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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교 벧엘로 올라가자! (창 35: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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벧엘로 올라가자! (창 35:1-15)


어린 아이들을 곁에서 지켜본 사람이라면 알 수 있듯이 보통의 어린 아이들은 어떤 일을 하는데 있어서 우선 순위를 잘 정하지 못하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즉 먼저 해야 할 일과 나중에 해야 할 일을 잘 구분하지 못합니다. 그래서 부모들은 늘 이런 말을 달고 다닙니다. “지금은 무엇을 해야 하는 시간이야!” “지금은 TV 보는 시간이 아니고 밥 먹는 시간이야!” “지금은 책 볼 시간이 아니고 유치원, 또는 학교에 가야 할 시간이란다!”

우리들 또한 인생을 살면서 우선 순위를 정하고 그에 맞춰 일을 해 나아갈 때가 있습니다. 무엇을 먼저 해야 하고 무엇을 나중에 해야 하는지를 정하고 또한 무엇이 더 중요하고 무엇이 덜 중요한지를 정해 일을 진행시켜야 하는 경우도 많습니다. 우선 순위를 잘 정하면 일을 효과적이고 능률적으로 할 수 있고 문제가 생기는 것을 최소화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반대로 우선 순위를 잘 못 정하면 일의 효율성이 떨어지고 의도했던 바와는 다르게 일이 진행되어 문제를 초래하거나 원하는 목표를 달성하지 못해 큰 낭패를 보게 될 수도 있습니다. 

오늘 우리가 읽은 본문 말씀 속에서는 삶의 위기 가운데 있는 야곱에게 무엇을 먼저 시급히 해야 하고 무엇이 더 중요한 일인지를 말씀하시는 하나님의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즉 야곱에게 삶의 우선 순위가 무엇인지 말씀하시는 하나님을 볼 수 있습니다. 

야곱의 가정에 큰 위기 닥쳤습니다. 34장에서 딸 디나의 성폭행 사건으로 촉발된 야곱의 아들들의 복수는 야곱의 가정을 큰 위기로 몰아넣었습니다. 그런데 이런 위기 가운데 찾아오신 하나님은 야곱에게 이렇게 말씀하십니다. 35장 1절 “벧엘로 올라가라.” 그리고 “거기서 제단을 쌓으라.” 이 말씀은 곧 위기를 당한 야곱이 최우선적으로 해야 하는 일이며 또한 그 위기의 해결 방법이기도 합니다.

그런데 우리는 “벧엘로 올라가라.”와 “거기서 제단을 쌓으라.”라는 말씀 속에서 어떻게 야곱의 가정에 위기가 찾아왔는지, 즉 위기의 원인도 알 수 있습니다. 디나의 사건이 일어나기 전 야곱은 세겜 성 앞에서 거주하고 있었습니다. 33장 18절 “야곱이 밧단아람에서 부터 평안히 가나안 땅 세겜 성읍에 이르러 그 성읍 앞에 장막을 치고” 야곱은 세겜에서 땅을 샀습니다. 그리고 그 곳에 하나님을 위한 제단도 쌓고 “엘엘로헤이스라엘”이라고 불렀습니다. 

이것은 야곱이 세겜 지역에서 장기간 머물 생각이었다는 것을 보여 줍니다. 그리고 야곱은 세겜으로 오기 전에는 숙곳에 있었습니다. 33장 17절에서 야곱이 형 에서와 화해를 하고 에서는 세일로 돌아갔지만 야곱은 숙곳에 자기를 위하여 집을 짓고 가축을 위하여 우릿간, 즉 가축 우리를 짓고 거주했습니다. 여기에서도 야곱은 장기간 거주할 목적이었습니다. 숙곳은 지도상으로 요단 강 주변입니다. 농사 짓기 좋고 가축 기르기 좋은 곳입니다. 그리고 세겜과 숙곳은 가까운 거리에 있습니다.

33장 18절 말씀 속에는 “평안”이란 단어가 들어 있습니다. 야곱은 밧단아람에서부터 여기까지 평안히 왔습니다. 형 에서와 화해도 잘 했습니다. 세겜에 땅도 사고 집도 짓고 하나님을 위해 제단도 쌓았습니다. 그리고 가까운 곳인 숙곳에는 집도 있고 가축 기르기 좋은 땅에 우릿간도 가지고 있었습니다. 그야말로 부족한 것 없이 모든 것이 다 잘 갖추어져 있고 평안했습니다. 

하지만 이 평안은 오래가지 못했습니다. 딸 디나의 사건으로 야곱 가정의 평안은 완전히 깨지고 말았습니다. 왜 이런 일이 일어나게 되었습니까? 우리는 여기서 잠시 이런 가정을 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 만일 야곱이 형 에서와 헤어지고 난 후 세겜과 숙곳에 장기간 머물지 않고 바로 벧엘로 갔더라면 어떻게 되었을까요? 왜냐 하면 위기를 당한 야곱에게 위기의 해결 방법으로 하나님께서 먼저 말씀하신 내용이 “벧엘로 올라가라.”였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중요한 것은 본문을 통해 보면 벧엘로 올라가야 하는 필요성과 시급성은 야곱이 위기를 당하기 전에 이미 있었다는 것입니다. 

