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그인

  • 목록
  • 아래로
  • 위로
  • 쓰기
  • 검색

설교 성탄 (사 09:1-7, 마 02:13-18)

첨부 1


하나님의 아들이 이 땅에 태어나신 성탄의 아침에 하나님의 무한하신 은총이 여러분과 여러분의 가정에 함께 하시기를 기원합니다.
이번 성탄은 금세기의 마지막 성탄이라는 점에서 뜻깊은 성탄이라고 하겠습니다. 특별히 20세기는 산업의 발전과 과학의 진보로 과거 수 백년 걸려 이룩한 문명을 백년 사이에 이룬 세기입니다. 그런가 하면 히틀러의 나치즘에 따른 광기(狂氣)로 수 백만 명의 유대인이 학살되었고, 두 차례에 걸친 세계 대전과 공산주의의 대두로 말미암은 냉전을 거친 세기였습니다. 뿐만 아니라 그 어느 때보다 인간의 이성을 바탕으로 한 인문주의 사상이 대두되어 무신론이 전 세계 지성인들을 사로잡았던 세기이기도 합니다. 세기말에 이르러서는 눈부신 컴퓨터의 발전과 통신의 발달로 이루어진 정보사회로 나가면서 세계는 하나의 지구촌으로 엮어졌습니다. 이런 놀라운 변화와 도전이 있었던 세기가 끝나는 시점에서 다시 하나님의 아들의 탄생을 축하하는 성탄을 감격적으로 지킨다는 것은 특별한 의미가 있습니다. 그렇게 놀라운 과학의 발전과 산업의 발달, 그리고 이념의 도전에도 우리는 여전히 2천년 전 하나님 아들의 탄생을 축하하고 그를 찬양하며 그를 믿고 따르고 있는 것입니다. 2천년 동안 온갖 도전과 비방과 반대에도 하나님의 아들의 탄생은 여전히 우리의 희망이며 기쁨으로 남아 있다는 사실을 오늘 우리는 확인하면서 그 탄생의 신비와 진리를 찬양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그리스도의 탄생
오늘 읽어 드린 이사야서 말씀에 보면 한 아기의 탄생을 예언하면서 그를 가리켜 "기묘자, 모사, 전능하신 하나님, 영존하시는 아버지, 평화의 왕"이라 불릴 것이라고 하였습니다. 그는 "이제부터 영원히, 공평과 정의로 그 나라를 굳게 세울 것"이라고 하였습니다.
이런 예언이 있은 지 7백년이 지나 베들레헴에 한 아기가 탄생하였는데, 그 날 밤 그 들녘에 양떼를 지키는 목자들에게 천사가 나타나서 "오늘 다윗의 동네에 너희를 위하여 구주가 나셨으니 곧 그리스도 주시니라"라고 알려 주었던 것입니다. 영원한 통치자이신 그리스도가 탄생하셨다는 것입니다. 그로부터 2천년이 지난 오늘에도 성탄을 축하하는 것은 바로 평범한 아기가 아닌 하나님의 아들로서 육신을 입어 이 땅에 오신 메시야의 탄생을 축하하는 것입니다. 동시에 우리는 그가 이사야의 예언대로 이 땅에 정의와 평화를 이루어지게 하실 것을 믿으면서 그 날을 기다리고 있는 것입니다. 그가 온 세상을 구원하시는 구주이심을 조금도 의심치 아니하고 믿으면서 그의 탄생을 기뻐하는 것입니다.
이 그리스도가 탄생하시던 날 밤은 조용하였습니다. 그가 한 보잘 것 없는 신분을 가진 마리아에게 잉태되었다가 베들레헴 마구간에서 탄생하셨습니다. 천사들이 전해주는 소리를 들은 목자들과 동방에서 찾아온 박사들 이외에는 누구도 그 탄생을 알지 못하였습니다. 그런데 시간이 흐를수록 그 탄생을 축하하는 사람들이 점점 많아지고 있습니다. 지금은 전 세계 모든 나라에서 이 아기의 탄생을 축하하며 기뻐하고 있습니다. 그 옛날 베들레헴 마구간에서 태어난 아기가 평범한 사람이었다면 오늘 사람들이 그 날을 기뻐하거나 기념하지 않을 것입니다. 그러나 오늘날 전 세계가 그 날을 축하는 까닭은 바로 그가 우리를 구원하실 하나님의 아들 그리스도이심을 믿기 때문입니다.
