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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교 [송년] 잊을 것과 기억할 것 (시 103: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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잊을 것과 기억할 것 (시 103:1~5)

   
연합군이 제 2차 세계대전을 승리로 이끄는데 견인차 역할을 했던 윈스턴 처칠이 상원의원에 출마했었습니다. 멋진 ‘낙승’을 예상했던 그는 ‘낙선’의 고배를 마셨습니다. 그는 자존심이 구겨질대로 구겨지고 우울증 증세까지 겹쳐서 사람들을 만나는 것도 기피하고 두문불출했습니다. 

어느 날 창가에 서 있던 처칠은 우연히 벽돌공이 날렵한 손놀림으로 벽돌을 쌓는 것을 보았습니다. 벽돌공은 벽돌 한 장을 쌓고 그 위에 시멘트를 발랐습니다. 그 위에 벽돌 한 장을 또 쌓았습니다. 그런 단순한 과정을 계속 반복하고 있었습니다. 다음 날 아침에 보니 벽돌공이 쌓은 벽돌은 견고하고 거대한 담벼락으로 변해 있었습니다. 벽돌공이 한 장 한 장 쌓아올린 벽돌이 거대한 담벼락으로 변한 모습을  보고 처칠은 마음속으로 다짐했습니다. ‘인생은 벽돌을 한 장 한 장 쌓아 올리는 작업이다. 인생의 여정을 여기에서 포기할 수 없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처칠은 한 장의 벽돌을 정성을 다해 쌓아 올리는 벽돌공의 모습을 통해 용기를 얻어 일어났습니다. 그는 다시 정치계에 뛰어들어 자신 앞에 놓여 있는 장애물들을 극복하며 결국은 세계적인 지도자의 대열에 서게 됩니다. 처칠은 정치적으로 큰 단점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그는 사람들과 일상적인 대화가 불가능할 정도로 말더듬이었습니다. 그런데 세상 사람들은 그를 최고의 명연설가로 기억하고 있습니다. 그만큼 처칠은 철저하게 준비하고 훈련했습니다. 모든 일이 쉽게 되는 일은 아무것도 없습니다.  

노년에 처칠은 젊은이들에게 ‘위기가 다가왔을 때 도망치려고 생각해서는 안됩니다. 그렇게 하면 도리어 위험이 배가 됩니다. 그러나 위기에 결연하게 맞선다면 위험은 반으로 줄어듭니다. 무슨 일을 만나거든 결코 도망쳐서는 안됩니다’라고 말했습니다. 

배가 바다를 항해하다 보면 큰 풍랑을 만날 때가 있습니다. 집채만한 큰 파도들이 배를 덮치는 풍랑을 만납니다. 그 때 선장이 큰 파도를 보고 겁을 먹고 뱃머리를 옆으로 돌리면 큰 파도가 배의 옆면을 덮치면서 배가 전복되고 맙니다. 선장은 큰 파도가 덮쳐올 때 배의 키를 힘차게 붙잡고 파도를 향해 정면으로 돌진합니다. 큰 파도가 배를 덮쳐도 도리어 그 파도를 뚫고 앞으로 전진할 때 도리어 배가 더 안전하기 때문입니다. 

요즘 전 세계가 경제 공황으로 몸살을 앓고 있습니다. 이로 인해 우리 주변에는 ‘나는 삶에 지쳤다’고 말하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그 동안 수없는 날들을 이른 아침부터 늦은 저녁까지 뛰어다녀 보았지만 제대로 풀리지 않는 경제의 문제, 직장의 문제, 그리고 가정의 문제, 건강의 문제들로 인해 한숨을 쉬며 의기소침해지는 분들이 많습니다. 세계적인 경제 공황으로 인해 내일이 불확실한 가운데서 두려워하며 염려하는 분들이 많습니다. 이 어려움의 시기를 벽돌공이 벽돌을 쌓으면서 벽돌을 더 견고하게 쌓기 위해 시멘트를 바르는 때로 생각할 수 있기를 바랍니다. 산만한 생활의 파도가 우리 삶을 위협할 때 인생의 배의 키를 더 굳건하게 붙잡고 용기와 힘을 가지고 앞을 향해 전진해 나감으로 앞에 놓여 있는 위기의 파도를 넘어 평안의 세계로 나갈 수 있기를 바랍니다.  

