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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교 아름다운 선택(4) : 종된 삶 (고전 9:19~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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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운 선택(4) : 종된 삶 (고전 9:19~23)


추석을 잘 지내셨는지요? 우리 중에는 참 즐겁고 기쁜 명절을 지내신 분들이 있는가 하면 복잡한 가족 구도 내에서 그리스도인으로 도리를 다하고자 애쓴 추석 절이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결코 마음이 가볍지 못한 의무적인 섬김의 시간을 보내신 분들도 적지 않았을 것이란 생각이 듭니다. 무엇이 진정한 섬김인가를 묻지 않을 수 없는 계절입니다. 

‘섬김’의 어원은 본래 ‘종’입니다. 영어로는 ''servant''(종)라는 단어에서 명사로''service''(섬김) 혹은 동사로 ‘serve''(섬긴다)라는 단어가 유래한 것입니다. 성경에서 종이란 단어는 때로는 부정적으로 때로는 긍정적으로 사용됩니다. 자유가 박탈된 종은 부정적인 종의 모습이지만, 자원하는 종의 모습은 긍정적입니다. 이런 종을 우리는 ‘자유의 종’이라고 부를 수 있을 것입니다. 진정한 성경적인 종은 오히려 이웃을 섬기기 위해 자신의 자유를 내려놓고 봉사하는 종이라고 할 수 있을 것입니다.

전 세계적으로 인간의 자유를 가장 시청각적으로 보여주는 최대의 상징물이 있다면 1886년 10월 28일 미국 독립 100주년을 기념하여 뉴욕 리버티 섬에 세워진 <자유의 여신상>일 것입니다. 이 여신상은 본래 프랑스의 조각가 바르톨디(Bartholdi)라는 사람에 의해 21년간에 걸친 작업에 의해 만들어진 것인데 통설에 의하면 바르톨디가 누구를 모델로 이 자유의 상징물을 만들 것인가를 오래 동안 고심하다가 어느 날 자기 어머니의 모습을 떠 올리고 이 작업을 추진한 것이라고 합니다. 만일 이 통설이 사실이라면(바르톨디는 이 질문을 받고 시인도 부인도 안했다고 전해집니다.)

그렇다면 왜 하필이면 그는 미녀가 아닌 자기 어머니를 모델로 했을 가가 의문입니다. 한 저널리스트는 진정한 자유는 방종이 아닌 어머니의 책임감과 같은 깊은 애정과 땀 흘리는 섬김에서 나오는 것임을 바르톨디가 말하고 싶어한 것이라고 해석한 이가 있었습니다. 

성경적으로도 보면 진정한 자유는 섬김으로 종노릇할줄 아는 자유라고 가르치지 않습니까. 이것은 바울 사도가 갈5:13에서 가르친 말씀과 정확하게 일치하는 레슨입니다. “형제들아 너희가 자유를 위하여 부르심을 입었으나 그러나 그 자유로 육체의 기회를 삼지 말고 오직 사랑으로 서로 종노릇하라” 그래서 우리는 이 좋은 시즌에 진정으로 ‘종된 삶’의 비밀이 무엇인가를 배우고자 합니다.

1. 그리스도인 된 자유의 특권을 감사해야 합니다.

바울 사도는 고린도 교회 성도들에게 보내는 편지를 통해 참된 그리스도인의 섬김의 삶을 가르치면서 먼저 자신이 자유인인 것을 천명합니다. 때로 우리의 봉사가 피상적이고 감동적이지 못한 것은 우리 자신이 자유롭지 못한 노예의식으로 섬기기 때문일 수가 있습니다. 그러므로 참된 섬김의 자리에 서기 위해 먼저 그리스도안에서 우리가 자유로운 사람인 것을 확인할 필요가 있습니다. 

