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그인

  • 목록
  • 아래로
  • 위로
  • 쓰기
  • 검색

칼럼 하늘의 박자를 따라가는 창조적 삶

첨부 1


하늘의 박자를 따라가는 창조적 삶

- 정석환 연세대 신과대학장           


나는 우리네 삶을 표현하는 많은 은유 가운데 “인생이란 하나의 춤판”이란 표현을 좋아한다. 사람들이 살아가는 모습을 보면 제각각 자신의 춤을 추고 있다는 느낌이 들기 때문이다. 삶의 춤판에는 여러 모양의 춤이 있다. 이 사람 저 사람 눈치를 보아가며 ‘엉거주춤’을 추는 사람, 주변을 아랑곳하지 않고 자신의 동물적 본능에만 의존하여 인생을 막 살아가는 막춤을 추는 사람, 하늘의 박자를 들으며 그 리듬에 몸을 실어 자신의 춤을 재미있게 그리고 보기 좋게 추는 자신만의 춤, 하늘 춤을 추는 사람. 

하나님의 형상으로 지음 받은 인간은 하나님을 닮아 창조성을 지닌다. 창조성을 발휘하며 살아가는 사람의 삶은 그들도 보람 있고 재미있게 살아가지만 지켜보는 이들의 마음도 흐뭇하게 하는 춤사위의 역동성을 지니고 있다. 

어떤 삶이 창조적일까. 한마디로 요약하자면 살아 있음의 힘을 지니며 살아가는 삶, 자신의 목소리를 가지고 자신의 노래를 부르며 살아가는 삶, 자신만의 춤을 추되 하늘의 박자를 따라가는 삶이 창조적 삶이라 말하고 싶다. 흔히 창조적이라는 수식어를 붙이면 무언가 대단한 것을 만들어내고 다른 사람과 비교해 풍요롭고 생산적인 일을 많이 하는 삶이라는 선입견을 가지게 되는데 이는 창조성에 대한 너무나 좁은 정의이며 결과 지향적 정의라 생각한다. 

창조성은 삶의 결과물이나 성취의 양도 중요하겠지만 그보다도 우선 우리네 삶의 과정 속에 들어 있는 생명 에너지라 말하고 싶다. 창조적인 사람은 이 생명 에너지가 충만하기 때문에 스스로를 귀하게 여기는 자존감이 높고, 어떤 일을 하든지 기쁨과 보람을 가지고 열정적으로 해낼 수 있는 힘이 있으며, 누군가 혹은 무엇인가를 사랑할 수 있는 능력이 있고, 때로는 자신이 믿는 바를 위해 용기 있게 싸울 수 있으며, 그 과정에서 고난과 역경이 몰려와도 살아남을 수 있는 인내와 끈기를 지니고, 보다 높은 삶의 가치와 목표를 위한 열정을 가지고 살아가는 사람들이라 말하고 싶다. 이런 삶을 살아가는 사람들이 바로 하나님의 형상으로 지음 받은 인간의 창조성을 최대한 발휘하며 살아가는, 하늘 춤을 추고 있는 사람들이다. 

구약의 창세기는 이 창조적 에너지와 가능성이 이미 우리 안에 와 있다고 말한다. 문제는 이 밭에 숨겨진 창조성이란 보물을 어떻게 발견하고 끌어내 사용하느냐이다. 이 보물을 발견하지 못한 사람들은 한번 밖에 없는 인생의 춤판을 지루하게 하고, 삶에 대한 흥분과 열정을 질식시키며, 다른 사람과 자신을 끝없이 상하게 하는데 그 에너지를 사용한다. 생명 에너지와 반대되는 파괴적 에너지를 사용하며 살아가기 때문이다. 따라서 창조성의 반대는 평범성이 아니라 파괴성이라 말하고 싶다. 

지루한 장마와 함께했던, 여름 같지 않던 여름이 지나고 어느새 아침저녁으로 선선한 바람이 부는 가을의 초입에 들어섰다. 이 결실의 계절 초입에서 우리 안에 숨겨진 창조성의 보물이 충만하게 드러나게 해 달라고 간절히 기도하고 싶다. 하나님이 창조하신 이 세상에서 파괴성이 아닌 창조적 에너지, 생명 에너지가 넘실대는 그런 계절이 충만하게 해 달라고 기도하고 싶다.

- 출처 : 국민일보

이런 글도 찾아보세요!

공유

facebooktwitterpinterestbandkakao story
퍼머링크

댓글 0

권한이 없습니다. 로그인

신고

"님의 댓글"

이 댓글을 신고 하시겠습니까?

삭제

"님의 댓글"

이 댓글을 삭제하시겠습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