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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화 메일 책벌레 175호 | 뿌리 깊은 영성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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뿌리깊은 영성은 흔들리지 않는다

게리 토마스
CUP

어떤 분이 독서모임에서 '영적 성숙'이나 '영성'의 개념이 손에 잡히지 않는다고 하면서, 영성이 무엇이지 설명해달라고 한 적이 있었다. 수년 전부터 많은 신앙서적들이 여러 가지 이유에서 영성을 전면에 내세우고 있고, 독자들은 그 제목의 무게 앞에서 때로는 조심스럽고 때로는 움츠러든다. 물론 두 눈을 반짝이며 영성의 세계에로의 흥미진진한 탐험에 나서는 이들도 있겠지만.

<21세기 영성신학>의 저자인 홍성주 교수는, 그 책의 머리말에서 "영성신학적인 관점에서 보면 지금 한국교회는 일대 위기에 직면해 있다"고 말했다. 그 위기의 원인이 영성의 왜곡과 부재라는 것이다. 그에 따르면, '영성'이라는 말이 대두하게 된 것은 5세기경이지만, 개신교회는 1960년대부터 본격적으로 영성과 영성신학에 관심을 갖게 되었다. 홍 교수는 요즘 영성에 대하여 관심이 고조되고 있는 이유가 "현대의 도시 문화와 과학 기술 시대의 가치관에 대한 일종의 반작용"이라고 본다.

가톨릭의 영성 신학자 조던 오먼(Jordan Aumann)은 말하기를, "엄격한 의미로 유일하고 참된 영성은 예수 그리스도를 중심으로 한, 그리고 그 분을 통해 삼위 하나님께 이르는 영성"이라고 하였다. 이수영 목사에 따르면, 기독교 영성은 "하나님의 은혜로 주어졌고 그리스도 안에서 보존되고 확증되었으며, 복음 안에서 열매 맺는 하나님의 나라를 향해 열려진 참 인간적인 삶의 능력"이다.

<영성에도 색깔이 있다>의 저자로 널리 알려진 게리 토마스는 이 책 <뿌리깊은 영성은 흔들리지 않는다>에서 그리스고인의 영적 성숙의 분명한 목표와 그 목적지에 이르는 여정을 친절하게 안내해주고 있다.
모두 12장으로 구성되어 있는 이 책이 다루는 문제는 하난미을 더 친밀하게 만나기, 영적 목표 설정하기, 일곱가지 영성 훈련, 죄와 유혹 피하기, 단순함의 유익, 죽음을 준비하는 행복, 고난의 달콤함, 영혼의 어두운 밤 등이다.

1장 '믿음의 여정'에서 게리 토마스는 기독교고전들을 통해 그의 영적인 삶에 구체적인 도움이 되는 통찰들을 얻게 되었다고 고백한다. 특히 존 클리마쿠스의 <천국에 이르는 사다리>라는 동방 기독교 고전을 일을 때, "내 속에서 잠자고 있던 무엇인가가 갑자기 깨어나는 것 같았다"(24쪽). 또한 그는 십자가의 요한, 아빌라의 테레사, 윌리암 로우, 존 오웬, 프랑스 신비주의자 페네롱, 17세기의 영적 지도자 프라시스 드 살레의 글을 읽었다.

그는 고전들을 한 권씩 읽으면서 몇 가지 공통된 주제를 발견하였다. 전에 읽었던 고전들을 다시 꺼내 들고 거기에 담긴 사상들을 이후에 읽은 고전들과 비교하면서 여백에 메모를 했다.

게리 토마스는 옛 영성가들이 훨씬 더 실제적이라고 생각한다. 오늘날 대부분의 현대인들은 독특한 인간의 영혼과 초월적인 하나님과의 만남을 잃어버렸다. 그러나 이들 영성가들은 인간의 아픔과 하나님의 영광을 그 누구보다도 잘 알고 있었다. 이들은 삶의 깊은 문제를 발견했으며, 많은 사람들을 괴롭히는 함정들을 가려내는 데 놀라운 능력을 보여 주었다.

이 책에서 게리 토마스는 우선 영성의 의미를 다음과 같이 규정하고 있다: 1) 그리스도인의 영성은 인간 중심적이 아니라 하나님 중심적이다. 2) 그리스도인의 영성은 주관적인 경험이 아니라 개관적인 진리이다. 3) 그리스도인의 영성은 타인 중심적이다.
2장에서 저자는 그리스도인의 삶의 목표를 상기시킨다. 그것은 목표 설정과 지속적인 성장의 문제이다. "우리는 기독교 문학과 영성에 관한 고전들을 탐구하면서 하나님과 아주 활발하게 동행했던 사람들은 무엇보다도 먼저 자신들이 무엇이 되고 싶은지 분명하게 알고 있었다는 사실을 발견하게 될 것이다"(39쪽).

