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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교 이삭의 선택 (창 26: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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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삭의 선택 (창 26:1~5)

 
우리는 이삭의 이야기를 함께 읽었습니다. 이삭은 아브라함의 아들이자 야곱의 아버지로서 우리가 보통 믿음의 열조라고 부르는 사람들 중의 한 사람입니다. 창세기에는 아브라함과 이삭 야곱 그리고 요셉... 이렇게 4대에 걸친 이야기가 나옵니다. 그런데 네 사람 중에 가장 적게 취급되고 있고, 자신의 이야기가 적게 나오는 것은 이삭입니다. 그는 남다른 삶을 헤쳐나간 개척자와 같은... 훌륭하고 흠이라고는 별로 찾아 볼 데 없는 아버지의 그늘에 가려 있고, 앞 못 보고 늙은 아버지 속이는 일쯤은 간단히 해치우는 아들과 그 아들의 편에 가담해서 남편을 가볍게 속아 넘긴 아내 때문에 정작 맏아들에게 돌아 갈 축복을 작은 아들에게 베풀고 만... 어처구니없는 실수를 하고 마는... 그런 사람입니다. 

그에게는 다른 세 사람에게서 볼 수 있는 화려하거나 극적인 순간이 별로 없습니다. 아브라함에게 있어서는 그 나이 75세에 모든 것을 버리고 새로운 길을 떠났다는 자체가 대단한 뉴스거리일 수 있습니다. 끝까지 참고 기다린 끝에 100세가 되어서 아들을 얻은 이야기이며... 그 아들을 하나님이 원하신다고 해서 다시금 하나님께 드리려 하는 이야기이며... 아브라함에게는 진정 드라마와 같은 삶의 연속이었습니다. 

이삭의 아들인 야곱은 어떠합니까? 작은 아들이면서도 형에게 돌아갈 장자의 복을 받고 싶어 합니다. 어머니와 함께 아버지를 속이고 그 복을 받는 대목부터 그의 여정은 숨 가쁘게 돌아갑니다. 광야에서 돌벼개를 베고 자다가 하나님을 경험한 일이며... 사랑하는 아내와 결혼을 위해서 무려 14년을 수고하는 일이며... 아내와 가족들을 데리고 20년 동안 몸담고 살았던 처가에서 야반도주 하는 일이며... 이런 일들은 야곱이 아니라면 어느 누구도 도저히 할 수가 없는 일들인 것이지요. 고향을 앞에 두고 얍복강 나루에서 하나님과 씨름하는 일이며... 형 에서와 감격스럽게 화해하는 일이며... 야곱은 그를 읽어가는 독자들에게 도무지 숨 돌릴 틈도 주지를 않습니다.
   
그런가하면 이삭의 손자인 요셉은 네 사람 중에서 가장 많은 분량을 차지하고 있고, 가장 재미있는 이야기로 연결되어 있습니다. 형들에게 미움을 받고 애굽으로 팔려가는 신세가 된 일... 처음에 노예로 들어간 집에서 성공의 발판을 마련하는 듯 했지만... 모함을 받고 다시 감옥으로 떨어지는 일이며... 꿈이 매개가 되어서 애굽의 총리대신의 자리에 오르게 되고 다시금 형들을 만나게 되고... 형들과 화해하는 이야기가 참으로 아름답고 흥미진진하게 그려져 있습니다. 
   
이런 면에서 생각해 본다면 이삭이 설 자리는 참으로 미미합니다. 걸출한 앞 뒤 세대의 사람들의 틈바구니에 끼어서 변변한 자기의 이야기조차 없으며, 아버지나 아들과 손자가 보여주는 극적인 이야기는 찾아보기가 힘이 듭니다. 이런 이삭이 우리에게 말해주는 것은 무엇인가요? 이삭을 생각할 때마다 고등학교시절 영어참고서에서 읽었던 글이 하나 생각납니다. 

