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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교 그리스도와 함께 (갈 2: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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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스도와 함께 (갈 2:20)


내가 그리스도와 함께 십자가에 못 박혔나니 그런즉 이제는 내가 사는 것이 아니요 오직 내 안에 그리스도께서 사시는 것이라 이제 내가 육체 가운데 사는 것은 나를 사랑하사 나를 위하여 자기 자신을 버리신 하나님의 아들을 믿는 믿음 안에서 사는 것이라

1. 시작하면서

새 봄이 시작되었습니다. 아파트 입구에 벌써 흰 벗 꽃이 피었습니다. 아직 바람은 차지만 봄내음을 조금씩 풍겨내고 있습니다. 비록 경제적 상황과 남북 상황은 무겁고 차갑지만, 우리들 마음엔 새봄을 느끼며 희망과 사랑이 새롭게 피어나길 축원합니다. 

더구나 오늘은 유아세례 신자가 입교를 하고, 초신자가 학습을 서고, 믿음이 자라 그리스도를 믿고 영접하신 분들에게는 세례를 베푸는 날입니다. 기존의 신자들은 이 성례식을 통하여 자신들의 믿음 생활을 다시 한 번 살펴보면서 “나는 진정 그리스도인으로 사는가?”를 고민하면서 새로운 영적 봄을 준비해나가는 기회가 되면 좋겠습니다.

2. 그리스도와 함께

우리는 예수님의 은혜로 우리 죄들을 속량받고 의롭게 된 하나님의 자녀들입니다. 이 정체성이 다른 어떤 것보다 근본적인 자기 정체감이어야 합니다. ‘내가 누군가?’ 라는 질문 앞에서 직업으로, 혹은 포지션으로, 자기를 소개하고 인식하기 앞서 ‘나는 용서받아 의롭게 된 하나님의 자녀입니다’고 확신을 가진 성도들이 되어야 합니다. 그 이유는 직업이나 현재의 직위는 변하는 것이지만 구원받아 하나님의 자녀가 된 것은 영원하기 때문입니다. 가변적이고 일시적인 것으로 자기 인식을 하면 우린 불행합니다. 

높은 사회적 지위를 갖거나 공직자로 살던 분들 중 많은 분들이 은퇴를 한 후 건강을 쉽게 잃어버린다고 합니다. 더구나 연예인들이 더욱 그렇답니다. 그 이유는 현주소의 변화로 인한 정체성의 상실감으로 인해 고통을 남달리 많이 받기 때문이라는 것입니다. 

이런 이유 때문만이 아니라 우리 성도들은 ‘나와 너’의 관계, 곧 ‘나와 하나님의 관계’ 안에서 살 때에 안전하고 기쁨을 누립니다. 그런데 ‘나와 그것’의 관계로 살면 항상 변하는 그것 때문에 그것과의 갈등 안에서 불안하게 살 수밖에 없습니다. 우리에게 ‘너’(Thou)이신 하나님은 영원하신 분이시기에 하나님의 자녀인 나도 변하지 않습니다. 그러나 나에게 ‘그것’(it)은 늘 변하기 때문에 나 역시도 그것에 맞추어 변하게 됩니다.         

그러므로 성도 여러분! 봄이 시작하는 이즈음에 다시 한번 더 자기의 정체성을 살피고 변하지 않는 영원한 것을 붙잡고 시작할 수 있기를 축원합니다. 그러기 위해서 오늘 본문은 우리에게 매우 소중한 말씀을 주고 있습니다. 

1) 나는 그리스도와 함께 십자가에 못 박혔습니다

이 말씀은 역사적 실제는 아닙니다. 대신 십자가에 못 박히신 그리스도처럼 나도 주안에서 죽은 존재임을 고백하는 의미합니다. 여러분! 죽어야 새로 삽니다. 이것은 봄이 우리에게 가르쳐주는 자연의 신비입니다. 지난 해의 무성했던 잎사귀와 열매들을 모두 다 떨구어 버려야 겨울을 나고, 봄이 돌아올 때 마치 죽은 것 같은 나무에서 새생명이 다시 시작할 수 있습니다.

