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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교 성전과 진설병 (레 24: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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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전과 진설병 (레 24:5~9)


이스라엘의 초대 왕인 사울은 자신에게 충성한 다윗을 죽이기로 결심했습니다. 그 이유는 다윗이 자신보다 백성에게 인기가 더 높고 있고 결국은 왕위를 위협 받을 거라고 판단했기 때문입니다. 다윗은 사울 왕이 자신을 죽이려고 한다는 사실을 알고 자신을 따르는 소수의 소년들과 놉 지역으로 도망했습니다. 다윗과 그를 따르는 소년들은 며칠째 아무것도 먹지를 못했습니다. 

다윗은 제사장 아히멜렉을 찾아가 먹을 것을 요청했습니다. 제사장 아히멜렉은 다윗의 안타까운 사정을 알고 자신이 가지고 있던 제사장만이 먹을 수 있는 진설병을 주어 먹게 했습니다. 다윗과 그를 따르는 소년들은 진설병을 먹고 기운을 차렸습니다. 

이 사건과 관련된 이야기가 마태복음 12장에 나옵니다. 예수님께서 안식일에 제자들과 밀밭은 지나고 있었습니다. 제자들은 너무 배가 고파서 밀의 이삭을 잘라 먹었습니다. 제자들의 그런 모습을 본 바리새인들은 예수님을 향해 ‘안식일에는 아무 일도 하지 말아야 하거늘 당신의 제자들은 안식일을 어기고 밀을 잘라 먹었습니다.’ 라고 화를 내며 따지고 들었습니다. 

그 때 예수님은 ‘다윗 왕도 그가 사울을 피해 놉 지역으로 도망했을 때 배가 고파 제사장 아히멜렉에게 음식을 요청하였을 때 아히멜렉은 제사장만이 먹을 수 있는 진설병을 다윗에게 주었고 다윗은 그것을 먹지 않았느냐’ 라고 말씀하셨습니다. 

여기에서 ‘진설병’이라는 단어가 계속 나옵니다. 제가 알파코스를 중심으로 설교를 하느라 성소와 그 안에 있는 성물에 관한 설교를 두 주 쉬었습니다. 오늘은 하나님의 성소에 있는 성물들 중에 진설병과 관련해서 말씀을 나누며 성도 여러분과 은혜를 나누고자 합니다. 

지난 설교 시간에 보았습니다만 성소와 그 안에 있는 성물들이 무엇인지를 다시 한번 그림을 보겠습니다. 하나님께서 모세에게 명령하셔서 지으신 성막입니다. 성소의 안쪽 부분을 지성소라고 부릅니다. 그 안에는 언약궤가 있습니다. 그리고 바깥 부분을 성소라고 부르는데 가운데 있는 것은 분향단입니다. 왼편에 있는 것이 금촛대입니다. 오른편에 있는 것을 진설병상이라고 말합니다. 

진설병을 올려놓는 상의 모양과 진설병이 어떻게 생겼는지를 그림을 통해서 보겠습니다. 진설병 상은 분향단 처럼 조각목으로 만들고 금으로 씌웠습니다. 떡 상 위에 떡을 6개씩 두 줄로 나란히 놓았습니다. 떡 위에는 유향을 놓게 하셨습니다. 진설병이라는 것은 하나님의 명령에 따라 떡을 구워 정해진 상위에 진설해 놓는 떡을 말합니다. 하나님은 오늘 본문에서 성소에 놓은 떡을 어떻게 구워야 하는지, 그리고 그것을 어떻게 진설하는지에 대해 말씀하고 계십니다. 

진설병에는 많은 교훈을 담고 있지만 오늘은 두 가지를 중심으로 하나님의 말씀을 나누고자 합니다. 

