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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교 복이 있는 자 (시 84: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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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이 있는 자 (시 84:1-12)


강영우(姜永祐) 박사는 췌장암으로 투병하다가 68세의 나이로 세상을 떠났습니다. 그에게 붙여진 많은 수식어가 있습니다. ‘우리나라 최초의 시각장애인 박사’ ‘미국 백악관 정책보좌관’ ‘UN세계장애위원회 부의장 겸 루즈벨트 재단 고문’ 등 장애를 갖고도 남들이 하지 못하는 엄청난 일들을 했습니다. 14살 때 축구공에 맞아 실명한 이후 얼마나 많은 시련을 겪었으며 그러한 일을 감당하는 것 또한 쉽지 않았을 것입니다. 그런데 우리를 더욱 감동시킨 것이 있습니다. 임종을 앞두고 쓴 유언과 같은 편지입니다. 그는 아내에게 이런 글을 남겼습니다. 

“아직도 봄날 반짝이는 햇살보다 눈부시게 빛나고 있는 당신을, 난 가슴 한 가득 품고 떠납니다. 당신을 처음 만난 게 벌써 50년 전입니다. 햇살보다 더 반짝반짝 빛나고 있던 예쁜 여대생 누나의 모습을 난 아직도 기억합니다. 손을 번쩍 들고 나를 바래다주겠다고 나서던 당돌한 여대생, 당신은 하나님께서 나에게 보내주신 날개 없는 천사였습니다. 지난 40년간 늘 나를 위로해 주던 당신에게 난 오늘도 이렇게 위로를 받고 있습니다. 미안합니다. 더 오래 함께 해주지 못해서 미안합니다. 내가 떠난 후 당신의 외로움과 슬픔을 함께 해주지 못할 것이라서. 사랑합니다. 사랑합니다. 사랑합니다. 그리고 고마웠습니다.” 

자녀들에게는 이렇게 썼습니다. “이제 너희들과의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구나. 내가 너희들을 처음 품에 앉은 지가 엊그제 같은데 벌써 너희들과 이별의 약속을 나눠야 할 때가 되었다니, 좀 더 많은 것을 나누고 좀 더 많은 것을 함께 하지 못한 아쉬움이 밀려온다. 하지만 너희들이 나에게 준 사랑이 너무나 컸기에, 그리고 너희들과 함께 한 추억이 내 맘 속에 가득하기에 난 이렇게 행복한 마지막을 맞이할 수 있단다.” 54년 동안 시각장애인으로 살아온 세월이 얼마나 힘들었겠습니까? 췌장암으로 죽음을 앞두고 있는 시간이 얼마나 고통스러웠겠습니까? 그러나 그는 고통스러운 죽음을 앞두고 너무도 행복한 모습을 보여주었습니다. 실로 복이 있는 자의 삶이었습니다.

인생은 누구나 행복하기 원하지만 모두가 행복하지 않습니다. 특히 신앙인이 가는 길에도 눈물 골짜기가 있다고 본문은 언급합니다. 실패의 골짜기, 가난의 골짜기, 질병의 골짜기를 지나 눈물을 흘릴 때가 있습니다. 그러나 이러한 눈물 골짜기를 지나 올 수 있었던 것은 하나님께서 샘을 공급해 주셨기 때문이었습니다. 은혜가 말라버린 골짜기 같았는데 하나님께서 이른 비를 주셨습니다. 그러기에 행복을 잃어버리지 않았던 것입니다. 눈물 골짜기에 하나님께서 여전히 함께 계셨기 때문입니다. 

본 시는 고라 자손의 시라고 표기되어있습니다. 고라 자손은 누구입니까? 지도자 모세에게 반기를 들다가 지진으로 땅이 갈라져 음부에 내려간 사람들입니다. 그래서 고라의 자손들은 조상들의 불명예를 씻기 위해 최선을 다했습니다. 도무지 주의 일을 담당할 수 없던 사람들이었지만 기회를 주신 하나님께 맡겨진 일에 최선을 다했습니다. 그리고 복이 있는 자가 되었습니다. 그렇다면 진실로 복이 있는 자는 누구입니까?
 
첫째로 주의 집에 사는 자

1979년 중국이 개방정책으로 바꾼 다음에 예배를 허락했습니다. 처음으로 예배를 드리도록 허가 받은 교회가 바로 상해의 목은당(沐恩堂) 교회입니다. 정부의 허가를 받고 문을 여는 교회를 삼자교회라 부르는데 삼십 년 만에 교회의 문이 열리니 교인들이 엄청나게 몰려들었습니다. 예배시작 몇 시간 전에 이미 자리가 다 찼고, 뒤에 온 교인들은 교회 계단에 앉거나 뜰에 서서 예배를 드렸습니다. 찬송 소리에 천장이 떠나가는 것 같았고, 목사님은 설교를 하다가 목이 메어 설교가 중단되었고, 축도가 끝난 다음에도 교인들은 몇 시간 동안 교회를 떠나지 않았다고 합니다. 교회에 있는 그 자체가 복이었습니다. 주님의 전에서 예배하지 않는 것이 가장 불행한 삶인 것을 그들은 알고 있었습니다. 교회는 복이 주어지는 곳입니다. 복 받은 자는 주의 집에 거하는 자입니다. 

