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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교 하나님의 명령대로 행하기를 힘쓰면 (대상 14:8~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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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님의 명령대로 행하기를 힘쓰면 (대상 14:8~17) 

오늘 본문에는 다윗의 치세 초기에 이스라엘이 블레셋과의 두 차례 전쟁에서 승리한 사실이 기록되어 있습니다. 이미 전사로서의 다윗의 용맹함을 들어 익히 알고 있었으며 그를 경계하던 블레셋은 다윗이 온 이스라엘의 왕이 되었다는 소식을 듣고 매우 긴장하고 두려워하지 않을 수 없었을 것입니다. 그래서 초기에 다윗을 제거하거나 눌러놓지 않으면 안 되겠다고 여겼는지 온 블레셋이 힘을 모아 이스라엘을 전격적으로 기습공격을 감행했습니다(본문 8절). 

다윗이 그 소식을 듣고 맞서 싸우러 나아갔을 때는 이미 블레셋 사람들이 예루살렘 남서쪽 유다와 베냐민 사이의 경계지역인 르바임 골짜기까지 몰려와 있었습니다(본문 9절). 이때 다윗은 하나님께 여쭈었습니다: “내가 블레셋 사람들을 치러 올라가리이까? 주께서 그들을 내 손에 넘기시겠나이까?” 하나님께서는 다윗에게 말씀하셨습니다: “올라가라. 내가 그들을 네 손에 넘기리라.”(본문 10절) 

이 하나님의 말씀에 따라 다윗은 이스라엘 군사들을 이끌고 블레셋을 쳐서 무찔렀습니다. 승리를 거둔 다윗은 말하기를 “하나님이 물을 쪼갬 같이 내 손으로 내 대적을 흩으셨다.” 했습니다. 

그때부터 다윗이 승리를 거둔 그곳이 이라 불리게 되었습니다(본문 11절). 은 히브리어로 “돌파하게 하시는 주님”이란 뜻입니다. 다윗의 이스라엘 군대에게 돌파를 당하고 혼비백산한 블레셋 사람들은 가지고 왔던 그들의 우상들을 그 곳에 버리고 도망쳤으며 다윗의 명령에 따라 이스라엘 군사들은 그것들을 모두 불살라버리고 말았습니다(본문 12절).

그러나 그 한 차례의 패배로 주저앉을 블레셋이 아니었습니다. 그들은 전열을 가다듬고 다시 침공해왔습니다(본문 13절). 아마도 지난 패배의 경험을 살려 보다 주도면밀한 작전계획을 가지고 왔을 것입니다. 다윗은 또 하나님께 그의 뜻이 무엇인지를 여쭈었습니다. 하나님께서도 다시 싸울 것을 허락하시되 이번에는 다른 작전계획을 일러주셨습니다. 블레셋이 또 다시 같은 모양으로 이스라엘에 지려 하지 않을 것임을 아시고 블레셋의 허를 찌르는 계책을 지시하신 것입니다. 

하나님께서는 다윗에게 말씀하시기를 “마주 올라가지 말고 그들 뒤로 돌아 뽕나무 수풀 맞은편에서 그들을 기습하되 뽕나무 꼭대기에서 걸음 걷는 소리가 들리거든 곧 나가서 싸우라. 너보다 하나님이 앞서 나아가서 블레셋 사람들의 군대를 치리라.”(본문 14-15절) 하셨습니다. 이에 다윗은 또 하나님의 명령대로 행하며 블레셋 사람들의 군대를 쳐서 승리했습니다(본문 16절). 그저 이스라엘 땅을 침공해온 블레셋을 격퇴하는 데 그친 것이 아니라 이스라엘의 영토를 넓힌 것입니다. 

본문 16절 끝에 보면 “기브온에서부터 게셀까지 이르렀다.”고 합니다. 은 예루살렘에서 북쪽으로 10 Km도 안 떨어진 곳이었고 은 예루살렘 서북쪽을 가로지르는 길 가까이 있는 전략적으로 중요한 곳이었습니다. “게셀까지 이르렀다”는 말은 모든 면에서 그 중요성이 지대했던 지중해 연안의 해안도로에 접근하기에 유리한 거점을 확보했다는 뜻이 됩니다. 그 전략적 중요성 때문에 다윗이 출현하기 훨씬 이전부터 이집트를 위시한 열강들의 각축장이 되어있었습니다. 그래서 많은 전투와 사건들이 에서 있었고 그 어느 나라도 장기적으로 점령하고 있기가 힘든 곳이 이었습니다. 

