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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교 [종려주일] 하나님께만 영광을 (창 3:6, 마 4:8~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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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님께만 영광을 (창 3:6, 마 4:8~11)
 
 
❚영광 가로채기

맥스 루케이도(Max Lucado)라는 미국의 목사님이 쓴 <나는 작아지고 하나님은 커진다>라는 책에 이런 이야기가 나옵니다.

미술관에서 젊은 가이드가 하는 일은 한 문장으로 압축됩니다. “사람들을 그림 앞으로 인솔해 질문에 대답한 뒤 옆으로 물러나라.” 처음에 그는 이 일을 잘했습니다. 관람객들을 명작 앞으로 안내해 화가의 이름을 알려 준 뒤 저만치 비켜섰습니다. “모네의 그림입니다.” 사람들은 감탄을 연발하며 한두 가지 질문을 던지곤 했습니다. 다음 명작으로 인솔해 같은 말을 반복했습니다. “렘브란트의 그림입니다.” 그는 물러섰고 사람들은 다가서서 감상했습니다. 간단하고 즐거운 일이었습니다. 그는 이 일에 대해 자부심이 대단했습니다. 하지만 자부심이 너무 지나쳤나 봅니다. 얼마 안 있어 제 역할을 잊었던 것입니다. 그는 사람들이 자신을 보러 오는 줄로 착각하기 시작했습니다. 그는 물러서야 하는데 작품 곁에 그냥 서 있었습니다. 일행이 감탄을 연발하면 그는 가슴을 내밀고 얼굴을 붉히며 “맘에 드신다니 다행입니다”라고 대답했습니다. 이따금씩 “감사합니다”라는 말까지 했습니다. 남의 작품에 공로를 대신 취한 것입니다. 나중에 이 젊은 가이드는 그 정도로 만족 못하고 그림에 조금씩 더 다가섰습니다. 처음에 액자 위로 팔을 뻗더니 나중에 자기 몸으로 작품을 완전히 덮어 버렸습니다. 그때 그의 상관이 끼어들었습니다. “이봐, 이 일에서 중요한 건 당신이 아니야. 내 명작들을 가리지 말라구.”

그렇습니다. 화랑의 가이드들은 명작에 대해 박수를 받을 자격이 없습니다. 모든 박수와 찬사는 그 명작들만 받을 자격이 있습니다. 만약 내가 그 명작을 몸으로 가리고 명작이 받을 박수와 찬사를 가로채려고 든다면 우리는 자기 임무를 다하지 못하는 것이기에 부득이 그 자리에서 쫓겨날 수밖에 없게 됩니다. 오늘도 우리는 신앙생활을 하면서 비슷한 유혹을 받습니다. 모든 영광과 존귀는 오직 하나님만 받으셔야 합니다. 우리의 찬양을 받으실 분은 오직 하나님 한 분뿐입니다. 우리의 임무도 오직 하나, 하나님만 영광 받으시도록 우리는 옆으로 비껴서야 합니다. 그분의 영광만 드러나도록 우리는 그 어떤 이유로도 그분의 영광을 가리거나 대신 그 영광을 받아서는 안 됩니다. 혹시 누군가 나를 향해 박수를 치고, 칭찬을 하고, 영광을 돌리려 한다면 우리는 손사래를 치면서 “아닙니다, 아닙니다. 제가 아닙니다. 모든 영광과 찬송은 오직 저 분만 받으셔야 합니다.”라고 말해야 합니다. 이것이 우리의 임무입니다. 그런데 우리는 너무도 자주 이 임무를 망각하고 하나님만 받으셔야 할 영광과 존귀를, 칭찬과 인정을 가로채고 싶은 유혹에 빠집니다. 만약 그렇게 된다면 우리는 임무를 다하지 못하는 것이기에 그 자리에서 쫓겨날 수밖에 없습니다.