‘그 자신이 빛을 만들어 내는 대단한 존재는 아니더라도 자기에게 주어진 빛을 꺼트리지 않고 후대의 사람들에게 전달하여 주는 일도 참 중요한 것이다...’ 

대략 이런 내용의 글입니다. 물론 이삭이 한 평생을 살면서 다른 세 사람처럼 극적이고 대단한 이야기는 만들어 내지는 못하였더라도 아버지 아브라함으로부터 물려받은 믿음의 불꽃을 꺼트리지 않고 아들 야곱에게 이어준 것만으로도 그의 삶은 평가 받아야 한다는 것이지요. 아브라함이 있고 이삭이 있은 후에 야곱이 있는 것이지... 아브라함에서 야곱으로 직접 넘어 갈 수는 없다는 것입니다. 
  
오늘 여러분 모두에게도 이러한 마음이 있기를 바랍니다. 저마다의 그릇과 할 일은 제 각각 다르다는 것입니다. 중요한 것은 하나님께서 오직 나에게만 부여하신 일에 대하여 성실하게 응답하며 최선을 다하는 것입니다. 그것으로 우리의 할 일은 충분합니다. 나머지는 더 큰 안목으로 우리를 인도하시고 계획하시는 하나님께서 알아서 하실 것입니다. 인생이라는 드라마 속에서 주어진 역할이 바쁘고 극적이면 그런 대로... 차분하며 사람들에게 잘 나타나지 않는 역할이라면 그런 일을 통해서라도 자신에게 주어진 일을 충실히 감당한다면... 하나님은 이 모든 일을 조화롭게 엮어서 한편의 역사를 이루어 가시는 것입니다. 만약에 이삭과 같은 역할이 우리가 해야 할 일이라면... 그것도 감사하게 생각하며 기꺼이 감당해가는 우리들이 되어야 하겠습니다. 
   
오늘은 이삭이 주인공으로 등장하면 거의 유일한 이야기입니다. 우리는 여기서 이삭이 단지 조용히만 있었던 것은 아니로구나... 그에게도 역시 이삭도 믿음의 열조라고 일컬음을 받을 만한 믿음이 있음을 발견하게 됩니다. 
   
이야기의 시작은 흉년이 드는 것으로부터입니다. ‘아브라함 때에 흉년이 들었더니 그 땅에 또 흉년이 들매...’ 이렇게 이야기는 시작됩니다. 흉년도 흉년 나름이겠지만... 아브라함의 시대 이래로 찾아 온 흉년이라는 말 가운데서 우리는 이번 흉년이 심상치 않고 견디기가 어려운... 한 사람이 세상에 태어나서 한번 쯤 겪게 되는 가장 힘들고 어려운 위기라는 것을 짐작하게 됩니다. 결론적으로 말하자면 이렇게 이삭은 평소에는 조용하고 소리가 잘 나지 않는 스타일이었지만... 위기에 직면했을 때... 큰 흉년이 찾아 왔을 때 드러나는 믿음이었습니다.
 
여기서 우리가 생각하게 되는 것은... 우리가 살면서 겪게 되는 커다란 흉년... 살면서 거의 한 번 쯤 겪게 되는 삶의 근본이 흔들리는 위기는 때로는 하나님 앞에서 우리의 믿음을 감히 고백하게 되고... 그 결과로 삶이 이제와는 전혀 다른 차원으로 전개되어가는 기회가 될 수도 있다는 것입니다. 우리도 세상을 살아가면서 흉년을 만납니다. 이제껏 터 닦고 뿌리를 내린 삶이 근본부터 뒤흔들리는 위기를 우리는 누구나 맞이할 수가 있습니다. 오늘 이삭의 이야기는 이렇게 위기를 맞이한 한 사람이 어떤 선택을 하고... 그 위기를 기회로 만들어 가는가를 보여주는 이야기입니다. 
   
