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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화 라크마 1401 명상 (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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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로 꽉차고 시끌벅적였던 운동장이
종이 울리자 아이 하나 보이지 않고 조용합니다.
내게는 늘 웅성거리고 번잡만 했던 시장,
그 시장에 사는 친구따라 새벽 일찍 간 적이 있었습니다.
아주 조용하고 지나가는 사람 하나 없습니다.
지나가는 개나 쓰레기 치우는 사람만 가끔 보입니다.
이렇게 고요하고 적막할 수가.
그때 만나는 고요와 평화는 참 신기했습니다.

우리들 마음은 언제나 아이들로 가득찬 운동장이고
시끄럽고 북적대는 시장이 아닌가 생각을 해봅니다.
종이 울려도 여전히 아이들은 운동장에서 떠들어 대고
늦은 저녁이 되어도 시장에는 사람들로 북적댑니다.
통제가 않됩니다.
우리들의 마음입니다.

고장난 라디오나 TV를 떠올려 보시지요.
FM을 틀었는데 AM이 나오고
AM을 틀었는데 FM이 나옵니다.
볼륨을 올렸는데 소리가 적어지고
볼륨을 내렸는데 소리가 커집니다.
TV가 가끔 스스로 채널을 바꿉니다.
그래서 보고 싶은 채널을 보지 못하게 합니다.
한 밤중 깊이 잠이 들어 있는데
TV가 자동으로 켜져서 채널을 막 바꾸어 갑니다.
우리들의 마음이 이렇지는 않는지요.
통제 불능 상태의 마음.

우리들 마음은 너무 많은 이야기들로 꽉 차있습니다.
복잡하고 시끄러운 소리들로 늘 웅성거립니다.
비워지지 않는 운동장이고
잠자지 않는 시장 바닥입니다.
고장난 TV나 라디오입니다.

마음이 안정되지 못하고 불안하니
더 많은 이야기들로 그 불안을 해소하려 합니다.
생각은 생각을 먹고 자랍니다.
불안은 사라지지 않고 더 해갑니다.
그러니 말은 더 해야 하고
이젠 혼자 있어도 시끄럽습니다.
쉬지 않는 이야기는 잠 속에서 조차도 계속됩니다.

그래서 침묵이 필요한 것입니다.
많은 사람을 만나고
말을 많이 하는 현대 도시 생활은
오히려 침묵이,
그것도 고의적인 침묵을 하지 않으면
우리네 마음은 그냥 시장 바닥이 되고
고장난 라디오나 TV가 되고 맙니다.
고장난 라디오나 TV를 누가 좋아하겠으며
매일 시장 바닥 같이 시끄러운
내 마음을 누가 반겨주겠습니까.

침묵은 에너지를 줍니다.

침묵은 마음을 깨끗하게 합니다.
침묵은 마음을 향기나게 합니다.
침묵은 마음을 시원하게 합니다.
침묵은 마음을 든든하게 합니다.

침묵은 침묵을 일으킵니다.

그러니 침묵을 일상화합니다.
매일 매일 시간을 정해서 침묵을 합니다.
매월 하루 정도를 침묵하는 날을 정합니다.
매년 1주간 정도를 침묵하는 주간을 갖습니다.

침묵은 신에게 가장 가까이 가는 길이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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