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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교 말씀이 육신이 되어 (이사 야 65:17-25; 요 01:1-18)

첨부 1


기쁜 성탄에 하나님의 무한하신 은총이 여러분과 여러분의 가정에 함께 하시기를 기원합니다.
성탄은 하나님의 아들이 인간의 몸으로 태어나심을 축하하는 날입니다. 이것을 보통 성육신(成肉身 The Incarnation) 사건이라고 말합니다. 요한복음에서는 "말씀이 육신이 되어 우리 가운데 사셨다"고 기록하고 있습니다. 여기서 말하는 육신은 일차적으로는 인간의 몸을 뜻하는 것입니다. 그런데 그 육신은 흙으로부터 나왔기 때문에 결국 '말씀은 흙이 되었다'라고도 할 수 있습니다. 그것은 곧 하나님이 피조세계 속에 낮아지심을 뜻하는 것입니다. 하나님의 아들이 육신을 입어 이 땅에 오신 사건은 단순히 한 인간이 되신 것만을 뜻하는 것이 아니라 바로 피조세계 즉 만물 속에 오심을 뜻하는 것입니다. 피조세계 즉 만물 속에 하나님이 들어오셨다는 것은 만물이 하나님의 생명을 받았다는 뜻입니다. 만물 속에 생명을 주시기 위하여 하나님의 아들이 오신 것입니다. 그러므로 성육신 사건은 생명의 사건입니다. 오늘 성탄은 죽을 수밖에 없던 우리 속에 하나님의 생명이 주어진 날입니다. 이 날을 우리가 축하하고 기뻐하는 것은 바로 죽어가던 우리 속에 새로운 생명이 부어졌기 때문입니다. 백혈병으로 죽어가던 사람이 새로운 골수 이식을 받으면서 다시 살아난 것과 같다고 하겠습니다. 죽어가던 만물 속에 하나님의 골수가 이식되어 만물이 다시 살아나게 된 사건이 바로 성육신 사건입니다.
처음부터 있었던 성육신
하나님이 천지를 창조하실 때 말씀으로 창조하셨다고 하였습니다. 우리는 흔히 이것을 무(無)로부터의 창조라고 말합니다. 아무것도 없었던 데서 빛이 생겨나고 하늘과 땅이 만들어지고, 해와 달과 별들 그리고 온갖 생물체와 인간이 만들어졌다고 믿습니다. 그러나 아무것도 없었던 것이 아니라 바로 하나님이 계셨고, 따라서 만들어진 만물은 하나님 안에서 나온 것입니다. 처음 창조도 바로 말씀이 육신이 된 사건이었습니다. 말씀으로 창조하셨다고 해서 만물이 쉽게 생겨난 것이 아니라 그 모든 것이 하나님께로부터 나왔고, 하나님의 생명이 그 속에 부어진 것입니다.
이런 창조의 신비를 잘 나타낸 이야기가 바로 흙으로 사람을 빚으시고 그 코에 생명의 기운을 불어넣으셨다는 것입니다. 하나님의 생명을 흙 속에 나누어주신 것입니다. 만물의 대표격인 인간의 이야기를 적고 있지만 그것은 사람만 그렇게 창조된 것이 아니라 만물이 모두 그렇게 창조된 것임을 나타내는 것입니다. 만물은 모두가 하나님의 생명을 나누어 받은 것입니다. 따라서 처음 창조도 바로 하나님의 성육신 사건임을 알게 됩니다.
요한복음에 보면, "모든 것이 그로 말미암아 생겨났으니, 그가 없이 생겨난 것은 하나도 없다"고 하였습니다. 태초에 말씀이 계셨고, 그 말씀으로 말미암아 만물이 창조되었는데, 이제 또다시 그 말씀이 육신이 되어 우리 가운데 사셨다고 하였습니다. 요한복음 기자는 말씀이 육신이 되신 사건을 처음 창조와 비교하므로 같은 맥락에서 이해하도록 독자들을 돕고 있는 것입니다. 결국 하나님의 아들의 성육신 사건은 처음 창조 때부터 일어난 일이며, 그것이 예수 그리스도의 탄생을 통해서 분명하게 드러난 것입니다.