목사인 저는 이런 유혹을 너무도 많이 받습니다. 오늘 내가 설교를 좀 잘 했다 싶으면 왠지 예배 마친 후 사람들에게 칭찬과 인정을 받고 싶은 마음이 강하게 듭니다. “목사님이 최고입니다!” 목회 좀 열심히 하고 교회가 좀 성장하고 잘 되는 듯  싶으면 “내가 최고야” 하는 소리를 듣고 싶어집니다. 그럴 때면 우리 주님은 제게 이렇게 말씀하십니다. “이봐,  이 일에서 중요한 건 당신이 아니야. 내 영광을 가리지 말라구. 자네 임무는 오직 나의 영광을 드러내는 것뿐이지 자네가 직접 영광과 인정을 받는 게 아니란 말이야. 그러니까 내 앞을 가리지 말고 조용히 옆으로 비켜서게나.” 그렇습니다. 목사인 저만 아니라 여러분 모두가 이런 유혹을 많이 받습니다. 이 유혹은 너무나 치명적이어서 우리로 하여금 하나님의 영광을 드러내기는커녕 하나님의 영광을 가리는 엄청난 죄를 짓게 만듭니다. 우리가 이 유혹을 이겨내는 방법은 무엇일까요? 어떻게 하면 우리가 우리의 임무인 오직 하나님께 영광 돌리는 사명을 감당할 수 있을까요? 오늘은 이 문제를 생각해 봅니다.

❚하나님의 영광을 가로채려는 욕망

두주 전까지 우리는 “죄의 세 가지 통로”라는 주제로 말씀을 나누었습니다. 오늘은 이어서 그 마지막 시간으로 하와가 받은 세 번째 유혹과 예수님이 받은 세 번째 유혹에 대해 살펴보려고 합니다.

하와가 뱀의 유혹으로 선악과를 보았을 때 첫 번째 느낀 감각은 “먹음직도 하고”였습니다. 두 번째 느낀 감각은 “보암직도 하고”였습니다. 그리고 마지막 세 번째 느낀 감각은 “지혜롭게 할 만큼 탐스럽다”는 것이었습니다. 이 말을 이해하려면 본문 바로 앞에 나오는 3장 5절을 먼저 이해해야 합니다. 함께 읽습니다.

너희가 그것을 먹는 날에는 너희 눈이 밝아져 하나님과 같이 되어 선악을 알 줄 하나님이 아심이니라

뱀이 하와를 유혹합니다. “하나님이 정말 너희에게 동산 모든 나무의 열매를 먹지 말라고 하셨냐?” 여인이 대답합니다. “하나님이 동산 모든 나무의 열매는 다 먹을 수 있지만 동산 중앙에 있는 이 선과 악을 알게 하는 나무의 열매는 먹지 말라고 하셨다. 먹으면 죽는다고 하셨어.” 그러자 뱀이 말합니다. “죽긴 왜 죽어? 하나님이 너희한테 괜히 겁 준거야. 죽기는커녕 그것을 먹는 날에는 너희 눈이 밝아져 하나님 같이 될 수 있다구. 하나님은 그게 무서워서 너희한테 괜히 죽는다고 겁준 거란 말이야, 이 바보야.” 이게 사탄의 유혹입니다. 사탄은 그 선악과를 먹으면 죽기는커녕 눈이 밝아져서 하나님처럼 되고 선과 악을 다 알 수 있다고 유혹한 것입니다. 

눈이 밝아진다는 말은 지혜로워진다는 뜻과 같습니다. 그 선악과만 먹으면 너희가 하나님처럼 지혜로워진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이 말을 들은 하와의 눈이 선악과를 보자 먹음직도 하고 보암직도 하지만 무엇보다 지혜롭게 할 만큼, 정말 하나님만큼 지혜롭게 될 만큼 탐스럽게 보인 것입니다. 모든 지혜는 하나님으로부터 오는 것입니다. 지혜의 근원은 오직 하나님이십니다. 그러므로 세상 그 누구도 하나님만큼 지혜로울 수는 없습니다. 선과 악을 구분하고 판단할 수 있는 지혜는 오직 하나님만 가지고 계십니다. 따라서 지혜는 좋은 것이고 우리가 지혜롭게 되는 것도 좋지만 우리 마음에 하나님처럼 지혜롭고자 하는 마음이 들어오면 그것은 우리가 이미 유혹에 빠졌다는 증거가 됩니다. 우리가 하나님처럼 되고 싶은 죄를 짓는 것입니다.

그렇습니다. “지혜롭게 할 만큼 탐스럽기도 하다”는 말은 우리 속에 있는 하나님처럼 되고 싶은 인간의 욕망을 뜻합니다. 신처럼 되어 모든 것을 차지하고 누리고 싶은 욕망입니다. 스스로를 신격화하거나 하나님의 위치를, 하나님만 받으실 영광을 대신 차지하려는 욕망입니다.

