. 원수를 네 몸처럼 사랑해라. 자기 몸을 향하여 항복하라고 말하는 사람이 세상에 있겠느냐. 내 몸에게 항복을 받지 못하는 것처럼 원수에게도 항복을 받고 나서 사랑하지 말아라. 조건 없는 사랑으로 섬기어라. 생명의 생기를 받는 것은 이러한 길입니다.

  오늘 호소할 데 없이 가슴 아파 하고 계시는 교우 여러분이 계신지요. 우리에게 주시는 가슴의 아픔, 역사의 질병, 물질적인 고난들은 모두 우리의 짐입니다. 그리고 이것들은 우리가 져야 할 십자가라고 불립니다. 이런 십자가는 우리의 귀한 약이 될 것을 믿으십시오. 물살이 센 곳을 건너갈 때 왜 짐을 지고 가시는 줄 아십니까? 물살이 센 곳을 지날 때는 짐을 져야 그 무게로 인해서 여러분을 보호할 수 있습니다. 눈이 왔을 때 운전하기 위해서 왜 짐을 싣는지 아십니까? 눈이 왔을 때에는 바퀴가 움직이는 곳에 짐이나 모래를 실어야 사고가 나지 않습니다. 추운 겨울에 혼자 가시면 가벼울 것 같습니까? 차라리 등에 짐을 지고 가야 땀이 나서 추위를 이길 수 있습니다. 우리의 인생에 물살이 거센 곳을 건너야 할 운명이 닥칠 수 있습니다. 눈이 내리는 추운 겨울이 닥칠 수도 있습니다. 그 때 우리가 가지고 있는 개인적인 짐, 실존적인 짐, 역사적인 짐들이 우리를 구해주는 역할을 할 수 있습니다. 이것이 십자가의 힘이며 십자가의 부활을 통해 주시는 하나님의 영광입니다.

  오늘 예수님께서 말씀하십니다. 내가 성령을 그대들에게 보낼 것이니 그 성령을 끌어안으십시오. 십자가라는 그릇에 담아서 부활의 영광을 쟁취할 수 있는 위대한 신앙인이 되십시오. 우리는 이런 신앙인이 되어야 하겠습니다. 어렵더라도 신앙을 잃지 마십시오. 하나님께서는 무덤에서 죽은 뼈를 살려내셔서 그 분의 영원한 군대가 되게 하실 것입니다. (박종화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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