그러므로 “게셀까지 이르렀다”는 말은 군사적으로나 경제적으로 중요한 요충지를 차지했다는 말입니다. 그 사실 때문에 다윗의 명성이 온 세상에 퍼졌고 모든 이방 민족이 그를 두려워하게 되었습니다(본문 17절). 이 전쟁에서의 승리는 다윗이 사울로부터 물려받은 영토를 넘어서서 본격적으로 이스라엘 왕국을 넓게 확장하는 시발점을 이룬 것이었습니다.

다윗의 이 두 승전이야기 속에는 우리가 놓지지 말아야 할 점이 무엇이겠습니까? 그것은 다윗이 블레셋의 침공이라는 위급한 상황을 맞아 어떻게 해야 할지를 먼저 하나님께 여쭙고 그의 명령대로 행했다는 사실입니다. “내가 블레셋 사람들을 치러 올라가리이까? 주께서 그들을 내 손에 넘기시겠나이까?” 하며 하나님의 뜻을 여쭌 것입니다. 흔히 실패를 당하고 곤경에 처해서야 하나님을 찾기 쉬운데 다윗은 먼저 하나님의 뜻을 구했다는 사실에 주목할 필요가 있습니다. 

실패를 당하고 곤경에 처해서라도 하나님을 찾는 것은 좋은 일이나 어떤 일을 하기 전에 먼저 그 일이 하나님께서 원하시는 일인지를 확인하고 그 일을 지혜를 구하는 것은 훨씬 더 잘하는 일입니다. 다윗은 두 차례에 다 그렇게 했습니다. 또 다윗은 그 결과로 승리했을 때 그것이 하나님의 은혜임을 믿고 고백할 줄 알았습니다. 첫 번째 승리를 거두고 그가 한 말이 무엇이었습니까? 

11절을 다시 봅니다: “이에 무리가 바알브라심으로 올라갔더니 다윗이 거기서 그들을 치고 다윗이 이르되 ‘하나님이 물을 쪼갬 같이 내 손으로 내 대적을 흩으셨다.’ 하므로 그 곳 이름을 바알브라심이라 부르니라.” 비록 힘껏 싸워 자기의 손으로 대적을 무찔렀지만 자기가 아니라 하나님이 하신 일이라고 선언한 것입니다. 

역대기 기자는 다윗의 이러한 생각을 부각시키며 블레셋과의 두 전쟁에서 다윗이 승리한 사실에 대한 그의 기록을 결론짓는 17절에서 이렇게 쓰고 있습니다: “다윗의 명성이 온 세상에 퍼졌고 여호와께서 모든 이방 민족으로 그를 두려워하게 하셨더라.” 다윗이 승리한 것이나 그의 명성이 온 세상에 퍼진 것이나 모든 이방 민족이 그를 두려워하게 된 것이 다 하나님께서 하신 일이라는 말입니다. 그리고 다윗이 하나님으로부터 그런 은혜를 누릴 수 있었던 것은 그가 하나님의 명령대로 행하였기 때문이라고 말하려는 것이 역대기 기자의 의도임을 우리는 또한 유념해야 할 것입니다. 

두 번째 전쟁을 수행하기에 앞서 하나님께서 다윗에게 하신 말씀은 가나안 정복전쟁 때 여호수아와 함께 하신 하나님을 연상시킵니다. 14-15절을 다시 봅니다: “다윗이 또 하나님께 묻자온대 하나님이 이르시되 ‘마주 올라가지 말고 그들 뒤로 돌아 뽕나무 수풀 맞은편에서 그들을 기습하되 뽕나무 꼭대기에서 걸음 걷는 소리가 들리거든 곧 나가서 싸우라. 너보다 하나님이 앞서 나아가서 블레셋 사람들의 군대를 치리라.’ 하신지라.” 

하나님께서는 다윗에게 블레셋 군대를 우회해서 그들의 배후에서 공격하라 명하셨지만 그에 앞서 당신께서 앞서 나아가서 블레셋 사람들의 군대를 치리라고 약속하시고 그대로 행하신 것입니다. 그리고는 당신의 명령을 따라 행한 다윗에게 승리뿐 아니라 영토확장과 국제적 명성과 왕국의 튼튼한 안보라는 선물까지 주신 것입니다. 