성경에 나오는 ‘두려움, 염려’라는 단어의 의미는 ‘마음이 여러 갈래로 갈라진다’는 의미입니다. 마음이 여러 갈래로 나눠지면 집중력과 힘을 잃게 됩니다. 두려움과 염려는 할 수 있다는 의지와 용기를 빼앗아 갑니다. 사람을 무기력하게 만들고, 부정적이고 소극적으로 만듭니다. 무엇보다도 영적으로 탈진하는 현상을 보입니다. 두려움과 염려는 사단이 우리 마음에 뿌려 놓는 씨앗입니다. 사단은 틈만 있으면 우리 마음에 근심과 염려, 분열과 원망의 씨앗을 뿌립니다. 

마가복음 9장에 보면 예수님의 변화산 사건이 나옵니다. 예수님께서 제자들 중에 베드로, 안드레, 야고보 세 제자를 데리고 산에 오르셔서 기도하셨습니다. 나머지 아홉 명의 제자들은 산 아래에 있었습니다. 그때 한 아버지가 귀신들린 아들을 데리고 산 아래에 있는 제자들에게 나왔습니다. 그는 제자들에게 귀신들린 자신의 아들을 위해 기도해 달라고 요청했습니다. 제자들은 합심해서 기도했습니다. 그러나 귀신은 꼼짝하지 않고 도리어 더 발악을 했습니다. 아버지는 실망스러웠고 제자들은 당황했습니다. 그때에 예수님께서 기도를 마치고 산에서 내려오셨습니다. 그 아버지는 예수님께 매달리며 ‘귀신이 우리 아들을 죽이려고 불에 집어 넣기도 하고, 물에 집어 넣기도 하니 무엇을 하실 수 있거든 내 아들을 살려 주십시요’라고 요청합니다. 

예수님께서 그 아버지를 향해 ‘할 수 있거든이 무슨 말이냐 믿는 자에게는 능치 못할 일이 없느니라’고 말씀하시며 그의 믿음 없음을 꾸짖으셨습니다. 그때 그 아버지가 예수님을 향해 ‘내가 믿나이다. 나의 믿음 없는 것을 도와 주소서’라고 외칩니다. 아버지의 그 고백 이후에 예수님께서는 아들을 짓누르고 있는 귀신을 향해 ‘벙어리 되고 귀먹은 귀신아 내가 네게 명하노니 그 아이에게서 나오고 다시 들어가지 말라’고 명령하십니다. 예수님의 명령과 함께 귀신이 소리를 지르며 아이에게 심한 경련을 일으키며 빠져 나갑니다. 예수님께서 지쳐 있는 아이의 손을 잡아 일으켜 주셨습니다. 

사단은 아들의 문제를 가지고 있는 아버지의 마음에 ‘너는 할 수 없다’라고 속삭이며 자신과 상황을 불신하고 염려하게 만듭니다. 사단이 속삭임에 흔들리는 아버지가 불안에 떨며 ‘할 수 있거든 내 아들을 살려 주십시요’라고 말합니다. 이 말은 ‘할 수 없으면 어쩔 수 없구요’라는 뜻이 담겨 있습니다. 이 말은 믿음보다 불신에 더 뿌리를 두고 있는 말입니다. 형식적으로 믿음의 모습이지만 내용적으로는 불신의 모습입니다. 예수님은 ‘믿는 자에게 할 수 있거든이 무슨 말이냐 믿는 자에게는 능치 못할 일이 없다’라고 말씀하시며 불신과 염려로 찌들려 있는 마음에 믿음의 씨앗을 뿌리십니다.   

‘믿음’은 ‘염려, 두려움’의 반대말입니다. 말씀 드린 것처럼 ‘염려’가 ‘마음이 여러 갈래로 갈라짐’을 말한다면 ‘믿음’은 갈라진 마음들을 하나로 모으는 것입니다. 배가 풍랑에 요동치며 떠 밀려 갈 때 떠 밀려 가지 않도록 바다 깊은 곳에 닻을 내리는 것과 같이 예수님을 향해 우리의 마음 닻을 깊게 내리는 것입니다. 

