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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교 서로 사랑하라 (벧전 1:2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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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로 사랑하라 (벧전 1:21~23)
 

고인이 된 김수환(金壽煥) 추기경은 두 눈을 지그시 감고 웃을 때면 영락없는 우리네 할아버지의 모습입니다. 그러나 소탈한 웃음 뒤에는 버거웠던 인고(忍苦)의 세월이 녹아있습니다. 그는 30여년간 무거운 짐을 짊어진 채 한국교회의 큰 어른으로 살아왔습니다. 때로는 정도(正道)에서 이탈하는 역사의 흐름을 민주와 정의의 제자리로 돌려놓는 시대의 양심으로 살았습니다. 그리고 가난하고 힘없는 약자들 곁을 유달리 좋아했습니다. 김 추기경은 종교의 역할과 참된 종교인과 지성인의 삶을 몸으로 보여 주셨습니다. 그의 사목 표어는 '너희와 모든 이를 위하여' 입니다. 그 정신으로 소탈하고 다정하게, 낮은 데로 임하는 겸손과 정의에 대한 흔들림 없는 소신으로 살았습니다. 임종을 지키던 교구청 관계자와 의료진을 향해 마지막 남긴 말이 있습니다. '감사합니다. 나는 사랑을 많이 받았습니다. 여러분도 서로 사랑하며 사세요.' 끝까지 사회를 걱정하며 사랑과 평화의 삶을 실천하며 떠난 그의 모습은 모두의 기억 속에 영원히 남게 될 것입니다.

베드로전서는 하나님의 사랑에 감동되어 그 사랑을 전하려는 이유로 모진 핍박을 받는 사람들을 위해 쓰여진 편지입니다. 당시 그리스도인들은 무서운 박해 속에서 고난을 겪어야 했습니다. 감옥에 갇히기도 하고 목숨을 잃기도 하였습니다. 로마의 원형경기장에는 수만 또는 수십 만명이 사자의 밥이 되거나 목이 잘려 나갔습니다. 갑바도기아 지역의 카타콤 속에는 불에 타 죽임을 당한 순교자들의 넋으로 가득 차 있습니다. 이렇듯 박해를 받는 이들에게 베드로는 하나님에 대한 확신과 소망을 잃지 말라고 격려합니다. 그리고 은이나 금같이 없어지는 것으로 구원받은 것이 아니라 보배로운 그리스도의 피로 말미암아 구원받았다는 사실을 경각시키며 강조합니다. 

본문 22절입니다. "너희가 진리를 순종함으로 너희 영혼을 깨끗하게 하여 거짓이 없이 형제를 사랑하기에 이르렀으니 마음으로 뜨겁게 피차 사랑하라." 여기의 "마음으로 뜨겁게 피차 사랑하라" 는 말은 심장으로부터 우러나오는 뜨거운 사랑을 뜻합니다. 예로부터 심장과 피는 생명을 의미했습니다. 온 몸에 피를 보내는 심장은 생명의 중심이었습니다. 그러기에 서로 심장과 심장을 나눌 수 있는 사랑, 그것은 생명의 중심을 나누는 뜨거운 사랑입니다. 베드로는 예수께서 그 심장으로 사랑하였듯 예수 그리스도를 따르는 사람들도 심장을 통해 토해내는 뜨거운 사랑을 나누어야 함을 강조합니다. 

다같이 '사랑의 주님이'를 부릅니다. "사랑의 주님이 날 사랑하시네 내 모습 이대로 받으셨네 사랑의 주님이 날 사랑하듯이 나도 너를 사랑하며 섬기리". 죽음에 직면한 그리스도인들에게 피차에 뜨겁게 사랑하라는 이유는 과연 무엇입니까? 

첫째로 생명을 얻기에

제임스 미체너(James Michener)의 하와이(Hawaii)라는 소설에 나오는 내용입니다. 1870년도에 한 노인이 나병에 걸립니다. 그는 가족들로부터 격리되어 나환자촌으로 가야만 되는 슬픈 사실을 가족에게 알립니다. 그러자 아내가 무릎을 꿇습니다. 자신을 남편의 코쿠아(kokua)로 바치겠다고 말합니다. 코쿠아(kokua)란 건강한 사람이 나병환자를 보살피기 위해 기꺼이 평생을 함께 살며 헌신하겠다는 결심을 한 사람을 일컫는 말입니다. 코쿠아들은 나환자촌으로 보내져 함께 살아야 하기에 자칫 나병에 전염될 위험성이 많았습니다. 그래서 나환자촌인 섬으로 가는 배에 오르기 전 관리들이 마지막으로 묻는 말이 있습니다. "지금 무엇을 하기 위해 떠나는지 분명히 알고 있습니까?" 하와이 본토로부터 멀리 떨어진 섬에 유배된 나병환자들을 보살피고 돕기 위해 떠나는 사람들은 생명을 내놓는 결심이 있어야 했기 때문입니다. 아내가 나병에 걸린 남편을 위해 코쿠아가 되겠다는 결심은 이미 결혼할 때 서약한 것입니다. 그러나 그럼에도 아내의 결심은 위대하게 보이며 많은 이들에게 감동을 줍니다. 예수님은 우리의 '코쿠아' 가 되셨습니다. 하늘 보좌를 버리시고 죄악으로 죽을 수밖에 없는 우리를 구원하시려고 이 땅에 오셨습니다. 우리를 위해 그의 심장을 바치는 사랑을 보여 주셨습니다. 

