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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교 갈릴리로 가라 (마 28: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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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릴리로 가라 (마 28:1~10)

   
지난 주일이 부활주일 한 주간 주님의 부활을 묵상하며 기쁘고 소망 중에 지내셨는지요?   일년에 한 번만 부활주일을 기념하고 그치는 것이 아니라 언제나 이 신앙으로 사는 것이 그리스도인의 자세입니다.  그래서 제자들이 이끌었던 초기 교회는 매 주일을 그리스도의 부활을 기념하는 축제로 생각하고 모여 예배를 드렸습니다.  1년 52주일 모두가 그리스도의 부활을 감사하는 주일입니다.  그래서 ‘주의 날’ ‘죽음을 이기고 승리하신 주님의 날’이라는 의미에서 우리는 일요일을 ‘주일’이라 부릅니다. 
  
막달라 마리아와 다른 여인들이 예수님의 무덤을 보려고 왔다가 놀라운 광경을 목격하였습니다.   천사가 여인들에게 ‘너희는 무서워 말라 십자가에 못 박히신 예수를 너희가 찾는 줄 내가 안다.  그러나 그가 여기 계시지 않고 그의 말씀하시던 대로 살아나셨다.  와서 그의 누우셨던 곳을 보라.  또 빨리 가서 그의 제자들에게 그가 죽은 자 가운데서 살아나셨고 너희보다 먼저 갈릴리로 가시나니 너희가 거기서 그를 만나 뵐 것이라는 말을 분명히 전달하라’ 고 하였습니다.  

천사의 말을 듣고 무덤 안으로 들어가 예수께서 누우셨던 자리를 확인한 여인들은 무서움과 큰 기쁨으로 무덤을 빨리 떠나 제자들에게 보고 들은 것을 전달하러 달음질을 하고 있었습니다.   그 도중에 예수께서 그 여인들을 만나 ‘평안하뇨’ 하시니 여인들이 주님의 발을 붙잡고 경배하였습니다.  이에 예수께서 말씀하시기를 ‘무서워 말라. 가서 내 형제들에게 갈릴리로 가라고 전하라.   거기서 나를 보리라’ 하셨습니다.   

천사가 여인들에게 전한 말, 그리고 예수께서 직접 여인들에게 하신 말씀, ‘갈릴리로 가라 거기서 나를 보리라’는 말씀이 오늘 말씀의 중심 내용입니다.  부활하신 주님이 제자들을 만나시길 원하셨던 갈릴리가 어떤 곳일까요?   파워 포인트를 통해 성경 지도와 몇 편의 사진을 참고로 봅니다. 

갈릴리는 예수께서 공생애를 처음 시작하실 때 베드로와 안드레, 요한과 야고보 형제들이 예수님을 만난 자리입니다.   예수님은 12명의 제자들 중 가룟 유다를 제외한 11명의 제자를 갈릴리 지역에서 부르셨습니다.   부모 형제의 사랑 속에 어려서부터 자라난 곳도 갈릴리의 나사렛이었고, 함께 복음을 전할 자기 사람들을 만나 제자를 삼은 곳이 갈릴리였습니다.   갈릴리 호수에서 물고기를 잡는 어부 베드로와 다른 제자들을 부르실 때 이제부터는 너희가 사람을 낚는 어부가 되리라! 하시며 장차 하나님 나라의 복음을 온 세상에 전파할 소중한 일군이 될 것을 바라보셨던 주님이십니다.   

가나 동네에서 결혼식이 열리고 피로연이 흥겹게 진행될 때 손님이 많아 주인 집의 포도주가 떨어졌을 때 어머니 마리아의 부탁으로 물을 포도주로 바꾸셨던 최초의 이적이 바로 갈릴리에서 이루어졌습니다.   물이 변하여 포도주가 된 것은 단순히 신기한 능력을 보이시려는 것보다는 앞으로 예수께서 어떻게 사람을 새롭게 변화시키시며 세상을 바꾸시는 일을 하실 것인가를 암시하는 신비한 표적이었습니다.  