이삭은 흉년이 닥쳐오자 자신의 거처를 애굽으로 옮기기로 마음먹었습니다. 그렇지 않고서는 도저히 살 도리를 도모할 수가 없습니다. 자기가 거느린 가족들은 어떻게 해서라도 먹고 산다고 하더라도 자기가 거느린 가축들을 생각하면 도저히 이곳에서는 살 방법을 찾을 수가 없었습니다. 그래서 애굽을 생각한 것입니다. 애굽에는 나일강이 항상 흐르고... 나일강 하구에 형성된 비옥한 토지는 흉년이라는 것을 생각하지 않게 합니다. 그의 아버지인 아브라함이 흉년이 닥쳐왔을 때에 피한 곳도 바로 애굽땅이었습니다.

(창12장) 그래서 그는 별 다른 고민이 없이 애굽으로 가기로 마음먹었습니다. 그런데 바로 이 여정 가운데 하나님께서 개입하신 것입니다. 
  
이삭은 이제 애굽을 향하여 발걸음을 점점 남쪽으로 옮겨갑니다. 그랄이라는 곳을 지날 때였습니다. 하나님께서 이삭에게 나타나셨습니다. 하시는 말씀이 ‘애굽으로 내려가지 말라.’는 것입니다. 이렇게 말씀하십니다. ‘애굽으로 내려가지 말고 내가 네게 지시하는 땅에 거하라  이 땅에 유하면 내가 너와 함께 있어 네게 복을 주고 내가 이 모든 땅을 너와 네 자손에게 주리라...’ 

사랑하는 여러분! 우리는 이러한 하나님의 말씀을 어떻게 읽어야 할까요? 생각해보면 하나님은 참으로 무리한 요구를 이삭에게 하십니다. 그가 애굽에 가지 않고서는 이 땅에서는 도저히 그의 가축들을 먹여 살리는 일이 불가능한 것은 사실입니다. 누구도 부인 할 수가 없습니다. 그런데 하나님은 이삭에게 애굽으로 내려가지 말라고 하십니다. 좀 힘이 들고 어렵더라도... 이곳에서 그냥 자리 잡고 살기를 권하십니다. 
  
그러면서 그가 애급으로 가지 말아야 할 이유를 말씀하십니다. 그래야만 하나님이 이삭에게 복을 주시겠다는 것입니다. 아버지 아브라함과 약속하셨던 자손이 하늘의 별처럼... 바다의 모래처럼 많아지는 복... 그리고 눈앞에 보이는 모든 땅을 소유하게 되는 복... 하나님은 이런 복을 이삭이 하나님의 말씀을 지켜서 애굽으로 내려가지 않고 이 땅에 머무를 때에만 허락하여 주시겠다고 하시는 것입니다. 

사랑하는 여러분... 이런 약속을 꼭 흉년이 찾아왔을 때에 나타나셔서 하시는 까닭이 무엇일까요? 한 번 생각해 보십시오. 평소처럼... 비가 넉넉히 내리고 삶의 조건이 좋다면... 이삭은 애굽에 내려간다는 것은 꿈에도 생각하지 않았을텐데... 그런 때에 하나님이 찾아오셔서 ‘애굽으로 가지 말고 이 땅에 머물러 있어... 그러면 내가 너에게 아버지 아브라함에게 내렸던 복을 줄거야...’ 이렇게 말한다면... 그것은 이삭에게는 조금도 고민이 될 것이 없습니다. 

그런데 오늘 하나님의 요구는 이삭을 깊은 고민에 빠지게 합니다. 인간적인 생각으로는 이미 그의 마음은 애굽에 가 있을 것입니다. ‘빨리 이곳을 벗어나야 해... 빨리 애굽으로 가는 일이 그나마 흉년의 피해에서 우리 가족과 재산을 보호하는 길이야...’ 이런 생각을 합니다. 그런데... 이제 그는 고민에 빠졌습니다. 하나님이 그의 발목을 붙잡고 나섰기 때문입니다. ‘이삭아 꼭 애굽을 가야하겠느냐? 이곳에서 한 번 살길을 찾아보도록 해...’ 만약 네가 나의 명령을 따르면 내가 너의 삶을 보장해 줄 거야...  