먼저 진설병을 만드는 재료와 진설병의 개수, 그리고 그것을 성소에 진설하는 시기 등에 담겨 있는 교훈입니다. 하나님은 모세에게 진설병을 만들 때 누룩을 넣지 말고 고운 밀가루만을 가지고 만들라고 말씀하셨습니다. 대체적으로 떡을 구울 때는 누룩은 넣습니다. 그런데 하나님은 성소에 진설할 떡을 만들 때는 누룩을 넣지 말라고 말씀하셨습니다. 

성경에서 누룩은 악을 의미합니다. 마가복음 8장 15절에 보면 ‘예수께서 경고하여 이르시되 삼가 바리새인들의 누룩과 헤롯의 누룩을 주의하라’고 말씀하셨습니다. 예수님도 누룩을 바리새인들의 외식과 위선, 헤롯의 정치적인 술수등에 비유하셨습니다. 

하나님께서 모세에게 진설병을 만들 때 누룩을 넣지 말고 순전한 고운 밀가루만으로 떡을 만들어 성소에 두라고 하심은 하나님의 백성이 하나님 앞에 설 때에 세상적인 가치와 방법 그리고 인위적인 요소들로 인해 더럽혀지지 않은 순수한 모습으로 나와야 함을 말씀하신 것입니다. 교만과 위선, 그리고 세상의 욕심과 미움 등을 다 버리고 순수한 모습으로 하나님 앞에 나오라는 말씀입니다. 

하나님은 진설병을 12개를 만들어 성소의 진설병 상위에 두도록 하셨습니다. 12개의 진설병은 이스라엘의 12지파를 의미합니다. 모든 지파가 하나님 앞에 나아와 성소에 서서 온전한 신앙을 고백하는 것을 상징합니다. 이스라엘의 역사를 보면 12지파가 항상 평안하고 화목했던 것은 아닙니다. 서로 반목하고 미워한 적도 있습니다. 심할 때는 지파 간에 죽고 죽이는 전쟁을 하기도 했습니다. 

하나님은 서로간의 이해관계 때문에 불편해 질 수도 있고, 힘들 때도 있지만 하나님의 성소를 중심으로 하나가 되어 하나님 앞에 서도록 명령하고 계신 것입니다. 교회는 각양 각층의 사람들이 모입니다. 각 자의 생각과 습관이 다릅니다. 서로가 다른 사람들이 예수님을 중심으로 하나의 공동체를 이루는 모임이 교회입니다. 그런 의미로 진설병의 의미가 교회 속에 있습니다. 

하나님은 제사장들에게 매 안식일 마다 진설병을 교체하도록 하셨습니다. 진설병은 하루 24시간, 1주일 7일, 1년 365일 하루도 빠짐없이 성소에 있어야 합니다. 매 안식일이 되면 제사장들이 성소에 들어가 새로 구운 떡을 상위에 진설하고 묵은 떡을 가지고 나왔습니다. 어떤 경우, 어느 순간에도 성소 안에 진설병이 없어서는 안 됩니다. 365일 동안 성소에 진설병을 놓게 하신 것은 하나님의 백성은 365일 하나님과 동행해야 한다는 말입니다. 하나님의 백성은 하나님과 동행하는 사람입니다. 

하나님의 백성이 하나님을 멀리하면 영적으로 병들고 맙니다. 하나님은 진설병을 성소에 놓게 하는 것과 매 안식일 마다 그것을 교체하게 함으로 이스라엘의 모든 백성들이 언제나 하나님과 동행함을 고백하게 하셨습니다. 하나님 앞에 매 주일에 나와 하나님께 예배드림은 내가 하나님 백성 됨을 고백하는 귀중한 시간입니다. 

