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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교 [신년] 그 땅으로 가라 (수 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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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땅으로 가라 (수 1:1~9)
  

1.1945년 4월 12일, 제2차 세계대전이 막바지로 치닫던 무렵 미국인들은 믿기 어려운 뉴스를 듣고 심한 충격에 빠지고 말았습니다. 제 32대 대통령 루스벨트가 갑작스럽게 사망했다는 소식이었습니다. 그런데 누구보다 충격과 두려움에 사로잡힌 한 사람이 있었습니다. 그는 바로 루스벨트의 뒤를 이어 33대 대통령으로 취임해야 했던 부통령 해리 트루먼이었습니다. 

미주리 주 시골 출신의 트루먼은 하루아침에 거인 루스벨트의 공백을 메워야 하는 자리에 서게 된 사실을 쉽게 받아들일 수가 없었습니다. 루스벨트는 당시 미국에서 거의 신화와 같은 존재였습니다. 미 역사상 처음으로 12년간 3회 연속 대통령 자리에 올랐던 그의 존재는 미국인들에게 있어서 가히 절대적이었습니다. 

1929년부터 시작된 사상 최대의 경제 대공황으로 미국인들은 모두 극심한 고통과 절망 가운데 빠져 있었습니다. 대통령이 된 그는 국민들에게 ‘우리가 두려워해야 할 것은 두려움 그 자체일 뿐이다’ 라고 자신 있게 외쳤습니다. 그리고는 과감한 뉴딜 정책으로 수많은 실업자들을 구제하며 나라 경제를 기사회생 시켰습니다. 소아마비와 싸우면서도 늘 웃음을 잃지 않았던 그는 연합국의 핵심 수뇌로서 독일과 일본과의 전쟁을 두려움 없이 밀어붙였던 탁월한 지도자였습니다. 미국인들은 다른 인물이 백악관에 앉는다는 사실은 상상도 못할 정도로, 루스벨트는 온 국민의 사랑과 존경을 한 몸에 받던 인물이었습니다. 

그런 루스벨트의 뒤를 이어, 아직 끝나지 않은 세계 전쟁의 와중에서 나라를 이끌어야 했던 후계자 트루먼의 부담이 얼마나 커겠습니까? 트루먼은 당시 기자들에게 이렇게 말했다고 합니다. ‘하늘의 달과 별들과 모든 행성들이 나에게 떨어지는 것 같았습니다. 여러분, 만약 일생에 한 번이라도 기도한다면, 지금 나를 위해 기도해 주십시오.’

2.너무나 위대한 전임자의 뒤를 잇는다는 것은 그 자체로 엄청난 심적 스트레스임에 틀림없습니다. 성경에 그런 지도자의 이야기가 나옵니다. 바로 전무후무한 지도자 모세의 뒤를 이은 여호수아입니다. 

여호수아 1장 1절은 ‘모세가 죽은 후에’라는 말로 시작합니다. 모세에 대해서는 더 이상 설명이 필요 없는 사람입니다. 이스라엘 백성들이 애굽에서 430년간 노예 생활을 하고 있을 때 모세는 하나님의 부르심을 받아 지팡이 하나를 가지고 이스라엘 백성들을 애굽에서 해방시켰습니다. 그는 풀 한 포기 자라지 않는 광야를 40년이라는 긴 세월을 지내며 이스라엘 백성들을 하나님께서 약속하신 가나안 땅으로 인도했습니다. 온갖 어려움과 고난을 이겨내고 이스라엘 백성들을 인도했습니다.

그런데 광야에서의 40년의 방황 생활이 끝나고 마침내 약속의 가나안으로 들어가기 바로 직전에 전설적인 지도자 모세가 죽은 것입니다. 그리고 모세를 40년간 수종 들었던 여호수아가 후계자가 되어 이스라엘을 이끌어 가나안으로 들어가는 막중한 책임을 감당하게 된 것입니다. 

하나님은 모세의 뒤를 이어 이스라엘의 지도자가 되어 가나안 땅을 점령해야 할 여호수아를 향해 네 가지의 동사를 통해서 말씀하십니다. 2절에서 ‘내 종 모세가 죽었으니 이제 너는 이 모든 백성과 더불어 일어나 이 요단을 건너 내가 그들 곧 이스라엘 자손에게 주는 그 땅으로 가라’ 는 말씀에서 ‘일어나라’고 말씀하십니다. 그리고 ‘그 땅으로 가라’고 말씀하십니다. 

3절의 말씀에서 ‘내가 모세에게 말한 바와 같이 너희 발바닥으로 밟는 곳은 모두 내가 너희에게 주었노니’ 라는 말씀에서는 ‘약속을 땅을 밟으라’라고 명령하십니다. 6절에서 ‘강하고 담대하라 너는 내가 그들의 조상에게 맹세하여 그들에게 주리라 한 땅을 이 백성에게 차지하게 하리라’ 는 말씀에서 ‘약속의 땅을 차지하라’는 것입니다. 지도자 모세가 죽은 후에 후계자로 세워진 여호수아를 향해 하나님은 ‘일어나라. 가라. 밟아라. 차지하라’고 말씀하십니다. 