본문 19절입니다. "오직 흠 없고 점 없는 어린 양 같은 그리스도의 보배로운 피로 한 것이니라." 본서에 코쿠아와 같은 사랑이 흐르고 있습니다. 우리는 자신의 노력으로 구원받은 것이 아닙니다. 갈보리 언덕에서 흘러나온 사랑으로 말미암아 구원받았습니다. 예수의 심장에 꽂혔던 창구멍을 통해 흘러나온 피로 인해 살아나게 되었습니다. 그리스도께서 보여주신 사랑으로 귀한 생명을 얻게 된 것입니다. 

하나님의 아들이신 예수는 하늘 보좌를 버리시고 생명을 바치셨습니다. 다른 사람의 생명을 살리기 위해 생명을 제물로 내놓았던 사랑이기에 베드로는 예수의 사랑을 심장으로부터 나오는 뜨거운 사랑이라고 표현하였습니다. 초대교인들은 예수가 주님이셨습니다. 그러나 그들은 예수께서 자신들을 사랑하셨던 만큼 예수를 사랑할 수 없었습니다. 도저히 예수의 사랑을 흉내낼 수가 없었습니다. 그러기에 베드로는 생명을 얻게 하신 예수 그리스도의 심장으로 피차에 뜨겁게 사랑을 나누라고 강력히 권면하고 있습니다. 서로에게 생명을 얻게하는 뜨거운 사랑을 나눌 수 있기를 원합니다.

둘째로 힘이 되기에

안개 낀 어느 날 데일 버텐호프(Dele Buttenhoff)는 자살을 결심합니다. 수년동안 마약에 중독되어 결혼에 실패한 그는 가족들에게 버림을 받았습니다. 더 이상 살 가치가 없다고 생각한 그는 목숨을 끓기로 작정하였습니다. 다리 위에서 윌라메트강 아래로 투신하기로 마음먹었습니다. 그런데 강에는 보트 경기팀이 다리 밑을 거슬러 올라가는 연습을 하고 있었습니다. '핑크 페닉스(Pink Pheonix)' 라는 팀인데 유방암에 걸렸다가 치유된 여자들로 만들어진 이색적인 팀이었습니다. 버텐호프가 강 아래로 투신하자 페닉스팀의 보트는 전속력으로 달려가 그를 구출해 내었습니다. 
팀원들은 그를 이해할 수 있었습니다. 살아갈 희망이 없는 절망에 빠진 사람들의 심정을 암과의 투병을 통해 그들은 이해할 수 있었기 때문이었습니다. 그들은 버텐호프를 후원 조직으로 받아들였습니다. 병원으로 찾아가 방문하고 선물을 전했습니다. 상처로부터 회복된 데일은 마약중독자 재활 훈련원에 들어갔습니다. 사랑하는 딸과 새로운 관계를 맺게 되었습니다. 그 후 재활센터에서 마약중독자들을 상담하는 상담가가 되기 위해 훈련을 받고 있습니다. 그는 말합니다. "그들이 나를 위해 한 일이 결코 헛된 일이 아님을 알기 원합니다." 핑크 페닉스 팀의 멤버들은 크리스천들이었으며 그들 속에 예수의 심장에서 끓고 있는 사랑이 있었습니다. 그들의 뜨거운 사랑이 죽어 가는 생명을 살리는 힘이 되었습니다. 사랑은 어두운 골짜기에서 고통받는 사람들과 절망적인 상황 가운데 있는 사람을 구원하는 힘이 됩니다. 

