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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교 [맥추감사절] 맥추절을 지키라 (출 23:14-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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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기의 의미

장마철이 되어 오늘도 이렇게 비가 쏟아지는데 이제 이 장마가 끝나면 한여름 무더위가 본격적으로 시작될 것입니다. 올해 무더위는 또 어떻게 견디어낼까 걱정이 앞서는 이즈음에 혹시 너무 성급할 수도 있겠지만, 한 번 다가올 추석 이야기를 해보면 마음이라도 조금은 시원해지지 않을까요? 올해 추석은 9월 18일입니다. 이제 채 두 달 정도밖에 남지 않았으니 희망을 가지고 이 무더운 여름을 잘 이겨내시기 바랍니다.

그러고 보면 우리나라에는 추석 말고도 중요한 절기들이 몇 가지 있습니다. 우선 새해의 시작을 알리는 음력 1월 1일 설날이 있고, 부럼을 깨무는 날로 잘 알려진 음력 1월 15일 정월 대보름이 있습니다. 또 동지로부터 105일이 되어 찬밥을 먹는 한식도 있고, 그네 뛰고 창포로 머리감는 음력 5월 5일 단오, 견우와 직녀가 만나는 음력 7월 7일 칠월칠석도 있지요. 그러고 나서 음력 8월 15일 풍년을 기원하는 추석이 있습니다. 그런데 이 모든 명절이 다 똑같은 비중을 가진 것은 아니지요? 뭐니 뭐니 해도 이 명절들 가운데 설날과 추석이 민족의 가장 중요한 명절입니다. 해마다 이때만 되면 전국의 2천 5백만 인구가 민족의 대이동을 하곤 합니다. 그때마다 교회 예배당 자리가 많이 비는데 올해는 추석이 주일이라 벌써부터 조금은 걱정이 됩니다.

이렇게 우리나라에만 명절이 있는 것이 아니라 이스라엘에도 유대민족의 명절이 있습니다. 물론 이스라엘에도 우리 못지않게 많은 명절이 있습니다만 그 가운데서도 세 가지 명절이 가장 큰 절기입니다. 오늘 본문 14절을 보십시오. “너는 매년 삼 차 내게 절기를 지킬지니라.” 여기서 해마다 세 차례 지키라고 명한 절기는 이스라엘의 3대 절기인 무교절, 맥추절, 수장절입니다. 이 세 절기에 대해서는 15절부터 자세히 설명하고 있습니다만 우선 이러한 절기가 왜 제정되었는지 알아야 하겠습니다. 우리나라 절기도 마찬가지지만 이스라엘 절기에서 가장 중요한 요소는 ‘기념’과 ‘감사’입니다. 무엇을 기념하는가? 3대 절기는 이스라엘 백성들이 하나님의 구원을 기억하고 기념하는 날입니다. 나아가 그 구원의 은혜에 감사하는 것이 가장 중요한 의미입니다.




이스라엘의 3대 절기

이런 의미에서 제정된 3대 절기가 바로 15절부터 나온 무교절, 맥추절, 수장절입니다.

첫 번째 절기는 무교절인데 히브리말로 ‘하그(‘절기’라는 뜻) 맟초트’라고 부르며 한자로는 無酵節, 즉 ‘누룩을 넣지 않는 절기’라는 뜻을 가지도 있습니다. 무교절의 유래가 무엇일까요? 바로 유월절 사건입니다. 우리가 잘 아는 대로 출애굽 때 하나님이 아홉 가지 재앙을 애굽에 내리신 후 마지막 결정타로 애굽의 모든 장자를 치실 때 어린양의 피를 문설주와 인방에 바른 집은 건너뛰었습니다. 이것이 바로 유월절인데 이스라엘 사람들은 이 유월절 다음날부터 7일 동안 누룩이 들어있지 않은 빵을 구워 먹으면서 무교절 절기를 지킵니다. 무교절에 그 딱딱하고 맛없는 무교병을 먹으면서 하나님의 구원에 대한 감사를 마음속 깊이 되새기는 것입니다.

