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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교 가이오, 디오드레베, 데메드리오(요삼 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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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동광 교회 당회는, 지난 10월 2일 정기당회에서, 우리 교회 창립 25주년을 기념하여 새로운 장로님 다섯 분을 피택 하기로 결의하였습니다. 하여 2005년 10월 16일 다음 주일, 11시 예배 후 공동의회로 모이려고 합니다. 지난 2004년 4월 4일, 공동의회로 모여 두 분의 장로님을 피택 하였으니, 꼭 1년 6개월 만에 다시 모이는 공동의회이기도 합니다.

장로 선거를 앞두고 가장 고민이 되는 것은 어떤 분을 장로님으로 뽑아야 하는가 하는 점입니다. 결론부터 말씀드리자면, 하나님의 마음에 합한 분이면 됩니다. 그런데 우린 선거에 임할 때 흔히 내 마음에 드는 사람을 뽑으려고 합니다. 이 마음이 강해지면, 그 분을 위해서 운동을 하기도 합니다. 그러다가 그 분이 되면 내가 아무개 장로를 세웠다고 생각하게 됩니다. 그런 경우, 그 장로님은 평생 하나님의 장로가 아니라, 그 분의 장로가 됩니다.

해서 오늘 우리는 장로 선거를 앞두고 관련된 하나님의 말씀을 받으려고 합니다. 경청해 주시고, 앞으로 일주일 동안, 이 말씀에 가장 부합하는 분이 어떤 분인지, 정말 하나님이 보시기에 동광교회 장로로 합당한 분이 어떤 분인지, 기도로 선택해 주시기 바랍니다. 그렇습니다. 장로 선거는 기도로 시작하여 기도로 완성해야 하는 하나님의 역사입니다. 그러면, 여기서 우리가 왜 기도로 준비해야 하는 이유, 곧 장로 선거의 특이성 두 가지를 확인하고 가겠습니다.

첫째, 장로 선거는 특정 후보를 세우지 않고 투표를 한다는 점에서 특이성을 갖습니다. 후보 등록도 받지 않습니다. 공탁금도 없습니다. 당회를 위시한 어떤 기관 어떤 부서도 후보를 추천하지 않습니다. 이대로 다음 주일에 모이면, 투표용지를 받아, 거기에 장로로 적합하다고 사료되는 다섯 분의 이름을 적어야 합니다.

그렇다면, 장로의 자격은 무엇일까? 한국기독교장로회 헌법 제5장 장로, 제30조는 이렇게 정하고 있습니다. <상당한 식견과 통솔 능력을 가진 남녀로서, 디모데 전서 3장 1절로 7절에 해당하고, 무흠 입교 인으로 5년을 경과한 사람이어야 한다!> 여기서 <무흠 입교인>이란 세례 교인으로서 흠이 없는 사람이란 뜻입니다. 그러므로 세례교인으로 흠 없이 최소한 5년을 경과한 자이어야 한다는 뜻입니다.

이것이 교회법이 정한 자격 조건의 전부입니다. 상당한 식견, 통솔 능력을 가진 남녀 중, 디모데 전서 3장 1절로 7절의 말씀에 해당하는 분, 여기서 말씀을 찾아 읽으며 그 자격을 확인해 보겠습니다. / 딤전 3:1-7 / (읽기) / 앞으로 일 주일 동안 이 말씀 하루에 한번 이상 읽으시고, 성심으로 기도하시면서, 우리 동광 교인들을 대표할 장로님 다섯 분의 후보를 응답받아 오시기 바랍니다.

누가 누군지 모르겠다고 말씀하시는 분이 더러 계신데요, 그런 분은 먼저 회개 기도를 드린 후, 장로 후보를 알려 달라고 기도해야 합니다. 왜? 그만큼 우리 교회에서 이루어지는 성도의 교제에 소홀했다는 뜻이기 때문입니다. 다시 강조합니다. 어떤 후보도 세우지 않고 곧바로 투표에 들어간다는 사실 꼭 기억하시고, 뜨겁게 기도하여 꼭 응답받아 오시기 바랍니다.