진설병과 관련해 다른 하나의 교훈은 진설병의 크기와 관련된 것입니다. 대수롭지 않게 넘길 수도 있겠지만 저에게는 귀한 교훈으로 다가 왔습니다. 오늘 본문 중에 5절을 한 목소리로 읽어 보겠습니다. ‘너는 고운 가루를 가져다가 떡 열두 개를 굽되 각 덩이를 십분의 이 에바로 하여’

진설병의 크기는 10분의 2에바였습니다. 1에바는 21에서22리터로 약 12되 분량입니다. 따라서 10분의 2에바는 2.4되가 됩니다. 밀가루 2.4되로 떡 하나를 만들다니 엄청난 크기임에 분명합니다. 그런 떡을 12개 진설해야 하므로 약 30되의 밀가루를 필요로 합니다. 30되의 밀가루로 만들어진 12개의 떡을 쌓아 놓으면 얼마나 클지 상상해 보십시오. 

하나님은 안식일에 새로 구운 떡을 만들어 성소에 진설한 후에 가지고 나온 떡 12개를 제사장들이 성소에서 나누어 먹도록 했습니다. 진설병이 성소 밖으로 나가는 것을 허락하지 않았습니다. 그리고 일반인들이 먹는 것을 허락하지 않았습니다. 

누룩을 넣지 않은 무교병입니다. 맛이 있을 리가 없습니다. 양념과 채소, 고기를 곁들여 먹으면 그래도 먹겠지만 누룩을 넣지 않고 구운 떡을 먹는게 쉽지 않습니다. 모든 제사장들이 먹기 싫다고 뒤로 물러서면 진설병은 남아 버리게 되는 상황이 옵니다. 그러나 버릴 수도 없습니다. 하나님의 법을 어기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이런 것을 아시는 하나님께서 진설병을 그렇게 크게 만드시게 하시고 제사장들에게 성소에서 나눠 먹게 하셨습니다. 이를 통해 하나님은 이스라엘 백성들과 제사장들에게 가르치고자 하는 것이 있었습니다. 공동체의 화목과 질서를 위해서는 서로의 희생과 협력이 필요하다는 사실입니다. 특히 하나님의 뜻을 이루는 신앙의 공동체는 자신들의 헌신과 협력이 필요합니다. 

어느 공동체든지 화목하게 귀한 일을 감당하기 위해서는 함께 하는 사람들의 희생과 헌신이 따릅니다. 자신이 좋아하는 것만을 하고, 자신이 필요한 부분만을 하고, 다른 사람과 공동체를 위해 자신을 희생하려고 하지 않으면 그 가정, 그 직장, 그 교회, 그 공동체는 화목할 수가 없고 성장할 수도 없습니다. 하나님께서 진설병을 직접 다 드시는 것도 아니시면서 그렇게 크게 만들고 그것을 버리지도 말고, 다른 일반인들에게 주지 말고 제사장들에게 먹으라고 말씀하심은 바로 모든 제사장들이 함께 참여함으로 하나님의 거룩한 말씀을 이루는 일을 이루는 정신을 가르치기 위함입니다. 

레위기에는 성소에서 드리는 제사에 대해서 말씀하고 있습니다. 번제, 소제, 속죄제, 속건제, 화목제입니다. 각 제사마다 의미가 다르고 의식 절차가 조금씩 다릅니다. 그 중에 화목제는 사람과 사람, 공동체와 공동체간의 불화와 다툼을 극복하고 화목을 선포하고 기원하면서 드리는 제사입니다. 화목제사는 일반적으로 제물로 소를 드렸습니다. 

화목제는 제사를 드린 후에 제사장의 몫인 제물 오른쪽 뒷다리와 가슴 부위를 제외하곤 제물을 바친 사람이 이웃과 더불어 그 제물을 나누어 먹었습니다. 하나님은 화목제사를 드린 후에 그 제물을 그날 해가 지기 전까지는 모두 먹어야 한다고 말씀하십니다. 혹시 서원의 의미로 드린 화목제사의 경우에는 다음 날 해가 지기 전까지 남을 제물을 다 먹어야 합니다. 그렇지 않으면 제사는 무효가 됩니다. 