그런데 하나님은 15절 뒷부분에서 “빈손으로 내게 보이지 말지니라”고 명하십니다. 이는 무교절 절기가 되어 하나님 앞에 나올 때 빈손으로 나오지 말고 반드시 감사의 예물을 가지고 나아오라는 뜻입니다. 많은 사람들이 이 말씀을 헌금에 대한 강요로 여기고 부담스럽게 생각합니다. 하지만 여러분, 이것은 결코 강압이나 강요가 아닙니다. 감사라는 것이 무엇입니까? 감사란 반드시 표현되어야만 합니다. 진정한 감사란 마음속이나 말로만이 아니라 내게 귀한 것을 드림으로 표현되어야 한다는 말입니다. 그래서 하나님은 빈손으로 나오지 말라고 말씀한 것입니다. 이렇게 감사 예물의 본디 뜻을 잘 알아야 기쁨으로 자발적으로 헌금할 수 있게 됩니다. 또한 이렇게 기쁨으로, 자발적으로 기꺼이 드리는 예물만이 하나님이 기뻐 받으시는 예물이 될 수 있습니다. 오늘 우리가 드릴 맥추감사헌금도 마찬가지입니다. 자세가 중요하다는 말입니다.




두 번째 절기는 맥추절입니다. 맥추절은 히브리말로 ‘하그 카치르’로서 ‘추수 절기’라는 뜻을 가지고 있습니다. 한자로 보리 맥(麥) 가을 추(秋)자를 쓰는데 그 말대로 보리 추수를 기념하는 절기입니다. 이스라엘에서 보리는 3, 4월경인 봄에 추수하는데 맥추절은 첫 번째로 수확한 보릿단을 하나님께 바칠 날로부터 7주 후에 지킨다고 해서 ‘칠칠절’(7주, 즉 7 곱하기 7이라는 의미)이라고도 부르고 49일이 지난 후 제 50일째 되는 날에 지킨다고 해서 다섯 오(五) 열흘 순(旬)자를 써 ‘오순절’(五旬節)이라고도 부릅니다. 사도행전 2장에 성령강림사건이 일어난 때도 바로 이 맥추절, 오순절입니다. 보리 추수를 맞아 곡식을 거두게 하신 하나님께 감사드리는 일종의 추수감사절입니다. 이 맥추절의 의미는 조금 있다가 다시 한 번 살펴보기로 하지요.




세 번째 절기는 수장절입니다. 수장절은 히브리말로 ‘하그 아시프’인데 이 역시 수확과 관계되는 절기입니다. 맥추절이 봄에 곡식을 거둔 뒤 지키는 감사 절기라면 수장절은 가을에 포도나 올리브 같은 과일을 거둔 다음에 지키는 감사 절기입니다. 한자어 ‘수장’(收藏)은 ‘저장한다’는 뜻입니다. 히브리말로도 ‘모은다,’ ‘거두어들이다’는 뜻을 가지고 있습니다. 한 마디로 수확을 마치고 이 모든 과일을 거두어들이고 모으게 하신 하나님께 감사하는 절기지요. 이스라엘 사람들이 이때는 초막을 짓고 살면서 출애굽 후 광야에서 40년간 지냈던 것을 기억하기 때문에 ‘초막절’(草幕節)이라고도 합니다. 경건한 유대인들은 이 초막절이 되면 지금도 멀쩡한 집을 놔두고 집 마당에 천막(초막을 대신함)을 치고 잠을 잡니다. 편안한 집을 나와서 딱딱하고 불편한 텐트에서 자면서 그들은 무엇을 생각할까요? 불편함 속에서 하나님의 은혜를 깨닫고 조상들의 신앙을 본받는 것입니다. 우리 같으면 엄두조차 못 낼 일입니다. 이 초막절은 양력으로 따지면 아직은 더운 여름철입니다. 덥다고, 불편하다고 아이들이 투덜거리면 우리는 당장 천막 걷어치우고 집으로 들어올 것입니다. 하지만 유대인들은 다릅니다. 미국에서 유학하고 돌아온 한 목사님은 집 근처에 사는 유대인들이 해마다 초막절이면 집 앞에 텐트를 치고 자면서 아이들을 학교에 보내지도 않고 율법을 읽히면서 가르치는 모습을 보며 이것이 세계를 지배하는 유대인의 힘이라고 느꼈다고 합니다. 그들은 자녀들에게 자신들의 뿌리를 가르치고 우리가 누구인가, 왜 지금까지 살아올 수 있었는가를 가르쳐 왔기에 가능했다는 것입니다.