둘째, <장로는 공동의회에서 투표수 3분의 2 이상의 찬성표로 선출한다는 점에서 특이성을 갖습니다. 투표수 3분의 2 이상의 찬성표를 얻는다, 개헌도 가능한 투표수인데요, 그만큼 장로로 선임된다는 것이 쉽지 않다는 뜻입니다. 해서 투표는 우리 인간의 손으로 하지만, 정작 뽑아 세우시는 분은 우리 하나님이라 고백하게 되는 것입니다. 이번에도 우리 모두 이와 같은 고백으로 하나님께 영광 돌리게 되리라 믿습니다.

투표수 3분의 2 이상의 찬성표를 얻어야 한다는 말은, 지금까지 신앙생활을 하면서 동광 가족들의 마음에 믿음과 신뢰를 심어놓았어야 한다는 뜻입니다. 그러므로 공동의회 소집 공고를 들은 이후에 비로소 진행하는 선거 운동만으로는 결코 표심의 3분의 2를 얻을 수 없습니다. 이 사실을 꼭 기억해 주시기 바랍니다.

지난 2004년에도 그랬습니다. 결코 인간적인 방법은 통하지 않았습니다. 정말 감사했던 것은 선거 결과를 보면서, 역시 투표는 우리가 했지만, 뽑아 세우신 분은 하나님이시라는 고백을 하게 되었다는 점입니다. 정말입니다. 인간적인 방법은 밀어드리는 분에게나, 그리고 운동하시는 분에게 상처로만 남을 뿐입니다.

이 대목에서 가장 효과적인 선거 방법을 알려 드리겠습니다. 앞으로 일 주일동안 새벽마다 나와 기도하시기 바랍니다. 아직 효력이 남아 있는 유일한 대안은 기도뿐입니다. 혹 내 마음에 꼭 드는 후보가 있습니까? 교우들께 전화 하는 대신 하나님께 기도하시기 바랍니다. 정말 내가 우리 교회 장로로 세워 드리고 싶은 분이 계십니까? 사람을 상대로 운동하는 대신 주님께 간구하시기 바랍니다. 그래야 그 분이 하나님의 장로로 설 수 있습니다. 뽑을 때 잘 뽑아 드려야 합니다.

아직 늦지 않았습니다. 지금부터 시작하시면 됩니다. 유일한 길은 기도와 말씀  뿐입니다. 우리 교인 전체를 대표하는 장로를 뽑는 공동의회를 앞두고 기도하지 않는 제직은 문제가 있습니다. 모든 제직들, 모든 세례 교인들, 앞으로 일 주일, 함께 기도하기를 원합니다. 말씀 붙들고, 기도하는 우리에게 우리 하나님, 꼭 응답하여, 꼭 필요한 장로님, 하나님의 마음에 합하고, 우리 모두의 기쁨과 자랑이 되실 만한 다섯 분의 장로님을 뽑아 주실 줄 믿습니다.

특히 이번엔 다섯 분 모두를 뽑아 드릴 수 있기를 소망합니다. 그 말은 우리 교회 세례 교인 3분의 2 이상의 마음이 다섯 분에게로 모아져야 한다는 뜻입니다. 그러자면 기도할 수밖에 없습니다. 하나님의 기준으로 판단할 수밖에 없습니다. 꼭 그렇게 하시어, 교회 창립 25주년을 넘어, 동광의 첫 희년까지, 힘차게 일할 수 있는 다섯 분의 장로님을 세워 주시기 바랍니다.

