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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화 선생님께 물세례 받은 사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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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 이오 전쟁이 끝났지만 아직 여러 가지로 어려웠던 그 시기에 나는 초등 학생이었다. 초등 학교 시절 나는 말괄량이였다. 다른 여자아이들이 고무줄 놀이 할 때 나는 사내아이들과 새총도 만들고, 고무신을 거머쥐고 달리기 시합도 했다.

당시 담임선생님은 신건용 선생님이셨는데, 나만 보면 처녀애가 얌전하지 못하다고 잔소리를 많이 하셨고, 교실에서 뜀박질한다고 회초리로 손바닥도 많이 때리셨다. 그래서 나는 선생님이 나를 미워한다고 생각했다. 어느 무더운 여름날, 수업 시간에 옆에 앉은 친구 두 명과 말장난을 하다가 선생님께 걸리고 말았다. 선생님은 몹시 화가 나셔서 우리 셋을 교실 앞으로 불러 따끔하게 훈계하시고는 교실 뒷벽에서 무릎을 꿇고 손을 들고 있으라고 하셨다.

벌받은 지 30분이 되어갈 무렵, 나는 화장실이 너무 가고 싶었다. 하지만 화가 많이 나신 선생님께 도저히 화장실에 보내달라는 말을 할 수가 없었다. 그래서 몸을 비비 꼬며 참다가 결국 실수를 하고 말았다. 옷이 젖는 것은 둘째 문제고, 교실 바닥에 오줌이 흐르는 것을 막으려고 안간힘을 썼지만 조금씩 바닥으로 물이 떨어졌다. 너무 힘들어서 그냥 울고 싶었다. 그 때 선생님과 눈길이 마주쳤고 울상이 된 내 얼굴과 교실 바닥에 떨어진 물을 보시고는 눈치를 채신 것 같았다.

그 때 갑자기 선생님께서 창가에 있는 양동이를 가지고 오시더니, “이 녀석들, 벌을 세웠더니 졸아!” 하시며 양동이의 물을 우리에게 마구 뿌리셨다. 정말 지옥과 천국이 바뀌는 순간이었다. 그 후 집에 가서 옷 갈아입고 오라는 선생님의 호령이 떨어졌다. 두 친구들은 옷이 젖었다며 투덜댔지만 나는 혼자 조용히 웃었다. 무엇보다 선생님이 나를 미워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알게 돼 너무 기뻤다. 그 일이 있은 후, 나는 얌전해지고 모범생이 되려고 노력했다. 그 때 친구들과 신건용 선생님이 그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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