싸움닭이야기를 아십니까? 일반 닭을 싸움닭으로 키우려면 훈련을 시키는데, 훈련된 닭으로 투계(鬪鷄)를 시킬 때 그 닭이 먼저 공격하면 붙잡아 다시 훈련을 시킨답니다. 그래서 그 닭이 먼저 공격하지 않을 때까지 훈련을 시킨다는 이야기입니다. 사람도 싸움에 이기려면 분노와 미움으로 공격적인 감정이 남아 있으면 결코 이길 수 없다는 것입니다. 로버트 그린이 쓴 책 “권력의 법칙”에 보면 권력 쟁취의 성공법칙 48가지가 언급되고 있습니다. 그 중 마지막 법칙이 “승리를 거두려면 멈출 때를 알라!”는 것입니다. 멈출 때를 모르고 에너지를 뿜어내면 패하고 만다는 말입니다. 

예수님은 하나님이 보내신 때를 아시고는 당신의 모든 일을 멈추시고 십자가를 지셨습니다. 대중(大衆)이 보기엔 십자가는 예수님의 실패의 증거물이겠지만, 도리어 십자가는 예수님의 영원한 승리의 상징이 되고 있음을 우리는 잘 알고 있습니다. 그래서 바울 사도는 로마서에서 이렇게 말하고 있습니다. 

내가 복음을 부끄러워하지 아니하노니 이 복음은 모든 믿는 자에게 구원을 주시는 하나님의 능력이 됨이라 먼저는 유대인에게요 그리고 헬라인에게로다 (롬 1:16)

그렇기에 우리는 그리스도와 함께 십자가에 못 박힌 자로 살아야 합니다. 바울은 

그리스도 예수의 사람들은 육체와 함께 그 정욕과 탐심을 십자가에 못박았느니라(갈 5:24)

고 했습니다. 사람이 정욕과 탐심없이 살면 나약해보이고 무기력해보일 때도 있습니다. 그러나 그리스도 안에서 우리는 이 길을 좇아가야 합니다.   

2) 이제 내 안에 그리스도께서 사십니다

이처럼 우리가 믿음으로 그리스도와 함께 하려고 할 때 부활의 주님이 우리 안에 살아 역사하십니다. 그렇게 되어야만 우리는 죄의 본능인 정욕과 탐심을 죽일 수가 있습니다. 이것은 사도 바울의 경험일 뿐 아니라 중생한 성도들 모두의 경험입니다. 이것을 일컬어 새생명이라고 합니다. 이 새생명은 곧 예수 그리스도의 생명입니다. 이 그리스도의 생명은 오늘도 우리에게 생기가 되어 여전히 십자가를 떠나 자기 마음대로 살려고 하는 우리의 욕망을 부수어뜨리고 있습니다.          

그러므로 우리 안에 그리스도께서 살아야 합니다. 단순히 거하는 정도가 아니라 우리 안에 살아야 합니다. 즉 그리스도가 우리 안에서 왕이 되셔야 합니다. 주인이 되시고 목자가 되셔야 합니다. 영접한 후 우리가 그리스도께 주권을 이양해 드리지 않으면 우리는 여전히 죄 가운데서 허덕이고 맙니다. 바울은 로마서에서 이렇게 가르쳤습니다.

12 그러므로 형제들아 우리가 빚진 자로되 육신에게 져서 육신대로 살 것이 아니니라 13 너희가 육신대로 살면 반드시 죽을 것이로되 영으로써 몸의 행실을 죽이면 살리니 14 무릇 하나님의 영으로 인도함을 받는 사람은 곧 하나님의 아들이라 (롬 8:12-14)

그리스도께서 우리 안에 살 때 우리는 멈추지 않게 됩니다. 즉 우리는 날마다 주님으로 새로워지게 됩니다. 근래 미국에서 베스트셀러가 된 오두막이란 소설이 있습니다. 미국에서만 6백만 부가 팔려나간 책이라고 합니다. 주인공 맥이 파파(하나님으로 은유된)로부터 편지를 받고는 4년 전 연쇄 살인범에게 자기 딸이 피살된 장소인 오두막으로 초대를 받았는데, 고민 끝에 주인공 맥은 그곳으로 갑니다. 그곳에서 만난 세 사람과의 대화 속에 이런 내용이 나옵니다. 