그것은 지금도 성육신 사건은 계속되고 있음을 뜻하는 것입니다. 생명이 있는 곳에는 모두 성육신 사건이 일어나고 있는 것입니다. 말씀이신 하나님의 아들은 "한번만 이 땅에 성육하신 것이 아니라 영원히 성육적 사건을 통해 당신의 창조와 구원의 거룩한 사역을 계속하고 계신 것입니다. 생명이 탄생되고 일그러진 생명이 치유 받기 위해서는 말씀은 마구간에 낮아지고, 거룩한 자가 창녀와 담소하며, 지존자(至尊者)가 나병환자 손을 붙잡으신 것입니다. 우리가 눈을 들어 두루 살피면 주위의 생명 속에서 생명이 태어나고 치유 받고 성숙해 가는 모든 창조적 산고 속에서 오늘도 성육하시는 하나님의 은혜와 진리와 영광을 볼 수 있습니다."(기독교 문장 대백과 사건, 성서연구사, 10권, p.53

4.)
인간의 타락
이렇게 처음 창조부터 말씀이 육신이 되어 이루어진 것임을 제대로 깨닫지 못한 인간이 스스로 하나님처럼 되려고 하다가 타락하게 되었습니다. 하나님의 생명을 나누어 받은 하나님의 분신임을 깨닫지 못하고 스스로 독립하여 혼자 서려고 하다가 죽음을 맛보게 된 것입니다. 만물은 하나님에게서 나왔기 때문에 하나님과 떨어져서는 존재할 수 없습니다. 만물은 하나님의 한 지체이기 때문에 하나님에게서 떨어지는 순간 그것은 죽음에 떨어지게 되는 것입니다. 인간은 결코 독립적인 존재가 아니라 만물의 일부분이며, 만물은 하나님의 지체입니다. 그래서 성경은 "하나님은 만유(萬有)의 아버지이시며, 만유 위에 계시고, 만유를 통하여 일하시고, 만유 안에 계신다"(엡 4:6)고 하였습니다. 만물의 아버지가 되신 하나님에게서 만물이 떨어질 수 없는 것이며, 떨어지는 순간 그 만물은 곧 죽음에 이르게 되는 것입니다.
이 타락은 지금도 계속 되고 있는 현상입니다. 인간의 오만함이 하나님 없이도 무엇이든지 할 수 있다고 믿게 하여 만물을 죽음으로 몰아넣고 있습니다. 인간의 탐욕이 하나님의 세계를 어지럽혀서 균형과 조화를 깨트리므로 이 세계를 죽음으로 이끌고 있는 것입니다. 탐욕을 바탕으로 이루어진 자본주의, 그것이 지구 전체를 지배하면서 발전한 신자유주의가 막강한 자본의 힘으로 몰아 부친 결과 이 세계는 더욱 불균형 상태에 빠지면서 신음하고 있는 것입니다.
하나님 없이 인간 스스로의 힘으로 무엇이든지 할 수 있다고 한 주체사상을 바탕으로 했던 북한은 지금 몰락 직전에 몰려 있으며, 자본주의를 신봉하면서 경제 발전을 추구하였던 남한도 지금 큰 위기에 빠져 있습니다. 모두가 하나님을 떠난 결과입니다. 하나님의 생명을 거부한 결과입니다.
이런 인간의 타락은 인간의 세계에만 그치는 것이 아니라 바로 피조세계 전체에 영향을 미쳐서 환경이 오염되고 생태계가 파괴되어 가고 있습니다. 그런데도 여전히 인간은 회개하지 아니하고 계속 과학 발전에 집착하면서 새로운 문제를 일으키고 있는 것입니다. 생명 복제와 같은 참으로 위험하기 짝이 없는 실험을 거듭하면서 이 세계를 점점 더 빠져 나오기 힘든 죽음의 골짜기로 몰아가고 있는 것입니다. 수 천만년을 두고 이룩된 생명의 질서를 한 순간 실험실에서 조작하고 만들어 낸다는 것은 무모함이며 어리석음입니다. 그것이 어떤 결과를 가져올지 알지 못한 채 마구 질서를 깨트림은 인간의 무책임함이며, 무모함입니다.