그래서 본문 19절에서 바울은 “내가 모든 사람에게서 자유로우나”라고 말합니다. 같은 맥락의 말씀이 갈5:1에서도 고백됩니다. “그리스도께서 우리를 자유롭게 하려고 자유를 주셨으니 그러므로 굳건하게 서서 다시는 종의 멍에를 메지 말라” 우리가 인생의 도상에서 예수님을 만났을 때 우리에게 제일 먼저 주어지는 선물이 자유인 것입니다. 

이 자유는 죄책으로부터의 자유요, 형벌로부터의 자유요, 우리를 압박하던 모든 관계로부터의 자유인 것입니다. 돌을 들고 그녀를 처벌하고자 에워싼 군중들 앞에서 간음하다 잡혀온 여인을 향해 예수께서 주셨던 말씀을 기억하십니까? “나는 너를 정죄하지 아니하노니-”이 순간 이 여인이 경험했을 영적 자유의 감격이 이해가 되십니까?

미국 남북 전쟁이 끝난 후 노예 해방 선언이 있고 얼마 안 되어 아틀란타의 한 새 가게에 흑인 노인이 들어왔다고 합니다. 그는 새장안의 새들을 천천히 돌아보더니 한 새장을 가르치며 그 새의 가격을 묻습니다. 얼마라고 하자 그는 값을 지불하고 새장을 들고 가게 밖으로 나옵니다. 그러더니 새장 문을 열고 새를 꺼내 푸르른 창공을 향해 날려 보냅니다. 새 가게 백인 주인이 이 광경을 보다가 깜짝 놀라 뛰쳐나오며 항의를 합니다. “당신 도대체 무슨 일을 하는지 아느냐?고 당신 제 정신이냐고?” 그러자 이 흑인 노인이 이렇게 대답했다고 합니다. “나는 내가 무슨 일을 하고 있는지 잘 알고 있다고, 모르는 것은 당신이라"고. 주인이 되 묻습니다. “내가 무엇을 모르느냐?”고. 그때 흑인 노인은 다시 이렇게 말했다고 합니다. 당신은 두 가지를 모르는데 첫째는 “당신은 백인으로 자유를 잃어버리고 사는 것이 무엇인가를 모르고”, 둘째는 “당신은 자유를 다시 찾은 감격을 모른다”고.

저도 오늘 묻고자 합니다. 여러분은 자유하십니까? 참된 자유를 경험하고 그리고 그 자유를 누리며 살고 계십니까? 죄를 용서 받은 자유의 고마움, 나는 이제 그 누구에게도 정죄될 필요 없이 그 누구에게 얽매일 필요도 없이 그리스도안에서 하나님 앞에서 다만 성령의 인도하심 따라 나 자신의 삶을 살면 된다는 이 자유의 은혜를 알고 사십니까? 그렇다면 무엇보다 그리스도인으로 주께서 우리에게 주신 이 자유의 특권을 감사하셔야 합니다. 그리고 이제 그런 자유와 감사의 마음 안에 있는 당신이야 말로 진정한 섬김을 시작할 자리에 서시게 된 것입니다.


2. 이웃들을 위해 다시 종이 될 줄 알아야 합니다.

다시 본문 19절의 바울의 고백을 들어 보십시오. “내가 모든 사람에게 자유로우나 스스로 모든 사람에게 종이 된 것은-” 바울은 예수를 만나고 참된 자유인이 되었지만 이제 그 자유를 반납하겠다고 고백하는 것입니다. 스스로 종이 되고자 하는 것입니다. 이제 우리는 그런 종을 자유의 종, 자발적인 종이라 할 것입니다. 이런 종의 개념은 구약에서부터 존재해 왔다는 것을 아십니까? 이 개념이 출21장에 증거됩니다. 

