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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교 하나님의 임재연습 (골 3:16~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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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스도의 말씀이 여러분 가운데 풍성히 살아있게 하십시오...그리고 말이든 행동이든 무엇을 하든지, 모든 것을 주 예수의 이름으로 하고, 그분에게서 힘을 얻어서, 하나님 아버지께 감사를 드리십시오.”(골3:16~17)

요셉은 평생 하나님의 임재를 늘 느끼며 살아갔던 인물 중에 한 사람입니다.  그는 총리가 되기 전 13년의 세월을 종살이와 감옥살이로 보냈지만, 그 시간이 그에게는 절망의 세월이나 원망의 세월이 아니라 하나님의 임재를 연습하는 시간들이 아니었을까 생각 됩니다. 

요셉의 이야기가 창세기 37장부터 나오는데 이 부분을 보면, 우리는 앞의 아브라함 이야기나 이삭, 야곱의 이야기와 다른 점을 발견하게 됩니다.  그것은 요셉의 이야기에서는 하나님이 한번도 등장하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한번 조심스럽게 읽어 보십시오.  아브라함이나 야곱에게는 그렇게 많이 등장해서 직접 말씀하시고 세세하게 무엇인가를 지시하셨던 하나님이 요셉의 이야기에는 한번도 나오시지 않습니다.  단지 , 하나님은 해설자나 등장인물의 입을 빌어 몇 번 언급될 뿐입니다.  그런 면에서, 하나님은 완전히 배경으로 물러나 있다고 말할 수 있습니다. 

이런 요셉 이야기의 구조가 우리에게 말해주고자 하는 것이 있습니다.  요셉의 하루는 특별난 하루가 아니었다는 것입니다.  그저 매일 매일 반복되는 일상의 연속, 사건과 사건 사이의 시간, 특별한 하나님의 개입이 없이 그저 하루하루가 계속 반복되는 일상의 연속을 보여주려 한다는 것입니다.  좀더 신학적으로 말하면, 요셉 이야기는 구원사적인 구조가 아니라 지혜문학적인 구조로 되어 있다고도 말합니다.

종살이, 감옥살이라는 그의 삶에서 우리가 그 행간을 읽는다면, 요셉의 하루는 정신없이 바쁘게 보내야 하는 종살이, 매일 똑 같이 반복되는 지루한 감옥살이로 대변됩니다.  이것이 요셉의 하루였을 것입니다.

이런 의미에서 우리는 아브라함과 야곱보다는 요셉의 삶을 살고 있다고 말할 수 있습니다.  하나님은 한번도 우리에게 직접 나타나셔서 말씀해 주시지 않았고, 또 우리는 이적과 기사로 하나님을 경험하지도 않았습니다.  내 삶은 그저 평범한, 어제와 오늘이 크게 다르지 않은 일상입니다. 

<하나님의 임재연습>이라는 책이 있습니다.  이 책은 17세기 프랑스 갈멜 수도원에서 평생 수사로 살다간 로렌스 형제의 영적 통찰을 담은 책입니다.  이 책은 많은 사람들에게 최고의 영적 도서 중에 하나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그러면 여러분들은 로렌스라는 사람이 대단히 학식이 있는 사람이었겠구나 생각을 하실지 모르겠습니다.  그러나 로렌스 형제는 아무런 정규 교육도 받지 못한 평수사였습니다.  그래서 사람들은 그를 형제 로렌스라고 불렀습니다.  형제 로렌스가 수도원에 들어와 수사가 된 후에 맡게 된 일은 수도원의 부엌에서 허드렛일을 하는 일이었습니다.  그런데 형제 로렌스는 평생 부엌일을 하면서 하나님의 임재를 간절히 열망했고, 정말 그는 하루하루 하나님의 임재를 습관적으로 경험하며 살았습니다.

그는 이렇게 말합니다.

“기도하는 시간이 부엌에서 일하는 시간과 달라야 한다고 생각하는 것은 커다란 착각입니다.  기도할 때 하나님께 매달리는 것 못지않게 부엌에서 일할 때도 철저히 하나님께 매달려야 합니다.” 

형제 로렌스는 부엌에서 이루어지는 모든 일을 하나님께 대한 사랑으로 했습니다.  프라이팬의 계란을 뒤집을 때도, 심지어는 지푸라기를 주울 때도 하나님께 대한 사랑으로 했습니다.  그는 이런 말도 했습니다.

“여러 사람이 한꺼번에 서로 다른 부탁을 하는 부엌의 소란함과 부산함 가운데서도 나는 무릎을 꿇고 성찬예식에 참예하는 것처럼 깊은 평화 가운데 주님을 모실 수 있습니다”

대단한 영적 깊이입니다.