갈릴리 지역은 예수께서 가장 많은 이적을 보이셨고 많은 사람들에게 천국 복음을 선포하신 자리이기도 합니다.   앞서 사진에서 본 것처럼, 바로 갈릴리 바다가 내려다 보이는 벳세다 언덕에서 오병 이어의 기적을 보이셨으며, 역시 갈릴리 바다 가까운 산 위에서 그 귀한 산상수훈을 전하셨습니다.  베드로의 마을이라고 할 수 있는 가버나움 동네에서는 백부장의 하인이 중풍병으로 고생한다는 말을 듣고 고쳐주셨으며, 베드로의 집에서는 열병을 앓고 있던 베드로의 장모를 치료하셨습니다.  이 소문이 동네에 퍼지자 많은 사람들이 귀신 들린 사람과 각종 질병으로 고생하는 사람들을 데려와 고침을 받았습니다.  

갈릴리 호수에서 고기 잡던 베드로와 사람들에게 깊은 곳으로 가서 그물 던지라’ 하신 대로 베드로와 친구들이 그물을 던졌더니 밤새 한 마리도 건지지 못했던 사람들이 그물이 찢어져 두 배에 가득 채울 정도로 고기를 자은 후 예수께 무릎을 꿇었던 장소였습니다.   바로 그 자리에서 베드로와 다른 친구들이 배와 그물을 버려두고 사람 낚는 어부가 되기 위하여 예수님을 따라나선 곳입니다.  

이렇게 주님은 갈릴리 호수를 중심으로 갈릴리 지방 이곳 저곳과 호수 건너편을 다니시며 수 많은 사람들에게 천국복음을 전하셨습니다.   베드로와 한 동네에 살던 빌립이 예수님을 만났을 때 ‘나를 따르라’ 부르심으로 제자로 선택되었습니다.   빌립은 그 즉시 친구 나다나엘에게 가서 ‘모세가 율법에 기록하였고 여러 선지자가 예언한 그분을 우리가 만났는데 그분은 요셉의 아들 나사렛 예수시다’ 고 예수님을 소개하였습니다.    그때 나다니엘은 ‘갈릴리에서 무슨 선한 것이 날 수 있느냐?’  하며 친구의 말을 한 마디로 무시했습니다.    갈릴리는 이처럼 자기 고향 사람들로부터 존귀히 여김을 받지 못하던 지역입니다.

예수께서 명절을 지키러 예루살렘에 가셨을 때 예루살렘 성에 모인 사람들에게 복음을 전하자 많은 사람들이 예수님을 모세가 예언한 그 선지자 곧 그리스도로 여겼습니다.   그러나 구약의 예언에 대한 지식이 있던 어떤 사람들은 ‘그리스도가 어찌 갈릴리에서 나오겠느냐 그리스도는 다윗의 씨로 다윗의 고향 베들레헴에서 나올 것이라 하였다’ 하며 논쟁이 벌여지기도 했습니다.   그런가 하면 바리새인과 예루살렘의 당국자들은 ‘갈릴리에서는 선지자가 나온 적이 없다’ 하면서 한 마디로 무시할 만큼 갈릴리는 이스라엘 사람들에게 별로 호감을 주지 못하고 천대받던 변방이었습니다.   

그러나 변방 나사렛 사람 예수를 비롯하여 갈릴리 어부들을 중심으로 하는 제자들이 예수님과 함께 했던 약 3년 반 기간 동안 온 이스라엘과 주변 이방 지역을 뒤흔들어 놓았습니다.   결국 예루살렘의 귀족들, 대제사장이나 바리새인 그리고 서기관, 장로들의 미움을 받고 마침내는 유월절 축제를 앞두고 십자가에 못 박혀 죽임을 당하셨습니다.  이렇게 하여 꿈만 같던 예수님과 함께 한 3년 반의 시간은 막을 내렸고 저 멀리 추억의 사건으로 남게 되었습니다.   이것이 예수님을 잃은 제자들과 예수님을 아끼고 따르던 사람들의 생각이었습니다.    

그런데 죽은 줄로만 알았던 예수께서 전에 말씀하신 대로 정말 무덤에서 나왔고 죽은 자 가운데서 다시 살아 여인들과 제자들 앞에 보이셨습니다.    ‘내가 먼저 갈릴리로 갈 것이니 내 형제들도 거기서 만나자고 전하라’는 주님의 말씀을 전해 듣고도 제자들은 어리둥절하고 반신반의 할 뿐이었습니다.    예수님이 십자가에서 죽으신 후 제자들에게 예루살렘은 더 이상 왕의 성읍이 될 수 없었습니다.  예수님이 안 계신 예루살렘은 제자들에게 아무런 매력도 희망도 주지 않는 슬프고 두려운 죽음의 도시일 뿐이었습니다.   제자들은 십자가 사형집행 이후 꼭꼭 숨어 있다가 유월절이 끝나면 순례객들 틈에 끼어 몰래 고향 갈릴리로 돌아가려고 생각했을지도 모릅니다.   