오늘의 성육신 사건
이렇게 인간의 탐욕으로 죽어 가는 세계를 구원하고 생명을 불어넣기 위하여 하나님의 아들이 성육하셔야만 했던 것입니다. 그의 성육신은 2천년 전 이 땅에 태어나심으로 끝난 것이 아니라 오늘도 계속되고 있는 사건임을 알아야 합니다. 왜냐하면 죽음의 행진을 끝내기 전까지는 생명을 불어넣는 성육신 사건은 계속될 수밖에 없기 때문입니다. 우리가 매년 성탄을 축하하며 기뻐하는 것은 오늘 이 죽음의 역사 속에 하나님의 생명이 계속 탄생하고 있음을 믿기 때문입니다.
오늘 이 성탄에 죽어 가던 우리 속에 하나님의 생명이 탄생하므로 우리가 구원함을 받아 새롭게 태어나는 것입니다. 이 성탄은 아기 예수의 탄생일 뿐 아니라 바로 우리의 새로운 생명이 탄생하는 순간입니다. "은혜의 주 하나님이 질그릇 같은 흙의 산물인 우리 속에 성육하셔서 흙 속에 영원의 씨앗을 심으신 것입니다. 우리 속에 계셔 맹물 같은 우리를 맛과 향과 고운 빛깔을 띈 포도주로 변화시키시는 것입니다. 쓸모 없는 돌덩이 같은 우리를 당신의 영의 용광로 속에 넣어 마침내 순수한 정금으로 만들어 내시는 것입니다."(위의 책)
말씀이 육신이 되어 우리 가운데 계실 때 그 안에는 은혜와 진리가 충만하다고 하였고, "우리는 모두 그의 충만한 데서 은혜 위에 은혜를 받았다"고 하였습니다. 은혜와 진리가 충만한 생명이 우리 속에 부어지므로 우리의 생명도 은혜 위에 은혜를 받게 된 것입니다.
오늘 읽어 드린 이사야서 말씀에 보면, 새 하늘과 새 땅의 창조를 노래하고 있습니다.
"내가 새 하늘과 새 땅을 창조할 것이니, 이전 것들은 기억되거나 마음에 떠오르거나 하지 않을 것이다. 그러니 너희는 내가 창조하는 것을 길이길이 기뻐하고 즐거워하여라. 내가 예루살렘을 기쁨이 가득 찬 도성으로 창조하고, 그 주민을 행복을 누리는 백성으로 창조하겠다." 사 65:17-18
하나님의 아들의 성육신 사건은 바로 이런 예언의 성취라고 하겠습니다. 성육신 사건은 새 하늘과 새 땅의 창조입니다. 폐허가 되었던 예루살렘을 기쁨이 가득 찬 도성으로 창조하시고, 거기에 사는 사람들을 행복을 누리는 백성으로 창조하시겠다고 하였습니다. 하나님의 아들이 친히 성육하시므로 이루어진 새 하늘과 새 땅, 그것은 바로 새로운 생명의 질서가 창조됨을 뜻하는 것입니다. 탐욕으로 타락하였던 인간들은 사라지고 은혜와 진리가 충만한 새로운 생명으로 거듭난 사람들이 사는 세계, 그래서 모든 피조세계가 하나님 안에서 평화를 누리는 새로운 세계의 탄생을 그리고 있는 것입니다.
"이리와 어린양이 함께 풀을 먹으며, 사자가 소처럼 여물을 먹으며, 뱀이 흙을 먹이로 삼을 것이다. 나의 거룩한 산에서는 서로 해치거나 상하게 하는 일이 전혀 없을 것이다." 사 65:25
사람과 사람 사이에, 사람과 자연 사이에 서로 헤치거나 상하게 하는 일이 전혀 없는 평화의 세계가 하나님의 아들의 성육 사건을 통해 이루어지는 것입니다. 이 목표가 달성될 때까지 성육신 사건은 계속되는 것입니다.