우리는 이렇게 물을지도 모른다. "왜 내가 수고해야 하는가?". "왜 훈련이 필수적인가?" 그에 대한 대답은 우리가 타락한 세상에 타락한 인간으로 살고 있기 때문이다. 게으름, 이기적 야망, 탐심, 교만, 그리고 그밖의 잘못된 태도와 죄를 이기기 위해서 우리는 평생 훈련을 해야 한다. 잠시라도 경계를 늦추면 죄는 가차없이 우리를 공격한다. 존 클리마쿠스는 이렇게 경고했다. "우리는 죽음의 순간까지 어느 한 순간이라도 경계를 늦출 여유가 없다." 그러나 단지 우리 영혼이 병들었기 때문에 훈련하는 것은 아니다. 영적 성장은 우연이 아니기 때문이다. 틀림없이 하나님은 활동하시는 분이시며, 우리의 연약함과 실패에도 불구하고 우리를 가르치시며 우리로 전진하게 하시는 분이다. 많은 영성가들은 하나님의 은혜에 우리가 협력해야 한다는 데 의견을 같이 했다.

저자는 이제 교회가 사람들로 하여금 구원을 넘어 하나님과의 더 깊고 의미 있는 동행을 생각하게 할 수 있는 목표를 세워 줘야 한다고 말한다. 물론 모든 그리스도인들에게 동일한 목표가 있어야 한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행동주의자들은 지성주의자들과 당연히 다른 목표를 선택할 것이며, 묵상주의자들은 또다른 목표를 선택할 것이다. 그러나 모든 그리스도인들은 목표를 갖는 데서 유익을 얻을 것이다. 우리는 옛 영성가들의 목표로부터 배울 수 있다.

3장 목적이 이끄는 영성에서 저자는 영성 훈련의 일곱 가지 방법을 살펴보고 있다. 1) 경건한 책읽기- 윌리암 로우는 이렇게 말했다: "예수 그리스도를 따른 거룩한 성도들의 경건을 보여주는 책을 읽는 것은 복음의 정신과 맛을 아는 데 유익하고 필수적인 방법이다. 헌신이 무엇인지 알기 원한다면 헌신된 사람들의 거룩한 생각과 경건한 모습에 관한 글을 자주 읽어야 하지 않겠는가?" 로우는 우리에게 '거룩한 열심히 타오르게' 할 수 있는 고전 작가들을 찾아보라고 요구한다. 저자는 다섯 권의 평범한 책을 읽는 것보다 좋은 책을 두세 번 읽는 게 더 유익하다고 말한다.

2) 훌륭한 본보기들을 본받아라- 성숙의 과정에서 우리는 훌륭하고 긍정적인 본보기를 찾아 그들에게서 배워야 한다. "나는 삶 속에서 그리스도의 특별한 임재를 경험하는 사람들을 만나면 그들에게 많은 것을 묻는다. 어떻게 그들이 현재처럼 되었는지 알고 싶기 때문이다"(69쪽).

3) 덕목을 길러라- 덕은 우연히 주어지는 것이 아니다. 덕은 우리의 의식적인 노력을 요구한다. 영적 훈련은 우리가 변할 수 있다는 것을 전제로 한다. 게으른 사람이 성령의 역사와 협력하여 부지런하게 되며, 이기적인 사람이 사랑하는 법을 배우며, 잔인한 사람이 온유한 법을 배운다.

4) 불편함을 활용하라- 어떤 것이든 간에 불편함이라면 꺼리는 우리의 태도를 극복해야 한다. 죄악된 인간으로서, 우리는 자연히 쉽고 편리하며 자기 중심적으로 기우는 경향이 있다. 저자에 의하면 "우리는 편안한 길을 택하지 않고 훈련함으로써 우리의 열정과 습관을 형성할 수 있다. 우리가 시간을 어떻게 보내며 무엇을 먹을 것인가에 관해 내리는 작은 결정들이 실제로는 우리의 인격을 형성해 가는 영적 전투들이다"(71쪽).

5) 진리를 몸에 적용하기- 저자에 의하면, 몸을 등한시하는 영적 훈련이 있다면, 그 훈련은 정말 중요한 부분을 등한시하는 것이다. 윌리암 로우는 몸을 훈련시키는 것이 거룩한 삶을 사는 데 필수적이라고 했다. 우리가 몸의 주인이 되느냐 몸이 우리의 주인이 되는냐에 따라 몸은 우리의 친구도 적도 될 수 있다.