제자들은 희망을 잃고 이젠 뭐하고 살아야 하는가 허탈감에 빠져 고향으로 돌아오고 있었지만 예수께서는 제자들을 만날 준비를 해놓고 기다리고 계셨습니다.   요한복음 21장을 보면, 시몬 베드로를 비롯하여 다른 제자들이 갈릴리에 있을 때 베드로가 ‘나는 물고기 잡으로 간다’ 하자 다른 제자들도 ‘우리도 함께 가겠다’ 하고 줄줄이 따라 나섰습니다.   그리고는 밤새 그물을 던졌지만 그날 따라 한 마리도 못 잡고 헛 그물질만 하며 밤을 새웠습니다.   그때 예수께서 이른 아침에 호숫가로 찾아와 ‘배 오른편에 그물을 던지면 얻으리라’ 하셨고 제자들이 그 말대로 그물을 던지니 그물을 들 수 없을 정도로 고기가 많이 잡혔습니다.   그제서야 요한이 먼저 예수님을 알아보았고 ‘주님이시다’ 외치는 요한의 말에 베드로는 옷을 입은 채로 물에 뛰어들어 예수님을 뵈러 갔던 감격스런 아침이었습니다.  

제자들이 배를 대고 육지로 올라와보니 어느새 예수께서는 해변에 불을 피워놓고 먹을 것을 불에 올려놓아 제자들을 위한 아침 식사를 준비하고 계셨습니다.   ‘와서 조반을 먹으라’ 하신 주님은 식사 후에 베드로에게 ‘요한의 아들 시몬아 네가 이 사람들보다 나를 더 사랑하느냐’ 하며 세 번씩 같은 질문을 하셨습니다.   ‘예, 제가 주님을 사랑합니다.   내가 주를 사랑하는 줄 주께서 아십니다’ 하고 조심스럽게 대답하는 베드로에게 ‘내 어린 양을 먹이라, 내 양을 치라, 내 양을 먹이라’ 하시며 새로운 사명을 주셨습니다.    예수께서 왜 제자들을 갈릴리에서 만나자고 하셨는지 그 이유를 깨닫게 해주는 가슴 뭉클한 장면이 요한복음 21장에 나옵니다.  

그렇습니다. 갈릴리는 예수님과 제자들에게 추억의 자리였습니다. 예수님과 첫 만남을 가진 부름의 자리였고 자신이 죄인임을 솔직하게 털어놓은 고백의 자리였습니다. 베드로와 다른 제자들의 인생을 완전히 뒤바꾸어 놓으신 자리였습니다. 그들이 갈릴리에서 예수님을 만나지 않았다면 비록 나쁜 사람으로 살지는 않았을지 모르나 평생 갈릴리를 떠나지 못하고 물고기를 잡는 어부로 일생을 마쳤을지도 모릅니다.   예수께서 그들을 부르시고 그들이 예수의 제자로 따라 나섰기 때문에 세상을 뒤바꾸는 복음 전도자로서 살게 되었습니다. 갈릴리에서 무슨 선한 것이 나겠느냐고 했지만 그 갈릴리에서 세상을 뒤흔들었던 하나님의 사람들이 나왔습니다.

죽은 자들 가운데서 다시 살아나신 주님을 다시 만난 그 아침의 갈릴리는 새로운 사명을 받는 자리였습니다.   예수께서 막달라 마리아에게 말씀하시기를, ‘내 형제들에게 가서 갈릴리로 가라고 하라’ 하셨습니다.   비겁하게도 예수님을 홀로 두고 도망했던 제자들이 뻔뻔하게도 지금 예수님 앞에 앉아서 선생님이 주시는 아침 밥을 받아먹고 있었습니다.   그러나 예수님은 배신하고 떠나버린 제자들을 이미 십자가에서 모두 용서하셨으며 무덤을 열고 나오신 후 그들을 ‘내 형제’라고 불러주셨습니다.    배신자라고 불리어야 할 그들을 내 형제라고 부르시는 주님이십니다.   갈릴리로 오신 주님은 못난 제자들을 이렇게도 사랑하시는 주님이셨습니다.   그들에게 회복의 기회를 주시고 새로운 사명을 맡기시던 은혜의 자리가 되었습니다.   예수께서 제자들을 만나고 싶어하셨던 그 갈릴리가 곧 우리를 만나고 싶어하시는 자리입니다. 

