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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화 [지리산 편지] 두레교회 성전건축에 대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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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08-12

창립된 지 불과 8년 만에 두레교회는 6천여 성도의 규모로 성장하였다. 지하실의 비좁고 무더운 공간에서 지난 8년 간을 무던히도 잘 견뎌왔다. 그러나 이제는 더 견디기가 어려운 한계점에 이르렀음을 느끼게 된다. 다행히 새롭게 옮겨질 한다리 지역에 그간에 성전 건축할 토지를 2천여 평 확보하였기에 이제는 온 교회가 힘을 합하여 새 상전 건축에 임해야 할 때이다.
그런데 문제는 어떤 규모의 교회당을 어떻게 세우느냐의 문제에 맞닥트리게 되었다. 그간에 새성전 건축을 위한 여러 가지 구상안을 놓고 전문 설계기관과 건설회사 등에 여러 번 자문하여 왔다.

우리교회 규모의 성전을 건축하려면 대략 160억 내지 180억의 예산이 필요하다는 것이었다. 이 정도의 예산이면 큰돈이다. 더욱이나 서민들이 모여 사는 서울 변두리 구리·남양주 지역 주민들에게는 너무나 벅찬 예산이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예산 확보에는 별 어려움이 없을 사정도 있긴 하다.

다름아니라 요즘엔 은행측에서 교회에는 융자를 잘 해주는 편인데다 이자가 싼 형편이다. 한 은행에서는 나를 찾아와서까지 일러주기를 두레교회라면 객관적인 공신력이 있는 교회이기에 100억이든 그 이상이든 필요한 만큼 융자하여 주겠노라고 하였다. 만약에 100억을 은행측에서 융자를 받게 되면 나머지는 교인들이 전심을 다하여 일차 헌금을 한 후에 모자라는 부분은 건설회사 측이 연차적으로 갚아나가는 방법도 있겠기에 200억이 들더라도 교회당을 건축할 수는 있을 것이다.

그러나 문제는 그렇게 큰 예산을 들여 교회당을 꼭 지어야 하느냐는 문제가 대두된다. 그렇게 무리하게 짓지 말고 다른 방법은 없을까 하고 꾸준히 생각을 해왔다.

그래서 장고(長考) 끝에 떠오른 안이 ‘천막교회로 건축하면 어떻겠느냐는 안’이다.

지난 27일 건축위원회에서 처음 대두된 안이다. 건축위원들은 다음의 몇 가지 점에서 두레교회의 실정에 적합한 안일 수 있다는 토론을 하였다. 이제부터 여러 가지 구체적인 내용을 조사, 보완한 후 공론화(公論化)하여 결론에 도달하여 나갈 것이다. 천막교회당으로서의 두레교회가 적합하다는 의견은 네 가지 점에서다.

첫째는 본질적인 면이랄까 성경적인 면에서이다. 구약시대 이스라엘 백성들이 출애굽 후 광야를 행진하던 40년 간에는 천막교회였다. 일컬어 천막에 머무시는 하나님께 예배를 드렸다.

그런 전통을 이어 신약에도 요한복음 1장 14절에서는 하나님이신 말씀이 육신이 되어 우리 가운데 천막을 치고 오셨다는 표현을 하고 있다. 예나 지금이나 우리가 섬기는 하나님은 구태여 값비싼 성전 건물만을 기뻐하시는 하나님이 아니시다. 백성들의 삶 속에서 백성들과 함께 거하시며 백성들과 희노애락을 함께 하시는 하나님이시다.

그런 뜻에서 다른 교회는 몰라도 서민들이 밀집하여 살고 있는 구리·남양주 지역에서 서민목회, 목민목회를 지향(指向)하고 있는 두레교회로서는 천막교회당도 합당할 것이라는 생각이다.

둘째는 기능면에서도 본질적으로 아무리 합당할지라도 천막이 약하여 바람에 날아가거나 흔들거려서는 교회당으로서는 부적합하다. 그런데 듣기로는 요즘 들어 재질과 공법이 크게 발전하여 30년 이상 견딜 수 있는 천막을 지을 수 있게 되었다는 소식이다.

셋째로는 재정의 운용면에서다. 앞에서 200억이 들어도 두레교회가 건축할 수 있는 현실적인 방도는 이미 설명한 바이다.

그러나 그렇게 짓게 되면 그 예산이 부채로 남게 되어 앞으로 수 년 간을 그 빚 갚기에 골몰하여 두레교회가 하고자하는 목민목회(牧民牧會)의 본론에 들어가기가 어려워질 수밖에 없다.

그러기에 예를 들어 180억이 들게 될 경우 천막교회로 20억원 정도를 쓰고 나머지 160억을 나라 일이나, 지역사회를 돕는 일에 활용한다면 훨씬 보람된 바가 아니겠는가

넷째로는 교회의 이미지 면에서다. 활빈 두레의 지난 35년의 발자취는 일관되게 민중을 섬겨 온 세월이었다.

이제 와서 백수십 억대에 이르는 교회당 건물로 들어가게 되는 것은 그간에 쌓아온 세월과 이미지에 걸맞지 않는다는 느낌이 강하다.

그런 점에서 천막교회로 건축하고 나머지 예산을 백성과 겨레를 위해 쓰게 되면 두레교회의 이미지를 지켜나감에 큰 도움이 될 것이다. 이런 이유들을 들어 천막교회당 건축안이 힘있게 떠오르게 되겠기에 온 두레가족들이 격의없는 논의를 거쳐 바람직한 결론에 이르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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