구약과 신약의 구조를 보면 비슷한 면이 있습니다. 구약은 창세기, 출애굽기, 레위기, 민수기, 신명기 모세 오경이 나옵니다. 토라 즉 율법이라고 부르는 가장 중요한 부분입니다. 모세 오경의 마지막인 신명기 마지막 34장은 모세의 죽음으로 끝납니다. 모세의 죽음은 이스라엘 백성들에게 두려움과 절망 그 자체였습니다. 그러나 하나님의 역사는 모세의 죽음에서 끝나지 않습니다. 모세의 후계자 여호수아를 세우시고 그에게 ‘일어나라. 가라. 밟으라. 차지하라’ 명령하시면서 그들 통해 가나안 땅을 정복하셨습니다. 그것이 여호수아서입니다. 

신약을 보면 마태복음, 마가복음, 누가복음, 요한복음이 나옵니다. 이 네 권의 성경을 사복음서라고 말합니다. 사복음서에는 예수님에 대한 모든 기록이 담겨 있습니다. 복음서의 마지막은 예수님의 죽으심과 부활하셔서 승천하시는 것으로 끝납니다. 예수님의 십자가의 죽음과 승천은 남아 있는 제자들에게는 두려움과 절망입니다. 제자들은 마가 다락방에 숨어 있었습니다. 그곳에 성령님께서 임하셔서 제자들을 일으켜 세우셨습니다. 

그들로 하여금 두려움의 상징이었던 마가 다락방의 문을 열어 제치고 일어나 세상을 향해 복음을 전하며 세상을 변화시켰습니다. 그것이 바로 사도행전입니다. 성경은 죽음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그것을 뛰어 넘어 역동적인 생명의 활동이 이어집니다. 그런 면에서 기독교는 사변의 종교가 아닌 역동적인 종교입니다. 관념적이고 추상명사적인 종교가 아닌 역동적이고 동사적인 종교입니다. 성경에서는 일어나라는 말이 618번이나 반복되고 있습니다. 기독교 신앙은 일어나는 신앙입니다. 

여호수아에게 일어나라고 명령하신 하나님께서 2010년도를 새롭게 맞이하는 우리 모두를 향해 일어나라고 명하고 계십니다. 일어나라는 하나님의 명령에 따라 새롭게 열리는 새해를 향해 힘차게 일어나 믿음 안에서 전진하는 가운데 하나님이 놀라운 은혜를 충만하게 경험하는 은혜가 있기를 소원합니다. 

3.모세가 죽은 후에 지도자가 된 여호수아가 하나님의 명령에 따라 일어나 가나안 땅으로 들어가 땅을 차지하는데 있어서 가장 큰 장애물은 두려움이었습니다. 모세가 죽은 후에 지도자가 되어 두려움 속에 빠져 있는 여호수아를 향해 하나님은 ‘마음을 강하게 하라 담대하라’고 말씀하십니다. 한번 말씀하신 것이 아니라 수차례 말씀하셨습니다. ‘담대하라’고 세 번에 걸쳐서 말씀하십니다. 

그리고 강하고 담대하라. 놀라지 말라. 내가 너와 함께 한다. 내가 너희 하나님이다라고 짧은 본문에서 열아홉 번 이상을 말씀하십니다. 이런 말씀을 몇 절에 걸쳐 반복해서 강조하시는 것으로 보아 당시에 여호수아는 심한 스트레스와 상당한 두려움에 눌려 있었음을 알 수 있습니다. 

여호수아는 결코 겁쟁이가 아니었습니다. 40년 전에 그는 12명의 정탐꾼에 포함되어 가나안 땅을 정탐한 적이 있습니다. 가나안 사람들은 철기 전차와 철기 무기를 소유하고 있었습니다. 산악 지대는 난공불락의 요새를 만들었고 사람들은 아낙 자손으로서 거인들이었습니다. 더군다나 그들은 싸움에 능해 제대로 훈련된 군사들이었습니다. 그 땅을 정탐했던 12명 중에 갈렙과 여호수아를 제외하고 10명은 두려워 떨며 애굽으로 돌아가자고 보고했습니다. 

그러나 여호수아와 갈렙만은 하나님이 우리와 함께 하시면 싸워서 이길 수 있다고 호언장담했습니다. 그러나 그것은 모세가 살아 있을 때의 이야기입니다. 하나님께서 함께 하시는 모세가 있으면 어떤 상황에서도 이길 수 있다는 자신감이 있었습니다. 그러나 그 모세가 죽은 후에 자신이 그렇게 강한 가나안 군대와 싸워 가나안 땅을 차지할 수 있을까를 생각할 때 자신감 보다는 두려움이 앞섰습니다. 