# 2
오늘 우리에게 허락하신 말씀은 요한 삼서입니다. 사도 요한이 보낸 세 번째 편지, 모두 열다섯 절로 구성된 짧은 편지, 요한 삼서인데요, 이 말씀 속에서 우린 세 사람을 만나게 됩니다. 이 세 분을, 한 사람 씩 간략하게 알아보면서, 다음 주일, 우리가 어떤 분을 장로로 세워 드려야 하는지, 구체적인 기준 몇 가지를 확인하려고 합니다.

우선 1절 말씀을 보니, <장로는>이란 말로 시작합니다. 이후 모든 구절을 <장로는 이래야 한다!>는 말씀으로 받고 싶습니다. 그런데 1절을 보시면, 당시 서신에 사용하던 상투적인 인사말도 생략한 채, 먼저 <가이오>란 한 인물을 소개하고 있습니다. 더욱 인상적인 것은, 그를 가리켜, <사랑하는 가이오, 곧 나의 참으로 사랑하는 자>라고 적고 있다는 점입니다. 사도 요한이 가이오를 향한 주체할 수 없는 사랑을 고백하고 있는 장면이지요.

여기서 우리는 장로에게 요청되는 가장 중요한 덕목을 발견하게 됩니다. 다름 아닌 <사랑>입니다. 장로로서, 하나님의 교회를 치리하고, 성도들을 섬기며, 영적 감독의 직분을 감당하기 위해 가장 중요한 덕목, 그것은 사랑입니다. 중요합니다. 장로는 사랑이 무엇인지 아는 분이어야 합니다. 십자가 사랑을 체험한 분이어야 합니다. 십자가 사랑으로 주님의 교회를 위해 죽을 수도 있는 분, 십자가 사랑으로 당신을 위해 진정 죽을 수도 있는 분, 다시 말해 목숨 건 사랑이 무엇인지를 아는 분이어야 합니다.

그런데요, 사랑을 알고 나니까 어떤 현상을 보이는가? 사랑을 아는 자의 입에서 어떤 말이 나오는가? 2절입니다. / 1:2 / (읽기) / 아하, 사랑을 알고 나니, 그에게 하늘의 복을 전하고 싶군요. 당신을 사랑하게 되니 세상에서 가장 좋은 것을 전하고 싶군요. 그것이 무엇인가? 당신의 영혼이 잘 되기를 바라고, 당신의 범사가 잘 되기를 바라고, 당신이 강건하기만을 바라는 마음, 그래서 성도 한 사람이 병들면 제단에 나와 그를 위해 눈물로 기도할 수 있는 분, 그런 분이어야 합니다. 사랑이 무엇인지 모르는 분은 우리의 장로로 적합하지 못합니다.

그렇다면, <가이오>란 분은 어떤 분이었기에, 이토록 사랑받는 지도자가 될 수 있었을까? 3절 보실까요? <형제들이 와서> 표시하시고, <증거 하되> 표시하시고, 형제들이 와서 가이오에 대하여 증거 했다는 말인데요, 여기 증거란 단어, 헬라어로 인정이란 뜻입니다.

더 중요한 것은 형제들이 와서 인정하고 증거 하는 내용인데요, 무엇을 증거 합니까? 3절의 중간, <네가 진리 안에서 행한다!> 이것이 증언의 내용입니다. 가이오가 진리 안에서 행한다는 겁니다. 그런데 그 소식을 듣고 나니 사도가 기뻐합니다. 아버지가 즐거워합니다. 2절의 맨 뒤, 내가 심히 기뻐하노라, 3절의 맨 뒤, 아버지에게 이 보다 더 큰 즐거움이 없도다. 그렇습니다. 모름지기 장로란, 진리를 증거 하는 분, 모든 일을 진리 안에서 처리하는 분, 해서 하나님과 우리 모두를 기쁘고 즐겁게 만들어 주는 분이어야 합니다.

그렇다면 진리 안에서 행한다는 말은 무슨 뜻인가? 진리 이신 그리스도 안에서 행한다는 뜻입니다. 그리스도를 떠나지 않고, 늘 그리스도와 동행하며, 그리스도 안에서 그리스도 안에서 죽으실 분, 그 분이 장로가 되어야 한다는 겁니다. 진리를 떠난 분, 우리의 장로님으로 적합하지 않습니다.