본문 4절입니다. “주의 집에 사는 자들은 복이 있나니 그들이 항상 주를 찬송하리이다.” 여기의 주의 집은 성전을 가리키는 말입니다. 성전은 하나님께서 거하시는 처소입니다. 주의 집에 사는 자란 성소에 들어가 하나님을 섬기고 하나님과 더불어 교제하는 자를 가리킵니다. 본문의 시인은 주의 집에 사는 자가 복이 있다고 노래하고 있습니다. 

하나님을 가까이하고, 하나님과 대화를 나누는 것이 진정한 복입니다. 복이 있는 자는 주의 집에 이따금씩 들러 보는 자가 아닙니다. 어쩌다 한두 번 오가는 것으로 만족하는 자도 아닙니다. 방문객이 아니라 하나님의 집에 사는 자들입니다. 성전에서 생을 보내기로 작심하고 봉사하기로 서원하며 밤이나 낮이나 머무는 자들입니다. 그러므로 복이 있는 성도가 되려면 주의 집을 거처로 삼기를 소망하여야 합니다. 무엇보다 끊임없이 하나님을 사모하고, 하나님의 전을 사랑하며 하나님과 함께 지내야 합니다. 
 
둘째로 주께 힘을 얻는 자 

필립 켈러 (Phillip Keller)는 사진기자로 활동하였습니다. 그는 동아프리카에서 선교자의 자녀로 태어나 8년 동안 양을 치는 목장 주인으로 생활하였던 경험을 토대로 ‘양과 목자 (A shepherd looks at PSALM 23)’ 라는 책을 저술했습니다. 저서에서 켈러는 양의 습성에 대해 이렇게 말합니다. 양이 두려움에 빠지는 순간은 뒤집어 지는 순간이라고 말합니다. 뒤집힌 양은 네 발을 허공에 뻗치고 허우적거리지만 혼자의 힘으로 절대 일어서지 못합니다. 

도움을 바라고 소리 내어 울지만 공포와 좌절감에 빠져 그냥 누워있게 됩니다. 그런데 비단 약한 양만 아니라 건강한 양들도 너무 빨리 뛰다가 중심을 잃고 뒤집힌다고 합니다. 이렇게 뒤집힌 양은 독수리, 들개, 이리의 표적이 되고 맙니다. 그래서 목자의 임무는 뒤집힌 양이 없는 가 항상 살피는 것입니다. 뒤집힌 양을 발견하면 즉시 일으켜 세운 다음 마사지를 하여 혈액순환을 도와주어야 합니다. 그래야 정상으로 회복된다고 합니다. 우리도 양들처럼 뒤집어질 때가 있습니다. 상처를 받고 시험에 들어 뒤집어집니다. 힘든 일을 감당하다가 지쳐서 뒤집어지기도 합니다. 이때 목자가 되시는 하나님의 힘이 필요합니다.

본문 5절입니다. “주께 힘을 얻고 그 마음에 시온의 대로가 있는 자는 복이 있나이다.” 인생을 살아가다 보면 힘이 강한 것 같아도 지치고 피곤하며 맥이 풀리는 때를 만납니다. 이때 주께 힘을 공급받으면 달라집니다. 주께 힘을 얻는 자가 복이 있는 이유는 항상 주를 찬송할 수 있으며, 마음에 시온으로 가는 길이 열려지기 때문입니다. 비록 눈물 골짜기와 같은 험한 세상을 살아갈지라도 하나님께 힘을 얻고 그의 얼굴을 뵙기에 복이 있는 자입니다. 

하나님께 힘을 얻으려면 하나님께로 나아가야 합니다. 여호와의 성전을 사모해서 나아가기 원해야 합니다. 어떤 유혹이 있어도 교회에 나가기 원한다고 부르짖어야 합니다. 시편기자는 이렇게 부르짖었더니 주께 나아갈 수 있었노라고 고백합니다. 하나님께 힘을 얻을 때 이기고 나갈 수 있음을 믿으시기 바랍니다. 성공적으로 살아가려면 하나님 앞에 나아가는 일보다 더 귀한 것이 없음을 믿어야 합니다. 이를 위해 부르짖어 기도할 때마다 하나님께서 힘을 주시사 약속하신 복을 받아 누릴 수 있도록 만들어 주십니다.  

셋째로 주를 의지하는 자 

미국의 전도자 윌버 채프맨 (Wilbur Chapman) 박사가 런던에서 80세가 넘은 윌리엄 부스 (William Booth) 대장을 만날 기회를 가졌습니다. 채프맨 박사는 늙은 대장이 경험한 시험과 갈등과 승리를 경청했습니다. 채프맨 박사는 사역의 비결을 말씀해줄 수 있는지 물었습니다. 그러자 부스는 잠간 망설였습니다. 그리고 눈에 눈물이 고이고 두 뺨에 흐르는 것을 보았습니다. 그리고 이렇게 말했습니다. “내가 당신에게 그 비결을 말하겠습니다. 하나님이 내 안에 있는 모든 것을 다 소유하셨습니다. 나보다 더 큰 지력을 가진 사람이 있었습니다. 나보다 더 큰 기회를 가진 사람도 있었습니다. 