그리스도의 탄생을 부정하는 사람들
그러나 그리스도가 탄생하시던 그 때부터 그를 반대하고 그를 부정하는 사람들이 있었습니다. 오늘 읽어 드린 마태복음 말씀에 보면, 그 지역의 통치자였던 헤롯이 동방박사들의 이야기를 듣고서 놀라 그 아기를 죽이려고 하였습니다. 그래서 그 박사들에게 아기를 찾거든 자기에게 알려 달라고 하였습니다. 자기도 가서 경배하겠다는 것이었습니다. 그러나 박사들이 천사의 지시를 따라 그대로 돌아가자 헤롯은 베들레헴과 그 가까운 지역에 있는 두 살 아래 아기들을 모조리 죽였던 것입니다.
헤롯의 이런 광적인 살기(殺氣)는 바로 인간의 왕국을 지키기 위한 본능적인 방어의 행위였다고 하겠습니다. 그는 메시야의 탄생이 자기의 왕국을 위협하는 무서운 세력이라는 사실을 직감하였던 것입니다. 어린 아기의 탄생에 그렇게 그가 민감하였던 것은 그를 기다려온 이스라엘 민족이 헤롯의 통치를 반대하고 그를 따를 것이라고 보았기 때문입니다.
이 탄생한 아기가 바로 유대인들이 기다려온 메시야일 것이라는 이 헤롯의 직감(直感)은 정확한 것이었습니다. 먼저 이 사실을 깨달았어야 할 율법학자들과 제사장들은 오히려 무감각하여 한 아기의 탄생에 소동을 떠는 헤롯을 이상히 여겼을 뿐이었습니다. 그러나 헤롯의 직감은 귀신들이 예수님을 먼저 알아본 것과 맥을 같이 하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우리는 이 헤롯의 어린 아이 살인소동을 통해서 이 때 탄생하신 아기가 바로 하나님의 아들이었음에 틀림없다는 증거를 얻는 것입니다.
이런 사실은 지난 2천년의 역사 속에서 반복되어 왔습니다. 극렬하게 예수 그리스도를 부인하고 기독교를 없애버리려고 했던 많은 통치자가 있었지만, 오히려 그들을 통하여 우리가 믿는 예수 그리스도가 참 하나님의 아들이심을 더욱 확신하게 만들어 주었습니다.
기독교가 지난 2천년 역사 속에서 박해를 받은 것은 주로 정치적인 이유에서였습니다. 특히 왕성하게 로마의 세계에 전파되던 기독교가 로마 황제들에게 심한 박해를 받은 것은 황제를 주님으로 고백하지 않고, 예수 그리스도를 주님으로 고백하였기 때문이었습니다. 즉 기독교는 황제의 통치에 불복하는 종교라고 보았기 때문에 그들을 박해하였던 것입니다.
20세기 들어 독일에서 히틀러의 나치주의가 등장하면서 유대인의 학살을 비롯하여 기독교를 박해하고 변질시켰으며, 공산주의 혁명에 의하여 세워진 소련을 비롯한 공산국가들이 기독교를 심하게 박해하였던 것입니다. 그런가 하면 군사독재 정권 아래 있었던 많은 나라에서 기독교는 박해를 받았던 것입니다. 우리나라에서도 대원군 시절 천주교가 많은 박해를 받아 만여 명의 순교자를 내었던 것입니다. 이들 모두가 결국 헤롯과 같은 독재 군주들로 인간의 권력을 절대적인 위치에 올려놓으려 했던 어리석은 사람들이었습니다. 이 시대의 통치자들은 하나님을 부인하고 따라서 그의 통치를 인정하지 않으면서 자신을 절대적인 위치에 올려놓았던 것입니다.
이런 정치적인 무신론자들과는 달리 인간의 이성과 그에 의해서 발전된 과학의 증거를 바탕으로 한 무신론자들이 있었습니다. 과학 실험의 검토에서 벗어나는 모든 것은 '환상'이거나 아니면 과학 이전의 '우매'라고 하였습니다. 이들은 말하기를 서양을 전염병과 기아에서 구해준 것은 열병과 기근과 전쟁에서 "주여, 우리를 구하소서"하는 따위의 기도문이 아니라 의술의 발달과 향상된 경제 조직이었다는 것입니다.