이삭은 이제 둘 중의 하나를 선택해야만 했습니다. 잘 먹고 살 수 있는 모든 조건이 갖추어진 애굽으로 가야할지... 아니면 아무 것도 보장 된 것이 없는... 오로지 하나님만을 바라보고 의지해야 하는 메마른 땅에 머물러 있어야 하는지... 사랑하는 여러분! 생각해보면 바로 여기에 그리스도인이 가지는 고민이 있습니다. 

다시 말하면... 이런 고민을 할 수 있을 때... 비로소 우리는 진정한 그리스도인으로서의 삶을 시작하는 것입니다. 만약에 하나님이 그를 막지 않으셨다면... 그는 아무런 고민이나 거리낌이 없이 애굽을 택할 것입니다. 하지만, 하나님이 그렇게 하지 말라고 하십니다. 이렇게도 반응 할 수가 있겠지요. ‘지금 당장 죽게 생겼는데... 하나님은 내 사정을 모르고 그렇게 하시는 거야...’ 하나님의 명령을 무시하고 이렇게 할 수도 있을 것입니다. 하지만... 그래도 그이 마음은 편하지는 않을 것입니다. 왜냐하면 그는 지금 하나님이 하지 말라고 하시는 일을 하고 있기 때문이지요. 
   
이것이 바로 그리스도인의 고민입니다. 애굽으로 가고는 싶은데... 당장 살기 위해서는 애굽을 찾아가야 할 것 같은데... 하나님이 그것을 원치 않으신다는 것... 그는 지금 그것 때문에 고민을 합니다. 그리고 이것은 우리들이 가지는 고민이기도 합니다. 우리가 그리스도인이 되었다는 것... 그것은 우리가 이제는 당장 눈에 좋아 보이는 대로 아무런 고민도 없이 그런 길을 선택하고... 그런 삶을 선택하는 것... 적어도 우리는 이렇게 단순하게 세상을 살지는 않습니다.

 여기에다가 한 가지 덧붙여서 생각하는 것... ‘이것이 하나님이 원하시는 일인가? 이것을 하나님이 기뻐하실까?’ 언젠가부터 우리는 이런 것을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이것이 이삭이 가진 고민이고... 오늘 우리가 해야 하는 그리스도인다운 고민입니다. 만약에 우리가 하나님을 알지 못했다면... 하지 않아도 좋은 고민이었을 것입니다. 
   
하나님은 하나님의 백성들이 좀 배가 고프더라도... 애굽으로 가는 것을 그다지 좋아 하시지 않는 다는 것... 그것을 우리는 여기서 깨닫게 됩니다. 애굽은 당장 먹고사는 문제는 해결할 수 있을지는 몰라도... 그것은 하나님과는 상관이 없는 곳입니다. 만약에 이삭이 하나님의 말씀을 어기고 애굽으로 간다면... 그는 지금 당장은 잘 먹고 잘 살 수 있을지는 몰라도... 그는 결국 하나님과는 전혀 상관이 없는 사람이 되고 마는 것이지요. 시편 1편에서는 이런 사람을 가리켜서 ‘바람에 나는 겨’와 같은 사람이라고 규정하였습니다. 하나님의 말씀은 들으려하지를 않고 세상 사람들이 해주는 충고를 따라갑니다. ‘살려면 이곳을 떠나야 해... 애굽으로 가야만 살 수 있어...’ 하나님 없는... 눈에 보이는 풍성함을 따라서 길을 떠나도록 충고합니다. 결국에는 바람에 날려버리는 겨처럼 흔적도 없이 사라지고 마는 것이지요. 
  