하나님은 야고보서 1장 6-8절의 말씀을 통해 ‘오직 믿음으로 구하고 조금도 의심하지 말라 의심하는 자는 마치 바람에 밀려 요동하는 바다 물결 같으니 이런 사람은 무엇이든지 주께 얻기를 생각하지 말라 두 마음을 품어 모든 일에 정함이 없는 자로다’라고 말씀하십니다. ‘의심하는 자, 염려하는 자’는 하나님으로부터 어느 것도 얻을 수가 없다고 말씀하십니다. 하나님을 향한 믿음이 없기 때문입니다. 오직 믿음으로 구하고 의심하지 않는 사람, 염려하지 않는 사람에게 믿음의 사람에게 하나님은 역사하십니다. 

오늘은 2008년도 마지막 주일 예배를 드립니다. 시간이 무척 빠르다는 것을 다시 한번 느끼게 됩니다. 새해를 맞이한 것이 엊그제 같은데 벌써 일년이 지났습니다.  사람들은 시간을 초, 분, 시간, 하루, 한달, 일년이라는 단위로 나누었습니다. 똑같이 흘러가는 시간을 단위별로 나눈 것은 흘러가는 시간속에서 때마다 매듭을 지으며 삶을 되돌아보는 지혜를 갖게 하기 위함인 것같습니다. 

대나무는 어느 나무보다도 갸날픕니다. 위로 높게 솟아 오르지만 나무 굵기가 그렇게 굵지가 않습니다. 그러나 아무리 강한 바람이 불어도 대나무가 부러지는 경우는 없습니다. 강한 바람에 다른 나무들이 다 부러져도 대나무는 부러지지 않습니다. 대나무가 부러지지 않는 것은 대나무에 마디가 있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대나무는 자라면서 마디를 만듭니다. 그 마디들은 대나무가 어떤 강풍에도 절대로 부러지지 않도록 지탱해 줍니다. 

우리 인생도 어떻게 매듭을 지어 마디를 만드느냐에 따라 견고함이 다릅니다. 한 해를 보내고 새해를 맞이할 때마다 어떤 마음을 가지고 시간의 매듭을 짓느냐에 따라 인생이 달라집니다. 2008년도 마지막 주일 예배를 드리면서 우리들의 생에 있어서 또 한번의 귀한 믿음의 매듭을 만드는 은혜가 있기를 바랍니다. 

한 해의 마무리 시점에서 인생의 매듭을 잘짓기 위해서 우리들이 잊어야 할 것들이 있습니다. 새해로 가지고 가기엔 부끄럽고, 아픈 추억과 사건들이 있습니다. 내 삶의 발목을 잡고 있는 부정적인 것들과 소극적인 것들이 있습니다. 우리의 마음을 자꾸 여러 갈래로 갈라지게 하여 불안과 염려를 만들어 내는 것들이 있습니다. 미움과 시기로 인해 상처입고, 깨어진 관계들도 있습니다. 내 삶에 있어서 견고한 믿음의 삶을 방해하는 여러 가지 요소들이 있습니다. 우리의 생활과 영성을 흐트러지게 하는 내용과 습관들이 있습니다. 2008년도 마지막 주일 예배를 드리면서 그것들을 십자가 앞에 내려놓고 새마음으로 새해를 맞이할 수 있는 준비를 하시기 바랍니다. 

다윗이 우리아의 아내 밧세바를 범하는 죄를 짓게 되었습니다. 밧세바가 다윗과 간음함으로 아이를 갖게 되었습니다. 하나님의 진노로 그 아이가 죽게 되었습니다. 아이가 사경을 헤맬 때에 다윗은 회개하며 금식으로 기도했습니다. 그러나 아이가 죽었습니다. 신하들은 걱정이 태산 같았습니다. 다윗 왕이 아이가 죽기 전에 금식하며 기도했는데 아이가 죽었으니 이제 왕이 어떻게 할 것인가 하는 걱정을 하였습니다. 그들은 다윗에게 조심스럽게 아이가 죽었음을 전했습니다. 아들이 죽었다는 소식을 전해 들은 다윗은 자리에서 일어나 목욕을 하고 음식을 가져오라고 했습니다. 그는 음식을 먹고 일상 생활로 돌아왔습니다. 

