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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교 [현충일] 목숨을 바친 이들을 기억하게 하소서 (삼하 23:13~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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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숨을 바친 이들을 기억하게 하소서 (삼하 23:13~17)


『[13] 또 삼십 두목 중 세 사람이 곡식 벨 때에 아둘람 굴에 내려가 다윗에게 나아갔는데 때에 블레셋 사람의 한 무리가 르바임 골짜기에 진 쳤더라 [14] 그 때에 다윗은 산성에 있고 그 때에 블레셋 사람의 요새는 베들레헴에 있는지라 [15] 다윗이 소원하여 이르되 베들레헴 성문 곁 우물 물을 누가 내게 마시게 할까 하매 [16] 세 용사가 블레셋 사람의 진영을 돌파하고 지나가서 베들레헴 성문 곁 우물 물을 길어 가지고 다윗에게로 왔으나 다윗이 마시기를 기뻐하지 아니하고 그 물을 여호와께 부어드리며 [17] 이르되 여호와여 내가 나를 위하여 결단코 이런 일을 하지 아니하리이다 이는 목숨을 걸고 갔던 사람들의 피가 아니니이까 하고 마시기를 즐겨하지 아니하니라 세 용사가 이런 일을 행하였더라』(삼하 23:13-17) 

6월은 호국의 달입니다. 6월6일이 현충일이요, 6월 25일이 6.25사변이 터진 날이 들어있기 때문입니다. 오늘 우리 교회는 현충일 기념주일로 예배를 드립니다. 현충일이란 “애국선열과 전몰장병의 숭고한 호국정신을 추모하는 기념일”입니다.

어느 나라든지 나라를 지키기 위해 싸우다 목숨을 바친 사람들의 넋을 추모하고 부상당한 사람들(상이군경들)을 위로하고 감사를 하는 기념일을 갖고 있습니다. 만일 나라를 위해 헌신한 사람들의 공을 인정하지 않는다면 어떤 나라든지, 어떤 공동체든지 사라지고 말 것입니다.

제가 미국을 떠나오기 전날이 5월 마지막 월요일이어서 미국의 현충일격인 Memorial Day 즉 Remembrance Day였습니다. 가정마다 그들의 국기인 성조기를 게양하고 곳곳에 포스터와 프랭카드가 걸려 있는데 한결같이 “We'll never forget you”(우리는 결코 당신들을 잊지 않을 것입니다)라는 글귀들이 있었습니다. 당신의 희생이 있었기에 오늘의 나라, 오늘의 이 땅, 오늘의 내가 존재할 수 있었다는 것입니다. 

우리나라가 6.25 후에 국가가 너무 빈곤하다보니 전몰장병들의 유가족들이나 상이군경 용사들을 방치한 적이 있습니다. 그때 그분들이 분노하여 질서를 어지럽히며 사회에 반항적인 삶을 살던 모습들이 눈에 선합니다. 나라가 잘못한 일입니다. 그분들이 목숨 걸고 싸워주지 아니했으면 이 나라는 이미 강대국들에 의해 흡수되었거나 지금의 북한처럼 공산주의자들에게 짓밟히고 인권이 유린당하는 비참한 국가가 되고 말았을 것입니다. 나라가 잘 되려면 나라를 위해 희생한 분들과 그의 가족들을 높이 받드는 정신을 국민들에게 심어주는 전통을 가져야 합니다. 

오늘 봉독한 삼하23장에는 다윗이 죽기 전에 이스라엘을 세우기 위해 다윗과 함께 충성을 다했던 장군들의 이름들이 기록되어 있습니다. 삼하23:8에서 “다윗의 용사들은 이러하니라”고 시작하면서 나라를 세우고 적군이 침략해 들어왔을 때 목숨 걸고 지켰던 이름들을 열거하고 있습니다. 성경에 그들의 이름을 기록하는 것은 그 후손들에게 그들의 희생과 충정을 기억하게 하기 위함입니다. 후손들에게 “기억하라”(Remember)는 명령을 내리는 것은 잊지 말고 감사하는 마음을 가져야 한다는 뜻을 포함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23장에는 지도자에게 있어야 할 덕목을 잘 보여주는 내용이 하나 있습니다. 다윗 왕이 산성에 있을 때 블레셋 사람들이 르바임 골짜기에 진을 쳤습니다. 블레셋 요새는 베들레헴에 있었습니다. 다윗을 비롯한 이스라엘군이 적군에게 둘러 쌓이게 되었습니다. 다윗은 물이 문제였습니다. 다윗은 베들레헴 성문 곁에 있는 우물물을 마시고 싶었습니다. 그러나 그곳은 이미 블레셋 진영 안에 있었습니다. 이를 안 다윗의 세용사가 블레셋 진영을 돌파하여 베들레헴 성문 곁에 있는 우물물을 길어 다윗에게 바쳤습니다. 그러나 다윗은 그 물을 마실 수가 없었습니다. 다윗의 뒤에는 수많은 군사들이 있었습니다. 그들이 나라와 민족을 위해 목숨을 내놓고 있는데 자신만 물을 마신다는 것은 부끄러운 일이었습니다. 더구나 그 물은 세 용사가 목숨을 걸고 길어온 장병들의 피나 다름이 없음을 그는 알고 있었습니다. 다윗은 그 물을 여호와의 제단에 부어드리고는 하나님께 아룁니다.