인간들에겐 은총이 가득하고 생명력이 넘치는 동사 - 고백하기, 회개하기, 살기, 반응하기, 성장하기, 도약하기, 변화하기, 씨뿌리기, 달리기, 춤추기, 노래하기 등 - 를 죽은 명사나 썩은 냄새가 나는 원칙으로 바꾸는 재주가 있어요 (윌리엄 폴 영 ⌜오두막⌟에서)

이 책은 주인공 맥이 이런 대화중에 딸을 잃어버린 아버지의 한(恨)을 치유받고 사랑과 용서의 길을 찾게 되는 그런 소설입니다. 4년 전의 그 사건에 매여 더 이상 삶의 기쁨을 상실한 주인공이 대화중에 변한 것입니다. 하나님의 은총은 지금도 명사(또는 교리)로 우리 귀나 머리에 머물지 않습니다. 항상 은총은 동사입니다. 그리스도가 우리 안에 거하신다는 것은 명사(교리)가 아닙니다. 그리스도와 함께 십자가에 죽으면 그리스도는 우리 안에 살아 역사하십니다. 우리는 항상 그분 안에서 동사로 살아야 합니다. 그것이 죽음에서 부활하는 힘이며, 죄의 본능을 이기는 힘입니다. 

3) 자신을 버리신 하나님의 아들을 믿는 믿음으로 삽시다

자기를 버려도 더 잘사는구나 하는 것이 그리스도의 십자가 죽음입니다. 그리스도는 자기를 버림으로 도리어 더 큰 것을 얻으신 분입니다. 바울은 빌립보서에서 이렇게 말씀하고 있습니다.

자기를 낮추시고 죽기까지 복종하셨으니 곧 십자가에 죽으심이라 9 이러므로 하나님이 그를 지극히 높여 모든 이름 위에 뛰어난 이름을 주사 10 하늘에 있는 자들과 땅에 있는 자들과 땅 아래에 있는 자들로 모든 무릎을 예수의 이름에 꿇게 하시고 11 모든 입으로 예수 그리스도를 주라 시인하여 하나님 아버지께 영광을 돌리게 하셨느니라(빌 2:8b-11)

우리가 육체가운데 살 때 이 믿음 없이는 쉽게 자기를 버리거나 내려놓을 수 가 없습니다. 예수님은 버림으로 더 풍성해지는 삶의 증거이십니다. 자신을 버림으로 만유를 얻으신 분이십니다.

새 중에서 가장 오래 사는 새가 독수리라고 합니다. 70 살까지 산답니다, 그러나 대부분 40년을 살다가 죽는데, 더 오래 살기 위해서 어려운 결단을 내려야 한답니다. 마흔이 되면 독수리의 발톱은 안으로 굽어져 들어가서 먹이를 잡기조차 어려워지고 부리도 가슴 쪽으로 굽어져 제대로 먹이를 쪼우지도 못한답니다. 뿐 아니라 갈수록 날개도 약해지고 깃털도 무거워져 잘 날지도 못합니다. 이 때 독수리는 죽든지 아니면 다른 결단을 내려야 합니다. 그것은 고통스러운 자기 혁신과정이 필요한데, 150여일을 산꼭대기의 둥지에 머물며 전혀 날지 않고 자기 부리가 완전히 부러져 없어질 때까지 바위에 부딛힌답니다. 그리고는 새로운 부리가 나면 그 부리로 자기 발톱을 하나씩 다 뽑아낸답니다. 새로운 발톱이 나면 그 발톱으로 깃털을 다 뽑아내고 새 깃털이 날 때까지 기다린답니다. 이렇게 5개월이 지나면 독수리는 새로운 비행을 하는데 그 후 수명이 30년이나 더 연장이 된답니다,

우리가 새로운 생명을 얻어 그 풍성한 행복을 누리려면 우리들도 자기를 버리는 고통스러운 과정이 필요합니다. 그러나 그것은 단순한 고행이 아니라 그리스도를 따르는 믿음입니다. “자기 자신을 버리신 하나님의 아들을 믿는 믿음 안에서” 사는 것입니다.

3. 마무리 하면서

봄기운이 우리에게 도전해옵니다. 죽었던 땅속의 것들이 새롭게 돋아나며 생명력을 과시합니다. 우리도 그럴 수 있습니다. 그리스도와 함께 살면 말입니다. 그리스도와 함께 살려고 어떤 조건도 필요 없습니다. 대신 우리 안에서 역사하시는 그리스도의 영에 순종하면 됩니다. 그리스도께서 아버지 하나님의 뜻에 순종함으로 만유의 주가 된 것 같이 우리도 주님의 인도에 순종하면 그렇게 될 것입니다.   

<결단의 선언>
1. 그리스도인으로써 정체성을 늘 기억하며 살겠습니다
2. 내 안에 계신 그리스도의 영을 좇아 순종하며 살겠습니다 
3. 자기를 버리신 예수님을 믿는 믿음으로 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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