1933년 미국에서 존 듀이를 비롯한 철학자들 35명이 제1차 휴머니스트 선언을 발표하였는데, 기독교의 인격신보다 합리적인 지성의 존중을 강조하여 자연주의로 돌아갈 것을 주장하였습니다. 그 후 40년이 지난 1973년에 제2 휴머니스트 선언이 227명의 학자들에 의해서 발표되었습니다. 거기에서 몇 구절을 인용해 보겠습니다.
"1933년 제1차 선언을 발표한 휴머니스트들과 마찬가지로 오늘의 휴머니스트들도 인간의 기도에 경청하고 개인에게 사랑과 가호를 베풀며 기도를 이해하여 이에 대해 시정을 할 수 있는 신이라는 개념이 증명되지 못한 구식 신앙이라고 믿는다. 단순한 긍정론을 펴는 구제사상은 지금도 사후의 천국에 대한 환상적 희망으로 인간을 오도하는 해로운 것으로 인식된다."
"신이 우리를 구원해 주지 않는다. 우리 스스로가 우리를 구원해야 한다."
"영생의 약속이나 영원 저주의 공포는 모두 허황되고 유해한 것이다.… 과학은 인류가 자연의 진화하는 힘에서 생겨난 것임을 믿는 것이다."
또 프로이드 같은 심리학자는 "신이란 아이가 그 생부에 대해 체험하는 보호의 아쉬움과 두려움의 느낌을 이상화한 투사에 불과한 이상, 종교 신앙은 일종의 병적인 비현실주의를 의미한다"고 하였습니다.
이런 인본주의자들의 주장은 인간의 무한한 창조적인 능력을 신뢰하는데 바탕으로 두고 있습니다. 그래서 그 인간을 얽어매는 모든 제약을 끊어 버려 자유케하여야 한다는 것입니다. 그러면 과학과 기술이 발전하여 보다 살기 좋은 세계를 만들 수 있다는 것입니다.
믿음의 확산
그러나 20세기가 끝나 가는 이 시점에서 볼 때 그리스도의 탄생을 부인하는 모든 세력이나 주장이나 이념에도 개의치 않고 여전히 그의 탄생을 축하하는 성탄의 메시지가 많은 사람들의 마음을 사로잡고 있습니다.
18세기 불란서의 철학자인 볼테르는 "기독교를 전파시키는 데는 여러 세기가 걸렸지만, 단지 한 사람의 불란서 사람이 어떻게 기독교를 50년 안에 파멸시켜 버릴 수 있는 지를 보여주겠다"고 하였습니다. 그 때부터 그는 글을 쓸 때마다 신을 부정하는 마음으로 작품을 쓰기 시작했습니다. 그가 죽은 지 20년 후에 제네바 성경협회는 성경을 펴내기 위한 사업의 일환으로 그의 집을 사게 되었고, 그 후 그 집은 영국과 외국의 성경협회를 위한 파리본부로서 사용되고 있습니다. 성경은 계속 세계에서 가장 많이 읽히고 있으며, 볼테르의 저서는 전 6권 한 세트가 90센트에 팔리고 있습니다. 그는 임종시 "나는 태어나지 말았어야 했는데…"라고 말하면서 숨을 거두었다고 합니다.
금년(1999년) 12월호 리더스 다이제스트에 "새 천년을 맞이하여"라는 역사학자 폴 존슨의 메시지가 실렸습니다. 거기에 보면 다음과 같은 말이 있습니다.
"새로운 밀레니엄(천년)의 문턱에서 기독교는 무수한 신자들의 가슴속에 온전히 살아 있다. 그리고 온갖 증거로 미루어보건대 기독교는 다가올 새로운 천년에도 번영을 누리게 될 것이다."
"2세기 전만 해도 이교도의 땅이었던 서아프리카에 로마의 성 베드로성당을 능가하는 세계 최대의 성당이 건설되었다. 러시아에서는 67년 간 구소련의 무신론을 상징하던 건물이 동방정교회의 성당으로 거듭났다. 미국에서는 인구의 거의 절반 정도가 정기적으로 종교 의식에 참석한다. 카톨릭교는 남아프리카 공화국에서, 복음교회는 라틴아메리카에서 급속히 확산되고 있다. 공산 정권의 50년에 걸친 말살정책에도 종교는 중국에서도 번영하고 있다. 즉 밀레니엄은 놀라운 이적들로 가득 찬, 복스러운 천년을 뜻할 뿐이다."
