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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교 [추수감사절] 약한 것에 대하여 감사합니다 (고후 12:7~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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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한 것에 대하여 감사합니다 (고후 12:7~10)


1. 추수감사주일을 맞이하여 감사해야 할 일이 무엇인가 찾아보는 것도 중요하지만, 더욱 중요한 것은 한 해를 보내면서 내가 감사드려야 할 사람이 누구인가 찾아보는 것입니다. 어린이 여러분, 그리고 청소년, 청년 여러분, 여러분들에게 부모님이 계시다는 것에 대해 감사해보셨습니까? 그리고, 여러분들을 위하여 기도해주시고 말씀을 가르치시고 격려해주시는 우리교회의 어르신들께 감사드리는 날이 되기를 바랍니다. 

장년 성도 여러분, 우리에게는 우리 옆에 앉아 있는 청산의 아들딸, 우리교회와 민족의 희망인 어린이들과 청소년, 그리고 청년들이 있어서 얼마나 감사한지 모릅니다. 이들이 있기에 우리는 꿈을 꿀 수 있습니다. 이들이 있기에 우리는 청년처럼 살 수 있습니다. 이들을 보면서, 우리는 생기발랄함과 넘치는 에너지를 얻습니다. 옆의 성도들이 계시기에 우리는 위로와 힘을 얻습니다. 

2. 오늘 성경말씀은 바울이라는 유명한 사도의 이야기입니다. 바울 선생님은 지금부터 약 1900여년 전의 사람입니다. 그분은 예수님을 잘 믿었습니다. 하나님께서 바울 선생님을 통하여 하나님의 능력을 많이 나타내셨습니다. 바울 선생님이 복음을 전하면 많은 사람들이 예수님을 믿었고, 그 동네에 교회가 생겨났습니다. 아픈 사람들을 위하여 손을 얹고 기도하면 낫는 기적도 일어났습니다. 심지어 바울의 손수건이나 앞치마를 가져다가 병든 사람에게 얹으면 병이 낫고 귀신도 떠나갈 정도였습니다. 높은 데서 떨어져 죽은 사람도 하나님께 기도하여 살려냈습니다. 이렇게 대단한 능력을 행하는 선생님인데, 자기 몸에 치명적인 병이 걸린 것입니다. 바울 선생님은 자기의 병을 고쳐달라고 하나님께 세 번이나 간절하게 기도하였습니다. 그런데, 하나님께서는 고쳐주지 않고 이런 응답을 주셨습니다. 

“내 은혜가 네게 족하도다. 이는 내 능력이 약한 데서 온전하여짐이라.”

병은 고침받지 못했지만, 바울 선생님은 하나님의 응답을 받고 기뻐하며 자신의 병든 것, 연약한 것을 자랑한다고 말씀하셨습니다. 기뻐하고 자랑하는 것, 이것은 곧 감사하는 것입니다. 

바울 선생님은 자신의 병, 자신의 약한 것에 대하여 하나님께 감사하였습니다. 
참 이상하지요. 병든 것을 자랑하는 사람이 어디 있습니까? 
약한 것에 대하여 감사하는 사람이 어디 있나요? 
오늘 성경말씀에서 바울 선생님은 자신의 약한 것에 대해 기뻐하고 자랑하며 감사하는 이유를 두 가지 들고 있습니다. 

하나는, 7절입니다. 
“여러 계시를 받은 것이 지극히 크므로 너무 자만하지 않게 하시려고 내 육체에 가시 곧 사탄의 사자를 주셨으니 이는 나를 쳐서 너무 자만하지 않게 하려 하심이라.”
병은 육체의 가시입니다. 사탄의 사자입니다. 우리를 힘들게 합니다. 그러나, 바울 선생님은 그 병을 통하여 자만하지 않게 되었다고 합니다. 겸손해졌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감사한 것입니다. 
잃어버리게 되고, 빼앗기게 되고, 약해지면, 깨닫게 되는 은혜가 세 가지 있습니다. 

① 세상 일이 내 마음대로 되지 않고 하나님의 뜻대로 된다는 것을 깨닫게 됩니다. 
② 하나님의 은혜가 아니면 살 수 없다는 사실을 깨닫게 됩니다. 
③ 하나님만 의지하게 됩니다.

헌신예배에 초청받은 목사님이 교회 사무실에 전화로 설교제목을 불러주었습니다. 
제목은 “여호와는 나의 목자시니” 라고 불러주었습니다. 전화를 받은 사무원은 문장이 완성되지 않았다고 “여호와는 나의 목자시니” 그 다음에는 뭐냐고 물었습니다. 목사님께서 다소 퉁명스럽게 대답하셨습니다. “그거면 됐지, 뭐가 더 필요해?” 사무원은 황급히 알았다는 듯이 “예, 감사합니다.” 하고 전화를 끊었습니다. 다음 주일 목사님이 그 교회에 설교하러 가셔서 주보를 보고는 기가 막혔습니다. 설교제목이 “여호와는 나의 목자시니 그거면 됐지 뭐가 더 필요해?” 였습니다. 

사실이지 않습니까? 하나님만 있으면 됐지, 뭐가 더 필요합니까? 하나님 한 분이면 충분하지 않습니까? 이런 면에서 우리는 매일 감사할 것 밖에 없습니다. 하나님과 함께 살고 있으니까 말입니다. 