그렇다면 <가이오>는 어떤 삶을 살았기에 사랑받고 존경받는 지도자로 설 수 있었을까? 6절에 중요한 말씀이 있군요. 거기 <교회 앞에서 사랑을 증거 하였다!>는 표현에 주목하시기 바랍니다. 후반부를 번안하면 이렇게 되는데요. <교회 앞에서 하나님께 합당하게 행하였다.> 무슨 뜻인가? 모든 일을 교회 앞에서 행하는 분이어야 한다는 겁니다. 그것이 하나님께 합당한 일이라는 겁니다.

이 말씀을 뒤집으면 교회 아닌 곳에서 사랑 아닌 것을 말하는 분은 곤란하다는 뜻입니다. 시쳇말로 교회 아닌 곳에서 사바사바하는 분은 곤란하다는 뜻입니다. 그렇습니다. 하나님은 교회 앞에서 증거 하는 자, 모든 일을 교회 앞에서 하나님께 합당하게 행하는 자를 기뻐하십니다. 교회 뒤에서 무슨 일을 하는 분, 우리의 장로님으로 적합하지 않습니다.

그렇다면 교회 앞에서 사랑을 증거 한다는 말의 구체적인 의미는 무엇일까? 5절에 <형제>라는 단어와 <나그네>라는 단어에 표시하시고요, 8절에 <영접하는 것이 마땅하다>는 구절에 표시하시고요, 붙여 읽으니, <형제와 나그네를 영접하는 일을 마땅하게 여기는 것>을 말하는군요. 그렇습니다. 형제를 지극히 사랑하고 나그네 영접하기를 즐겨하는 분, 이런 일을 마땅하게 여겨 충성하는 분, 8절의 후반부, <우리와 함께 진리를 위하여 수고하는 분>이어야 합니다. 영접하고 대접하는 일을 마땅치 않게 여기시는 분은 우리의 장로님으로 적합하지 않습니다.

# 3
1:9-10 / (읽기) / 여기 보니, 디오드레베라는 인물이 나오는군요. 앞에서 가이오를 칭찬한 사도 요한이 절대로 본받지 말아야 할 악의 표본으로 제시한 인물인데요, 여기서 우린 반면교사의 교훈을 얻게 됩니다.

다시 정리합니다. 눈으로 보시면서, 꼭 기억해 주시기 바랍니다. 9절, 저희 중에 으뜸 되기를 좋아하는 사람은 우리의 장로님으로 곤란합니다. 접대하지 아니하는 사람도 아니 됩니다.

10절, 악한 말로 우리를 망령되이 폄론하는 사람은 절대로 장로가 되어서는 아니 됩니다. 또한 형제들을 접대치도 아니하며 오히려 접대하는 자를 금하여 교회에서 내어 쫓는 사람, 장로가 될 자격이 없습니다.

거기 <망령>이란 단어 망할 망자에 영혼 혼자를 쓰는데요, 한 마디로 영혼이 망가졌다는 뜻이지요. 그러니 망령된 자를 교인의 대표인 장로로 세울 수는 없지요. 그런데 망령된 자가 보여주는 증상이 거기 나오는데요, <악한 말로 우리를 폄론한다!>고 합니다.

악한 말로 폄론한다는 말, 근거 없이 그것도 사악한 말로 깎아내린다, 혹은 근거 없이 비방한다는 뜻인데요, 문제는 망령된 자가 폄론하는 상대가 <우리>라는 데 있습니다. 영혼이 망하니, 우리를 악한 말로 폄론합니다. 우리 동광 가족을 근거 없이 깎아내립니다. 험담합니다. 비방합니다. 그렇게 악한 말로 폄론하는 분, 영혼이 병들었다는 뜻인데요, 망령된 자, 우리의 장로님으로 적합하지 않습니다.