구약의 법규에 의하면 한 사람이 어떤 집에 종으로 팔려 오면 그는 6년을 무조건 자기 주인을 위해 일해야 합니다. 그러나 어떤 종이라도 안식년이 되는 제 7년이 되면 일단 자유인이 되는 것입니다. 그런데 제7년에 어떤 종이 주인에 대한 사랑 때문에 스스로 자유를 포기하면 주인은 재판장에게 데리고 가서 영원한 종이 된 표지로 그의 귀를 뚫습니다. 그 다음부터 주인은 그를 사실상 종이 아닌 자기 자식처럼 대우하게 됩니다. 이런 경우 그는 자유한 종, 자발적인 종이 된 것입니다.

여러분, 기독교 역사에서 하나님의 나라의 지평을 넓혀 온 모든 하나님의 사람들이 바로 이런 자발적인 종들이었다는 것을 아십니까? 그래서 그렇게도 ‘종의 멍에를 메지 말라’고 말하던 바울이 이제 자신을 <예수 그리스도의 종된 나 바울>은~~이라고 고백하게 된 것입니다. 그리고 하나님은 이런 사람들을 당신의 종이 아닌 특별한 자녀로, 하나님 나라의 사신으로 사용한다는 것을 아십니까? 그러나 그들 모두에게 그들은 자신들의 자유인으로서의 특권을 <내려 놓음>이 필요했던 것입니다. 사실 얼마나 우리가 우리 자신을 내려 놓을수 있느냐가 우리의 쓰임 받음의 한계를 결정하는 것입니다. 

지난 몇 년 아마도 이 땅의 많은 성도들 특히 기독 청년들의 의식을 강타한 책이 있었다면 그것은 몽골 선교사 이용규의 <내려 놓음>이라는 책이라고 할 수 있을 것입니다. 그는 수년전 하바드에서 박사 학위를 마치고 코스타 집회에 참석했다가 학위를 내려놓고 몽골 선교사로 헌신하게 됩니다. 그러나 그는 지금 아주 특별하게 쓰임을 받고 있음을 잘 압니다. 그가 종으로 헌신했기 때문인 것입니다. 

그는 그의 책에서 이런 이야기를 합니다. 자기 아들 동연이와 두 살 때 함께 장난감 가게에 간 일이 있었는데 자신이 좋아하는 장난감을 두 손에 움켜 쥐고 가게를 나오려고 했다고 합니다. 그가 배워야 할 교훈은 그가 장난감을 가지기 위해서는 먼저 계산대에 <내려 놓음>의 레슨이었다고 말합니다. 이것이 우리가 진정 종으로 쓰임받기 위해 다시 우리의 자유와 특권을 내려놓아야 할 이유라고 그는 말합니다.


3. 종된 삶의 초점은 이웃들의 구원이어야 합니다.

본문 19절을 다시 읽겠습니다. “내가 모든 사람에게서 자유로우나 스스로 모든 사람에게 종이 된 것은 더 많은 사람을 얻고자 함이라” 종이 된 이유가 무엇이라고 했습니까? 맞습니다. 더 많은 사람을 얻기 위해서 라고 말합니다. 다시 말하면 더 많은 사람을 구원하기 위해서 라고 말합니다. 

여기 모든 그리스도인들의 종된 삶, 즉 섬김의 명료한 한 초점을 볼수 있습니다. 그것은 우리의 섬김으로 우리 이웃들의 영혼을 구원하기 위해서 인 것입니다. 이를 위해 그는 20절에서 그는 율법이래 있지 아니하나 율법아래 있는 자들을 구원하기 위해 기꺼이 자신을 율법아래 두겠다고 합니다. 

22절에서는 약한 자들을 구원하기 위해서 그는 기꺼이 자신을 약한 자의 자리에 던지겠다고 합니다. 
직접 22절을 읽어 보실까요? “약한 자들에게 내가 약한 자와 같이 된 것은 약한 자들을 얻고자 함이요 내가 여러 사람에게 여러 모습이 된 것은 아무 쪼록 몇 사람이라도 구원하고자 함이니” 쉽게 말해 볼까요? 그는 이웃의 구원을 위해서라면 기꺼이 자신의 방식, 자신의 스타일도 포기하고 이웃을 섬기겠다는 것입니다. 다시 말하면 자기 자신을 포기 하겠다는 것입니다. 