하나님께서 화목제사를 드린 후에 제물을 먹는 기한을 못박아 두신 이유가 무엇이겠습니까? 그냥 화목제사를 이렇게, 이런 의미로 드리라고 말씀하시는 것으로도 충분할 것인데 하나님은 제물의 남은 음식을 시간을 정해 놓고 다 먹도록 하셨습니다. 만약 그 시간을 어기면 그 제사는 효력이 없어진다고 말씀하셨습니다. 

화목제사를 드릴 때 일반적으로 소를 제물로 드렸습니다. 소를 한 마리 잡으면 내장과 뼈를 다 추려내고도 약 350에서 450킬로그램 정도의 살코기가 나온답니다. 600에서 700근 정도가 되는 것입니다. 그 많은 고기를 해기지 전까지 다 먹어야 합니다. 냉장고도 없습니다. 팔레스틴 지역의 날씨는 무덥습니다. 따라서 가능한 한 빨리 먹지 않으면 안 됩니다. 만약 실패하면 화목제사의 의미와 효력이 상실되고 도리어 화를 입게 됩니다. 

그 많은 제물의 양을 자기 가족끼리만 먹어서는 절대로 정해진 시간을 지킬 수가 없습니다. 마음에 드는 이웃만 불러서도 불가능합니다. 평소에 보기 싫었던 사람, 같은 자리에 앉는 것조차 꺼리던 사람마저 부르지 않으면, 그들을 불러 그들의 도움을 받지 않으면 500근 정도나 되는 제물을 시한 내에 먹을 길이 없습니다. 결국 실패한 제사가 되고 맙니다. 

그래서 화목제를 드린 자는 자신의 제사가 유효할 수 있도록, 평소 미워하던 사람들까지 모두 다 불러 모아 하나님 앞에서 함께 제물을 먹었습니다. 그리고 제물주에게 마음을 닫았던 사람도 화목제에 초대를 받아 함께 동참하게 됩니다. 그것이 최소한의 예의이고 도리입니다. 먹는데 정이 난다고 제사의 제물을 함께 먹으면서 서로가 위로하고, 위하고 하면서 굳어지고 닫혔던 마음들이 풀어집니다. 

정해진 시간에 화목 제물을 먹으면서 사람들은 다시 깨닫습니다. ‘형편없어 보이는 이 사람도 내 인생에 절대적으로 필요한 존재로구나’ ‘하나님과 화목 한다는 것은 내가 업신여기던, 이 사람과의 화목을 의미하는 구나’ ‘나와 사이가 깨어졌던 사람들의 도움이 없이는 하나님이 주시는 복 받는 자리에 설 수가 없구나’ 라는 것을 화목제를 통해서 깨닫게 되는 것입니다. 하나님께서 다른 제사는 그렇지 않은데 화목 제사만은 제물을 그 날 해가 지기 전에 다 먹도록 명령하신 데는 매우 깊은 뜻이 있습니다. 

하나님은 성소에 진설병을 두게 하심으로 이스라엘 모든 백성들이 성소에 나올 때 누룩 없는 진설병처럼 순수한 모습으로 나오기를 원하시고 계십니다. 그 큰 진설병을 제사장들이 성소에서 먹게 하심으로 하나님의 전에 나오는 모든 백성들이 하나가 되고 합력해서 선을 이루는 백성들이 되기를 원하십니다. 

오늘 이 예배를 드리는 우리 모두가 하나님 앞에 누룩이 들어 있지 않은 진설병처럼 순결한 모습으로 하나님 앞에 예배하기를 원합니다. 우리의 가정, 직장, 교회 생활에서 진설병을 나누는 의미가 무엇인지를 생각해 보기 바랍니다. 그리고 나를 낮춰 섬김의 자리에 서서 하나님의 영광을 드러내는 성도들이 되기를 바랍니다. 한 주간의 삶의 자리에서 진설병의 진정한 의미를 실천하며 살아가는 성도 여러분들에게 하나님의 은혜가 충만하기를 주님의 이름으로 간절히 축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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