두려움은 다른 말로 하면 염려입니다. 두려움, 염려는 우리의 마음을 여러 갈래로 갈라지게 한다는 의미입니다. 마음이 여러 갈래로 나뉘어 집중력을 잃고 힘을 잃어버리게 만듭니다. 두려움이라는 것은 사단이 하나님의 사람들을 무기력하게 만드는데 가장 잘 사용하는 무기입니다. 사람은 두려워하기 시작하면 어느 것도 할 수가 없습니다. 어떤 사건과 일 앞에서 두려움을 느끼면 그 일을 제대로 해결할 수가 없습니다. 두려움은 창의력과 의지, 지혜와 힘을 잃게 만듭니다. 

4.하나님은 두려워하는 여호수아에게 ‘내가 모세와 있었던 것같이 너와 함께 있을 것임이니라 내가 너를 떠나지 아니하며 버리지 아니하리니’ 라고 말씀하십니다. 특히 9절에서 ‘내가 네게 명령한 것이 아니냐 강하고 담대하라 두려워하지 말며 놀라지 말라 네가 어디로 가든지 네 하나님 여호와가 너와 함께 하느니라 하시니라’ 고 말씀하십니다. 

모세가 하나님께 부름을 받아 이스라엘의 지도자가 될 때 그는 애굽의 바로 왕을 두려워하며 자신은 아무 것도 할 수 없는 무기력한 존재라고 하나님께 고백하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그런 모세를 위대한 지도자로 세우신 분은 하나님이십니다. 모세는 생전에 놀라운 기적과 많은 업적을 행했습니다. 그러나 중요한 사실은 그 모든 것은 모세가 한 일이 아니라, 모세를 통해서 하나님이 행하신 일이란 사실입니다. 모세가 이룬 모든 기적은 하나님께 기도함으로써 얻은 응답에 불과했습니다. 

하나님은 가나안 땅을 눈앞에 두고 두려워하는 여호수아에게 ‘두려워 말라. 내가 너와 함께 한다’고 말씀하시면서 한 가지만 당부하십니다. ‘좌로나 우로나 치우치지 말고 율법 책을 네 입에서 떠나지 말게 하며 주야로 그것을 묵상하여 그 안에 기록된 대로 다 지켜 행하라’고 말씀하십니다. ‘나무는 가만히 있으려 하나, 바람이 자꾸 흔들어 댄다’는 말이 있습니다. 

마찬가지로 하나님의 사람이 아무리 분명한 신앙을 세우고 가려고 해도 주변 사람들과 환경들이 끊임없이 흔들어 댑니다. 다른 사람들과 주변의 상황에 귀를 기울이는 것은 필요하지만 그러나 모든 것의 뿌리는 흔들림이 없는 하나님의 말씀, 하나님의 가치가 되어야 합니다. 쓸데없는 무모한 고집과 잘못된 신념, 사람을 중심으로 한 잘못된 주장들은 자신과 믿음의 공동체를 혼란스럽게 하고 아픔을 갖게 합니다. 

그러므로 하나님의 사람은 생각과 결정, 행동의 중심을 하나님의 말씀에 두어야 합니다. 아무리 바람이 가지를 흔들어 대도 나무는 뿌리를 중심으로 든든히 서 있어야 합니다. 두려움을 이기는 힘은 내 안에 있는 능력이 아니라 나에게 능력을 주시는 하나님 안에 있습니다. 

남북 전쟁이 한참 막바지로 치닫고 있을 무렵, 수많은 젊은이들이 전장에서 무참히 죽어 갔습니다. 양측의 운명이 걸린 대전투를 앞둔 밤에 아브라함 링컨 대통령은 깊은 번민 속에 빠졌습니다. 그 모습을 본 참모들이 링컨 대통령에게 이렇게 위로했습니다. ‘각하, 염려 마십시오. 하나님이 우리 편에 계십니다.’ 그러자 링컨이 ‘그것은 적군도 그렇게 생각할 거야. 

중요한 것은 과연 우리가 하나님 편에 서 있느냐하는 것이지’ 강하고 담대한 여호수아도 너무나 큰 도전 앞에서 두려워 떨고 있었습니다. 그런 그에게 하나님은 ‘강하고 담대하라. 내가 너와 함께할 것이다’ 라는 말씀을 여러 차례 반복하셨습니다. 그러면서 이렇게 말씀하십니다. ‘나는 틀림없이 네 편에 서서 함께 할 것이다. 그런데 그러기 위해서는 너도 내 편에 확실히 서 있어야 한다. 나의 말을 항상 명심하고 실천해라.’

2010년도가 새롭게 시작되었습니다. 여호수아에게 ‘네 백성과 함께 일어나 내가 너희들에게 주는 그 땅으로 가라 내가 너에게 명령한 것이 아니냐 강하고 담대하라 두려워하지 말며 놀라지 말라 네가 어디로 가든지 네 하나님 여화와가 너와 함께 하느니라’는 말씀을 붙잡고 우리도 하나님 편에 서서 새해를 향해 힘차게 걸어 나갑시다. 한 해 동안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맡겨 주신 거룩한 직분을 가지고 여호수아가 믿음 안에서 가나안 땅을 향해 걸어 나간 것처럼 우리들도 귀한 믿음을 가지고 걸어 나가는 가운데 하나님께서 약속하신 축복을 누리는 은혜가 충만하기를 주님의 이름으로 간절히 축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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