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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교 하나님의 침묵 (욥 30:16-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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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 : 욥기 30:16-31(구약 789) 
제목 : 하나님의 침묵

1. 욥의 고통

오늘 본문에는 욥의 고통이 잘 묘사되고 있다.
① 육체적 고통(16-17, 28-30)
② 하나님께 버림받고 저주받은 느낌(18-23)
③ 아무도 나를 돕지 않는 고통(24-27)
④ 마음의 고통(27, 31) 

  육체는 망가질 대로 망가지고, 나는 하나님께 버림받고 저주받았다고 느끼며, 아무도(내 친구도, 내 가족도) 아무도 나를 도와주지 않으며, 이 모든 것으로 인해서 내 마음은 찢어질 듯 아프다. 이것이 욥의 마음이었다. 그러나 사실 욥이 이 모든 고통을 호소하고 있지만 그가 질문하고 싶었던 것은 “하나님! 도대체 무슨 일입니까? 왜 내게 이런 일이 일어났습니까? 아니, 좋습니다. 이런 일이 일어났다고 합시다. 그렇지만 알고 싶습니다. 이 고난의 이유를 설명해 주십시오. 제가 이해할 수만 있다면 저는 저의 입을 다물겠습니다.”


2. 하나님의 대답

그런데 하나님은 드디어 그 모습을 드러내신다. 하나님은 폭풍우가운데서 나타나신다. 그리고 하나님은 드디어 변론을 하신다. 우리 생각에는 이쯤 되면 하나님께서 이렇게 서론을 꺼냈으면 좋겠다고 생각한다. “욥, 네게 있었던 일을 정말로 안타깝게 생각한다. 너는 나를 대신해서 불공평한 시험을 잘 견뎌주었다. 나는 네가 참 자랑스럽다. 너는 나와 이 우주를 위해서 엄청난 일을 했단다. 잘했어!”

  이런 칭찬을 하면서 말씀을 하셨다면 욥에게 어느 정도 위로가 되었을 것이다. 그런데 놀랍게도 하나님은 이런 부분에 대해서는 아무런 말씀이 없으시다. 좀 황당하고 당황스럽다. 욥은 지금까지 35장에 걸쳐서 고통의 문제에 대해서 친구들과 논쟁을 벌이며 고통의 이유에 대해서 질문해 왔다. 그런데 하나님은 거기에 대해서 어떤 확실한 말씀도 직접적으로 하시지 않는다. 하나님은 응답은 대답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질문하는 것이었다. 하나님은 자연세계에 대한 말씀을 하신다. 창조의 얘기를 하신다. 하늘, 땅, 별, 바다, 산 염소, 들나귀, 타조, 독수리 등 자신의 놀라운 피조물을 보여 주셨다.

  하나님은 왜 지금 자연세계에 대한 설명을 하시는가? 욥은 고통의 이유에 대해서 묻고 있는데 하나님은 그 원인에 대한 직접적인 답을 하시지 않고 자연세계에 대해서 말씀하신다. 우리 생각에 이것은 동문서답이다. 하나님이 전혀 엉뚱한 대답을 하시는 것처럼 보인다. 그런데도 왜 하나님은 이런 말씀을 하셨을까?

  프레드릭 뷰크너는 <희망적인 사고>에서 이런 말을 했다.
“하나님은 설명하지 않으신다. 대신 욥으로 하여금 하나님이 어떤 분인지 생각하게 하신다. 욥이 원하는 것을 설명하는 일(왜 이 고통이 내게 일어났습니까?)은 마치 바보에게 아인슈타인을 설명하는 것과 마찬가지라고 말씀하신다.... 하나님은 그 분의 설계를 보이지 않고 자신을 계시하신다.”

  38-41장의 하나님의 말씀의 메시지는 다음과 같다. “욥, 눈에 보이는 세상이 어떻게 돌아가고 있는지 네가 더 알기 전까지는 내가 이 세상을 어떻게 움직여 가는지/ 왜 이런 고통이 있고, 악이 있고, 왜 의로운 사람이 고난을 당해야 하는지 하는 도덕적 세계를 어떻게 움직여가고 있는지 내게 말하지 말아라. 눈에 보이는 세상이 어떻게 돌아가고 있는지에 대해서도 잘 알지 못하면서 눈에 보이지 않는 세계에서 내가 어떻게 이 세상을 움직여 가는지 네 마음대로 판단하지 말아라.”