하나님은 이삭에게 아버지 아브라함을 생각해보라고 권하십니다. 아브라함이 결국 성공적인 인생을 살게 된 것... 그것은 오로지 그가 하나님께서 주시는 말씀과 명령과 계명을 잘 따르고 순종하였기 때문이라는 것이지요. 바로 이것이 인생에서의 성공의 길인 것을 기억하시기 바랍니다. 시편에서는 이런 사람을 가리켜서 ‘시냇가에 심은 나무’와 같은 인생이라고 이야기합니다. 하나님께서 지켜주시고... 하나님께서 필요한 것을 공급해 주시기 때문에 때를 따라서 열매를 맺게 되고, 메마르지 않는 건강하고 충만한 삶을 살게 되며, 그가 하는 모든 일들이 다 형통하게 될 것이라고 이야기합니다. 

이삭이 그랄에 거하였더니... 6절에서는 이렇게 이야기합니다. 결국 이삭은 하나님의 명령을 따르기로 하였습니다. 애굽으로 떠나려면 마음을 접고 그랄 땅에서 새로운 삶을 시작하려 합니다. 바로 이것이 그리스도인다운 선택인 것을 기억하시기 바랍니다. 당장 눈앞에 보이는 좋은 것에 집착하지 않고... 어떤 것이 하나님이 기뻐하시고 원하시는 일일까? 그것을 생각하면서 하나님의 인도하심에 자기의 미래와 운명을 맡기는 사람들... 이들이 바로 그리스도인들입니다. 그리고 이렇게 보이지는 않지만... 하나님이 예비하신 삶을 선택하게 만드는 것... 비록 그 길이 남다르게 힘들고 어렵다고 하여도 선뜻 그 길을 향하여 나서는 것... 이것을 바로 우리는 믿음이라고 말할 수가 있는 것입니다. 
  
인도의 지도자 마하트마 간디는 믿음에 대하여 이렇게 말한 적이 있습니다. 
‘만일 여러분이 옳은 수단을 사용한다면 결과는 반드시 나타날 것입니다. 오직 한 가지 필요한 일을 시작하는 것입니다. 믿음의 사람은 어려움을 두려워하여 머뭇거리지 않고 자신의 일을 밀고 나갑니다. 그는 실패라는 것을 모릅니다. 그는 이렇게 말할 것입니다. “세상이 실패라고 보겠다면 보라고 하라. 나는 그런 것을 모른다.” 무심으로, 결과에 얽매이지 않고 일한다는 게 바로 이런 것입니다. 그런 사람은 아무 것도 희망하지 않고(hopes for nothing) 끈기 있게 일합니다. 그는 잔꾀를 부리지 않으며 결코 결과를 서두르는 법이 없습니다.’

자신의 삶을 하나님께 맡기기로 작정한 이삭을 통해서 우리는 이러한 사람의 모습을 보게 됩니다. 애굽을 포기하고 그랄 땅에 머무른다는 것이 그에게는 얼마나 힘겨운 일이었는지... 그는 그 곳 사람들이 무서워서 자기의 아내를 누이라고 속이기도 하였습니다. 그만큼 그가 처한 조건이 좋지 못하다는 것을 말해주는 단적인 예인 것이지요. 하나님은 이렇게 어려움 속에서도 하나님의 말씀을 지키려하는 이삭을 위해서 그해 농사에 백배의 결실을 거두게 하셨습니다. 이삭은 갑자기 큰 부자가 되었습니다. 그런데 그만 이것이 그에게는 또 다른 시련의 시작이었습니다. 밖에서 들어온 떠돌이가 큰 부자가 되었다는 것을 그들은 가만히 보고 있을 수는 없었습니다. 배가 아파진 것이지요. 그들은 이삭의 가족이 사용하던 우물을 메워 버리고는 이삭을 쫓아냈습니다. 
  