조금 전에 저는 내려 놓음의 저자 이 용규 선교사 이야기를 들려 드렸습니다. 그런데 이 용규 선교사가 그후 또 하나의 책을 더 펴냈는데 그 책의 제목은 <더 내려 놓음>이었습니다. 저자는 이 책에서 그가 하바드 학위와 촉망받는 국내의 대학 교수 직을 내려놓고 몽골로 간 것은 그에게 필요했던 진정한 헌신의 껍데기에 불과 했다고 그는 고백합니다. 사실 그는 촉망 받는 미래의 성공을 내려 놓고 몽골로 갔을지 모르지만 몽골로 간 후에도 그는 선교사로 자신 안에 쥐고 있었던 그가 아직도 집착하고 있었던 그가 내려 놓지 못하고 있었던 많은 것들을 직면하게 됩니다.

이 용규 선교사의 <더 내려 놓음>에서 그는 특별히 우리 모두가 섬김의 장에서 반드시 씨름해야 할 두 가지 문제 <자기 애>와 <자기 의>를 다루고 있습니다. 우리는 하나님의 일을 하면서도 아직도 자기 사랑의 차원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는 것과 하나님의 일도 여전히 자기의 생각, 자기의 방식으로만 일하는 수준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사실은 <내려 놓음> 자체도 내 노력으로는 내려놓을 수 없다는 것, 일의 성공보다도 하나님을 참으로 사랑하는 오직 그것만으로 만족하는 자리에 설 때 진정한 <내려 놓음>이 이루어진다고 그는 말합니다. 

오늘 본문의 바울의 고백도 그런 차원의 것으로 이해하시면 됩니다. 바울 사도가 기꺼이 자신의 방법과 자신의 생각, 자신의 스타일까지 버리고 이웃들에게 다가 설수 있었던 것은 그가 하나님을 사랑하고 하나님이 사랑하는 이웃들을 스스로의 관점이 아닌 이웃들의 관점에서 사랑할 수 있었기 때문에 그들의 구원을 위해서라면 기꺼이 그는 자신과 자신의 주관적 기준, 자신의 주관적 방식 그리고 심지어 나 자신의 자존심까지도 포기하고 다가 설수 있었던 것입니다.

미국에 필립 브룩스(Philip Brooks)라는 설교자가 있었습니다. 그에게는 로버트 잉거솔(Robert Ingersoll)이라는 이름의 무신론자 친구가 있었습니다. 브룩스는 아주 절도 있고 시간 계획을 따라 사는 분이었지만 이 무신론자 친구를 전도하기 위해서는 자주 자신의 시간 계획을 바꾸어야 했습니다. “그렇게 까지 자네가 할 필요가 있느냐?”는 물음 앞에 그는 “내가 그를 참으로 사랑하고 그를 천국으로 인도하기 원한다면 내 시간표가 아닌 그의 시간표를 따라야 하지 않겠느냐?”고 대답했다고 합니다. 

브룩스의 병을 얻어 말년에 병원에 입원했을 그는 심신의 안정을 위해 <면회 사절>을 하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그는 만일 잉거솔이 찾아 오면 예외로 만나게 하라고 했다고 합니다. 잉거솔이 그 사실을 알고 “왜 나에게만 자네가 예외로 하고 만나주느냐”는 물음에 브룩스 목사는 빙그레 웃으며 이런 대답을 했다고 합니다. “다른 친구들이야 다시 천국에서 만나겠지만 자네에게는 그런 보장이 없지 않느냐?”고. 이것이야 말로 한 영혼의 구원을 위한 참 섬김의 모습이 아니겠습니까? 

10월-이 아름다운 계절을 이웃들의 구원을 위해 기꺼이 섬김을 선택하는 우리가 되었으면 합니다.  
(이동원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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