  이 말씀을 들었던 욥은 어떻게 반응했는가? 욥은 하나님께서 자신의 고난에 대해서 한 마디 말씀도 없었지만 욥은 입을 다물 수밖에 없었다. 


3. 왜 하나님은 직접적인 대답을 하지 않으셨는가?

  우리는 좀 시원한 대답을 원하는데 성경은 그 부분에 대한 직접적인 말씀이 없다. 그래도 좀 끝까지 한번 속 시원한 대답을 듣고 싶은 사람들이 있을 것이다.
필립 얀시는 <하나님, 당신께 실망했습니다>라는 책에서 이 문제를 다루었다. 욥의 질문에 대해서 왜 하나님께서 직접적으로 말씀하시지 않는지 필립 얀시는 두 가지 가능성을 제시했다.

① 합리주의가 도움이 안 되기 때문에 하나님은 우리들에게 해답을 주시지 않는다.
  흔히 우리들은 고통 뒤에 숨겨진 진짜 이유를 안다면 이 고통의 기간을 더 잘 참을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왜 내가 이런 병에 들었는지? 왜 우리 가정에 이런 어려움이 왔는지? 왜 내가 그렇게 하나님을 의지했는데도 실패했는지? 그 이유를 하나님이 내게 가르쳐 주신다면 우리는 이 고난을 잘 견딜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정말 그럴까? 성경은 우리들에게 그렇지 않다고 한 예를 보여준다.

욥기와 예레미야 애가. 욥은 자신의 집과 재산, 자녀들, 자신의 건강이 무너진 곳에서 깊은 슬픔과 분노를 느끼며 앉아 있었다. 예레미야 애가의 저자 예레미야 역시 예루살렘의 폐허 속에서 깊은 슬픔과 분노를 느끼며 앉아 있었다. 두 성경 모두 분노, 쓴 마음, 하나님에 대한 깊은 실망을 드러내주고 있다.

  두 성경의 차이는 욥은 그 고난의 이유를 모르고 있었다는 점이고, 예레미야는 그 고난의 이유를 정확히 알고 있었다. 유다 백성은 하나님과의 언약을 파기했다. 하나님을 사랑하고 그 분만을 섬기라고 했는데도 그들은 우상을 숭배하고, 하나님의 마음을 아프게 했다. 결국 유다는 멸망한다. 예레미야는 고난의 이유를 분명하게 알고 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예레미야 애가에서 선지자는 무엇이라고 부르짖고 있는가? “주께서 원수같이 되었도다. 주께서 어찌하여 우리를 잊으시며, 우리를 이같이 오래 버리시나이까?” 예레미야는 고난의 이유를 알고 있었지만 하나님께 다시 물었다.
  하나님은 설명하려고 하시지 않았다. 왜 그럴까?

  어쩌면 우리들이 그 고난의 이유를 안다고 해도, 확실히 이해가 되면 잘 견딜 수 있을 것이라고 우리들은 장담해도 그 합리주의가 고난에 대처하는 방법이 되지 못한다는 것을 하나님은 알고 계시기 때문은 아닐까?

  현재 나는 어떤 고통에 처해 있는가? 여러분은 혹시 지금 그렇게 기도하고 있는가? “하나님! 왜? 도대체 왜 입니까? 이 고난의 이유를 알게 해 주십시오.”
그러나 하나님은 욥의 경우와 같이 아무런 말씀이 없으시다.

② 우리가 이해할 수 없기에 하나님은 우리들에게 답을 주시지 않는다.
  인간은 시간위의 존재이다. 인간은 시간이 지나야만 무엇인가를 안다. 지식의 문제뿐만 아니라 그것이 우리의 삶에서 생긴 문제라면 더욱 더 그렇다. 삶에서 일어나는 문제 앞에서 문제가 내 앞에 툭 터졌을 때 곧 바로 그 문제를 바로 이해하는 사람은 거의 없다. 대부분 그 삶의 상황, 그 문제가 시간이 지나야만 비로소 이해되고, 왜 그런 어려움이 내 삶의 한 가운데 끼어들었는지 한 참의 시간이 지나야만 알 수 있다.