본문 22절입니다. "너희가 진리를 순종함으로 너희 영혼을 깨끗하게 하여 거짓이 없이 형제를 사랑하기에 이르렀으니 마음으로 뜨겁게 피차 사랑하라". 초대교인들은 함께 모여 기도했고 함께 모여 음식을 나누었습니다. 함께 모여 찬송하였습니다. 모든 것을 함께 나누는 사랑이 있었습니다. 그러기에 로마의 힘이 아무리 강해도 그 사랑의 줄을 끓을 수 없었습니다. 예수 그리스도의 심장 속에 깃 든 사랑이 엄청난 힘을 가지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좋은 사람만 사랑하는 것은 아가페의 사랑이 아닙니다. 절망이나 중독에 빠져 죽음으로 가고 있는 사람들, 전혀 가능성이 없는 사람들에게 그리스도의 사랑이 더욱 필요합니다. 교회 안에 도움을 필요로 하는 사람들이 많이 있습니다. 사랑해야 할 사람도 많고 사랑 받아야 할 사람도 많습니다. 그들을 향한 관심과 기도가 사랑으로 이어질 때 사랑이 그들을 변화시키는 힘이 될 줄로 믿으시기 바랍니다.

셋째로 소망을 주기에

심장수술을 집도하려는 의사가 소년에게 말합니다. "내가 네 심장을 열어 볼 것이다." 그러자 소년이 말합니다. "내 심장을 열었을 때 그 안에서 예수님을 발견할 것입니다." 의사는 말합니다. "심장이 얼마나 상했는지 본 다음 심장을 봉합하고 치료를 계획할 것이다." 소년은 다시 말합니다. "내 심장 속에서 예수님을 발견할 것입니다. 성경은 예수님이 거기에 계신다고 말했습니다." 의사는 짜증스럽게 말합니다. "네 심장 안에서 무엇을 발견했는지 내가 말해 줄께. 

심장근육의 손상과 피의 공급이 얼마나 낮은지, 심방은 얼마나 약해져 있는지." 그러나 소년은 다시 말합니다. "그래도 당신은 거기에서 예수님을 발견할 것입니다. 예수님이 거기에 계십니다." 다음날 수술을 마친 의사가 수술결과를 녹음하고 있었습니다. "동맥손상. 허파로 가는 정맥손상. 심장근육손상. 심장이식 가능성 희박. 치료 가능성 없음. 일년 내에 죽을 것임." 녹음을 멈춘 그는 '왜?' 라고 소리질렀습니다. 하나님께 묻는 말이었습니다. "왜 당신은 이런 일을 행하십니까? 당신이 그 아이를 보냈습니다. 당신이 그를 아프게 만들었습니다. 어린 나이에 죽도록 만들었습니다. 왜입니까?" 의사의 눈에서 흐르는 눈물은 뜨거웠습니다. 분노는 더 뜨거웠습니다. 
"당신이 그 아이의 심장을 만드셨습니다. 그는 몇 달 안에 죽을 것입니다. 왜입니까?" 하나님과 의 대화가 시작되었습니다. 처음에는 말할 수 없는 실망을 가졌던 의사는 하나님의 사랑에 대한 새로운 이해를 가지게 되었습니다. 그는 병실로 찾아가 소년의 곁에 앉았습니다. 그러자 소년이 물었습니다. "내 심장을 열어 보았어요? 무엇을 발견하였나요?" "나는 거기서 예수님을 발견했단다." 소년의 심장을 보고 분노하며 소리쳤던 의사는 죽음의 권세를 이기고 부활하신 예수 그리스도의 사랑 안에 희망이 있음을 발견하였습니다. 소년의 희망도 결국 그리스도의 사랑에 있음을 깨닫게 된 것입니다.

본문 21절입니다. "너희는 저를 죽은 자 가운데서 살리시고 영광을 주신 하나님을 그리스도로 말미암아 믿는 자니 너희 믿음과 소망이 하나님께 있게 하셨느니라". 베드로가 뜨겁게 사랑하라는 이유는 그리스도의 사랑만이 미래를 위한 소망이 됨을 알았기 때문입니다. 그러므로 믿는 사람은 혼자가 아닙니다. 외롭지 않습니다. 그리스도가 내 안에 있고 그리스도의 심장을 가진 성도들의 뜨거운 사랑이 곁에 있기 때문입니다. 

뉴욕에 '에드워드(Edward)' 병원이 있습니다. 세계에서 가장 사랑이 많은 병원이라고 합니다. 다른 병원에서 고치지 못하는 병을 다 고칩니다. 많은 의사들과 제약회사들이 비결을 물었더니 에드워드(Edward)의사가 말합니다. "우리가 쓰는 약은 T.L.C입니다". 처음 들어보는 약 이름이었습니다. 에드워드가 약에 대해 설명을 합니다. "T.L.C는 Tender, Love, Care 의 약자로 부드러운 사랑으로 치료를 한다는 뜻입니다." 약 한 알을 줄 때도, 주사를 놓을 때도 사랑의 마음으로 부드럽게 치료하면 효과가 더 크다는 것입니다. 뜨겁게 사랑하십니까? 서로 뜨겁게 사랑하심으로 생명과 힘과 소망을 얻는 복된 성도들이 다 되시기를 주님의 이름으로 축원합니다. (김광일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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