이처럼 야곱의 가정에 닥친 위기 앞에서 드러난 하나님의 우선 순위는 세겜과 숙곳이 아니라 벧엘이었습니다. 벧엘은 야곱에게도 최우선 순위여야 했습니다. 언제부터인가요? 그가 형 에서를 피해 도망하던 때에 벧엘에서 하나님을 만났을 때부터입니다. 그리고 그 하나님께 서원을 올렸을 때부터입니다. 그러나 야곱은 자신의 최우선 순위를 지금까지 잊고 있었습니다. 세겜과 숙곳이라는 좋은 여건과 환경이 야곱에게 벧엘의 경험과 서원을 잊게 만드는 결과를 가져왔습니다. 또한 세겜과 숙곳에 제단이 있었어도 그 제단이 야곱에게 그 옛날 하나님에 대한 경험과 서원을 기억시키지는 못했습니다. 오히려 세겜과 숙곳의 제단은 야곱에게 그 곳을 우선 순위에 놓게 하는 역할만 할 뿐이었습니다. 

야곱이 벧엘로 올라가자 야곱의 가정에 닥친 위기는 해소되기 시작했습니다. 35절 5절 “그들이 떠났으나 하나님이 그 사면 고을들로 크게 두려워하게 하셨으므로 야곱의 아들들을 추격하는 자가 없었더라.” 야곱은 벧엘로 올라가기에 앞서 자신의 가족들을 준비시켰습니다. 먼저 세겜과 숙곳을 버렸습니다. 그 곳에 사 두었던 집, 땅, 우릿간, 제단 그리고 개인이 소지하고 있던 이방신상과 단장품들을 버렸습니다. 이것은 결국 벧엘로 올라가는 것이 단순히 거주지의 이동이 아니라 거룩한 곳, 하나님의 임재의 장소로 이동하는 것을 의미합니다. 

야곱은 벧엘에 도착해 제단을 쌓았습니다. 그리고 그 제단의 이름은 엘벧엘이라고 불렀습니다. 엘벧엘 - 벧엘의 하나님은 야곱에게 지금까지 어떻게 살아왔는지를 분명히 말해 주고 있습니다. 그것은 바로 지금 여기까지 하나님의 은혜로 살아왔음을 분명히 말해 주는 제단입니다. 야곱은 밧단아람에 갔다 왔습니다. 9절 “야곱이 밧단아람에서 돌아오매” 밧단아람은 먼 길입니다. 하지만 야곱이 없는 사이 야곱의 가정에는 어떤 어려움도 생기지 않았습니다. 세겜에서 벌어진 위기는 완전히 해소되어 야곱 자신도, 가족 모두에게도 평안이 깨지지 않고 유지되었습니다.

야곱이 밧단아람에서 돌아왔을 때 하나님께서 야곱에게 다시 말씀하셨습니다. 그 말씀은 야곱 가정에 이루어질 미래의 축복들입니다. 야곱은 하나님께서 말씀하시는 곳에 다시 기둥으로 제단을 쌓고 전제물과 기름을 붓고 그곳 이름을 벧엘이라고 불렀습니다. 벧엘의 제단은 “앞으로 역사하실 하나님” “새로운 약속을 주시는 하나님” “그 약속을 반드시 이루시는 하나님”이 될 것입니다. 결국 야곱은 벧엘에 두 번의 제단을 쌓게 되었습니다. 첫 번째는 엘벧엘 - 지금까지 은혜로 역사하신 하나님, 두 번째는 벧엘 - 앞으로 은혜로 역사하실 하나님. 

오늘 우리도 야곱처럼 벧엘로 올라가야 합니다. 벧엘로 올라간다는 것은 삶의 우선 순위를 하나님의 말씀 앞으로 수정하는 것을 말합니다. 여러분에게는 무엇이 우선 순위입니까? 야곱과 같이 세겜과 숙곳에 머무는 것을 우선 순위로 두고 있지 않습니까? 현실과 세상에 안주하여, 물질에 젖어 거기에 제단 하나 쌓고 예배 한 번 드리는 것으로 이것이 바로 삶의 평안이라고 생각하고 있지는 않습니까? 이런 평안은 얼마가지 못합니다. 여러분은 삶의 형태를 정당화하기 위해 제단을 이용하고 있지는 않습니까? 

여러분은 벧엘에 제단을 쌓고 있습니까? 아니면 세겜에 제단을 쌓고 있습니까? 세겜의 제단은 아무 것도 기억나게 하지 못하는 무기력한 제단입니다. “이만 하면 됐지!” “이 정도면 충분하지!”라는 현실에 안주하고 자신의 삶을 정당화하는 제단입니다. 하지만 벧엘의 제단은 기억나게 하는 제단입니다. 하나님께 사로잡히게 하는 제단입니다. 벧엘에 제단을 쌓는다는 것은 지금까지 은혜로 역사하시는 하나님, 그리고 앞으로 은혜로 역사하실 하나님을 기억나게 하며 그 하나님께 우리가 사로잡히는 것을 의미합니다. 

성도 여러분! 지금 드리는 예배가 여러분에게 하나님을 기억하게 만들고 그 하나님께 사로잡히게 하고 있습니까? 그렇다면 여러분들은 지금 벧엘의 제단을 쌓고 있는 것입니다. 그러나 반대로 아무런 기억도 없고 사로잡힘도 없는 예배라면 그것은 세겜의 제단일 것입니다. 야곱과 같이 삶의 우선 순위를 바르게 정립함으로 야곱과 같은 복을 받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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