"2000년 동안 우리는 되풀이되는 기근, 천연두 등 수많은 재앙을 극복해왔다. 그러나 죽음을 극복하지는 못했다. 아마도 종교의 가장 큰 장점은 죽음의 신비에 대한 열쇠를 제공해준다는 점일 것이다. 종교는 죽음의 공포에 대한 해독제를, 피안에 있는 또 다른 세계에 대한 확고한 약속을, 그리고 그곳에 갈 수 있는 방법을 제공해준다. 바로 그것이 2000년 전에 태어난 그 사나이의 영원한 유산―그 오랜 세월 동안 빛을 잃지 않았고 우리를 두려움 없이 믿음과 희망을 안고 새로운 시대로 나아가게 하는 유산이다."
성탄 2000년의 역사는 어떻게 보면 실험 기간이었다고 하겠습니다. 수많은 박해와 반대를 통하여 그리스도의 탄생이 진정한 하나님 아들의 탄생인지 아니면 한 사기꾼에 불과한 것인지 분별하기 위한 실험을 거친 것입니다.
예수님께서 이미 그의 비유를 통해서 이런 앞날을 내다 보셨습니다. 우리가 잘 아는 씨 뿌리는 자의 비유를 보면, 처음에 뿌려진 씨는 길가에 떨어졌는데, 새들이 와서 쪼아먹었습니다. 또 다른 씨는 돌들이 많은 밭에 떨어져 싹이 났지만 뿌리가 얕아서 말라버렸습니다. 그 다음 씨는 가시밭 사이에 떨어져 싹이 났지만, 숨이 막혀 죽어버렸습니다. 그러나 대부분의 씨는 옥토에 떨어져 많은 열매를 맺었다고 하였습니다. 이 비유에서 복음은 새와 돌과 가시로 표현된 반대 세력에 의해서 고난을 당할 것이지만 그러나 마침내 30배 60배 100배의 열매를 거두게 될 미래를 예언하고 있는 것입니다.
이 그리스도의 복음은 지난 2천년 동안 풀무불 속에 단련된 금과 같다고 하겠습니다. 뜨거운 불에 의해서 시련을 당했지만, 그러나 그 시련을 통해서 불순물들이 빠져나가고 이제는 보다 빛나는 순수한 정금처럼 그 빛이 드러나게 되었습니다. 따라서 이후 전개될 새로운 천년에서도 성탄의 메시지 즉 그가 정의와 공평으로 이 세계를 다스리실 것이라는 하나님 나라의 실현에 대한 믿음은 더욱 확고해 질 것입니다.
사랑하는 교우 여러분, 20세기를 보내면서 맞는 이 성탄은 그런 의미에서 특별한 뜻을 지니고 있습니다. 기독교를 박해하던 로마는 망했지만 그 로마 한 복판에 바티칸 왕국이 세워져 있고, 공산주의 종주국이던 구소련에 복음이 활발하게 전파되고 있으며, 공산국가였던 동구권이 변하여 기독교 복음이 역시 힘차게 전진하고 있습니다. 천주교를 박해하던 대원군은 갔지만, 이 땅에 기독교는 더욱 왕성하게 전파되고 있습니다.
아마도 새로운 천년에도 여전히 메시야의 탄생을 반대하는 세력이 등장할 것입니다. 이미 새롭게 문제되고 있는 신자유주의가 기독교의 가장 큰 반대 세력이 될지 모르겠습니다. 그러나 지난 2천년 동안 다져진 복음의 능력이 이 모든 반대와 박해를 뚫고 하나님의 통치의 실현을 향하여 전진할 것입니다.
우리가 이제까지도 하나님 아들의 탄생을 의심하지는 않았지만, 지난 20세기를 통하여 수많은 도전을 받은 후에도 우리의 믿음이 변치 않았다는 사실 앞에 감사를 드려야 할 것입니다. 지난 2천년 동안 변하지 않은 하늘의 진리가 우리 속에 잉태될 때, 우리가 새로운 천년에 겪을 어떤 변화에도 흔들리지 않고 굳게 설 수 있을 것입니다. 어제나 오늘이나 변함이 없으신 예수 그리스도 안에 우리가 거주하므로 이 시대를 뛰어넘는 놀라운 진리를 배우고 그 진리를 따라 이 시대의 선구자, 이 시대의 예언자가 되시기를 바랍니다.
이제 이 기쁜 성탄에 하나님의 무한하신 은총이 성탄에 대한 확고한 믿음과 소망을 지니신 여러분과 여러분의 가정에 함께 하시기를 바랍니다.

이런 글도 찾아보세요!

공유

facebooktwitterpinterestbandkakao story
퍼머링크

댓글 0

권한이 없습니다. 로그인

신고

"님의 댓글"

이 댓글을 신고 하시겠습니까?

삭제

"님의 댓글"

이 댓글을 삭제하시겠습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