하나님의 명령대로 행하는 백성, 그런 백성에게 항상 크고 놀라운 승리를 주시는 신실하신 하나님, 이것이 역대기 기자가 백성에게 상기시키고자 한 역사적 교훈이고 변함없는 진리일 것입니다. 대한민국의 영토와 주권을 호시탐탐 노리는 열강들에 둘러싸여 나라를 지키고 온 세계에 이름을 드높여야 하는 우리에게는 더할 나위 없이 귀한 깨달음을 주는 역사가 아닐 수 없습니다.

오늘 본문이 보여주는 다윗의 모습에서 우리는 사울과의 뚜렷한 대비를 목격합니다. 사울에게서 몰락의 길을 재촉했던 결정적 사건이 무엇이었습니까? 그에게 있어서 블레셋과의 마지막 결전이 된 길보아 전투를 앞두고 사울은 블레셋의 군대를 보고 크게 두려워하며 떨던 나머지 변장을 하고 신접한 여인을 찾아가 도움을 청한 것이었습니다(삼상28:4 이하). 이것이 사울의 죽음의 직접적 원인이 된 하나님 앞에서의 범죄였음을 역대기 기자는 이미 밝힌 바 있습니다. 

대상10:13-14로 거슬러 올라가 봅니다: “사울이 죽은 것은 여호와께 범죄 하였기 때문이라. 그가 여호와의 말씀을 지키지 아니하고 또 신접한 자에게 가르치기를 청하고 여호와께 묻지 아니하였으므로 여호와께서 그를 죽이시고 그 나라를 이새의 아들 다윗에게 넘겨주셨더라.” 이렇게 사울의 죽음과 그의 가문의 몰락과 그 모든 원인을 지적한 역대기 기자의 기록에 잘 대비되는 것이 다윗의 성공과 그의 왕국의 번영과 그 모든 비결을 언급한 오늘의 본문입니다. 

특히 오늘 본문의 기록을 잘 요약하고 있는 16-17절입니다. 다시 봅니다: “이에 다윗이 하나님의 명령대로 행하여 블레셋 사람들의 군대를 쳐서 기브온에서부터 게셀까지 이르렀더니 다윗의 명성이 온 세상에 퍼졌고 여호와께서 모든 이방 민족으로 그를 두려워하게 하셨더라.”

사울과 달리 한결같이 오직 하나님만을 섬기고 그만을 의지하며 그에게 모든 것을 아뢰는 다윗의 믿음의 단면을 잘 보여준 일 하나가 본문에 기록되어 있습니다. 12절이 전하는 일입니다: “블레셋 사람이 그들의 우상을 그 곳에 버렸으므로 다윗이 명령하여 불에 사르니라.” 전쟁에서 승리를 기원하며 확신을 갖고자 우상이나 성물을 전쟁터에 가지고 가는 것은 당대의 일반적인 관습이었습니다. 블레셋 사람들이 버린 우상은 이스라엘 병사들에게 있어서 두 가지 점에서 마음을 끌 수 있는 것이었습니다. 하나는 비록 타 종족의 우상이긴 하지만 그것을 지니고 있으면 개인의 안전과 전쟁에서의 승리에 대해 조금이라도 더 보증이 되지 않을까 하는 점입니다. 

다른 하나는 종종 전리품으로서의 물질적 가치를 가질 수 있다는 점이었습니다. 큰 목상이나 석상이라면 개인적으로 물질적 가치가 없을지 몰라도 귀금속으로 만든 개인적으로 소지하기 용이한 우상이라면 탐이 날만했을 것이기 때문입니다. 다윗은 즉각 그 모든 우상을 불태워 없애게 함으로써 이스라엘 병사들의 마음이 오직 하나님만을 향하게 했고 모든 전쟁의 승리에 있어서 결정적인 관건은 하나님의 백성이 오직 하나님만을 예배하며 섬기는 믿음에 달려있음을 분명히 했던 것입니다. 다윗의 이런 믿음과 백성의 순종을 하나님께서는 기뻐하셨고 그들에게 승리와 명성과 왕국의 안보와 영토의 확장이라는 더 큰 것을 베풀어주신 것입니다.