문제는 폄론이 폄론으로 끝나지 않고 결국 사악한 행동으로 이어진다는 데 있습니다. 10절의 후반부를 보실까요? 망령되이 폄론한 자, 말로서 만족하지 못하고, 결국 해서는 안 될 행동을 하고 마는데요, 자기가 접대하지 않는 것은 기본이요, 접대고자 하는 자까지 금지하고 그래도 말을 듣지 않으면 아예 교회에서 내어 쫓기까지 한다는 거지요. 바로 디오드레베가 그런 인물이었습니다.

다시 정리합니다. 우리 중에 으뜸 되기를 좋아하는 분은 곤란합니다. 우리를 악한 말로 폄론하는 분도 아니 됩니다. 망령된 분, 절대로 곤란합니다. 형제 접대하는 일을 싫어하고, 또 방해하는 분도 아니 됩니다. 어떤 이유로든 형제자매를 교회에서 내어 쫓는 분도 아니 됩니다.

어떤 경우에도 그리스도처럼 겸손한 분, 어떤 경우에도 우리를 존귀하게 여기며, 어딜 가나 동광을 자랑하는 분, 형제자매 접대하는 일을 기뻐하고 즐거워하며, 나그네를 영접하고, 한 영혼이라도 주께 전도하기 위해 애통하며 기도하며 애쓰시는 분, 그런 분으로 다섯 장로님을 뽑아 주시기 바랍니다.

# 4
1:12 / (읽기) / 거기 보니, 디오드레베와 대조되는 또 한분을 소개하고 있군요. 이런 분이면 좋겠다는 뜻인데요, 거기 12절의 <증거>라는 단어를, <인정>이란 단어로 바꾸어 다시 읽어 보겠습니다. / 1:12 / (읽기) / 그렇습니다. 우리의 장로님은 뭇사람에게 인정받는 분이어야 합니다. 우리의 장로님은 진리, 곧 그리스도께 인정받는 분이어야 합니다. 하여 우리 동광 가족 모두가 저 분은 우리가 사랑하고 존경하는 분이라고, 그렇게 인정할 수 있는 분이어야 합니다. 뭇사람과 진리와 그리스도와 우리 교우 모두가 인정할 수 있는 신실한 분이 우리 장로님이 되어야 합니다.

여기서 우리 동광 교우들로부터 사랑받고 존경받으며 인정받기 위해 꼭 지켜야 하는 20계명을 소개하겠습니다. 2005년 동광 하늘가족, 제12쪽과 13쪽에 기록된 내용인데요, 제가 읽어 드립니다. / (동광 요람 읽기) / 사랑하는 여러분, 앞으로 일주일 남았습니다. 말씀과 요람을 함께 들고 읽으시며, 기도해 주시기 바랍니다. 어떤 분이 하나님의 마음에 합한 분이요, 우리의 대표가 되실 만한 분인지, 기도해 주시고, 해서 한 분을 뽑더라도 기도로 뽑아주시기 바랍니다. 왜? 장로의 길이란 기도 없이는 갈 수 없는 길이기 때문입니다.

# 5
마지막으로 우리 교단의 자랑스러운 장로님 한 분을 소개하면서 말씀 마당을 닫겠습니다.

6.25 전쟁이 한창일 때의 일입니다. 맥아더 장군이 이끄는 연합군의 인천상륙작전 덕분에, 9.28 서울 수복이 이루어졌고, 그렇게 전쟁이 끝나는가 싶었습니다. 그 때 <최태섭>은 친구들로부터 단무지 사업을 해보자는 제안을 받았습니다. 그러나 그의 수중에 남은 돈이 없었습니다. 그래서 전에 거래하던 은행에 가서 얼마간의 돈을 빌려 조그만 단무지공장을 차렸습니다.