이 사실은 예수님이 광야에서 세 번째 받으신 유혹에도 그대로 나타납니다. 예수님이 광야에서 40일 동안 금식하실 때 받은 세 번째 시험이 무엇입니까? 마귀는 예수님을 데리고 지극히 높은 산으로 가서 천하 만국과 그 영광을 보여주면서 이렇게 말합니다. “만일 내게 엎드려 경배하면 이 모든 것을 네게 주리라!” 이 얼마나 매력적인 유혹입니까? 어려운 일도 아니에요. 그냥 눈 한번 딱 감고 마귀한테 절만 한 번 하면 됩니다. 그러면 천하 만국과 그 영광을 다 내게 주겠다는 것 아닙니까? 저 같으면 절할 지도 모르겠습니다. 누가 이런 얘기를 하더군요. 한국의 여자 집사님, 권사님들은 천하 만국을 다 주겠다고 하면 마귀에게 절대 절 안 하지만 네 아들 딸 일류대학 보내준다고 하면 넙죽 절한다고요. 그만큼 우리가 약한 부분이라는 뜻입니다. 이렇게 일류대학이 부모들에게 매력적인 유혹이듯 예수님께 눈 딱 감고 절만 한 번 하면 천하 만국과 영광을 다 주겠다는 제안은 정말 매력적이고 달콤한 유혹이었습니다. 돈 욕심, 성적인 욕심과도 비교할 수 없이 무서운 욕심이 명예욕, 권력욕이라는데 절 한 번만 하면 세상 영광 다 준다는 이 제안은 누구든 뿌리치기 쉽지 않은 유혹이었습니다.

그런데 예수님이 이 엄청난 유혹을 뿌리치고 시험을 이긴 이유는 무엇일까요? 그 유혹이 얼마나 무서운 죄로 연결되는지 아셨기 때문입니다. 이 유혹은 겉으로 볼 때는 그럴 듯 하고 달콤하지만 실은 우리로 하여금 하나님의 영광을 가로채는 죄를 짓게 만드는 유혹입니다. 여러분, 천하 만국과 그 영광을 다 소유하고 누릴 분은 오직 누구뿐입니까? 하나님 한 분뿐입니다. 그런데도 나한테 절만 하면 이 모든 권세와 영광을 다 누리겠다고 한 것은 사람 속에 있는 하나님의 자리를 대신 차지하려는 욕망, 하나님의 영광을 대신 누리려는 욕망을 이용한 시험 것입니다. 내가 하나님의 영광을 가리고 내가 그 영광을 대신 차지하게 만드는 것입니다. 이 얼마나 무서운 죄란 말입니까? 그래서 이 사탄의 의도를 꿰뚫어 본 예수님이 “사탄아 물러가라, 기록되었으되 주 너의 하나님께 경배하고 다만 그를 섬기라 하였느니라.”는 말씀으로 사탄의 유혹을 물리친 것입니다. 웃기지 마라 이겁니다. 내가 왜 네 앞에 절하냐? 왜 내가 그 천하 만국과 영광을 차지하냐? 천하 만국과 그 영광을 받으실 분은 오직 하나님 한 분이라는 것입니다. 어디 네가 감히 그것을 주겠다고 하느냐는 말입니다.

 여러분, 속지 마십시오. 이런 마음은 사탄이 주는 것입니다. 성경적인 근거가 분명하지는 않지만 본디 사탄은 타락한 천사장이라는 전승이 전해 내려옵니다. 사탄은 본디 하나님의 천사장이었는데 하나님과 같이 되려고, 하나님과 동등 되려다가 실패하고 쫓겨난 자라는 것입니다. 요한계시록 12장 4절에 용으로 상징되는 사탄이 천사의 3분의 1을 타락시켜 자신의 반역에 가담시킨 이야기가 나오는 것을 보면 이 말도 어느 정도 근거가 있습니다만 이것이 성경적인 근거가 있는지 없는지를 떠나 우리에게 아주 중요한 깨달음을 줍니다. 그것은 사탄의 본질은 교만이요 그 교만의 극치는 하나님과 동등 되려고 하는, 하나님의 영광을 대신 차지하려는 일이라는 사실입니다. 