신하들이 그에게 물었습니다. ‘왕이여, 당신은 아이가 죽기 전에는 식음은 전폐하며 기도하더니 아이가 죽었다는 이야기를 듣고는 도리어 음식을 다시 드시니 이는 어찌된 일입니까?’ 그때 다윗이 대답하기를 ‘내 죄로 인해 아이가 사경을 헤맬때에 하나님께서 용서하시고 아이를 살려달라고 기도하는 것이 내가 할 수 있는 최선의 것이었다. 그러나 하나님께서 그 아이를 거두어 가신 뒤에는 내가 그것을 잊고 다시 내 생활을 바르게 잡는 것이 내가 할 최선의 선택이다.’라고 말했습니다. 다윗은 참으로 지혜로웠던 사람입니다. 그는 최선을 다한 후에 자신이 잊어야 할 것이 있다면 그것을 미련 없이 잊고 더 발전적인 삶을 선택했습니다. 그는 과거의 실패와 아픔에 매여 자신의 현재와 미래까지도 실패하게 만들지 않았습니다. 

어리석은 사람은 과거의 아픔과 상처에 매여 현재와 미래까지도 망치는 사람입니다. 한 해의 마지막 주일 예배를 드리면서 내가 내려놓고 가야할 내용들이 있다면 내려놓고 새해에 새로운 삶의 자리로 만들어 가는 지혜가 우리 모두에게 있기를 소원합니다. 

한 해를 마무리 하면서 우리들이 잊어야 할 것들이 있는 반면에 꼭 기억해야 할 것들이 있습니다. 오늘 본문의 시편은 다윗이 노년에 자신의 일생을 회고하면서 지은 시로 알려졌습니다. 다윗은 지나온 일생을 회고하면서 두가지를 강조합니다. 하나는 ‘여호와를 송축하라’는 것입니다. 또 하나는 ‘모든 은택을 잊지 말라’는 것입니다. 

두 친구가 사막을 걷고 있었습니다. 한참을 걸은 후에 그들은 어느 지점에 이르러 서로 말다툼을 하게 되었고 한 친구가 다른 친구의 뺨을 때렸습니다. 뺨을 맞은 친구는 매우 아팠지만 아무 말 없이 모래 위에 다음과 같은 글을 썼습니다. ‘오늘 나의 가장 친한 친구가 내 뺨을 때리다’ 그들은 계속 걸어 오아시스에 도달했습니다. 거기서 목욕을 하고 있는데 뺨을 맞았던 친구가 수렁에 빠져 점점 가라앉기 시작했습니다. 뺨을 때린 친구는 그를 서둘러 구해 냈습니다. 친구의 도움으로 목숨을 건지게 된 그가 돌에 다음과 같은 글을 새겼습니다. ‘오늘 나의 가장 친한 친구가 내 생명를 구하다.’ 그를 구한 친구가 물었습니다. ‘아까는 모래에 썼는데, 지금은 왜 돌에 쓰는거야?’ 친구가 대답하기를 ‘누군가 나를 아프게 할 때 모래에 쓰는 것은 용서의 바람이 불어와 지워버릴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지. 그렇지만 누군가 내게 선을 행하면 절대로 바람이 그것을 지울 수 없도록 돌에 새겨 넣은 거야.’ 대부분의 사람들은 서운한 것을 돌판에 새기고 은혜를 모래에 새기는 경향이 있습니다. 그것은 우리의 미래를 실패하게 하는 원인이됩니다. 

2008년도 마지막 주일 예배를 드리면서 한 해 동안 나에게 사랑과 은혜를 베푼 사람들이 누구인지를 기억하기 바랍니다. 그리고 그들로부터 받은 사랑을 마음에 더 깊이 새길 수 있기를 바랍니다. 무엇보다도 한 해 동안 나에게 베풀어 주신 하나님의 은혜를 기억합시다. 믿음의 눈과 감사의 눈을 가지고 한 해를 돌아보면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베풀어 주신 것이 얼마나 많은지 모릅니다. 그 은혜를 마음판에 깊이 새기고 기억하며 한 해를 마무리하는 믿음의 사람들이 되기를 바랍니다. 다윗이 고백한 것처럼 모든 은택을 잊지 말고 하나님의 성호를 찬양하는 가운데 한 해를 마무리하고 새 해를 맞이하는 은혜가 우리 모두에게 충만하기를 주님의 이름으로 간절히 축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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