그러나 내가 런던의 가난한 사람들을 마음에 품고, 예수 그리스도가 런던의 가난한 사람들에게 무엇을 하실 수 있는지의 비전을 가진 날 부터 하나님께서 윌리암 부스에게 있는 모든 것을 다 소유하시도록 결심을 하였습니다. 구세군에게 어떤 힘이 있다면 그것은 하나님께서 나의 마음의 모든 찬양과 나의 의지의 모든 힘과 나의 삶의 모든 영향을 소유하시기 때문입니다.” 몸과 마음과 뜻과 모든 것을 하나님께 내어맡기고 하나님을 의지하는 자만이 하나님의 능력을 소유합니다. 그리고 하나님을 의지하는 자는 능력을 얻기에 진실로 복이 있는 자가 됩니다. 

본문 12절입니다. “만군의 여호와여 주께 의지하는 자는 복이 있나이다.” 하나님을 의지하고 사는 사람이 복된 까닭은 하나님이 전능하시기 때문입니다. 힘이 없는 자, 능력이 없는 자를 의지하고 사는 것은 불안하지만 전능하신 하나님을 의지하고 사는 사람은 행복하게 살 수 있습니다. 세상에 의지할 곳 없어도 전능하신 하나님을 의지하고 사니 복이 있는 자입니다. 

하나님을 전적으로 의지하시기 바랍니다. 모든 염려를 하나님께 맡기시기 바랍니다. 염려를 해결할 능력이 있으시기에 염려를 모두 다 맡기라는 것입니다. 우리에게는 근심 걱정과 염려가 많습니다. 부디 전능하신 하나님을 의지하고 하나님께 맡기시기 바랍니다. 자기의 힘으로 해결하려고 애쓰지 말고 하나님을 더욱 신뢰하고 의지하여야 합니다. 하나님만 의지하면 인생의 헝클어진 줄도 풀리게 하실 줄로 믿습니다. 주께 의지하는 자는 눈물 골짜기로 지나갈 때 그곳에 샘이 있게 할 것이며 이른 비로 채워 주시는 복을 누리리라고 약속하셨기 때문입니다.

나폴레옹 (Napoléon Bonaparte)이 전쟁에서 패배하고 센티헤르나 섬에 유배되어 있을 때 누군가 찾아가 그에게 물었습니다. “지금까지 살아오면서 가장 행복했던 순간이 언제입니까?” 그러자 나폴레옹은 눈을 지그시 감고 옛날을 회상하는 듯 눈가에 눈물을 적시며 입을 열었습니다. “지금부터 수 십년전 알프스 산맥을 넘어 전투가 치열할 때였습니다. 주일날 아침, 종소리가 들려 따라 갔더니 조그마한 교회에서 예배를 드리고 있었습니다. 나는 그 순간 모자를 벗고 함께 예배를 드렸습니다. 그때 나는 찬양소리를 들으면서 하늘로부터 내려오는 신비한 은혜에 감격해서 눈물을 하염없이 흘렸는데 그 순간이 내 평생에 지울 수 없는 가장 큰 행복으로 남아있습니다.” 

여러분에게 가장 복된 순간은 언제입니까? 살아가면서 좋은 순간도 많고 즐거웠던 순간도 많았을 것입니다. 그러나 찬양이 아름답게 들리며 하늘로부터 들려오는 음성이 가슴을 감동으로 적신다면 실로 복이 있는 자입니다. 이 감격이 세상의 천 날보다 나은 것이며 악인의 장막에서 호화로이 연락하는 것보다 훨씬 더 나은 은혜임을 알게 됩니다. 이 은혜가 행복으로 계속될 때 비로소 복이 있는 자가 될 것입니다. 

부디 하나님의 성전을 사랑하며 사모하는 자가 되시기 바랍니다. 사망의 음침한 골짜기를 다닐지라도, 성전에 나와 엎드리시기 바랍니다. 주의 궁정에서 한 날이 다른 곳에서 천 날보다 나으며, 악인의 장막에 거함보다 내 하나님 문지기로 있는 것이 좋다고 고백하시기 바랍니다.  주의 집에 사는 자가 되시기 바랍니다. 주께로 날마다 힘을 얻는 자가 되시기 바랍니다. 하나님께 만사를 맡기며 의지하시기 바랍니다. 그리할 때 복된 삶이 전개될 것입니다. 그러므로 어떠한 형편에 처하든지 하나님이 주시는 신령한 은혜를 누리며 살아가는 복이 있는 자가 다 되시기를 주님의 이름으로 축원합니다. (김광일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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