“여호와여, 내가 나를 위하여 결단코 이런 일을 하지 아니하리이다. 이는 목숨을 걸고 갔던 사람들의 피가 아니니이까?”

물을 길어온 세 용사는 목숨을 걸고 왕을 지키고 있었습니다. 그들뿐만 아니라 이스라엘 병사들 모두가 목숨을 내놓고 전투에 임하고 있는데 왕이라 해서 특권을 누리면 안 될 일임을 다윗은 알고 있었습니다. 결국 다윗의 이런 위대한 리더십이 가나안을 통일하고 통일국가를 이룰 수가 있었습니다.

사랑하는 교우 여러분!
호국선열들은 모두가 자신의 생명을 민족과 나라를 위해 내어 놓은 분들입니다. 그 분들의 희생정신이 있었기에 오늘 우리가 존재할 수가 있습니다. 반만년의 역사를 이어오면서 수많은 호국선열들이 있었기에 우리나라도, 우리의 가정도, 우리의 혈통도 이어올 수가 있었습니다. 그분들의 공로를 결코 잊어서는 안 됩니다. 요즘 젊은이들이 나라의 위기를 겪지 않아서 조상들의 호국정신을 너무 가볍게 여기는 경향이 있어 안타깝습니다. 후손으로서, 사람으로서 결코 그분들의 은공을 잊어서는 안 됩니다. 사람이 짐승과 다른 면이 바로 이 “잊지 않는 마음”입니다. 잊지 않는 마음에서 ‘역사의식’이 생겨나는 것입니다.

성경은 여러 곳에 “잊지 말아야 할 사건들”을 기록해 놓고 이스라엘 백성들에게 “기억하라”고 명령합니다. 그리고 그곳에 기념비를 세우게 합니다. 그 대표적인 것들을 몇 가지 들어보겠습니다.

첫째는 에벤에셀 기념비입니다. 삼상 7:12에 있는 말씀입니다. 사무엘이 하나님께 예배하기 위해 미스바에 이스라엘 백성들을 모아 놓고 성회를 열었습니다. 블레셋이 그 소식을 듣고 쳐들어왔습니다. 속수무책인 사무엘과 이스라엘 백성들은 하나님께 기도했습니다. 하나님은 블레셋에게 우레를 발하여 그들을 어지럽혀서 혼비백산케 하여 마침내 이스라엘에게 패하게 만들었습니다. 여세를 몰아 이스라엘은 블레셋을 추격하여 벧갈 아래까지 쳐들어갔습니다. 하나님의 도움으로 대승을 거두었습니다. 사무엘은 미스바와 센 사이에 돌을 취하여 “여호와께서 여기까지 우리를 도우셨다”하고 에벤에셀 기념비를 세웠습니다. 하나님의 도우심을 후손들로 하여금 기억하게 하기 위해서입니다.

둘째는 여호수아 장군이 이스라엘을 이끌고 요단강을 건넜을 때입니다. 범람하던 요단강물을 멈추게 하고 이스라엘을 건너게 하신 하나님은 요단강 바닥의 돌 열두개를 취하여 요단강 바닥과 길갈에 비석을 세우게 했습니다. 그리고는 하나님이 말씀하십니다. 

『요단 물이 여호와의 언약궤 앞에서 끊어졌나니 곧 언약궤가 요단을 건널 때에 요단 물이 끊어졌으므로 이 돌들이 이스라엘 자손에게 영원히 기념이 되리라 하라』(수 4:7) 

이렇게 기념비를 세우게 하시는 이유는 하나님께서 홍해를 말리시고, 요단강 물을 마르게 하셔서 이스라엘을 건너게 하신 은혜를 잊지 않게 하기 위해서였습니다.

여기에 연계되어 인간에게 주시는 하나님의 명령이 있습니다. 우리를 낳아서 기르시느라 희생하신 부모님의 은혜를 잊지 말라는 명령이요, 우리를 만드셔서 하나님의 자녀로 살게 하시는 하나님의 은혜를 결코 잊어서는 안 된다는 명령입니다. 신명기 6:5 이하에서 쉐마의 말씀을 주신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지난 5월 27일 미국 오바마 대통령은 소냐 소토마이어 연방판사를 대법관으로 지명했습니다. 그녀는 2차대전 중에 푸에르토리코에서 미국으로 이민 온 가정에서 태어났습니다. 가난한 노동자의 딸로 태어난 소냐는 9세 때 아버지가 돌아가셨고 두 남매를 기르기 위해 간호사였던 어머니는 두 가지 직업을 갖고 일주일 내내 일해야만 했었다고 발표했습니다. 