열심히 단무지를 만들어 팔다 보니, 약간의 돈을 벌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갑자기 중공군의 개입으로 전세가 역전되더니, 압록강까지 밀고 올라갔던 국군이 후퇴한다는 소식이 들려왔습니다. 불안해진 사람들, 다시 짐을 싸 하나 둘 서울을 떠나기 시작하더니, 얼마 후 너나 할 것 없이 피난을 가는 것이었습니다.

<최태섭>도 더 이상 지체할 수 없었습니다. 해서 피난을 가기로 마음을 먹긴 했습니다. 그런데 피난을 가려면 짐부터 꾸려야 할 터인데, 짐은 꾸리지 않고 은행으로 달려가는 것이었습니다. 그러나 은행 직원들 역시 모두 피난을 떠나고, 오직 한 사람만이 남아 뒷일을 수습하고 있었습니다. 그는 <최태섭>이 들어오는 것을 알아차리지도 못했습니다.

<최태섭>이 큰소리로 말했습니다. <빌린 돈을 갚으러 왔소이다.> 그제야 사람이 온 것을 알아차린 은행직원, 다음 순간 별사람 다 본다는 투로 한 마디 하는 것이었습니다. <이 난리 통에 돈을 갚는단 말이요? 은행 업무가 다 마비됐으니 다음에 오시오.> 그리고는 은행 직원이 서둘러 떠나려는 것이었습니다. 그러자 <최태섭>이 얼른 그의 팔을 붙들었습니다. <나도 피난을 가려는 중이요. 거기에 이 전쟁 통에 내 목숨이 어찌될지도 모르는 판국이니, 일단 내 돈부터 받아주시오.>

이해할 순 없었지만, 막무가내로 돈을 갚겠다고 하는 <최태섭>의 요구에, 하는 수 없이 그 돈을 받고 영수증을 써주었습니다. 영수증을 받아 들고 은행 문을 나서자 저 멀리서 포탄 터지는 소리가 들려왔습니다. 그러나 <최태섭>, 그의 마음은 날아갈 듯 가벼웠습니다.

한참이 지난 후 <최태섭>은 제주도에서 원양어업에 참여할 기회를 얻게 되었습니다. 그러나 역시 돈도 담보도 전혀 없는 그로서는 사업 자금을 은행에서 융자받을 수밖에 없었습니다. 해서 다시 은행에 찾아갔습니다. 그런데 이게 어인 조화입니까? 바로 그 은행의 은행장이, 지난 번 1.4후퇴 때, 서울에서 빌린 돈 갚으러 은행에 갔다가 만났던 바로 그 직원이었던 것입니다. 결국 그는 무담보로 상당한 액수의 돈을 융자받아, 새 사업을 추진할 수 있었습니다.

자기가 스스로 한 약속은 반드시 지켜야 한다는 신념으로 살아온 한국 기업계의 거성, 우리 교단 서울노회의 수도 교회를 세우신 분, 해방 후 한국의 유리 산업을 일으켜 경제 발전에 크게 기여하신 분, 무엇보다 평생을 유리처럼 맑고 투명하게 살다 가신 분, 한국유리의 창업자, 고 최태섭 장로님이십니다.

2005년 10월 16일, 그 날은 우리 동광 교회사에 또 한 획을 긋는 역사적인 날이 될 것입니다. 분명 성령께서 주관하시어, 하나님의 마음에 합하고, 우리 모두의 기쁨과 자랑이 될 뿐만 아니라, 최태섭 장로님 같은 선배 장로님의 뒤를 이어, 하나님의 교회를 섬길 위대한 장로님 다섯 분을 세워 주실 것이기 때문입니다.

<사랑하는 자여, 악한 것을 본받지 말고 선한 것을 본받으라. 선을 행하는 자는 하나님께 속하고, 악을 행하는 자는 하나님을 뵈옵지 못하였느니라!> (요한 3서 1:11) 아멘!
(장 빈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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