맥추절을 지키라

그러면 이제 오늘이 맥추감사절이기 때문에 이 세 가지 절기 중에서 맥추절에 대해 다시 한 번 생각해 보기로 합니다. 맥추절의 의미에 대해서는 앞서 이미 설명 드렸고, 이제 이 맥추절을 어떻게 지킬 것인지 살펴봅니다. 본문 16절에 보면 하나님은 이렇게 말씀하십니다. “맥추절을 지키라 이는 네가 수고하여 밭에 뿌린 것의 첫 열매를 거둠이니라.” 그렇지요. 맥추절은 첫 열매를 거두어들인 것에 대해 감사하는 절기라고 했지요? 그런데 이 감사는 어떤 방법으로 하면 되겠습니까? 19절을 보세요. “너의 토지에서 처음 익은 열매의 첫 것을 가져다가 너의 하나님 여호와의 전에 드릴지니라.” 그렇습니다. 첫 열매를 거둔 것이 감사하니 그 첫 열매를 가져다가 하나님께 드리라는 말입니다. 이것이 감사의 원리입니다. 첫 열매란 first fruit, 즉 ‘첫 번째로 거두어들인 열매’라는 뜻도 있지만 ‘가장 귀한 열매’라는 뜻도 됩니다. 그런데 본문은 그 첫 열매 중에서도 또 ‘첫 것’을 드리라고 합니다. 히브리말에서 두 번 반복하면 그것은 강한 강조의 뜻입니다. ‘왕의 왕’ 하면 ‘가장 위대한 왕’이라는 뜻이 되고, ‘첫 번째의 첫 번째’ 하면 가장 귀한 것이라는 뜻이 되지요. 따라서 우리는 첫 번째 중에도 첫 번째, 귀한 것 중에도 가장 귀한 것을 하나님께 드려야 합니다. 내가 쓰다 남으면 드리는 것이 아니라 내 가장 첫 번째 소산, 나의 가장 귀한 것을 하나님께 드릴 수 있어야 진정한 감사라는 말입니다.

오늘 우리는 이스라엘의 3대 절기인 무교절, 맥추절, 수장절의 의미를 생각해 보았습니다. 그런데 이 3대 절기의 의미는 모두가 철저하게 감사를 뜻한다고 했습니다. 어떤 감사입니까? 감사는 감사로되 세 가지 절기가 뜻하는 감사는 다 의미가 다릅니다. 먼저 무교절은 ‘구원의 은혜’에 대한 감사입니다. 또한 맥추절은 한 해의 첫 번째 주신 소출에 대한 감사입니다. 수장절은 한해를 마무리하면서 주신 모든 것에 대해 감사하는 것입니다. 한마디로 이스라엘 사람들은 이 절기들을 통해 한 해를 감사로 시작해서 감사로 끝냈다는 것입니다. 나아가 그들은 결코 감사를 입으로만, 마음으로만 하지 않았습니다. 하나님 앞에 빈손으로 나오는 법이 없이 나의 가장 귀한 것을 들고 나와 바쳤습니다.

오늘 맥추감사절을 맞는 우리의 자세는 어떠합니까? 진정 구원의 감격이 우리 안에 넘쳐흐르고 있습니까? 구원의 은혜와 감격을 잊지 않기 위해 무교절에 아무 맛도 없는 무교병을 먹는 이스라엘 사람들의 자세가 오늘 우리에게도 있습니까? 자녀들에게 감사의 의미를 가르치기 위해 마당에 텐트를 치고 불편함을 감수하는 유대인들의 정성이 우리에게도 있습니까? 그들의 감사가 맥추절로 시작해 수장절로 끝나듯 오늘 우리의 삶이, 우리의 하루, 우리의 한 해가 감사로 시작해 감사로 끝나고 있습니까? 이것이 진정한 맥추감사절의 의미입니다. 감사는 말로만 하는 것이 아니요 마음으로만 하는 것이 아닌 구체적인 실천으로 나타나야 하고 삶의 자세로 표현되어야 한다는 말입니다. 아무쪼록 진실한 감사를 통해 하나님의 크신 은혜를 되새기는 귀한 맥추절 절기가 되기 바랍니다. (이하준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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