그런데 형제 로렌스가 처음부터 부엌일을 하면서 하나님의 임재를 느낀 것은 아니었습니다.  그는 하나님의 임재 가운데 살아가고 싶어서 여러 가지 실천 방법을 제시한 책을 읽었고 선배 수도자들을 만나 도움말을 들었습니다.  그러나 도움말은 오히려 그를 더 혼란스럽고 낙심하게 만들었습니다.  어느 날 그는 밖에서 찾던 것을 중단하고 나름대로 모든 행동에서 하나님을 가장 귀하게 모시겠다는 유일한 지향을 갖고 살기로 결심을 했습니다.  구체적으로 부엌에서 일을 시작할 때 하나님의 현존을 느끼면서 일하게 해달라고 기도하고, 일하는 동안 끊임없이 하나님과 대화하면서 그분의 임재를 의식하기로 했습니다.  그러면서 그 연습을 하기 시작했고 마침내 그는 무엇을 하든지 하나님의 임재를 습관적으로 느끼는 삶을 살게 되었습니다.

우리가 무엇을 하든, 직장에서 일을 할 때나, 운전을 할 때나, 잠간 휴식을 취할 때나, 부엌에서 설거지를 할 때나, 시장을 갈 때나, 우리가 어떤 일을 할 때에도 지금 하나님은 나와 함께 하신다는 임재의식을 우리가 가지고 오늘 하루를 사는 것, 이것이 우리가 가져야할 영성입니다.  이것이 요셉의 영성이었고 형제 로렌스의 영성이었습니다.  요셉이 총리가 될 수 있었던 것은 이런 하루가 모여 된 일입니다.  요셉이 갑자기 형들을 용서할 수 있었던 것은 아닙니다.  “당신들이 나를 이곳에 팔았으므로 근심하지 마소서.  한탄하지 마소서.  하나님이 생명을 구원하시려고 나를 당신들 앞서 보내셨나이다.”  이런 말은 갑자기 나오는 말이 아닙니다.  습관적인 하나님의 임재를 경험한 사람이 할 수 있는 말입니다.

오늘 말씀 골로새서 3장 16절~17절 말씀은 이렇게 권고합니다.

“그리스도의 말씀이 여러분 가운데 풍성히 살아있게 하십시오.... 그리고 말이든 행동이든 무엇을 하든지 모든 것을 주 예수의 이름으로 하고 그분에게서 힘을 얻어서 하나님께 감사를 드리십시오.”  우리 마음 깊이 담아 두어야 할 말씀입니다.

“그리스도의 말씀이 여러분 가운데 풍성히 살아있게 하십시오.”

이 말씀부터 가만히 묵상해 보시기 바랍니다.  그리스도의 말씀이 우리 가운데 살아있어야, 우리가 살아갈 수 있습니다.  믿는 사람들은 이것을 거듭거듭 경험할 수 있습니다.  그리스도의 말씀 가운데 있지 않은 우리의 삶은 살아있지만 살아 있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여러분들은 잘 아실 것입니다.  근심과 걱정 속에, 불안과 두려움 속에, 바쁜 일과 속에 파묻히고, 지루한 일상에 짓눌려서 나도 잊고 하나님도 잊고 정신없이 살아가는 것이 얼마나 큰 고통인지 우리는 알고 있습니다.  이제는 이러한 지긋지긋한 삶을 청산해야 합니다.  그리고는 나의 모든 삶이 주님께 드리는 사랑의 행위가 되도록 우리의 지향을 주님께 두어야 합니다.  우리 행동 하나 하나를 알아차리고 살아가야 합니다.  이것이 우리가 살 수 있는 길이고, 깨어있는 길입니다.

여기엔 특별한 방법이 있지 않습니다.  나 홀로 깊은 기도와 말씀 묵상의 시간을 가져야 합니다.  그래서 밖으로만 향하는 나의 마음을 거두어 내 안으로, 그리고 살아계신 하나님 안으로 시선을 돌리는 지향 외에는 다른 방법이 없습니다.  마치 요셉처럼, 나 홀로 감옥 안에 갇혀 있는 것과 같은 고독의 시간을 우리가 가져야 합니다.  마치 형제 로센스처럼, 부엌의 부산함 속에서 성찬예식에 참여하는 것과 같은 고요의 시간을 우리가 가져야 합니다.  그리고 이것을 매일 매일, 순간 순간 우리 삶에서 연습을 해야 합니다.  이럴 때, 우리는 그분을 통해 힘을 얻을 수 있습니다. 

저는 요셉의 믿음과 희망, 관용과 용서가 그냥 나온 것이 아님을 압니다.  그는 하나님께서 지금 여기서 나와 함께 하신다는 임재의식을 쉼 없이 연습했기 때문에 그런 사람이 될 수 있었습니다.  이것은 씨앗과 같아서 땅에 심고 물을 주어 키워내야 하는 것입니다.  성령의 열매는 갑자기 우리에게 떨어지지 않습니다. 

저는 우리교회를 생각하면서 우리교회의 모습을 한 마디로 표현해 보았습니다.

“우리는 모두 하나님의 희망 가운데  우리의 작은 일상을 일구어
하나님의 정원을 풍요롭게 가꾸어가는 영의 정원사들입니다”

우리교회는 세상의 하찮은 일들을 천국의 영광스런 체험으로 바꾸어 놓을 수 있는 능력을 연습하는 훈련장이 되었으면 합니다.  그래서 사랑스런 ‘영의 정원사들’이 우리교회를 통해 나왔으면 합니다.  이것은 저의 영적 목표이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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