6) 일찍 일어나라. 영적 생활 훈련의 또 한 가지 요소는 이른 아침을 거룩하게 하는 것이다. 저자의 경우, 동트기 전에 일어나 아침을 깨우는 것이 그의 삶의 중요한 부분이 되었다. 윌리암 로우는 "건강한 모든 그리스도인은 아침 일찍 일어나야 한다"라고 말했다. 로우에 따르면, 지나친 수면은 영혼을 느슨하고 게으르게 만든다.

7) 되돌아보며 살아라- 성경은 경건에 이르는 연습을 하라고 말하는데(딤전 4:7), 이것은 우리가 얼마나 발전했는지 얼마나 뒤쳐졌는지 돌아보는 시간을 전제로 한다. 분별 있는 '자기 성찰'은 기독교의 본질적인 요소이다. 우리가 현재 자기 모습을 점검하지 않는다면, 수년이 지나도 아무런 성장도 이루지 못할 것이다. 윌리암 로우는 매일 저녁 성찰의 시간을 가지면서 그날 할 일을 자신의 영적인 목표에 비추러 보았다. 저자의 경우엔 생일을 맞이할 때마다 그의 삶의 소명과 영적 성장을 자세히 돌아보았다.

4장 '경건한 삶 살기'에서는 경건한 거룩을 이야기하고 있다. 참된 거룩의 뿌리는 참되고 거룩한 하나님을 향한 넘치는 열정이다. 경건한 거룩은 하나님과 가까워지는 데 초점을 맞춘다(90쪽). 저자에 의하면 거룩이 성장하면서 유혹은 점점 줄어든다. 따라서 죄는 우리를 공격할 보다 교묘한 방법을 찾을 것이다. 유혹이 있을 때 우리는 어떻게 해야 하는가? 드 살레는 다음과 같이 충고한다: "유혹이 여전히 계속되거나 심지어 커진다면, 마치 우리 구주 예수 그리스도께서 당신을 위해 십자가에 달리신 것을 본 것처럼 영적으로 달려가 거룩한 십자가를 끌어 안아라." 페네롱에 의하면, 하나님에게 가장 헌신된 사람들의 마음에도 선과 악이 함께 하도록 허락하신다.
저자에 의하면, 경건한 거룩은 관계의 거룩이다. 이것은 삶 속에서 이루어지는 하나님의 강력한 임재이다. 경건한 거룩의 핵심은 사랑의 하나님이시다. 우리가 하나님을 더 사랑할수록 그분의 뜻에 따라 살길 더 원할 것이다. 페네롱은 하나님의 사랑에 뛰어들라고 했다.

5장 '즐거운 내어맡김'에서 저자는 "참된 그리스도인은 절대적으로 자신을 하나님께 내어맡기는 사람"이라고 말한다. 자신을 하나님께 내어맡기는 데 가장 큰 장애물은 우리의 욕망이나 변덕스러운 마음이 아니라 우리 자신이 자신의 고집대로 사는 것이 중독되어 있다는 사실이다. "내어맡김은 성장하는 그리스도인이 드리는 지속적인 예배이다"(117쪽). 윌리암 로우에 따르면, 하나님의 뜻에 자신을 맡기는 것은 하나님으로부터 오는 모든 것을 즐겁게 인정하고 감사하게 받아들이는 것을 의미한다.
6장은 '고요함으로의 추구'이다. 옛 영성가들은 하나님에게 공간과 시간과 고요함을 드리라고 촉구한다. 우리는 너무나 많은 소음과 분주함으로 자신의 삶을 채움으로써 하나님의 음성이 들릴 수 없게 한다. 저자에 의하면 영적 고요의 문을 여는 것은 영적 두려움과 고독의 문을 여는 것일 수 있다. 하나님과 마주하는 데는 엄청난 용기가 필요하다. 파스칼은 이렇게 말했다: "인간이 겪는 불행의 유일한 원인은 어떻게 하면 자신의 방에서 조용히 있을 수 있는지 모른다는 데 있다."
어거스틴은 어른들이 젊은이들의 오락 중독을 자주 비판하지만, 그들 또한 죄를 저지를 때가 많다고 지적했다. 우리가 가장 두려워하는 것은 고요함이다. 그러나 내적인 평안은 고요함 속에 감춰져 있다. 이 고요함이 없으면 우리는 쉼을 얻지 못하고 뿌리채 뽑혀 버린다고 저자는 말한다.

나머지 장(章)들에서도 저자는 성경과 교회사와 기독교 고전을 통합하는 관점에서 이야기를 풀어가고 있다. 영성가들의 가르침으로 가득한 이 책의 부록에는 본문에서 언급된 주옥같은 기독교 고전 목록들이 독자를 기다리고 있다. 이 책을 징검다리로 삼아 영성의 세계와 기독교고전의 숲으로 들어가는 모험가들이 많이 나타나기를 기대해 본다.

글/송광택 목사(독서문화연구회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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