그래도 이삭은 그랄 땅을 떠나지 않았습니다. 그랄 땅 언저리 골짜기에 장막을 쳤습니다. 아버지 아브라함이 팠던 우물을 다시금 파고는 그 곳에서 정착을 하려 하였습니다. 하지만, 이번에도 그랄 원주민들은 그를 그냥 내버려 두지 않았습니다. 우물을 사용하지 못하도록 시비를 겁니다. 이삭을 할 수 없이 그 곳을 떠나야만 했습니다. 떠나면서 그는 그 우물의 이름을 에섹이라고 하였습니다. ‘다툼’이라는 뜻이 있습니다. 하는 수 없이 이삭은 우물을 다시 팠습니다. 물론 그랄 땅을 떠나지 않았습니다. 그랬더니 이번에도 그랄의 목자들이 찾아와서 시비를 겁니다. 이삭은 그 우물의 이름을 싯나(불화라는 뜻)라고 하고는 다시금 다른 곳으로 옮겨갔습니다. 그곳에서도 우물을 팠는데... 이번에는 아무도 이삭에게 시비를 걸어오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이삭은 이번에는 그 우물의 이름을 르호봇이라고 하였습니다. ‘여호와께서 우리의 장소를 넓게 하셨으니 이 땅에서 우리가 번성하리로다...’(22절) 비로소 이삭은 그 땅에서 정착을 할 수가 있었습니다. 
    
바로 이것이 하나님의 말씀을 따라서 살아가는 사람의 모습입니다. 여러분 생각해 보십시오. 이삭은 우물을 파면 빼앗기고.. 파면 빼앗기고... 이러한 억울한 고통을 세 번이나 겪었습니다. 그 때마다 다시금 우물을 팠습니다. 메마른 곳에서 정착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우물이 필요한 것이지요. 큰 흉년이 들었고, 메마른 광야와도 같은 조건 속에서 우물을 판다는 것이 얼마나 힘이 드는 일일까요?  그래도 이삭은 포기하거나 물러서지를 않습니다. 

생각해 보면 참으로 좋은 구실이 됩니다. ‘나는 이곳에 머무르고 싶은데... 이곳 그랄 사람들이 나를 받아 주지를 않습니다. 하나님 어쩔 수 없이 저는 이곳을 떠나서 애굽으로 가야만 하겠습니다...’ 이렇게도 말할 수가 있을 것입니다. 하지만, 이삭을 그렇게 하지를 않았습니다. 고생고생해서 우물을 팠다가 빼앗기면 다시 다른 곳으로 옮겨서 우물을 팝니다. 그랄의 목자들과 다투는 일도 없습니다. 그러니... 그들도 이삭의 뚝심과 집념 앞에서 두 손을 들고 만 것입니다. 나중에는 도저히 시비를 걸 수가 없습니다. 우리들에게도 이삭과 같은 믿음이 있어야 하겠습니다. 

어떤 경우에도 하나님이 원하시는 길에서 양보하거나 타협하지 않으며, 조금도 뒤로 물러서지 않으려하는... 이러한 굳건한 믿음... 결국 이러한 믿음이 우리의 운명을 바꾸고 하나님과 동행하는 행복한 삶으로 우리를 인도하는 것입니다. 

이삭에게는 믿을 수 없는 두 가지 일이 벌어졌습니다. 이삭에 그랄 근처에 있는 브엘세바에 갔을 때... 하나님께서 다시금 이삭을 찾아 오셨습니다. 그리고 이렇게 약속하셨습니다. ‘나는 네 아비 아브라함의 하나님이니 두려워 말라 내 종 아브라함을 위하여 내가 너와 함께 있어 네게 복을 주어 네 자손으로 번성케 하리라...’(24절) 

비로소 하나님은 이삭의 믿음을 인정하여 주신 것입니다. 이제 이삭도 아브라함처럼 열조의 반열에 오르게 되었습니다. 하나님은 이후의 이삭의 가는 길에 함께 하시겠고 그 자신 뿐 아니라 그의 후손까지도 책임져 주시겠다고 약속하셨습니다. 하나님이 그의 믿음을 인정해 주신 것입니다. 이렇게 하나님이 인정해 주시고 그의 미래를 보장해 주신다면 무슨 걱정과 염려가 있을까요? 이삭은 그곳에서 단을 쌓고 하나님의 이름을 부르며 예배하였습니다. 
   