  ex) 저도 그랬다. 왜 내가 그런 가정에서 태어나야 했는지, 왜 공부할 때 그렇게 어렵게 공부해야 했는지, 왜 결혼해서 장만한 전세집 때문에 그렇게 죽을 고생을 해야 했는지, 다 포기하고 집을 팔려고 해도 왜 집이 안 팔렸는지, 50만원 사례비 받아서 30만을 이자로 내야 했는지.... 그 때는 몰랐다. 비로소 시간이 지난 다음에야 나는 조금씩 깨닫게 되었다. 그 고생을 하며 지낼 때가 참 행복했다는 것을... 그 시간에 나는 내 가족을 가장 사랑하고 있었다는 것을... 하나님은 이런 저런 모양으로 저를 다듬고 훈련시키셨다는 것을....

  우리가 지금 고난 가운데 있다면 나를 이해시켜달라고 기도하는 것보다 믿음으로 나아가는 편이 훨씬 낫다. 왜냐하면 욥기에서 하나님은 원인에 대한 질문을 비켜 가시면서 대신 욥에게 믿음의 반응을 요구하셨기 때문이다.


4. 폴 포츠를 생각하며

  요즘 뜨는 성악가가 한 사람 있다. 폴 포츠다. 그는 영국의 재능 발굴 프로그램인 <브리튼즈 갓 탈렌트>에 나왔다. 이 프로그램은 일반인들이 출연해서 자신의 재능을 뽐내는 일종의 예능 프로그램이다. 이 프로에 폴 포츠가 나왔을 때 그를 바라보는 방청객과 심사위원들은 아무도 그를 알아보지 못했다. 심사위원들이 뭘 준비했냐고 묻자 폴 포츠는 “오페라”라고 대답했다. 심사위원들은 기가 차다는 듯이 대답했다. “준비됐으면 해보라”고. 아마 나도 그 자리에 있었다면 그렇게 말했을 것이다. 왜냐하면 그는 부러진 앞니에, 펑퍼짐한 몸매, 허름한 옷을 걸친 평범한 세일즈맨이었기 때문이다. 그는 정식 성악 코스를 밟아서 노래하는 사람도 아니었다. 그는 휴대전화 판매원으로 일하는 36살의 아저씨에 불과했다. 그리고 이 모든 생각들은 그가 오페라 투란도트에 나오는 “공주는 잠 못 이루고”를 부르기 전까지 누구나 갖고 있었던 생각들이었다. 마침내 그가 노래하기 시작했을 때 그 모든 의심과 편견은 다 눈 녹듯 사라졌다.

  고난의 문제에 대해서 우리가 어떤 식으로 설명하든지, 시간의 지배 속에 있는 인간의 관점으로는 하나님이 불공평한 분으로 보일 수 있다. 그러나 모든 시간의 끝이 왔을 때, 하나님의 관점을 얻고 모든 악이 징벌을 받고, 죄가 용서되며, 모든 질병이 고쳐지고 온 우주가 회복된 뒤에 완전한 공평함이 이루어진다. 그 때에야 비로소 아무 죄 없는 사람들이 왜 죽어야만 했는지, 악, 타락, 자연의 법칙이 어떤 역할을 했는지 이해될 수 있을 것이다. 우리는 그 때가지 우리의 삶에서 일어나는 문제에 대한 해답을 알지 못한다. 그러므로 우리가 할 수 있는 것은 모든 일을 아시는 하나님을 신뢰하는 일이다. 믿음은 그렇게 미래에 이루어질 사실에 대해서 우리로 하여금 소망을 가지게 한다.

  저는 프레드릭 뷰크너가 했던 말을 참 좋아한다.
“언제나 하나님을 사랑하라는 이 계명은 마치 우리가 아플 때에도 건강하라는 명령과 같다. 즉 우리가 목말라 죽어도 기쁨의 노래를 부르고, 다리가 부러졌어도 달려야 한다는 것이다. 하나님을 사랑하라. 이것은 첫째 되는 위대한 계명이다. 특별히 광야에 있다면 더욱 그래야만 한다.”   

당신은 지금 광야에 있는가? 그러면 하나님을 사랑하십시오. 더욱 하나님을 사랑하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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