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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아, 대한민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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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대한민국

- 조성돈 교수 (실천신학대학원대학교)       


미국에 여행을 온 지 열흘 정도 되었다. 그 기간 동안 인터넷을 통해 간간히 접하는 대한민국의 소식은 정신이 없을 정도다. 겨우 제목만 접하는 수준이지만 열흘 동안 주가폭락, 물난리, 독도 문제, 무상급식 논쟁 등 굵직굵직한 사건이 줄을 이었다. 거기에 교계에서는 하용조 목사의 소천까지 큰일들이 바쁘게 지나간 시간이 아니었나 싶다.

외국에 있으니까 조금은 객관적인 입장에서 한국 소식을 접하게 된다. 그래서인지 이러한 사건들을 접하면서 대한민국에는 참 많은 일들이 일어나고 있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한 사건이 일어나면 그것이 마무리되기도 전에 이미 다른 사건으로 인해 앞의 사건은 잊혀지는 과정들이 반복되고 있다.

어떤 의미에서 보면 대한민국은 역동적이다. 지난 세월 이러한 사건들이 없었던 적이 없었다. 남북문제는 항상 우리에게 갈등과 사건의 원인이었다. 전쟁에서부터 여러 형태의 도발, 거기에 항상 대치되는 경쟁과 나눔의 애증 관계까지 이루 말할 수 없는 감정이 있다. 경제 역시 마찬가지다. 가장 가난했던 나라 중 하나였던 대한민국이 세계 11위의 경제대국이 되었다는 것은 기적이다. 지금도 외국에 가 보면 우리나라가 이렇게 잘살게 되었구나 하고 놀랄 때가 있다.

그러나 이렇게 급하게 성장하는 동안 우리가 겪은 변동은 이루 말할 수 없는 것이다. 경제는 발전하는데 정치는 따라오지 못하고, 세계에서 경제 규모는 커졌는데 그에 상응하는 세계적 역할은 감당을 못하는 상황에서 갈등과 변동은 별 수 없는 일이다. 더군다나 사회가 발전하는 데 있어 생각이 따라오지를 못해 아직 지역 갈등과 빈부 격차 문제가 해결되지 못하고 있다. 즉 사회 발전이 문화의 발전, 즉 삶의 발전으로 변화되지 못해 곳곳에서 갈등과 다툼이 일어나는 것이다.

약 20년 전 독일에서 공부할 때 윤리학 교수가 수업 시간에 내게 질문을 한 적이 있다. 한 나라가 국민소득 1만 달러 정도가 되면 가치가 생겨나게 되는데 코리아는 왜 그런 발전이 없느냐는 것이다. 세계윤리학회에서 이런 이야기를 듣고 온 교수가 궁금해서 내게 한 질문인데 도대체 할 말이 없어서 망신을 당한 적이 있다.

베버가 ‘개신교 윤리와 자본주의 정신’을 쓴 이유는 신앙으로 잘살게 되었기 때문이 아니다. 그는 개신교의 가치가 어떻게 사회 발전에 영향을 주었는가를 사회학적인 관점에서 풀고자 한 것이다.

그의 주장을 돌려 생각해 보면 대한민국은 자본주의는 있는데 그 정신이 없는 것이다. 다시 말하자면 개신교는 있는데 그 윤리가 없는 것이다. 현재 대한민국은 어려움과 갈등 속에 있다. 그러나 더 깊이 우리가 들여다볼 것은 개신교 윤리와 자본주의 정신이 무엇인가에 대한 질문일 것이다.

지금까지 한국 사회는 역동적으로 변해왔다. 지금도 많은 문제와 갈등 가운데 발전해 가고 있다. 그러나 이제는 사회가 안정될 때가 되었다. 그것을 가능하게 하는 것은 바로 온 국민이 합의해 나갈 수 있는 가치의 소유이다. 같은 생각과 지향점을 가질 때 그 사회가 안정될 수 있다. 여기에 한국교회의 역할이 있다고 믿는다.

- 출처 : 국민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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