성육신 사건에 초대된 그리스도인들
우리 그리스도인들은 하나님의 아들의 생명을 받은 사람들입니다. 하나님의 아들이 바로 우리 속에 탄생하시므로 티끌과 같던 우리의 삶이 변화되어 영원한 하나님의 생명으로 변화된 것입니다. 이렇게 변화된 우리 그리스도인들은 하나님의 새 창조의 역사에 함께 참여하여야 할 사명을 받은 것입니다. 우리만 변화된 것에 만족하고 감사하는데 그쳐서는 안되고, 바로 새 하늘과 새 땅이 이루어지는 그 날까지 우리 모두가 작은 그리스도가 되어 우리가 받은 생명을 나눔으로 죽어가던 사람들을 살려 내야 할 것입니다. 우리만 기뻐하는 성탄이 아니라 성탄의 신비를 깨닫지 못하는 사람들에게 이 신비를 깨우쳐 주어 기쁨을 함께 나누어야 할 것입니다. 말이 아닌 섬김으로, 동정이 아닌 사랑으로, 그들 속에 성육하므로 그들 속에 하나님의 생명을 나누어주어야 하겠습니다.
동시에 우리는 인간의 생명뿐만 아니라 모든 생명의 존귀함을 깨달아 알고 그 생명을 보존하고 존중히 여겨야 하겠습니다. 모든 생명은 바로 하나님의 생명을 함께 나누어 받은 피조물이기 때문입니다. 생물체만이 아니라 하나님이 지으신 모든 만물 즉 물과 땅과 그 위에 굴러다니는 돌까지도 하나님의 생명을 나누어 받은 존재임을 기억하고 함부로 파헤치고 파괴하는 일을 삼가야 할 것입니다. 만물을 보존하며, 그 생명을 존중하는 일은 단순한 환경 운동이 아닌 하나님의 생명을 존중히 여기는 신앙입니다.
그러기 위해 우리는 작아지고 낮아져야 할 것입니다. 나를 크게 만들고 높은 자리에 오르게 하려던 욕심을 버리고, 이제는 오히려 예수 그리스도처럼 자신을 낮추고 작게 만들며 그래서 가난한 삶으로 돌아가 적게 쓰고, 최소한의 삶을 이룩하는 것 이것이 바로 우리의 삶의 자세여야 할 것입니다. 말씀이 육신이 되어 우리 가운데 오실 때 큰 사람, 위대한 인물로 오신 것이 아니라 보잘 것 없는 한 아기로 탄생하셨음을 기억하여야 하겠습니다. 지극히 작은 한 알의 겨자씨가 되어 이 땅에 심겨지신 것입니다. 그것은 우리로 모두 작아지라는 가르침입니다. 우리가 모두가 작은 한 알의 겨자씨가 되어 이 땅에 심겨질 때 거기에서 새로운 생명의 역사가 시작되고 거기서 마침내 새 하늘과 새 땅의 하나님 나라가 이루어지게 될 것입니다.
사랑하는 교우 여러분, 성탄은 하나님의 생명이 우리 가운데 오신 날입니다. 죽어가던 우리 속에 생명을 주시므로, 우리를 다시 하나님의 지체로 회복시켜 주신 놀라운 은총의 날입니다. 오늘 우리 속에 탄생하신 아기 예수의 그 은혜와 진리를 깨달아 감사하면서 이 생명을 소중하게 가꾸어 가야 하겠습니다. 이 생명을 더럽히거나 상하게 해서는 안 될 것입니다. 매일 깨끗하고 아름답게 가꾸어 그 생명이 건강하게 자라며 아름다운 열매를 풍성하게 맺도록 힘써야 하겠습니다. 오늘 비록 우리의 삶이 고달프다 하더라도 우리 속에 하나님의 생명이 약동하고 있음을 깨닫고 소망과 믿음을 가지고 오늘의 난관을 돌파해 가야 하겠습니다. 성탄은 옛날 이야기가 아닙니다. 그것은 바로 오늘의 사건이며, 우리의 이야기입니다.
이제 풍성한 은혜와 진리를 간직한 하나님의 생명이 여러분과 여러분의 가정에 그리고 오늘 고난 당하는 이 민족과 세계 속에 탄생하심을 기뻐하면서 새 하늘과 새 땅의 역사를 이루어 가시는 여러분의 생활이 되시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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