소냐 소토마이어(Sonia sotomayer)는 뉴욕의 사우스브롱스에 있는 정부 임대주택(South Bronx housing project)에서 성장했기에 그녀가 연방판사로 지명될 때부터 많은 이들의 관심의 대상이었습니다. 더구나 아홉 살에 아버지를 여윈 소냐는 이미 8살부터 중증당뇨병을 앓는 등 역경 속에서 성장하여 대법관까지 임명되었으니 감동을 주고도 남았습니다. 미국최초의 히스패닉계 대법관이 될 소냐 소토마이어는 프린스톤 대학과 예일대학 로스쿨에서 공부를 했고 진보성향의 판사입니다. 공화당인 아버지 부시 대통령에 의해 연방판사로 발탁된 사람인데도 민주당 대통령 오바마는 정당 성향에 관계없이 소냐를 9명의 대법관 중 한명으로 지명했습니다. 

오늘 소냐에게 제가 관심을 갖는 것은 그녀가 말하는 어머니의 희생입니다. 두 남매가 아직 어릴 때 남편을 잃은 소냐의 어머니는 자신의 삶을 자녀들을 위해 온통 희생하였습니다. 대법관에 지명되는 날 오바마 대통령이 장황하게 소냐를 소개하자 소냐는 인사말에서 지금까지 자기가 성장 할 수 있었던 것은 주변의 많은 사람들이 도와주었기 때문이라며 일일이 감사의 말을 표했습니다. 그녀는 그들을 결코 잊지 않고 있음을 보여 주었습니다. 그리고 맨 마지막으로 “여기에 아주 특별한 분이 한 분 오셨는데 바로 어머니”라며 일으켜 세웠습니다. 눈물을 가득 담은 그녀의 어머니가 일어나자 임석한 모든 사람들이 우레와 같은 박수를 보냈습니다. 소냐는 “나의 어머니는 두 남매를 기르기 위해 일생을 바쳤다”고 했습니다. 영원히 잊을 수 없는 분이라는 것입니다.

한 여인의 희생과 헌신이 여덟 살 때부터 당뇨병으로 고통 받는 딸아이를 모든 사람들이 존경하는 대법관의 자리에 오르게 한 것입니다. 

어느 가정이든, 어느 나라든, 그 공동체를 지키기 위해 희생하고 헌신한 사람이 있었기에 보존되어지고 발전해 올 수 있었습니다. 만일 그런 사람들이 없었다면 그 공동체는 더 이상 존재하기 힘듭니다. 지구상의 수많은 종족들이 있었지만 세월이 가면서 사라진 종족들이 매우 많습니다. 우리나라 주변에도 많은 종족들이 있었지만 사라졌습니다. 나라들도 생겼다가 없어진 나라도 많습니다.

그런데 우리나라가 극동아시아의 작은 반도 안에서 반만년의 역사를 지켜왔다는 것은 놀라운 일입니다. 기적입니다. 주변에는 강대국들이 얼마나 많았습니까? 비록 950여회의 외세의 침략이 있었지만 잘 버티며 오늘의 대한민국으로 발전하여 온 것은 선조들의 슬기와 지혜도 뛰어났기 때문입니다. 

뿐만 아니라 조국과 민족을 위해 목숨을 아끼지 않고 바쳤던 위대한 용사들이 계셨기 때문입니다. 가까이는 일제 36년 동안 민족이 수치를 당할 때 조국의 독립을 위해 일생을 바친 독립투사들이 있었기에 나라를 되찾았습니다. 지난 6.25전쟁에서도 나라를 위해 목숨을 바친 수 만 명의 전몰장병들이 있었기에 이 땅의 자유를 지킬 수 있었습니다. 우리는 그분들을 잊지 말아야 합니다. 

잊지 맙시다. 조국과 민족을 위해 피를 바친 호국선열들을 잊지 맙시다. 그분들이 있었기에 오늘의 우리가 있음을 잊지 맙시다.

은혜를 잊지 맙시다. 오늘 우리가 자유롭게 하나님을 섬기며 신앙생활을 할 수 있도록 신앙의 유산을 물려주기 위해 순교하신 믿음의 선조들을 잊지 맙시다. 

은혜를 잊지 맙시다. 우리를 낳아서 기르시느라 온 삶을 다 바쳐 희생하신 부모님들의 은혜를 입지 맙시다. 

잊지 맙시다. 우리의 죄를 사하시기 위해 십자가에서 피흘려 돌아가신 예수님의 구속의 은혜를 잊지 맙시다. 그분이 있었기에 오늘 우리가 영생을 얻어 하나님의 자녀로 살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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