갈릴리는 우리가 주님을 만난 첫 사랑의 추억이 담긴 자리입니다. 누구에게나 늘 그립고 기억에 남는 곳이 있습니다. 어릴 때 자라던 고향일 수도 있습니다.   손때 묻은 책상과 친구들과 뛰놀던 교정이 아직도 남아 있는 정든 시골 학교가 나의 추억이 담긴 자리이기도 합니다. 정답게 놀던 친구들이 아직도 남아 있는 그곳 고향이 나의 추억의 자리이며 사랑하는 사람을 처음 만났던 그곳이 나의 추억의 장소이기도 합니다. 주님을 알지 못하고 세상의 즐거움에 묻혀 살다가 내 인생 속으로 찾아오신 예수 그리스도를 알게 되고 그분을 내 삶의 자리로 모셔 들이며 주님과 함께 살기로 결단했던 그 감격의 순간, 그 기쁨의 자리가 나와 주님과의 추억이 담긴 갈릴리입니다.
  
갈릴리는 내가 위험하고 곤란할 때 예수를 모른다고 시치미 떼고 부인했던 비겁한 죄인을 용서하시고 ‘내가 여전히 너를 사랑한다’고 말씀하시는 은혜의 자리입니다. 베드로와 다른 제자들만 겁쟁이들이고 비겁한 배신자들이 아니라 나 역시, 우리 역시 주님을 모른다고 고개를 저으며 슬그머니 뒷걸음질을 하던 부끄러운 순간들이 있습니다. 그런데도 우리 주님은 우리를 다시 만나주시고 나의 형제라고 불러주시며 옛날 처음 주님을 알고 뵙던 그 자리로 초청하시는 분이십니다. 주의 사랑을 확인하고 나의 사랑을 고백하게 하시는 거기가 우리의 갈릴리입니다.  

그리고 갈릴리는 다시 시작하는 새로운 각오와 결단의 자리입니다.  베드로처럼, 다른 제자들처럼 우리가 아무리 큰 소리 하고 자신만만하지만 언제라도 무너지고 실패할 수 밖에 없는 연약한 우리들입니다. 그러나 주께서 그런 우리를 벌써 알고 계셨습니다.  그래서 죽음을 이기고 죄의 권세를 이기신 주님께서 우리에게 갈릴리에서 만나자고 하십니다.   주님께 대한 사랑을 다시 한 번 확인시켜주시고 그 사랑을 힘 입어 다시 시작하라고 격려하시며 기회를 주시는 만남의 자리입니다.

그렇습니다.  갈릴리는 죽음을 이기고 부활하신 주님이 우리가 힘을 잃고, 희망을 잃고, 살 용기를 잃고 자포자기하며 두려움에 처했을 때 우리를 만나시기 원하시는 추억의 장소입니다.   교우 여러분에게 그 자리가 있습니까?   사마리아 수가 성 여인이 주님을 만난 그 우물가를 생수를 얻은 자리로 알고 그곳을 마음에 두며 살았을 거라고 전에 말씀 드린 것처럼 교우 여러분에게도 그런 자리가 있습니까?   혹시 아직도 그런 만남을 경험하지 못한 분이 있다면 오늘 우리가 함께 예배하는 이 자리가, 여러분의 갈릴리가 되고 생수를 얻는 우물가가 되기를 바랍니다. 내 마음의 갈릴리가 있다고 하시는 분들은 언제나 그 자리를 기억하고 있습니까?   우리로 하여금 더 이상 죽음과 실패의 자리에 머물러 우울하고 절망하고 슬퍼하지 않도록 격려하시는 그 자리, 부활의 주님을 의심 없이 믿고 의지하도록 불러주시는 그 자리, 갈릴리에서 주님과 함께 다시 일어서길 바랍니다.   주께서 주시는 평안이 늘 함께 하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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