그래서 창세기 3장 5절에 뱀이 하와를 유혹하면서 “그것을 먹는 날에는 하나님처럼 된다”고 꾄 것입니다. 우리는 결코 이 사탄의 유혹에 거짓말에 넘어가서는 안 됩니다. 우리는 우리의 본분을 지켜야 합니다. 우리의 본분이란 예수님이 말씀하신대로 “주 너의 하나님께 경배하고 다만 그를 섬기는” 일입니다. 나는 옆으로 비켜서고 하나님의 영광만 드러나게 하는 일입니다. 어떤 일이 있어도 내가 하나님의 영광을 가려서거나 그 분이 받으실 영광을 대신 차지하지 않는 일입니다. 이 본분을 제대로 알고 잘 지킬 때 우리는 사탄의 유혹에 빠지지 않고 교만을 이길 겸손의 능력을 배우게 되는 것입니다.

❚나는 무익한 종이라

지금 우리는 사순절을 보내고 있습니다. 사순절의 의미는 예수님의 십자가와 죽음을 묵상하고 그 고난에 동참하는 일입니다. 오늘은 특별히 예수님이 예루살렘에 입성하신 것을 기념하는 종려주일이고 내일부터 고난주간이 시작됩니다. 종려주일이 무엇입니까? 예수님이 예루살렘에 입성하자 유대인들은 종려나무 가지를 흔들면서 ‘호산나’를 외치며 열렬히 환영합니다. 저 분이 우리를 로마의 압제에서 해방하실 메시야라고 말입니다. 예수님이 메시야라는 말은 맞습니다. 하지만 무력으로, 힘으로 로마를 물리치고 우리를 구원하실 메시야가 아니라 겸손으로, 섬김으로, 십자가로 우리를 구원할 메시야이신 것입니다. 그래서 예수님은 예루살렘에 입성할 때 높은 말 위에 올라 당당하게 입성하지 않고 볼품없는 나귀 새끼를 타고 입성하신 것입니다(막 11:7). 이 말은 예수님이 결코 무리들의 열렬한 환영도, 찬사도, 박수도 받고 싶지 않았다는 뜻입니다. 결코 어떤 영광도 주님은 받고자 하지 않으셨습니다. 오직 모든 영광은 아버지 하나님만 받으시고 나는 죽고, 나는 십자가에 못 박히고, 나는 사라지고자 하신 것입니다. 이것이 예수님의 사명이요 임무였습니다. 예수님은 하나님의 영광만 드러내는 역할을 하고 사라지신 것입니다. 그리고 오늘 우리에게도 그렇게 하라고 말씀하십니다.

그러므로 우리가 해야 할 일은 오직 하나입니다. 누가복음 17장 7~10절을 찾아 읽습니다.

7 너희 중 누구에게 밭을 갈거나 양을 치거나 하는 종이 있어 밭에서 돌아오면 그더러 곧 와 앉아서 먹으라 말할 자가 있느냐 8 도리어 그더러 내 먹을 것을 준비하고 띠를 띠고 내가 먹고 마시는 동안에 수종들고 너는 그 후에 먹고 마시라 하지 않겠느냐 9 명한 대로 하였다고 종에게 감사하겠느냐 10 이와 같이 너희도 명령 받은 것을 다 행한 후에 이르기를 우리는 무익한 종이라 우리가 하여야 할 일을 한 것뿐이라 할지니라

그렇습니다. 우리는 무익한 종입니다. 우리가 할 일 다 하고, 죽도록 충성하고, 애썼다 할지라도 나는 무익한 종이기에 해야 할 일을 했을 뿐이지 어떤 칭찬도 박수도 영광도 필요 없습니다. 실컷 일해 놓고 충성해놓고 이 박수, 칭찬, 인정 받으려고 하다 보니 상급 다 까먹는 것입니다. 이 땅에서 칭찬과 인정 다 받고 보니 하늘나라 가서 받을 상급이 다 없어지는 것입니다. 심지어 하나님 받으실 영광까지 가로채 가면서 내가 영광 받으려고 하니 죄가 되는 것입니다. 여러분도 예수님을 따라 가십시오. 무익한 종이 되십시오. 오직 하나님이 영광을 위한 도구로 사용되십시오. 내 할 바를 다한 후에 조용히 뒤로 물러나십시오. 할 일 다 해놓고도 하나님의 영광 앞을 내가 가릴까 두렵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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