오늘 본문 바로 앞에는 두로 왕 히람이 다윗에게 사신들과 백향목과 석수와 목수를 보내 그의 궁전을 건축하게 하였다는 기록이 있고(1절), 다윗이 예루살렘에서 아내들을 여럿 맞아 자녀들을 많이 낳았다는 사실과 그 아들들의 이름이 기록되어 있습니다(3-7절). 

그리고 이어지는 오늘 본문의 내용은 블레셋과의 두 차례에 걸친 전쟁에서의 연승입니다. 건축, 자손의 번성, 그리고 전쟁에서의 승리, 이것은 그 당시 지상에서 물질적으로 누리는 복의 주된 내용들입니다. 이런 모든 복을 다윗과 이스라엘이 누릴 수 있었던 것은 다윗과 그의 백성이 매사에 하나님의 뜻을 구하며 그의 명령대로 행한 데 대해 하나님께서 복을 베푸셨기 때문이라고 말하고자 한 것이 역대기 기자의 의도라고 볼 수 있습니다. 

다윗이 당대에 건축기술로 최고의 명성을 떨치던 두로의 왕으로부터 궁전건축의 선물을 받고 또 여러 아내에게서 많은 자녀를 낳았다는 사실도 사울가문의 몰락에 잘 대비되는 것입니다. 사울과 다윗 사이의 판이한 신앙의 자세와 그 각각에 상응하게 베푸시는 하나님의 벌하심과 복 주심을 우리는 분명히 보아야 합니다.

오늘 본문이 전하는 내용 또한 이미 에 기록된 역사입니다. 다윗이 블레셋과 두 번 싸워 이긴 이 사실에 관한 두 역사서의 기록은 거의 같습니다. 단 오늘 본문의 마지막 절인 17절만 에는 없습니다. 이 17절 또한 역대기 기자가 객관적인 역사적 사실에 대해 신학적인 성찰을 거쳐 덧붙인 말이라 할 수 있습니다. 오늘 본문이 들어있는 14장 바로 앞의 13장에서는 하나님의 궤를 옮겨오려던 다윗의 계획과 실행이 실패로 끝난 일을 전하고 있습니다. 

반대로 에서의 순서에 따르면  14장의 내용이 5장에 기록되어 있고 처음 하나님의 궤를 옮기려다 실패한  13장의 사건이 그 다음 6장에 기록되어 있습니다. 와는 달리 시기상의 순서를 바꿔 하나님의 궤를 옮기려다 실패한 사건 뒤에 오늘 14장이 보여주는 놀라운 성공의 사례들을 나열한 역대기 기자의 의도가 무엇이겠습니까? 나라가 망하고 민족이 흩어진 수모와 고통과 회한의 역사를 경험한 후 지난 이스라엘의 역사 전체를 반추하는 사가의 입장에서 일어난 사건들을 정확하게 시기적으로 나열하는 것은 별 의미가 없었을지 모릅니다. 그런 기록들은 이미 있기 때문입니다. 

이스라엘의 모든 역사를 하나님 앞에 내어놓고 하나님의 백성이 하나님 앞에서 지켰어야 할 삶의 도리가 무엇이었는지를 밝혀내 가르치는 것이 역대기 기자의 주된 목적이 아니었겠느냐는 말입니다. 역대기 기자는 비록 다윗이 하나님 앞에서 실수하고 실패한 일도 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하나님께서는 다윗에게 왕궁건축과 자손의 번성과 전쟁에서의 연승이라는 복을 주신 사실을 강조하고자 한 것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그렇게 함으로써 바벨론 포로라는 치욕의 역사를 겪은 유다 민족에게 희망과 격려를 주려 한 것이 아니었겠는가 짐작해봅니다. 

유다 백성이 다시 하나님의 명령대로 행하기를 힘쓰면 하나님께서는 언제든지 이스라엘이 다윗 왕 때 누렸던 번영의 역사를 회복시켜 주실 것이라는 희망과 격려입니다. 오늘 본문의 요점이라 할 수 있는 다윗 왕과 이스라엘 백성의 신실함에 대해 하나님께서 복 주신 결과로서의 번영, 이것은 오늘 우리에게도 해당되고 개인의 삶과 한 민족의 흥망성쇠에도 꼭 같이 적용될 수 있는 하나님의 진리임을 가슴에 깊이 새기는 우리 모두가 될 수 있기를 기원합니다. 그 믿음으로 오늘 우리 각자가 겪고 있는 개인적 실패와 국가적 위기를 모두 극복해 나아갈 수 있기를 빕니다. (이수영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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