약한 것에 대하여 감사하는 이유가 바로 이것입니다. 
약해지면서, 우리는 겸손해집니다. 다 잃어버리면서, 우리는 오직 하나님 한 분만으로 만족하는 비결을 배웁니다. 그래서 약한 것이 은혜입니다. 약한 것이 감사의 제목이 됩니다. 


3. 두 번째, 약한 것에 대하여 감사하는 이유를 바울 선생님은 이렇게 말씀하십니다. 

9절 “나에게 이르시기를 내 은혜가 네게 족하도다. 이는 내 능력이 약한 데서 온전하여짐이라 하신지라. 그러므로 도리어 크게 기뻐함으로 나의 여러 약한 것들에 대하여 자랑하리니 이는 그리스도의 능력이 내게 머물게 하려 함이라.”
우리가 약할 때, 하나님의 능력이 나타납니다. 
기적은 결핍에서 옵니다. 없을 때, 기적을 경험합니다. 역설적입니다. 
빈 들판에서 먹을 것이 없었을 때, 예수님께서 보리떡 다섯 개와 물고기 두 마리로 오천명을 먹이고도 남는 기적을 행하셨습니다. 포도주가 다 떨어진 잔칫집에서 예수님은 물로 포도주를 만드셨습니다. 
저는 병들었을 때, 하나님의 기적을 보았습니다. 
돈이 떨어졌을 때, 하나님께서 저를 도와주시는 은혜를 경험하였습니다. 

그런데, 때로는 기도하여도 고침받지 못할 때가 있습니다. 
기도하여도 가난에서 벗어나지 못하기도 합니다. 

미국의 설교학과 교수님이 암 진단을 받고 수술을 받았습니다. 다행히 초기여서 수술을 잘 받고 항암치료까지 받고 회복되었습니다. 북미 설교학회 회장도 역임하셨고, 책도 여러권 출판하셔서 각광받는 학자가 되셨습니다. 그런데, 수술 받은 지 5년도 되지 않아 암이 재발하였습니다. 온 몸에 암세포가 퍼져 손을 쓸 수 없을 정도가 된 것입니다. 결국 하나님의 부름을 받아 천국으로 가셨습니다. 그분이 세상을 떠나신 후, 가족들이 그분의 병상일기, 편지글 등을 모아 책을 출판했습니다. 그 책에 이런 내용의 글이 실려 있습니다. 

“나는 정말 더 살고 싶다. 이제 8살을 넘긴 에이미도 돌봐주고 싶고, 또 자라는 것도 보고 싶다. 설교도 하고 싶고, 설교학도 가르치고 싶다. 또한 설교학계에 내놓은 나의 설교신학도 계속해서 발전시키고 싶다. 49살의 나이로 내 생을 이렇게 끝낸다는 것은 생각하면 너무 아쉽기만 하다. 그것을 생각하면 말로 다할 수 없이 답답해지고 슬퍼진다. 그러나, 그분의 장중에 나의 생애가 있음을 알기에 나는 모든 것을 그분의 손에 맡기고 이 답답하고 캄캄한 한밤 중에 나는 홀로 서 있다. 절망할 것 밖에 없는 이 칠흙같은 밤, 모르핀이 아니면 단 한 시간도 그 고통을 견딜 수 없는 고통의 밤에 나는 홀로 깨어 있다. 그러나, 내 인생의 이 한밤 중에 주님은 내 입술에 감사의 노래들을 담아주신다. 이날까지 살게 하시고, 이날까지 하나님의 말씀을 전하게 하시고, 이날까지 주의 종들을 양육하게 하시고, 이날까지 주의 교회를 돌보게 하심에 감사하며, 내 인생의 한밤 중에도 나는 노래하고 싶다. 노래하고 싶다....”

죽음이란 극심한 고통 속에서도 이분은 하나님을 찬양하고 싶다고 합니다. 하나님께 감사하고 있습니다. 병이 나아야만 감사하는 것은 아닙니다. 부자가 되어야만 감사드리는 것은 아닙니다. 건강을 회복하지 못해도, 가난하여도 감사하는 것은 더 큰 감사요, 더 큰 은혜요, 더 큰 신앙이요, 더 큰 기적입니다. 고난을 이기는 능력, 고난 속에서도 감사하며 노래하는 능력, 이것이 약할 때 하나님으로부터 받는 은혜입니다. 


4. 생각만 바꾸면 감사할 수 있습니다. 무슨 일을 당하더라도 긍정적으로 생각하면 감사할 수 있습니다. 유명한 영성신학자인 헨리 나웬은 ‘감사는 선택’이라고 했습니다. 감사는 내가 선택하기 나름이라는 것입니다. 
아무리 화가 나더라도, 감사하기로 선택해보십시오. 
아무리 상황이 악화되더라도, 하나님께 감사드리기로 선택해보십시오. 
나도 모르게 마음에 기쁨의 샘물이 솟아나올 것입니다. 마음에 큰 평안이 찾아올 것입니다. 

약하기 때문에 겸손하게 되어 감사합니다. 
약하기 때문에 하나님의 능력이 항상 나를 붙들고 있기에 감사합니다. 

비록 가진 게 별로 없어도, 
병들었어도, 
내놓을 것이 별로 없어도, 
하나님, 감사합니다. 만족합니다. 기뻐합니다. 
이런 감사의 고백이 넘쳐나기를 축복합니다. 
(오재현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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