그 뿐만이 아닙니다. 그토록 그를 괴롭히던 그랄 사람들도 그를 인정하였습니다. 그곳을 다스리는 아비멜렉이 부하들을 거느리고 이삭을 찾아 왔습니다. 이삭의 마음이 좋을 리가 없지요. ‘그토록 나를 미워하고 쫓아내더니 어떻게 왔습니까?’ 그들은 이번에는 정중하게 자기들이 찾아 온 목적을 이야기합니다. 그들은 이삭이 하는 행동을 보면서 이삭이야말로 하나님이 사랑하시고 복 주시는 사람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이삭과 사이좋게 지내도록 약속을 하자는 목적으로 그를 찾아 온 것입니다. 

그토록 그를 괴롭히던 사람들과의 관계도 회복되는 순간이었습니다. 그들은 이삭을 가리켜서 ‘너는 여호와께 복을 받은 자’(29절)라고 말합니다. 이삭은 그들과 약속을 맺고 그들을 잘 대접해서 보내주었습니다. 이삭의 입장에서는 참으로 행복한 순간입니다. 하나님께도 인정을 받았고, 사람들에게도 존중히 여김을 받는 사람이 되었으니 말이지요. 오늘 여러분들에게 이러한 하나님의 은혜가 임하시기를 바랍니다. 우리가 사람들에게서 ‘너는 여호와께 복을 받은 자’라고 하는 말을 들을 수만 있다면... 그것은 참으로 행복하고 소중한 일입니다. 오늘 여러분 모두에게 이러한 하나님의 은혜가 있기를 간절히 바랍니다. 

결국 이러한 이삭이 경험한 소중한 축복은 그의 선택이 하나님이 원하시고 기뻐하시는 것이었기에 가능한 이이었습니다. 비록 오늘을 살기가 힘이 들고 어려워도... 자신이 하나님의 백성이라는 본분을 잃지 않고... 어렵고 힘이 들어도 하나님이 원하시는 길을 선택하게 되었을 때에 이삭은 하나님께도 복을 받고, 그를 괴롭히던 사람들에게도 인정을 받는 존귀한 인생을 시작할 수가 있었습니다. 오늘 이러한 이삭의 삶이이 우리들 모두의 것이 될 수 있기를 간절히 바랍니다. 
   
우리는 새 정부가 들어서면서 모든 것이 좀 달라지기를 기대하는 시간을 보내었습니다. 특별히 경제적인 면에서 새 대통령에게 많은 기대를 걸었습니다. 하지만, 아직은 우리에게 들려오는 소식들은 참으로 어둡고 걱정되는 일 뿐입니다. 기름 값은 왜 이리 빠르게 오른 것인지... 어쩌면 우리는 이삭이 경험했던 커다란 흉년을 걱정하는 자리에 서있는 지도 모르겠습니다. 
  
오늘 이삭의 이야기가 우리의 미래를 걱정하는 분들에게 소망과 용기를 주는 말씀이 되기를 바랍니다. 우리가 고민해야 할 것은 오로지 어떻게 하면 하나님의 백성답게 살 것인가? 어떻게 하면 하나님이 원하시는 길을 걸어 갈 수 있을까? 오직 이것뿐이라는 것... 그것을 이삭은 우리에게 일깨워 줍니다. 우리가 하나님이 원하시는 선택을 하고 그러한 길을 걸어 갈 수 있다면... 하나님이 우리가 가는 길속에 함께 하시고, 우리들과 우리의 후손들의 미래를 책임져 주실 것입니다. 그리고 우리의 이웃들도 우리를 향하여 ‘당신은 여호와께 복을 받은 사람입니다...’ 이렇게 말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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